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와 싸운 연천 백학면 주민

입력 2001.08.0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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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1년과 96년 두 차례 큰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주민들에게도 어젯밤은 그야말로 호우와의 한판 싸움을 벌인 악몽의 순간들이었습니다.
취재에 김영중 기자입니다.
⊙기자: 퍼붓듯 쏟아지는 빗줄기에 잠을 이루지 못한 주민들.
삼삼오오 하천변에 모여 손전등을 비춰가며 높아지는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행여나 물이 새지 않을까 수문부터 점검합니다.
홍수경보가 내려지면서 주민들은 본격적인 대피에 나섭니다.
물에 젖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비닐로 덮어 고지대로 옮깁니다.
우체국 직원들은 주요 서류와 집기 등을 모두 물에 젖지 않도록 챙겼습니다.
⊙이석문(백학우체국 사무주임): 두 번이나 수해를 봤으니까 아무리 삼세판이라 하지만 세번째는 당하지 말아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급한대로 낮게 진열된 테이프와 가재도구를 화물차에 옮겨싣습니다.
주유소도 비상입니다.
지하저장고의 기름을 탱크로리 화물차로 빼내는데 전직원이 동원됩니다.
⊙신용운(주유소 사장): 밑에 거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위에 있는, 장사할 수 있는 양까지는 갖고 있어야죠.
주유소를 아예 운영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기자: 피난행렬은 이어지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마을은 서서히 적막에 휩싸입니다.
밤을 무사히 넘긴 주민들은 날이 밝으면서 하나둘씩 집을 찾아 꾸렸던 짐을 다시 풉니다.
농민들은 그러나 앞으로 헤쳐나갈 농삿일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최명근(농민): 한 논 열대마지기 들어갔지 1500평 들어갔지 고추, 참깨, 콩, 팥 몽땅 지금 물에 잠겨 있어요.
⊙기자: 긴장 속에서 밤을 지샌 주민들에게는 이제 호수로 변한 논과 밭이 큰 걱정거리로 남았습니다.
KBS뉴스 김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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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우와 싸운 연천 백학면 주민
    • 입력 2001-08-0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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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1년과 96년 두 차례 큰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주민들에게도 어젯밤은 그야말로 호우와의 한판 싸움을 벌인 악몽의 순간들이었습니다. 취재에 김영중 기자입니다. ⊙기자: 퍼붓듯 쏟아지는 빗줄기에 잠을 이루지 못한 주민들. 삼삼오오 하천변에 모여 손전등을 비춰가며 높아지는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행여나 물이 새지 않을까 수문부터 점검합니다. 홍수경보가 내려지면서 주민들은 본격적인 대피에 나섭니다. 물에 젖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비닐로 덮어 고지대로 옮깁니다. 우체국 직원들은 주요 서류와 집기 등을 모두 물에 젖지 않도록 챙겼습니다. ⊙이석문(백학우체국 사무주임): 두 번이나 수해를 봤으니까 아무리 삼세판이라 하지만 세번째는 당하지 말아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급한대로 낮게 진열된 테이프와 가재도구를 화물차에 옮겨싣습니다. 주유소도 비상입니다. 지하저장고의 기름을 탱크로리 화물차로 빼내는데 전직원이 동원됩니다. ⊙신용운(주유소 사장): 밑에 거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위에 있는, 장사할 수 있는 양까지는 갖고 있어야죠. 주유소를 아예 운영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기자: 피난행렬은 이어지고 빈집이 늘어나면서 마을은 서서히 적막에 휩싸입니다. 밤을 무사히 넘긴 주민들은 날이 밝으면서 하나둘씩 집을 찾아 꾸렸던 짐을 다시 풉니다. 농민들은 그러나 앞으로 헤쳐나갈 농삿일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최명근(농민): 한 논 열대마지기 들어갔지 1500평 들어갔지 고추, 참깨, 콩, 팥 몽땅 지금 물에 잠겨 있어요. ⊙기자: 긴장 속에서 밤을 지샌 주민들에게는 이제 호수로 변한 논과 밭이 큰 걱정거리로 남았습니다. KBS뉴스 김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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