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한 사회가 만든 ‘괴물’ 김길태

입력 2010.03.1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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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길태도 여느 흉악범처럼 절도에서 시작해 성폭행과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본질적인 해법엔 늘 무관심했던,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아니냐는 반성도 나옵니다.

박희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길태는 어린 시절은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했습니다.

<녹취>김길태 아버지 : "예전에는 잘 놀고 말도 잘했다고, 여기 친구들도 만들고…"

김길태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은 자신이 친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입양됐다는 것을 안 사춘기 시절,

고등학교에 진학한 김길태의 성적은 전교 최하위였고, '공부가 하기 싫다'며 학교에 자퇴서를 냈습니다.

비어있는 교사평가란처럼 김길태는 관심 밖의 학생이었습니다.

<녹취>김길태 고등학교 동창 : "동창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본적도 없고 기억이 전혀 없어요."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절도로 시작된 김길태의 범죄는 소년원과 교도소를 드나들며 폭행과 성폭행 미수, 성폭행, 그리고 살인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교도소 안에서 성폭행 재발 방지 교육조차 받지 않았을 만큼 김길태는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로부터 방치돼 있었습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김씨 같은 경우에도 교도소를 들락거릴 때마다 오히려 김씨에 내재적인 문제를 심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보이는 거죠."

13명을 살해한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정남규도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하면서 어두운 성장기를 거쳤습니다.

친구들과 오락실에서 금품을 훔치면서 시작된 범죄가 절도, 성폭행 미수, 성폭행, 살인으로 이어진 것도 김길태와 거의 유사합니다.

<인터뷰>권일용(경위/범죄심리분석관) : "김길태의 심리상태가 연쇄살인범 정남규나 강호순 등 과거 강력사건의 피의자들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두 명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정성현, 8살 난 여자 아이를 성폭행해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조두순 등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 사회는 그 사건 자체에만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하지만, 흉악범들을 만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개선해 나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김길태는 막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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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관심한 사회가 만든 ‘괴물’ 김길태
    • 입력 2010-03-15 21: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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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길태도 여느 흉악범처럼 절도에서 시작해 성폭행과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본질적인 해법엔 늘 무관심했던,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아니냐는 반성도 나옵니다. 박희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길태는 어린 시절은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했습니다. <녹취>김길태 아버지 : "예전에는 잘 놀고 말도 잘했다고, 여기 친구들도 만들고…" 김길태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은 자신이 친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입양됐다는 것을 안 사춘기 시절, 고등학교에 진학한 김길태의 성적은 전교 최하위였고, '공부가 하기 싫다'며 학교에 자퇴서를 냈습니다. 비어있는 교사평가란처럼 김길태는 관심 밖의 학생이었습니다. <녹취>김길태 고등학교 동창 : "동창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본적도 없고 기억이 전혀 없어요."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절도로 시작된 김길태의 범죄는 소년원과 교도소를 드나들며 폭행과 성폭행 미수, 성폭행, 그리고 살인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교도소 안에서 성폭행 재발 방지 교육조차 받지 않았을 만큼 김길태는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로부터 방치돼 있었습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김씨 같은 경우에도 교도소를 들락거릴 때마다 오히려 김씨에 내재적인 문제를 심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보이는 거죠." 13명을 살해한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정남규도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하면서 어두운 성장기를 거쳤습니다. 친구들과 오락실에서 금품을 훔치면서 시작된 범죄가 절도, 성폭행 미수, 성폭행, 살인으로 이어진 것도 김길태와 거의 유사합니다. <인터뷰>권일용(경위/범죄심리분석관) : "김길태의 심리상태가 연쇄살인범 정남규나 강호순 등 과거 강력사건의 피의자들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두 명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정성현, 8살 난 여자 아이를 성폭행해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조두순 등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 사회는 그 사건 자체에만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하지만, 흉악범들을 만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개선해 나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김길태는 막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박희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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