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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자유인, 캠핑 유목민
입력 2010.12.26 (09:38)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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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정된 주거지 없이 이리저리 이동하며 사는 사람들을 유목민이라고 하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캠핑카를 집 삼아 국토를 유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이 필요하면 멈춰서서 임시직으로 두어달 일했다가 다시 길을 떠나는 사람들..그래서 이들을 ‘일하며 캠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워크캠퍼’라고 부릅니다.

임장원 특파원이 길 위의 자유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미국 동부 켄터키주의 한적한 마을..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닷컴의 배송 센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곳곳으로 배송될 물건을 분류하고 나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주문이 몰리는 연말을 맞아 임시직원 수백 명이 추가로 투입됐습니다.

오후 4시 반. 두 달 전부터 이곳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래리 씨 부부가 퇴근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차를 몰고 가는 곳은 주택가가 아니라 캠핑카가 늘어선 오토캠핑장입니다. 캠핑장 맨 끝에 자리 잡은 이 트레일러형 캠핑카가 부부의 집입니다.

40인승 버스 정도의 크기인 캠핑카 내부는 아담한 호텔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깁니다. 거실엔 고급 소파에 대형 TV가 갖춰졌습니다. 위성방송 수신이 가능해 수백 개 채널을 볼 수 있고, 써라운드 스피커 시스템도 내장됐습니다. 침실엔 어른 두 명이 넉넉히 누울 수 있는 침대에, 미니 TV, 독립된 샤워부스까지 설치돼있습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수납공간, 짜임새 있게 설계된 주방공간도 이동 생활의 불편을 덜어줍니다.

60대인 래리 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다 2년 전 은퇴했습니다. 지난해 2월 집을 판 뒤 1억4천만 원을 주고 이 캠핑카를 사서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인터뷰>쥬디(전직 기업 임원) : “은퇴했을 때, 무엇을 하고 살지 걱정스러웠어요. 멍하게 눌러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각종 연금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지만, 이들은 일자리를 찾아다니며 생활비도 벌고 여행도 즐깁니다. 올 연말 아마존의 임시직 일이 끝나면 따뜻한 남쪽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인터뷰>래리(전직 전기 기술자) : “아주 만족합니다. 이삼십 년 전에는 이런 생활을 하리라고 상상도 못했죠.”

이 캠핑장에 모여 있는 캠핑카 80여 대가 모두 래리 씨 같은 사람들이 사는 이동 주택입니다. 직업군인 생활을 하다 은퇴한 죠 씨는 올해로 캠핑카 생활 10년쨉니다. 동북부 일부를 빼놓고 미 대륙을 거의 다 돌아봤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네바다에서 샌디에이고, 엘 파소를 거쳐 앨라배마와 텍사스를 둘러본 뒤 이곳 켄터키에 왔습니다.

<인터뷰>(전직 군 장교) : “집을 샀다가 캠핑카 생활이 그리워 9개월 만에 판 적이 있죠.”

이들 부부는 캠핑카 여행 중에 1년에 3개월씩 일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여행의 즐거움과 자유, 노동의 성취감과 보상을 균형있게 누리겠다는 겁니다. 교직 생활을 하다 소설가로 전업한 부인은 이런 생활이 글쓰기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쥰(소설가) : “전에 살던 큰 집에선 청소하는 데 3일이 걸렸지만, 캠핑카는 45분이면 되죠. 글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죠.”

이렇게 캠핑카를 몰고 다니며 길 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등장한 건 20여 년 전부텁니다. 은퇴한 60대 이상 노년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워크캠퍼(workcamper)라고 부릅니다. 일을 하면서 캠핑 여행도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1950년대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워크캠퍼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 50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생겼습니다. 일 년에 40달러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일자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 때문에 정규직 일자리는 부족해도, 이들을 필요로 하는 임시직 일자리는 널려있습니다.

<인터뷰>알랜(워크캠퍼) : “여름엔 해변에서 폭죽을 팔고, 가을엔 농장에서 호박을 팔 수 있죠. 일거리는 끊이지 않아요.”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오토캠핑장도 워크캠퍼가 느는 데 한 몫을 합니다. 일정액을 내면 전기와 물을 얼마든지 끌어다 쓸 수 있고, 세탁실과 샤워실도 사용 가능합니다. 인터넷으로 신청만 해놓으면 어느 캠핑장에서든 우편물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그래그(워크캠퍼) : “2주 뒤에는 텍사스주 빅토리아로 갈 예정인데, 앞으로 올 우편물은 그곳으로 가고 있을 겁니다.”

은퇴한 노부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워크캠핑이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확산되면서 뛰어드는 사람들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보험 설계사였던 50살 캐더린 씨는 80살 어머니와 함께 6년째 워크캠핑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16년 된 낡은 캠핑카 안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모녀는 친구처럼 수다를 떨고 취미로 베를 짜기도 하면서 길 위의 삶을 즐깁니다.

<인터뷰>캐더린(워크캠퍼) : “놀이공원에서 매점 관리, 기구 조작, 티켓 검사를 주로 했고, 가사 도우미도 해봤어요.”

중고로 사들인 캠핑카가 고장을 일으킬 때를 빼놓고는 여자끼리라서 힘든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캐더린은 워크캠핑 덕분에 어머니가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내는 게 무엇보다 흐뭇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다른 데서 함께 일했던 여섯 가족이 이곳에 온다는 걸 알고 왔죠. 같이 식사도 다니고...”

이른바 '나홀로' 워크캠퍼도 느는 추셉니다. 이들 두 사람은 혼자서 캠핑을 즐기다 만나 친한 친구가 됐습니다.

<인터뷰>알랜(75살) :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좋은 친구가 생깁니다.”

<인터뷰>알버트(43살) :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면 이렇게 사는 게 좋은 방법이죠.”

안정된 직업을 얻지 못해 일을 찾아다니는 '생계형 워크캠퍼'가 늘어나는 건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의 풍속돕니다. 세 아이를 데리고 워크캠핑을 하는 이 가족의 생활은 은퇴한 노부부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캠핑카는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엔 좁은 공간입니다. 내부를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너무 지저분하다며 거절합니다.

<인터뷰>해더(워크캠퍼) : “4~5군데 일자리에 지원해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가정학습을 시키죠.”

길 위에서 사는 사람들에겐 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과젭니다.

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었다곤 하지만, 집과는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적게 소유하고 적게 소비하며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올해 워크캠핑을 시작한 이 40대 부부는 집을 팔고 발품을 팔아 최신형 캠핑카를 1억2천만 원에 장만했습니다. 일손을 놓는 날까지 워크캠핑을 하겠다며 준비를 시작한 게 4년 전.. 삶의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신경쓴 건 줄이고 사는 연습이었습니다.

<인터뷰>페니(워크캠퍼) : “집 크기를 4천3백 평방 피트에서 3천4백 평방 피트로 줄여갔고, 짐도 줄여가면서 살아왔어요.”

워크캠퍼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은 버리기 아까워 창고에 보관해놓은 물건들을 대부분 다시 찾지 않게 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쥰(워크캠핑 10년) : “우리가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이 소유하려 해왔다는 걸 워크캠퍼 생활을 하면서 깨달았어요.”

아마존에서 일하는 워크캠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캠핑장 주인이 고기를 내놨고, 워크캠퍼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 음식을 만들어왔습니다.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별의 정을 나누는 조촐한 파팁니다.

<녹취>필(워크캠퍼) : “여러분, 어디로 가시든, 얼마나 오래 머무시든 부디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이제 다시 차를 몰아 길 위로 나설 사람들... 잠시 '아마존의 임시직'으로 불렸던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새로운 일터에서 서로 다른 이름을 갖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 불리고 싶어하는 이름은 꿈꾸던 삶을 용기있게 살아가는 '자유인', 그것입니다.
  • 길 위의 자유인, 캠핑 유목민
    • 입력 2010-12-26 09:38:0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고정된 주거지 없이 이리저리 이동하며 사는 사람들을 유목민이라고 하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캠핑카를 집 삼아 국토를 유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이 필요하면 멈춰서서 임시직으로 두어달 일했다가 다시 길을 떠나는 사람들..그래서 이들을 ‘일하며 캠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워크캠퍼’라고 부릅니다.

임장원 특파원이 길 위의 자유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미국 동부 켄터키주의 한적한 마을..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닷컴의 배송 센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곳곳으로 배송될 물건을 분류하고 나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주문이 몰리는 연말을 맞아 임시직원 수백 명이 추가로 투입됐습니다.

오후 4시 반. 두 달 전부터 이곳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래리 씨 부부가 퇴근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차를 몰고 가는 곳은 주택가가 아니라 캠핑카가 늘어선 오토캠핑장입니다. 캠핑장 맨 끝에 자리 잡은 이 트레일러형 캠핑카가 부부의 집입니다.

40인승 버스 정도의 크기인 캠핑카 내부는 아담한 호텔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깁니다. 거실엔 고급 소파에 대형 TV가 갖춰졌습니다. 위성방송 수신이 가능해 수백 개 채널을 볼 수 있고, 써라운드 스피커 시스템도 내장됐습니다. 침실엔 어른 두 명이 넉넉히 누울 수 있는 침대에, 미니 TV, 독립된 샤워부스까지 설치돼있습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수납공간, 짜임새 있게 설계된 주방공간도 이동 생활의 불편을 덜어줍니다.

60대인 래리 씨 부부는 맞벌이를 하다 2년 전 은퇴했습니다. 지난해 2월 집을 판 뒤 1억4천만 원을 주고 이 캠핑카를 사서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인터뷰>쥬디(전직 기업 임원) : “은퇴했을 때, 무엇을 하고 살지 걱정스러웠어요. 멍하게 눌러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각종 연금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지만, 이들은 일자리를 찾아다니며 생활비도 벌고 여행도 즐깁니다. 올 연말 아마존의 임시직 일이 끝나면 따뜻한 남쪽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인터뷰>래리(전직 전기 기술자) : “아주 만족합니다. 이삼십 년 전에는 이런 생활을 하리라고 상상도 못했죠.”

이 캠핑장에 모여 있는 캠핑카 80여 대가 모두 래리 씨 같은 사람들이 사는 이동 주택입니다. 직업군인 생활을 하다 은퇴한 죠 씨는 올해로 캠핑카 생활 10년쨉니다. 동북부 일부를 빼놓고 미 대륙을 거의 다 돌아봤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네바다에서 샌디에이고, 엘 파소를 거쳐 앨라배마와 텍사스를 둘러본 뒤 이곳 켄터키에 왔습니다.

<인터뷰>(전직 군 장교) : “집을 샀다가 캠핑카 생활이 그리워 9개월 만에 판 적이 있죠.”

이들 부부는 캠핑카 여행 중에 1년에 3개월씩 일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여행의 즐거움과 자유, 노동의 성취감과 보상을 균형있게 누리겠다는 겁니다. 교직 생활을 하다 소설가로 전업한 부인은 이런 생활이 글쓰기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쥰(소설가) : “전에 살던 큰 집에선 청소하는 데 3일이 걸렸지만, 캠핑카는 45분이면 되죠. 글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죠.”

이렇게 캠핑카를 몰고 다니며 길 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등장한 건 20여 년 전부텁니다. 은퇴한 60대 이상 노년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워크캠퍼(workcamper)라고 부릅니다. 일을 하면서 캠핑 여행도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1950년대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워크캠퍼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 50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생겼습니다. 일 년에 40달러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일자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 때문에 정규직 일자리는 부족해도, 이들을 필요로 하는 임시직 일자리는 널려있습니다.

<인터뷰>알랜(워크캠퍼) : “여름엔 해변에서 폭죽을 팔고, 가을엔 농장에서 호박을 팔 수 있죠. 일거리는 끊이지 않아요.”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오토캠핑장도 워크캠퍼가 느는 데 한 몫을 합니다. 일정액을 내면 전기와 물을 얼마든지 끌어다 쓸 수 있고, 세탁실과 샤워실도 사용 가능합니다. 인터넷으로 신청만 해놓으면 어느 캠핑장에서든 우편물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그래그(워크캠퍼) : “2주 뒤에는 텍사스주 빅토리아로 갈 예정인데, 앞으로 올 우편물은 그곳으로 가고 있을 겁니다.”

은퇴한 노부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워크캠핑이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확산되면서 뛰어드는 사람들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보험 설계사였던 50살 캐더린 씨는 80살 어머니와 함께 6년째 워크캠핑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16년 된 낡은 캠핑카 안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모녀는 친구처럼 수다를 떨고 취미로 베를 짜기도 하면서 길 위의 삶을 즐깁니다.

<인터뷰>캐더린(워크캠퍼) : “놀이공원에서 매점 관리, 기구 조작, 티켓 검사를 주로 했고, 가사 도우미도 해봤어요.”

중고로 사들인 캠핑카가 고장을 일으킬 때를 빼놓고는 여자끼리라서 힘든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캐더린은 워크캠핑 덕분에 어머니가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내는 게 무엇보다 흐뭇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다른 데서 함께 일했던 여섯 가족이 이곳에 온다는 걸 알고 왔죠. 같이 식사도 다니고...”

이른바 '나홀로' 워크캠퍼도 느는 추셉니다. 이들 두 사람은 혼자서 캠핑을 즐기다 만나 친한 친구가 됐습니다.

<인터뷰>알랜(75살) :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좋은 친구가 생깁니다.”

<인터뷰>알버트(43살) :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면 이렇게 사는 게 좋은 방법이죠.”

안정된 직업을 얻지 못해 일을 찾아다니는 '생계형 워크캠퍼'가 늘어나는 건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의 풍속돕니다. 세 아이를 데리고 워크캠핑을 하는 이 가족의 생활은 은퇴한 노부부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캠핑카는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엔 좁은 공간입니다. 내부를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너무 지저분하다며 거절합니다.

<인터뷰>해더(워크캠퍼) : “4~5군데 일자리에 지원해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가정학습을 시키죠.”

길 위에서 사는 사람들에겐 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과젭니다.

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었다곤 하지만, 집과는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적게 소유하고 적게 소비하며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올해 워크캠핑을 시작한 이 40대 부부는 집을 팔고 발품을 팔아 최신형 캠핑카를 1억2천만 원에 장만했습니다. 일손을 놓는 날까지 워크캠핑을 하겠다며 준비를 시작한 게 4년 전.. 삶의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신경쓴 건 줄이고 사는 연습이었습니다.

<인터뷰>페니(워크캠퍼) : “집 크기를 4천3백 평방 피트에서 3천4백 평방 피트로 줄여갔고, 짐도 줄여가면서 살아왔어요.”

워크캠퍼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은 버리기 아까워 창고에 보관해놓은 물건들을 대부분 다시 찾지 않게 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쥰(워크캠핑 10년) : “우리가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이 소유하려 해왔다는 걸 워크캠퍼 생활을 하면서 깨달았어요.”

아마존에서 일하는 워크캠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캠핑장 주인이 고기를 내놨고, 워크캠퍼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 음식을 만들어왔습니다.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별의 정을 나누는 조촐한 파팁니다.

<녹취>필(워크캠퍼) : “여러분, 어디로 가시든, 얼마나 오래 머무시든 부디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이제 다시 차를 몰아 길 위로 나설 사람들... 잠시 '아마존의 임시직'으로 불렸던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새로운 일터에서 서로 다른 이름을 갖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 불리고 싶어하는 이름은 꿈꾸던 삶을 용기있게 살아가는 '자유인',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