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맞은 용산 쪽방촌…주민들 ‘막막’

입력 2010.02.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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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용산 견본주택에서 난 큰불, 바로 옆 쪽방 촌으로 불똥이 튀었는데요.

어렵게 사는 노인들이 막막해졌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꽃과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불길이 바로 옆 쪽방촌을 위협하자 노인들이 급히 실려 나옵니다.

불은 차 유리창을 녹일 정도로 거셌습니다.

화재로 유리창이 깨지고 파이프가 녹아내렸습니다.

눈비를 막아주던 슬레이트 천정도 열기에 녹았습니다.

<인터뷰> 유순옥 : "여기 들어온 데 수도 있잖아요. 강아지 데리고 거기서 벌벌 떨고 있는데 소방서 사람인지, 할머니 빨리 내려오라고"

할머니가 쌀을 씻으러 가는 길, 수도는 스무 가구가 함께 씁니다.

딱 사람 하나 누울 만한 곳에 살림살이가 모두 들어갔습니다.

지어진 지 80년, 위험 시설 판정을 받아 대피명령이 내려졌고 불이 나면서 더 위험해졌습니다.

<인터뷰> 고은태(서울 용산구청 주택과) : "위험 건물이라 대피명령을 내렸지만 워낙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사셔서 강제 이주 조치를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불이 나자 근처 노인정으로 몸을 피했지만 주민들 눈치 탓에 사흘 만에 나왔습니다.

<인터뷰> 강순열 :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갈 수가 없고...가난이 진짜 한심하고, 어제도 불난 날도 제가 많이 울었어요"

화재 보상을 해준다는 말이 돌지만 대부분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유난히 추운 겨울이 이제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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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똥 맞은 용산 쪽방촌…주민들 ‘막막’
    • 입력 2010-02-02 22:10:47
    뉴스 9
<앵커 멘트> 서울 용산 견본주택에서 난 큰불, 바로 옆 쪽방 촌으로 불똥이 튀었는데요. 어렵게 사는 노인들이 막막해졌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꽃과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불길이 바로 옆 쪽방촌을 위협하자 노인들이 급히 실려 나옵니다. 불은 차 유리창을 녹일 정도로 거셌습니다. 화재로 유리창이 깨지고 파이프가 녹아내렸습니다. 눈비를 막아주던 슬레이트 천정도 열기에 녹았습니다. <인터뷰> 유순옥 : "여기 들어온 데 수도 있잖아요. 강아지 데리고 거기서 벌벌 떨고 있는데 소방서 사람인지, 할머니 빨리 내려오라고" 할머니가 쌀을 씻으러 가는 길, 수도는 스무 가구가 함께 씁니다. 딱 사람 하나 누울 만한 곳에 살림살이가 모두 들어갔습니다. 지어진 지 80년, 위험 시설 판정을 받아 대피명령이 내려졌고 불이 나면서 더 위험해졌습니다. <인터뷰> 고은태(서울 용산구청 주택과) : "위험 건물이라 대피명령을 내렸지만 워낙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사셔서 강제 이주 조치를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불이 나자 근처 노인정으로 몸을 피했지만 주민들 눈치 탓에 사흘 만에 나왔습니다. <인터뷰> 강순열 :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갈 수가 없고...가난이 진짜 한심하고, 어제도 불난 날도 제가 많이 울었어요" 화재 보상을 해준다는 말이 돌지만 대부분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유난히 추운 겨울이 이제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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