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용 감독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입력 2010.04.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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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KT&G에 5년 만에 우승컵을 안긴 박삼용(42) 감독이 "지도자로서 첫 우승의 기쁨을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박 감독은 17일 끝난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0으로 격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지도자로서 늦게, 좋은 선수들 덕분에 운 좋게 우승했다"면서 자신을 정상의 반열에 오르도록 도움을 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현역 때 실업배구 고려증권에서 활약하며 숱하게 우승의 짜릿한 맛을 누렸던 박 감독이지만 사령탑으로서는 첫 경험이었던 덕분인지 인터뷰 내내 상기된 얼굴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수, 지도자를 통틀어 우승을 얼마만에 해보나.
▲2008년 KT&G를 이끌고 여름 코보컵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정규 대회가 아닌 '반쪽짜리' 대회라 지금과 의미는 많이 다르다.
고려증권에서 뛰던 실업배구 1995-1996 슈퍼리그 시즌 이후 우승은 16년 만인 것 같다. 1999년 GS칼텍스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GS칼텍스 지휘봉을 잡고 감독 6년차를 맞았는데 우승은 처음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분수령을 꼽는다면.
▲4차전 2세트에서 현대건설에 유효블로킹을 허용하면서 반격 기회를 계속 내줬는데 장소연이 계속 쫓아가면서 블로킹을 2차례 정도 해주면서 상대 기가 꺾인 것 같다.
2승1패로 앞섰던 상대팀은 '이제 우승에 근접했다'는 느낌이었겠지만 우리는 4차전을 지면 우승컵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경기에서 이기면서 전체적인 기세가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
4차전에서 이기면서 상대 예봉을 꺾었다고 본다. 세터도 공격수도 많이 흔들었다고 판단한다.
우리 팀은 몬타뇨가 공격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고 세터 김사니와 가교 노릇을 잘해준 장소연이 있어 끈끈하게 단합할 수 있었고 코트에서 힘이 발휘된 것 같다.
--5년 만에 우승했는데 KT&G의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
▲부담된 경기에서 이기면서 선수들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것으로 본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들의 영입 경쟁이 팀마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도 임명옥, 김사니, 김세영 등이 FA 대상이다. 이들을 뺏기지 않고 얼마나 팀에 남겨두느냐도 앞으로 위해 중요하다.
또 후보 선수도 절실한 형편이라 아직 팀의 미래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몬타뇨와 김세영이 각각 빠졌던 1라운드에서 전패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외로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잘 넘어갈 수 있었다.
다만 4라운드부터 포지션에 변화를 줬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고 5라운드를 끝내면서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화만이 우리가 챔피언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득했다.(박 감독은 몬타뇨의 공격력을 살리고 리시브를 강화하는 새 수비포메이션을 시도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6라운드 현대건설과 첫 경기를 이기면서부터 잘 풀려 여기까지 왔다. 플레이오프에서 또 떨어지지 않고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지도자로 첫 우승을 한 소감은.
▲감독 6년째를 맞는데 여전히 부족하다. 그 부족한 부분을 선수들이 메워줬다. 지도자로서 늦게 우승을 했지만 좋은 선수들 덕분에 운 좋게 우승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경험이다.
--감독으로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
▲2008년 KT&G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선수와 감독이 '따로 논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려면 '스펀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얘기가 '잘 튕겨져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도 나 또한 실망스러웠는데 될 수 있으면 책을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감독으로서 철학이 있다면.
▲30대에는 맹장, 40대 초반에는 용장, 그 이후에는 지장, 50~60대에는 덕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 될 수는 없다고 본다(웃음). 난 나이는 젊지만 가급적 덕장이 되려 노력했고 예전 지도자들의 모습을 되새겨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배구가 획일적이고 수동적인데 이들을 부드럽게 설득하고 깨우치려고 한다.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박 감독은 17일 끝난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0으로 격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지도자로서 늦게, 좋은 선수들 덕분에 운 좋게 우승했다"면서 자신을 정상의 반열에 오르도록 도움을 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현역 때 실업배구 고려증권에서 활약하며 숱하게 우승의 짜릿한 맛을 누렸던 박 감독이지만 사령탑으로서는 첫 경험이었던 덕분인지 인터뷰 내내 상기된 얼굴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수, 지도자를 통틀어 우승을 얼마만에 해보나.
▲2008년 KT&G를 이끌고 여름 코보컵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정규 대회가 아닌 '반쪽짜리' 대회라 지금과 의미는 많이 다르다.
고려증권에서 뛰던 실업배구 1995-1996 슈퍼리그 시즌 이후 우승은 16년 만인 것 같다. 1999년 GS칼텍스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GS칼텍스 지휘봉을 잡고 감독 6년차를 맞았는데 우승은 처음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분수령을 꼽는다면.
▲4차전 2세트에서 현대건설에 유효블로킹을 허용하면서 반격 기회를 계속 내줬는데 장소연이 계속 쫓아가면서 블로킹을 2차례 정도 해주면서 상대 기가 꺾인 것 같다.
2승1패로 앞섰던 상대팀은 '이제 우승에 근접했다'는 느낌이었겠지만 우리는 4차전을 지면 우승컵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경기에서 이기면서 전체적인 기세가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
4차전에서 이기면서 상대 예봉을 꺾었다고 본다. 세터도 공격수도 많이 흔들었다고 판단한다.
우리 팀은 몬타뇨가 공격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고 세터 김사니와 가교 노릇을 잘해준 장소연이 있어 끈끈하게 단합할 수 있었고 코트에서 힘이 발휘된 것 같다.
--5년 만에 우승했는데 KT&G의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
▲부담된 경기에서 이기면서 선수들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것으로 본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들의 영입 경쟁이 팀마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도 임명옥, 김사니, 김세영 등이 FA 대상이다. 이들을 뺏기지 않고 얼마나 팀에 남겨두느냐도 앞으로 위해 중요하다.
또 후보 선수도 절실한 형편이라 아직 팀의 미래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몬타뇨와 김세영이 각각 빠졌던 1라운드에서 전패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외로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잘 넘어갈 수 있었다.
다만 4라운드부터 포지션에 변화를 줬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고 5라운드를 끝내면서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화만이 우리가 챔피언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득했다.(박 감독은 몬타뇨의 공격력을 살리고 리시브를 강화하는 새 수비포메이션을 시도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6라운드 현대건설과 첫 경기를 이기면서부터 잘 풀려 여기까지 왔다. 플레이오프에서 또 떨어지지 않고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지도자로 첫 우승을 한 소감은.
▲감독 6년째를 맞는데 여전히 부족하다. 그 부족한 부분을 선수들이 메워줬다. 지도자로서 늦게 우승을 했지만 좋은 선수들 덕분에 운 좋게 우승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경험이다.
--감독으로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
▲2008년 KT&G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선수와 감독이 '따로 논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려면 '스펀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얘기가 '잘 튕겨져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도 나 또한 실망스러웠는데 될 수 있으면 책을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감독으로서 철학이 있다면.
▲30대에는 맹장, 40대 초반에는 용장, 그 이후에는 지장, 50~60대에는 덕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 될 수는 없다고 본다(웃음). 난 나이는 젊지만 가급적 덕장이 되려 노력했고 예전 지도자들의 모습을 되새겨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배구가 획일적이고 수동적인데 이들을 부드럽게 설득하고 깨우치려고 한다.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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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04-17 17:16:12
여자 프로배구 KT&G에 5년 만에 우승컵을 안긴 박삼용(42) 감독이 "지도자로서 첫 우승의 기쁨을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박 감독은 17일 끝난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0으로 격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지도자로서 늦게, 좋은 선수들 덕분에 운 좋게 우승했다"면서 자신을 정상의 반열에 오르도록 도움을 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현역 때 실업배구 고려증권에서 활약하며 숱하게 우승의 짜릿한 맛을 누렸던 박 감독이지만 사령탑으로서는 첫 경험이었던 덕분인지 인터뷰 내내 상기된 얼굴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수, 지도자를 통틀어 우승을 얼마만에 해보나.
▲2008년 KT&G를 이끌고 여름 코보컵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정규 대회가 아닌 '반쪽짜리' 대회라 지금과 의미는 많이 다르다.
고려증권에서 뛰던 실업배구 1995-1996 슈퍼리그 시즌 이후 우승은 16년 만인 것 같다. 1999년 GS칼텍스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GS칼텍스 지휘봉을 잡고 감독 6년차를 맞았는데 우승은 처음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분수령을 꼽는다면.
▲4차전 2세트에서 현대건설에 유효블로킹을 허용하면서 반격 기회를 계속 내줬는데 장소연이 계속 쫓아가면서 블로킹을 2차례 정도 해주면서 상대 기가 꺾인 것 같다.
2승1패로 앞섰던 상대팀은 '이제 우승에 근접했다'는 느낌이었겠지만 우리는 4차전을 지면 우승컵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경기에서 이기면서 전체적인 기세가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
4차전에서 이기면서 상대 예봉을 꺾었다고 본다. 세터도 공격수도 많이 흔들었다고 판단한다.
우리 팀은 몬타뇨가 공격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고 세터 김사니와 가교 노릇을 잘해준 장소연이 있어 끈끈하게 단합할 수 있었고 코트에서 힘이 발휘된 것 같다.
--5년 만에 우승했는데 KT&G의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
▲부담된 경기에서 이기면서 선수들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것으로 본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들의 영입 경쟁이 팀마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도 임명옥, 김사니, 김세영 등이 FA 대상이다. 이들을 뺏기지 않고 얼마나 팀에 남겨두느냐도 앞으로 위해 중요하다.
또 후보 선수도 절실한 형편이라 아직 팀의 미래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몬타뇨와 김세영이 각각 빠졌던 1라운드에서 전패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외로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잘 넘어갈 수 있었다.
다만 4라운드부터 포지션에 변화를 줬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고 5라운드를 끝내면서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화만이 우리가 챔피언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득했다.(박 감독은 몬타뇨의 공격력을 살리고 리시브를 강화하는 새 수비포메이션을 시도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6라운드 현대건설과 첫 경기를 이기면서부터 잘 풀려 여기까지 왔다. 플레이오프에서 또 떨어지지 않고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지도자로 첫 우승을 한 소감은.
▲감독 6년째를 맞는데 여전히 부족하다. 그 부족한 부분을 선수들이 메워줬다. 지도자로서 늦게 우승을 했지만 좋은 선수들 덕분에 운 좋게 우승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경험이다.
--감독으로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
▲2008년 KT&G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선수와 감독이 '따로 논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려면 '스펀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얘기가 '잘 튕겨져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도 나 또한 실망스러웠는데 될 수 있으면 책을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감독으로서 철학이 있다면.
▲30대에는 맹장, 40대 초반에는 용장, 그 이후에는 지장, 50~60대에는 덕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 될 수는 없다고 본다(웃음). 난 나이는 젊지만 가급적 덕장이 되려 노력했고 예전 지도자들의 모습을 되새겨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배구가 획일적이고 수동적인데 이들을 부드럽게 설득하고 깨우치려고 한다.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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