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남아도는 쌀, 해법은 없나?

입력 2010.08.31 (22:11) 수정 2010.08.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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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쌀은 남아도는데 풍년까지 예상돼 정부도 부랴부랴 앞서보신 대책을 내놨습니다.



여러분, 혹시 오늘 식사는 어떻게 드셨는지요?



밥 대신 빵이나 다른 걸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쌀 소비량도 확 줄었습니다.



이슈앤 뉴스. 먼저 정지주 기자가 그 실태를 짚어봅니다.



<리포트>



점심시간, 빵집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빕니다.



<인터뷰>김세용(회사원):"간편하게 점심 먹을 수 있고 시간없을 때 편하고..."



밀려드는 주문에 샌드위치는 공급이 딸릴 정도입니다.



<인터뷰>점장:"점심 피크 시간이 두시간인데요. 시간당 백만 원의 매출을 팔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빵이나 음료수로 요기를 하다 보면 하루종일 밥을 안 먹을 때도 있습니다.



<인터뷰>직장인:"저녁에는 야채 위주로 소식한다 해서 먹을 때 있고 안 먹을 때 있고 그래요."



이렇다 보니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은 72kg!



하루 두 그릇도 안 됩니다.



30년 전 132.4kg에 비에 절반이나 줄었습니다.



쌀 매출도 급감했습니다.



이 대형마트 경우 올 상반기 쌀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이상 줄었습니다.



반면 공급량은 해마다 꾸준히 늘어 올해는 620만 톤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하지만 소비량은 계속 줄면서 47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급은 늘었지만 소비는 급감하면서 올해는 150만 톤 가까운 쌀이 남아돌게 됐습니다.



<질문> 현장을 보니까 한국인의 ’주식’이 ’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입맛이 많이 바꼈다는 거 느끼셨을텐데요.



경제부 이병도 기자 나왔습니다. 이기자! 저 많은 쌀 다 먹지도 못하고 보관하기가 벅차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올 10월말 재고는 149만 톤, 적정비축량보다 77만톤이나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올해 수확되는 쌀을 쌓아놓을 공간이 부족한 이른바 ’창고 대란’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최혜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라북도의 한 양곡창고, 쌀 포대가 천장에 닿을 듯 쌓여있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6년 동안 생산된 쌀이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시중(창고 관리인):"우리 창고엔 3만 가마 이상 들어와 있는데요. 추수해도 들어갈 데가 없습니다."



전남의 한 농협 창고에서는 가득찬 쌀 포대를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햅쌀 몇 가마라도 더 저장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임봉의(동강농협):"미곡처리장 이 부분이 이고가 되지 않으면 수확기 때 결국 4천 톤 만큼 야적해야 할 상황입니다."



낡아서 비워두었던 창고까지 긴급 보수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안에 쌀을 쌓아두는 농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팔지 못한 쌀은 곰팡이가 슬고 썩어갑니다.



<인터뷰>김영남(쌀 재배 농민):"(쌀을) 차라리 썩혔으면 썩혔지 적자나고 낼 수는 없어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집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도에서는 벌써 이른 햅쌀 수확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산지 쌀값은 80kg 한 가마에 13만 원으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다보니 정부도 급기야 대책을 내놓은 건데, 효과가 있겠습니까?



<답변>



정부는 우선 쌀값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80킬로그램 한 가마에 13만 원까지 떨어진 쌀값이 8천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부터 매년 4만 ha의 논에 다른 작물을 심게 되면 생산량이 20만톤 가량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 많은 어려움도 예상되는데요.



우선 막대한 재원 문제입니다.



남는 햅쌀을 매입할 때 드는 비용만 8천억 정도이고 오래된 쌀을 싼값에 처분하는 데 따른 손실은 5천억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논 3만 헥타르를 매입하는데 4조 5천억 원이 소요될 예상입니다.



창고 부족 문제도 있는데요.



가뜩이나 공간이 부족한데 올 수확쌀을 또 매입할 경우 연말엔 50만 톤 가량을 쌓을 곳이 없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쌀 소비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내년에도 풍년이 들면 올해 같은 임기응변식 대응이 통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재고쌀 해소 방안의 하나로 2008년부터 중단된 대북 쌀 지원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은 개성과 신의주 지역이 기록적인 폭우로 물에 잠겼습니다.



수해 물자는 물론 쌀도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이 민간단체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원칙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녹취> 유정복(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인도주의적 입장과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의 도발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통일부는 남아도는 쌀과 북한 지원은 전혀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천해성(통일부 대변인):"정부는 대북 쌀 지원 문제를 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도 없습니다."



적십자의 물자지원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남북대화의 문을 닫고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2천 년 이후 북한에 지원된 쌀은 해마다 40만 톤 안팎, 그러나 2008년 이후 쌀 지원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쌀 시장 개방이 최대 현안이었던 1995년 우루과이 라운드 발효 이후 우리 농업의 구조 개선을 위해서만 백조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쌀의 공급 과잉 문제를 이제는 보다 근본적으로 풀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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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남아도는 쌀, 해법은 없나?
    • 입력 2010-08-31 22:11:25
    • 수정2010-08-31 22:12:27
    뉴스 9
<앵커 멘트>

쌀은 남아도는데 풍년까지 예상돼 정부도 부랴부랴 앞서보신 대책을 내놨습니다.

여러분, 혹시 오늘 식사는 어떻게 드셨는지요?

밥 대신 빵이나 다른 걸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쌀 소비량도 확 줄었습니다.

이슈앤 뉴스. 먼저 정지주 기자가 그 실태를 짚어봅니다.

<리포트>

점심시간, 빵집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빕니다.

<인터뷰>김세용(회사원):"간편하게 점심 먹을 수 있고 시간없을 때 편하고..."

밀려드는 주문에 샌드위치는 공급이 딸릴 정도입니다.

<인터뷰>점장:"점심 피크 시간이 두시간인데요. 시간당 백만 원의 매출을 팔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빵이나 음료수로 요기를 하다 보면 하루종일 밥을 안 먹을 때도 있습니다.

<인터뷰>직장인:"저녁에는 야채 위주로 소식한다 해서 먹을 때 있고 안 먹을 때 있고 그래요."

이렇다 보니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은 72kg!

하루 두 그릇도 안 됩니다.

30년 전 132.4kg에 비에 절반이나 줄었습니다.

쌀 매출도 급감했습니다.

이 대형마트 경우 올 상반기 쌀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이상 줄었습니다.

반면 공급량은 해마다 꾸준히 늘어 올해는 620만 톤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하지만 소비량은 계속 줄면서 47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급은 늘었지만 소비는 급감하면서 올해는 150만 톤 가까운 쌀이 남아돌게 됐습니다.

<질문> 현장을 보니까 한국인의 ’주식’이 ’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입맛이 많이 바꼈다는 거 느끼셨을텐데요.

경제부 이병도 기자 나왔습니다. 이기자! 저 많은 쌀 다 먹지도 못하고 보관하기가 벅차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올 10월말 재고는 149만 톤, 적정비축량보다 77만톤이나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올해 수확되는 쌀을 쌓아놓을 공간이 부족한 이른바 ’창고 대란’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최혜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라북도의 한 양곡창고, 쌀 포대가 천장에 닿을 듯 쌓여있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6년 동안 생산된 쌀이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시중(창고 관리인):"우리 창고엔 3만 가마 이상 들어와 있는데요. 추수해도 들어갈 데가 없습니다."

전남의 한 농협 창고에서는 가득찬 쌀 포대를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햅쌀 몇 가마라도 더 저장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임봉의(동강농협):"미곡처리장 이 부분이 이고가 되지 않으면 수확기 때 결국 4천 톤 만큼 야적해야 할 상황입니다."

낡아서 비워두었던 창고까지 긴급 보수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안에 쌀을 쌓아두는 농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팔지 못한 쌀은 곰팡이가 슬고 썩어갑니다.

<인터뷰>김영남(쌀 재배 농민):"(쌀을) 차라리 썩혔으면 썩혔지 적자나고 낼 수는 없어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집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도에서는 벌써 이른 햅쌀 수확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산지 쌀값은 80kg 한 가마에 13만 원으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다보니 정부도 급기야 대책을 내놓은 건데, 효과가 있겠습니까?

<답변>

정부는 우선 쌀값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80킬로그램 한 가마에 13만 원까지 떨어진 쌀값이 8천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부터 매년 4만 ha의 논에 다른 작물을 심게 되면 생산량이 20만톤 가량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 많은 어려움도 예상되는데요.

우선 막대한 재원 문제입니다.

남는 햅쌀을 매입할 때 드는 비용만 8천억 정도이고 오래된 쌀을 싼값에 처분하는 데 따른 손실은 5천억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논 3만 헥타르를 매입하는데 4조 5천억 원이 소요될 예상입니다.

창고 부족 문제도 있는데요.

가뜩이나 공간이 부족한데 올 수확쌀을 또 매입할 경우 연말엔 50만 톤 가량을 쌓을 곳이 없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쌀 소비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내년에도 풍년이 들면 올해 같은 임기응변식 대응이 통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재고쌀 해소 방안의 하나로 2008년부터 중단된 대북 쌀 지원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은 개성과 신의주 지역이 기록적인 폭우로 물에 잠겼습니다.

수해 물자는 물론 쌀도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제안이 민간단체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원칙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녹취> 유정복(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인도주의적 입장과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의 도발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통일부는 남아도는 쌀과 북한 지원은 전혀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천해성(통일부 대변인):"정부는 대북 쌀 지원 문제를 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도 없습니다."

적십자의 물자지원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남북대화의 문을 닫고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2천 년 이후 북한에 지원된 쌀은 해마다 40만 톤 안팎, 그러나 2008년 이후 쌀 지원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쌀 시장 개방이 최대 현안이었던 1995년 우루과이 라운드 발효 이후 우리 농업의 구조 개선을 위해서만 백조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쌀의 공급 과잉 문제를 이제는 보다 근본적으로 풀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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