경찰, 미제사건 ‘덤터기’ 의혹

입력 2010.01.2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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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절도 혐의로 붙들린 피의자에게 없는 죄까지 뒤집어 씌워 미제사건을 떠넘기려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물증도 없이 170여건을 덤터기 씌었다는 겁니다.

김종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길 씨는 28살 된 아들이 경기도 성남에서 물건을 훔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상가 입구에 설치된 CCTV에 아들 길 씨가 찍힌 겁니다.

<녹취>피해 상가 점원 : "(대략)문따고 들어왔는데 경보기가 울려가지고 돈은 없어서 못가지고 나가고...."

그런데 길 씨는 경찰로부터 다시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남 일대에서 일어난 절도 사건 125건이 아들 짓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길 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경찰 조서에는 지난 2008년 10월 17일 아들이 밤 9시부터 11시 사이에 성남에서 절도를 저질렀다고 돼 있는데, 아들이 이날 밤 10시에 충남 조치원에 있는 PC방에 있었다는 PC방 접속기록이 나온 겁니다.

이처럼 PC방 이용 시간과 범행 시간이 겹치는 사례는 모두 8건입니다.

이밖에 경찰 조서에 따르면 아들은 지난 2008년 4월 9일 같은 날 두 건의 절도를 저질렀는데, 범행 시간이 각각 새벽 1시 40분에서 2시 사이와 새벽 1시 49분으로 돼 있습니다.

두 지점 사이는 지름길로도 10km나 떨어져 있습니다.

길 씨는 경찰의 강압 수사로 아들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길 모씨(피의자 아버지) : "(대략)들어보니까 경찰이 수갑채워서 아버지 회사에 가서 망신시키겠다고 하고 그래서 아버지가 걱정되니까 자백했다고..."

그러나 경찰은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잘라 말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대략)자백했어요.그리고 진술녹화실에서 해서 다 녹화돼 있는데 협박은 말도 안되죠.."

경찰은 또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50건도 길 씨 아들이 저질렀다며 검찰에 추가 송치해, 아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170여 건으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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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미제사건 ‘덤터기’ 의혹
    • 입력 2010-01-29 08: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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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절도 혐의로 붙들린 피의자에게 없는 죄까지 뒤집어 씌워 미제사건을 떠넘기려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물증도 없이 170여건을 덤터기 씌었다는 겁니다. 김종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길 씨는 28살 된 아들이 경기도 성남에서 물건을 훔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상가 입구에 설치된 CCTV에 아들 길 씨가 찍힌 겁니다. <녹취>피해 상가 점원 : "(대략)문따고 들어왔는데 경보기가 울려가지고 돈은 없어서 못가지고 나가고...." 그런데 길 씨는 경찰로부터 다시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남 일대에서 일어난 절도 사건 125건이 아들 짓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길 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경찰 조서에는 지난 2008년 10월 17일 아들이 밤 9시부터 11시 사이에 성남에서 절도를 저질렀다고 돼 있는데, 아들이 이날 밤 10시에 충남 조치원에 있는 PC방에 있었다는 PC방 접속기록이 나온 겁니다. 이처럼 PC방 이용 시간과 범행 시간이 겹치는 사례는 모두 8건입니다. 이밖에 경찰 조서에 따르면 아들은 지난 2008년 4월 9일 같은 날 두 건의 절도를 저질렀는데, 범행 시간이 각각 새벽 1시 40분에서 2시 사이와 새벽 1시 49분으로 돼 있습니다. 두 지점 사이는 지름길로도 10km나 떨어져 있습니다. 길 씨는 경찰의 강압 수사로 아들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길 모씨(피의자 아버지) : "(대략)들어보니까 경찰이 수갑채워서 아버지 회사에 가서 망신시키겠다고 하고 그래서 아버지가 걱정되니까 자백했다고..." 그러나 경찰은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잘라 말합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대략)자백했어요.그리고 진술녹화실에서 해서 다 녹화돼 있는데 협박은 말도 안되죠.." 경찰은 또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50건도 길 씨 아들이 저질렀다며 검찰에 추가 송치해, 아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170여 건으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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