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용-황현주, 선후배간 엇갈린 ‘희비’

입력 2010.04.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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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말리는 접전이 마침내 막을 내리자 서울시립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령탑의 얼굴에는 기쁨과 아쉬움이 뚜렷하게 교차했다.



KT&G에 5년 만의 V리그 우승컵을 안긴 박삼용(42) 감독은 펑펑 우는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감독 데뷔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반면 ’우승 청부사’로 이름을 떨친 황현주(44) 현대건설 감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코트를 떠났다.



박 감독은 1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매세트 마음 놓을 수 없는 승부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온화한 표정을 잃지 않고 플레이를 독려했다. 평소 부드럽게 팀을 이끈 덕장답게 최종전에서도 선수를 다그치기보다는 설명을 하고 다독이며 사기를 북돋운 끝에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1승6패로 크게 밀렸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우승이라 기쁨이 더욱 컸다.



부산동성고와 서울시립대(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감독은 현역 시절 레프트로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1988~1994년에는 국가대표로 뛰었고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도 활약했다.



1991년부터는 ’배구 명가’ 고려증권에서 뛰었다. 1993년과 1996년 슈퍼리그에서 1위를 차지할 때도 중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 국가대표 여자배구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 감독은 2000~2002년 LG정유(GS칼텍스 전신) 코치를 거쳐 2003년 5월 GS칼텍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세 차례 시즌을 거치며 7승47패에 그쳤고 2006~2007시즌에도 11연패 포함, 2승 12패로 부진하자 결국 자진해서 사퇴하는 아픔을 겪었다. GS칼텍스는 2005시즌 4위, 2005~2006시즌 5위에 그쳤다.



호된 감독 신고식을 치른 박 감독은 2007년 4월 KT&G 감독으로 옮기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6~2007시즌 5위에 머물렀던 KT&G를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 지면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올해 3번째 도전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박 감독의 서울시립대 2년 선배인 황현주 감독(세무학과)은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까지 3~4위를 맴돌던 현대건설을 맡아 정규리그 1위까지 이끌었으나 통합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황 감독은 앞서 2006~2007시즌 흥국생명을 통합 챔피언에 올려놓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정규시즌 1위를 달리다가 두 번이나 흥국생명에서 퇴출되는 쓴맛도 봤다.



재기를 노리던 황 감독은 지난해 5월 현대건설 사령탑에 올라 패배 의식에 젖은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왔고 1월 중순에는 10연승까지 달렸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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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삼용-황현주, 선후배간 엇갈린 ‘희비’
    • 입력 2010-04-17 15:51:21
    연합뉴스
피 말리는 접전이 마침내 막을 내리자 서울시립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령탑의 얼굴에는 기쁨과 아쉬움이 뚜렷하게 교차했다.

KT&G에 5년 만의 V리그 우승컵을 안긴 박삼용(42) 감독은 펑펑 우는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감독 데뷔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반면 ’우승 청부사’로 이름을 떨친 황현주(44) 현대건설 감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코트를 떠났다.

박 감독은 1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매세트 마음 놓을 수 없는 승부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온화한 표정을 잃지 않고 플레이를 독려했다. 평소 부드럽게 팀을 이끈 덕장답게 최종전에서도 선수를 다그치기보다는 설명을 하고 다독이며 사기를 북돋운 끝에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1승6패로 크게 밀렸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우승이라 기쁨이 더욱 컸다.

부산동성고와 서울시립대(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감독은 현역 시절 레프트로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1988~1994년에는 국가대표로 뛰었고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도 활약했다.

1991년부터는 ’배구 명가’ 고려증권에서 뛰었다. 1993년과 1996년 슈퍼리그에서 1위를 차지할 때도 중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 국가대표 여자배구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 감독은 2000~2002년 LG정유(GS칼텍스 전신) 코치를 거쳐 2003년 5월 GS칼텍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세 차례 시즌을 거치며 7승47패에 그쳤고 2006~2007시즌에도 11연패 포함, 2승 12패로 부진하자 결국 자진해서 사퇴하는 아픔을 겪었다. GS칼텍스는 2005시즌 4위, 2005~2006시즌 5위에 그쳤다.

호된 감독 신고식을 치른 박 감독은 2007년 4월 KT&G 감독으로 옮기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6~2007시즌 5위에 머물렀던 KT&G를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 지면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올해 3번째 도전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박 감독의 서울시립대 2년 선배인 황현주 감독(세무학과)은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까지 3~4위를 맴돌던 현대건설을 맡아 정규리그 1위까지 이끌었으나 통합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황 감독은 앞서 2006~2007시즌 흥국생명을 통합 챔피언에 올려놓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정규시즌 1위를 달리다가 두 번이나 흥국생명에서 퇴출되는 쓴맛도 봤다.

재기를 노리던 황 감독은 지난해 5월 현대건설 사령탑에 올라 패배 의식에 젖은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왔고 1월 중순에는 10연승까지 달렸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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