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때문에…’ 영아 방치해 죽어

입력 2010.03.04 (08:10) 수정 2010.03.0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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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게임에 중독된 여성이 아기를 살해하고 다음날부터 다시 게임에 빠져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게임에 빠진 부부가 갓난 아이를 방치해 굶어 죽게 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게임 중독으로 인륜마저 저버린 범죄, 박희봉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년 남자처럼 보이는 손님이 모텔로 들어옵니다.



7시간 뒤, 조금 홀쭉해진 손님이 모텔을 나갑니다.



다음날 근처 편의점에 나타난 이 손님, 실은 여성이였습니다.



37살 김 모 여인은 주위 이목을 피하려고 남장을 하고 모텔로 들어 와, 혼자 아기를 낳고 곧바로 살해했습니다.



<녹취>김모 씨(피의자) : "자신이 없었어요.(어떤 거예요?) 어떻게 할지..."



김 씨는 2년 전부터 PC방에 살면서, 하루 십여 시간씩 게임에 빠져 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PC방 주인 : "자주 왔어요. 왔다가 나가고 왔다가 나가고 그런 식으로. 음악에 따라서 춤추는 게임. (키보드로 춤추는 것?) 그렇죠."



수원에 사는 김 모씨 부부는 상습적으로 집 근처 pc방에서 하루 12시간씩 게임에 빠져 들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돌보지 않고 하루 한 번만 분유를 먹였습니다.



<인터뷰>이상봉(수원 서부경찰서 형사) : "밤새도록 피씨방에 있을때는 얘 혼자 있는 거고 왔을때는 분유 한번 주고 잠들면 또 얘는 혼자 있는 거고..."



결국 아기는 생후 3개월 째 숨진 채 발견됐고,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영양 결핍이었습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스스로 조절하기가 어렵게 되면 아마도 부모 자식간의 정 마저도 사실은 잘 느끼지 못하도록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지난달에는 게임에 빠진 자신을 나무란다며 20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가 하면, 닷새 내리 게임을 하던 30대가 PC방에서 돌연사하는 등, 게임 중독에 따른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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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중독 때문에…’ 영아 방치해 죽어
    • 입력 2010-03-04 08:10:51
    • 수정2010-03-04 08: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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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중독된 여성이 아기를 살해하고 다음날부터 다시 게임에 빠져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게임에 빠진 부부가 갓난 아이를 방치해 굶어 죽게 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게임 중독으로 인륜마저 저버린 범죄, 박희봉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년 남자처럼 보이는 손님이 모텔로 들어옵니다.

7시간 뒤, 조금 홀쭉해진 손님이 모텔을 나갑니다.

다음날 근처 편의점에 나타난 이 손님, 실은 여성이였습니다.

37살 김 모 여인은 주위 이목을 피하려고 남장을 하고 모텔로 들어 와, 혼자 아기를 낳고 곧바로 살해했습니다.

<녹취>김모 씨(피의자) : "자신이 없었어요.(어떤 거예요?) 어떻게 할지..."

김 씨는 2년 전부터 PC방에 살면서, 하루 십여 시간씩 게임에 빠져 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PC방 주인 : "자주 왔어요. 왔다가 나가고 왔다가 나가고 그런 식으로. 음악에 따라서 춤추는 게임. (키보드로 춤추는 것?) 그렇죠."

수원에 사는 김 모씨 부부는 상습적으로 집 근처 pc방에서 하루 12시간씩 게임에 빠져 들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돌보지 않고 하루 한 번만 분유를 먹였습니다.

<인터뷰>이상봉(수원 서부경찰서 형사) : "밤새도록 피씨방에 있을때는 얘 혼자 있는 거고 왔을때는 분유 한번 주고 잠들면 또 얘는 혼자 있는 거고..."

결국 아기는 생후 3개월 째 숨진 채 발견됐고,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영양 결핍이었습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스스로 조절하기가 어렵게 되면 아마도 부모 자식간의 정 마저도 사실은 잘 느끼지 못하도록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지난달에는 게임에 빠진 자신을 나무란다며 20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가 하면, 닷새 내리 게임을 하던 30대가 PC방에서 돌연사하는 등, 게임 중독에 따른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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