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돌아온다더니…안타까운 사연들

입력 2010.04.1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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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가운 바다에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까요?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실종되거나 숨진 채 발견된 46명의 장병들.



그들은 늠름한 군인이기에 앞서 착한 아들, 든든한 남편 자상한 아빠였습니다.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자라면 해병대에 가야 한다며 자원 입대한 21살의 씩씩한 청년.



하지만 부모님에겐 그저 한없이 자상한 아들이었습니다.



<녹취> 안민자(서대호 하사 어머니) : "엄마, 아빠 똑같은 티를 사온거야, 커플티를 사와서 아빠랑 입으세요.."



그러나 그토록 보고 싶던 아들은 목소리만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안민자(서대호 하사 어머니) : "니가 살아야지, 이 늙은 엄마가 살아서 뭐하겠노? 엄마가 지금 바다에 뛰어들어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사고 직전까지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한 아들도 소식은 없고,



<녹취> 홍수향(김동진 하사 어머니) : "나더러 감기 조심하라더니 자기가 그 물에 들어 앉아 있으니.."



해군인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며 입대했던 늠름했던 아들.



전역을 한 달 앞두고 모범을 보이겠다며 자원승선한 자랑스런 아들들은 가슴 아픈 기억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인터뷰> 이인옥(이용상 병장 아버지) : "(제대하기 전에)자기가 쓰던 물건을 싹 보내왔는데 그게 아들이 마지막으로 보낸 유품이 된 것 같아서..."



해군 동료와 달콤한 신혼생활을 약속했던 강 준 중사.



결혼식은 벌써 다음달로 다가왔지만 멋진 남편이 되겠다던 그는 돌아올 줄 모르고,



<인터뷰> 백흥수(강 준 중사 친척) : "결혼 날짜를 5월 9일에 받아놨고, 차까지 예약이 다 됐어요..그래서 마음이 아파요."



3살 배기 아들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겠다던 다정한 아빠도 치열한 제2연평해전에서도 기적같이 살아 남았던 용감한 아빠도 다시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빠듯한 월급을 쪼개 동생에게 용돈을 부쳐주던 차균석 하사.



이제는 고맙다는 인사말도 전할길이 없습니다.



<녹취> 차균진(차균석 하사 동생) : "뜬금없이 통장 번호 말하라고 하더니 용돈을 줬어요. 이제까지 철 없이 덤빈 거 미안하다고 해야죠."



부모님 없이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입대한 문영욱 하사.



여느 젊은이들 보다도 속 깊은 청년들이었습니다.



배에선 군인이었지만, 집에선 자랑스런 아들이자, 든든한 남편, 자상한 아버지였기에 가족들은 그리움에 사무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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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곧 돌아온다더니…안타까운 사연들
    • 입력 2010-04-15 20:49:58
    뉴스타임
<앵커 멘트>

차가운 바다에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까요?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실종되거나 숨진 채 발견된 46명의 장병들.

그들은 늠름한 군인이기에 앞서 착한 아들, 든든한 남편 자상한 아빠였습니다.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자라면 해병대에 가야 한다며 자원 입대한 21살의 씩씩한 청년.

하지만 부모님에겐 그저 한없이 자상한 아들이었습니다.

<녹취> 안민자(서대호 하사 어머니) : "엄마, 아빠 똑같은 티를 사온거야, 커플티를 사와서 아빠랑 입으세요.."

그러나 그토록 보고 싶던 아들은 목소리만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안민자(서대호 하사 어머니) : "니가 살아야지, 이 늙은 엄마가 살아서 뭐하겠노? 엄마가 지금 바다에 뛰어들어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사고 직전까지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한 아들도 소식은 없고,

<녹취> 홍수향(김동진 하사 어머니) : "나더러 감기 조심하라더니 자기가 그 물에 들어 앉아 있으니.."

해군인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며 입대했던 늠름했던 아들.

전역을 한 달 앞두고 모범을 보이겠다며 자원승선한 자랑스런 아들들은 가슴 아픈 기억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인터뷰> 이인옥(이용상 병장 아버지) : "(제대하기 전에)자기가 쓰던 물건을 싹 보내왔는데 그게 아들이 마지막으로 보낸 유품이 된 것 같아서..."

해군 동료와 달콤한 신혼생활을 약속했던 강 준 중사.

결혼식은 벌써 다음달로 다가왔지만 멋진 남편이 되겠다던 그는 돌아올 줄 모르고,

<인터뷰> 백흥수(강 준 중사 친척) : "결혼 날짜를 5월 9일에 받아놨고, 차까지 예약이 다 됐어요..그래서 마음이 아파요."

3살 배기 아들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겠다던 다정한 아빠도 치열한 제2연평해전에서도 기적같이 살아 남았던 용감한 아빠도 다시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빠듯한 월급을 쪼개 동생에게 용돈을 부쳐주던 차균석 하사.

이제는 고맙다는 인사말도 전할길이 없습니다.

<녹취> 차균진(차균석 하사 동생) : "뜬금없이 통장 번호 말하라고 하더니 용돈을 줬어요. 이제까지 철 없이 덤빈 거 미안하다고 해야죠."

부모님 없이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입대한 문영욱 하사.

여느 젊은이들 보다도 속 깊은 청년들이었습니다.

배에선 군인이었지만, 집에선 자랑스런 아들이자, 든든한 남편, 자상한 아버지였기에 가족들은 그리움에 사무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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