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힘겨운 3연패 ‘조직력·가빈의 힘’

입력 2010.04.19 (22:04) 수정 2010.04.1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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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3연패에 도전한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국내선수 주전 평균연령이 32.8세에 달할 만큼 노쇠한데다 지난 2년간 팀을 지켰던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가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일본 리그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올해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19일 사상 처음 7차전까지 치러진 챔피언결정전 혈투에서 숙명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4승3패로 누르고 2007-2008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더구나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휩쓴 통합우승이다.



삼성화재는 선수층이 두터운 현대캐피탈에 비해 소수 정예의 주전들로만 챔프전을 치르다 보니 체력의 열세를 느껴 3승1패로 앞선 상황에서 5,6차전을 내리 내주고 7차전까지 끌려갔지만 마지막 승부에서는 역시 조직력이 통했다.



또 챔프전에서 체력 저하를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결정력을 발휘한 ’캐나다산 폭격기’ 가빈 슈미트(24)의 화력이 우승 전선을 힘겹게 지켜냈다.



가빈은 챔프전 7차전에서 한 경기 최다 타이인 50점을 뽑아내며 마지막까지 원맨쇼를 펼쳤다. 현대캐피탈 박철우와 헤르난데스의 협공을 혼자서 이겨냈다.



삼성화재는 역대 어느 시즌보다 힘겹게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아울러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남겼다. 가빈에 지나치게 의존한 공격도 다음 시즌 과제로 남았다.



◇조직력 ’기본기의 승리’



실업시절을 포함해 삼성화재와 7년 연속 챔프전을 치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다른 팀 같으면 이미 코트에 떨어졌을 볼을 삼성화재는 살려난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겨울 코트에 선 삼성화재는 15년 넘도록 맞춰온 톱니바퀴 조직력의 전통을 살려왔다.



삼성화재 벤치가 세트 후반 승부처에서 작전타임을 불렀을 때 가장 많이 내는 주문은 ’기본을 지켜라’는 말이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팀 기록 비득점 4부문(리시브, 세트, 수비, 디그) 중 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좋은 수비가 좋은 공격을 만든다’는 말대로 기본기에 바탕을 둔 삼성화재의 수비 조직력이 결국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이겼다.



30대 중반 노장들의 파이팅도 돋보였다.



삼성은 이번 시즌에도 1976년생 삼총사 최태웅, 석진욱, 손재홍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배구선수의 생명줄을 끊는다는 무릎 수술을 수차례 받고도 재기한 ’돌도사’ 석진욱은 3년 연속 리시브 1위를 차지하며 ’밥상’을 차렸다. 석진욱은 7차전 5세트에서 결정적인 14점째 블로킹을 잡아내며 포효했다.



손재홍은 발빠른 공격으로 주포가 막힐 때 활로를 뚫었다. 손재홍은 챔프전 7차전에는 근육 경련을 일으킬 만큼 분투했다.



최태웅도 후배 유광우와 토스를 분담하며 컴퓨터 볼 배달로 세월의 무게를 이겼다.



◇가빈 ’흔들렸지만 해결했다’



가빈은 엄청난 하드웨어(207㎝, 100㎏)와 화력으로 국내 배구를 평정했다.



사상 첫 정규리그 1천득점을 넘어서고 9경기에서 40점 이상을 때리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력을 자랑했다. 챔프전 1차전에서 최다 득점 타이인 50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잡더니 7차전에서도 똑같이 50점을 뿜어냈다.



실책이 잦고 기복이 큰 플레이로 불안감을 주기도 했지만 결국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했다.



농구 선수로 뛰다 배구로 전향한지 6년 밖에 되지 않은 가빈은 삼성화재에 입단해서 기량이 늘었다는 평도 듣는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를 팀에 융화시키는 능력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빈이 다른 팀에 있었다면 이만큼 해냈을까라는 의문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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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힘겨운 3연패 ‘조직력·가빈의 힘’
    • 입력 2010-04-19 22:04:06
    • 수정2010-04-19 22: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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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3연패에 도전한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국내선수 주전 평균연령이 32.8세에 달할 만큼 노쇠한데다 지난 2년간 팀을 지켰던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가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일본 리그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올해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19일 사상 처음 7차전까지 치러진 챔피언결정전 혈투에서 숙명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4승3패로 누르고 2007-2008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더구나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휩쓴 통합우승이다.

삼성화재는 선수층이 두터운 현대캐피탈에 비해 소수 정예의 주전들로만 챔프전을 치르다 보니 체력의 열세를 느껴 3승1패로 앞선 상황에서 5,6차전을 내리 내주고 7차전까지 끌려갔지만 마지막 승부에서는 역시 조직력이 통했다.

또 챔프전에서 체력 저하를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결정력을 발휘한 ’캐나다산 폭격기’ 가빈 슈미트(24)의 화력이 우승 전선을 힘겹게 지켜냈다.

가빈은 챔프전 7차전에서 한 경기 최다 타이인 50점을 뽑아내며 마지막까지 원맨쇼를 펼쳤다. 현대캐피탈 박철우와 헤르난데스의 협공을 혼자서 이겨냈다.

삼성화재는 역대 어느 시즌보다 힘겹게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아울러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남겼다. 가빈에 지나치게 의존한 공격도 다음 시즌 과제로 남았다.

◇조직력 ’기본기의 승리’

실업시절을 포함해 삼성화재와 7년 연속 챔프전을 치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다른 팀 같으면 이미 코트에 떨어졌을 볼을 삼성화재는 살려난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겨울 코트에 선 삼성화재는 15년 넘도록 맞춰온 톱니바퀴 조직력의 전통을 살려왔다.

삼성화재 벤치가 세트 후반 승부처에서 작전타임을 불렀을 때 가장 많이 내는 주문은 ’기본을 지켜라’는 말이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팀 기록 비득점 4부문(리시브, 세트, 수비, 디그) 중 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좋은 수비가 좋은 공격을 만든다’는 말대로 기본기에 바탕을 둔 삼성화재의 수비 조직력이 결국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이겼다.

30대 중반 노장들의 파이팅도 돋보였다.

삼성은 이번 시즌에도 1976년생 삼총사 최태웅, 석진욱, 손재홍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배구선수의 생명줄을 끊는다는 무릎 수술을 수차례 받고도 재기한 ’돌도사’ 석진욱은 3년 연속 리시브 1위를 차지하며 ’밥상’을 차렸다. 석진욱은 7차전 5세트에서 결정적인 14점째 블로킹을 잡아내며 포효했다.

손재홍은 발빠른 공격으로 주포가 막힐 때 활로를 뚫었다. 손재홍은 챔프전 7차전에는 근육 경련을 일으킬 만큼 분투했다.

최태웅도 후배 유광우와 토스를 분담하며 컴퓨터 볼 배달로 세월의 무게를 이겼다.

◇가빈 ’흔들렸지만 해결했다’

가빈은 엄청난 하드웨어(207㎝, 100㎏)와 화력으로 국내 배구를 평정했다.

사상 첫 정규리그 1천득점을 넘어서고 9경기에서 40점 이상을 때리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력을 자랑했다. 챔프전 1차전에서 최다 득점 타이인 50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잡더니 7차전에서도 똑같이 50점을 뿜어냈다.

실책이 잦고 기복이 큰 플레이로 불안감을 주기도 했지만 결국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했다.

농구 선수로 뛰다 배구로 전향한지 6년 밖에 되지 않은 가빈은 삼성화재에 입단해서 기량이 늘었다는 평도 듣는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를 팀에 융화시키는 능력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빈이 다른 팀에 있었다면 이만큼 해냈을까라는 의문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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