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삼성전자 직원 잇따라 자살…이유는?
입력 2011.01.17 (09:02)
수정 2011.01.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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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에서 일주일새 직원 두 사람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삼성쪽에 책임이 있다면서 장례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정수영 기자, 다른 곳도 아니고 삼성전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 보니 사회적 관심을 끌수 밖에 없는 건데요.
자살 이유는 뭔가요?
<답변>
두 직원 모두 유서를 남기지 않아 정확히 알 길은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유족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과중한 업무 부담이 고인을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합니다.
삼성 측이 자살 예방에 소홀했다고도 비난합니다.
삼성 측은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한다면서도 자칫 책임을 추궁당할까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본인 뜻대로 부서도 옮겨줬고, 자살 시도도 안전요원들이 한 차례 막았다고 해명합니다.
<리포트>
유가족들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오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이모 : “아유 젊은 그 어린 불쌍한 애기 같은 애, 애기... 아유 증말 이런 줄 알았으면 내가 아유...”
올해 나이 스물여섯.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성품이 착하고 밝던 아들이 이제 영정 사진으로만 남았습니다.
가족들은 고인의 생전 괴로움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층 슬픔이 북받칩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그 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부모들이 묵살시켜 버렸죠.”
충남 아산 삼성전자 LCD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김주현 씨가 기숙사 옥상에서 뛰어내린 건 지난 11일 이른 아침.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으로 2개월 간 병가를 내고 쉬다가 기숙사로 복귀한 첫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 59분, 김 씨는 가족들에게 “힘내시고 죄송합니다”란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후 새벽 6시 쯤 건물 13층 옥상 난간에 올라가려던 김 씨를 안전요원이 발견해 방으로 돌려보냈는데요.
하지만 홀로 남겨진 김 씨는 40분쯤 뒤 끝내 옥상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나중에 계속 전화를 하니까 구급요원이라고 하면서 애가 추락을 해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고...”
그런데, 이보다 일주일 전인 지난 3일에는 같은 기숙사에서 여직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2008년 입사한 스물 네 살의 박 모양.
지난해 3월 기숙사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한 뒤 동료들과 관계가 안 좋아져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데요.
병가 처리를 내고 6개월간 휴직 중 복귀 신청을 하러 갔다가 투신자살했습니다.
<녹취> 故 박 모양 지인 : “삼성은 병가를 내게 되면 의사 소견서하고 회사 내에 부속 의원에 의사가 한 분 있어요. 그분하고 이야기가 잘 돼서 그 분이 오케이를 해줘야지만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6개월 휴직처리가 된 그 와중에 1월 달에 자살을 하게 됐다고...”
김 씨 유가족들은 일주일 전에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측이 자살 예방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특히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을 발견하고도 홀로 남겨둔 것은 무책임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누나 : “혼자 두지 말고 저희한테 알리든가 그런 식으로 좀 주현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해줬어야 되는데 그냥 무방비 상태로 방치를 해둔 거니까...”
삼성 측은 안전요원들이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한 사실을 기숙사 동장에게 알리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 김 씨를 혼자 내버려두려던 것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그렇다면 김 씨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유가족들은 김 씨가 생전에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유족들은 김 씨가 입사 이후 교육받을 때 메모를 남긴 노트를 그 근거로 들었는데요.
“죽기 살기” “1년은 나 죽었다” 등 업무 부담이 과중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녹취> 故 김주현 친구 : “시스템은 3교대 시스템인데 막상 가보니까 아침에 가서 저녁 늦게 끝나고 라인이 바쁘다보니까요 뭐 밥 먹으면서 전화호출 들어오면 다시 (일하러) 들어간다고...”
피부병 등으로 생산 라인 근무에 적응하지 못해 부서를 새로 배치 받았지만 오히려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불면증, 스트레스... 서너 가지. 먹고 싶지도 않고 그런 증세가 뭐냐고 했더니 우울증이라는 거예요. (의사 말이) 최소한 2개월 정도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결과가 나올 겁니다.”
삼성측은 다른 부서로 옮긴 것은 고인이 피부병을 호소해 부서 이동을 요청했기 때문이라면서 직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가족 분들께 새삼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요. 회사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들 또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사건 발생 후 삼성측이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분개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상의도 없이 장례날짜와 장례식장을 잡아 놓는가 하면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지도 않고 대뜸 모텔로 데려가 보상금 얘기부터 꺼냈다는데요.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조용하게 만나보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택했습니다. 그러더라고. 김주현이 1년 연봉을 2,760만원을 받았대요. 거기다가 1년 치 퇴직금, 거기에 플러스 회사의 위로금 이걸로 (보상금을)하고 있다. 모텔에서 24시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연락을 좀 빨리 좀 해주십시오.”
그러나 삼성 측은 말을 아꼈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 “그건 제가 다시 한 번 확인해볼게요.”
마지막으로 본 아들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 아버지.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천안에 가는 날 새벽에) 잠이 안 와... 아빠... 천안가기 싫어... 가기 싫어 가기 싫어하더라고요.”
유가족들은 삼성 측 최고 경영자가 유족들에게 사과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경찰에 삼성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일주일 사이로 발생한 잇단 자살, 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진실을 제대로 밝혀냄으로써 또 다른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에서 일주일새 직원 두 사람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삼성쪽에 책임이 있다면서 장례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정수영 기자, 다른 곳도 아니고 삼성전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 보니 사회적 관심을 끌수 밖에 없는 건데요.
자살 이유는 뭔가요?
<답변>
두 직원 모두 유서를 남기지 않아 정확히 알 길은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유족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과중한 업무 부담이 고인을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합니다.
삼성 측이 자살 예방에 소홀했다고도 비난합니다.
삼성 측은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한다면서도 자칫 책임을 추궁당할까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본인 뜻대로 부서도 옮겨줬고, 자살 시도도 안전요원들이 한 차례 막았다고 해명합니다.
<리포트>
유가족들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오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이모 : “아유 젊은 그 어린 불쌍한 애기 같은 애, 애기... 아유 증말 이런 줄 알았으면 내가 아유...”
올해 나이 스물여섯.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성품이 착하고 밝던 아들이 이제 영정 사진으로만 남았습니다.
가족들은 고인의 생전 괴로움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층 슬픔이 북받칩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그 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부모들이 묵살시켜 버렸죠.”
충남 아산 삼성전자 LCD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김주현 씨가 기숙사 옥상에서 뛰어내린 건 지난 11일 이른 아침.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으로 2개월 간 병가를 내고 쉬다가 기숙사로 복귀한 첫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 59분, 김 씨는 가족들에게 “힘내시고 죄송합니다”란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후 새벽 6시 쯤 건물 13층 옥상 난간에 올라가려던 김 씨를 안전요원이 발견해 방으로 돌려보냈는데요.
하지만 홀로 남겨진 김 씨는 40분쯤 뒤 끝내 옥상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나중에 계속 전화를 하니까 구급요원이라고 하면서 애가 추락을 해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고...”
그런데, 이보다 일주일 전인 지난 3일에는 같은 기숙사에서 여직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2008년 입사한 스물 네 살의 박 모양.
지난해 3월 기숙사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한 뒤 동료들과 관계가 안 좋아져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데요.
병가 처리를 내고 6개월간 휴직 중 복귀 신청을 하러 갔다가 투신자살했습니다.
<녹취> 故 박 모양 지인 : “삼성은 병가를 내게 되면 의사 소견서하고 회사 내에 부속 의원에 의사가 한 분 있어요. 그분하고 이야기가 잘 돼서 그 분이 오케이를 해줘야지만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6개월 휴직처리가 된 그 와중에 1월 달에 자살을 하게 됐다고...”
김 씨 유가족들은 일주일 전에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측이 자살 예방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특히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을 발견하고도 홀로 남겨둔 것은 무책임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누나 : “혼자 두지 말고 저희한테 알리든가 그런 식으로 좀 주현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해줬어야 되는데 그냥 무방비 상태로 방치를 해둔 거니까...”
삼성 측은 안전요원들이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한 사실을 기숙사 동장에게 알리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 김 씨를 혼자 내버려두려던 것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그렇다면 김 씨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유가족들은 김 씨가 생전에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유족들은 김 씨가 입사 이후 교육받을 때 메모를 남긴 노트를 그 근거로 들었는데요.
“죽기 살기” “1년은 나 죽었다” 등 업무 부담이 과중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녹취> 故 김주현 친구 : “시스템은 3교대 시스템인데 막상 가보니까 아침에 가서 저녁 늦게 끝나고 라인이 바쁘다보니까요 뭐 밥 먹으면서 전화호출 들어오면 다시 (일하러) 들어간다고...”
피부병 등으로 생산 라인 근무에 적응하지 못해 부서를 새로 배치 받았지만 오히려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불면증, 스트레스... 서너 가지. 먹고 싶지도 않고 그런 증세가 뭐냐고 했더니 우울증이라는 거예요. (의사 말이) 최소한 2개월 정도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결과가 나올 겁니다.”
삼성측은 다른 부서로 옮긴 것은 고인이 피부병을 호소해 부서 이동을 요청했기 때문이라면서 직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가족 분들께 새삼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요. 회사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들 또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사건 발생 후 삼성측이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분개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상의도 없이 장례날짜와 장례식장을 잡아 놓는가 하면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지도 않고 대뜸 모텔로 데려가 보상금 얘기부터 꺼냈다는데요.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조용하게 만나보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택했습니다. 그러더라고. 김주현이 1년 연봉을 2,760만원을 받았대요. 거기다가 1년 치 퇴직금, 거기에 플러스 회사의 위로금 이걸로 (보상금을)하고 있다. 모텔에서 24시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연락을 좀 빨리 좀 해주십시오.”
그러나 삼성 측은 말을 아꼈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 “그건 제가 다시 한 번 확인해볼게요.”
마지막으로 본 아들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 아버지.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천안에 가는 날 새벽에) 잠이 안 와... 아빠... 천안가기 싫어... 가기 싫어 가기 싫어하더라고요.”
유가족들은 삼성 측 최고 경영자가 유족들에게 사과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경찰에 삼성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일주일 사이로 발생한 잇단 자살, 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진실을 제대로 밝혀냄으로써 또 다른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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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삼성전자 직원 잇따라 자살…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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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01-17 09:02:03
- 수정2011-01-17 10:14:36
<앵커 멘트>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에서 일주일새 직원 두 사람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삼성쪽에 책임이 있다면서 장례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정수영 기자, 다른 곳도 아니고 삼성전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 보니 사회적 관심을 끌수 밖에 없는 건데요.
자살 이유는 뭔가요?
<답변>
두 직원 모두 유서를 남기지 않아 정확히 알 길은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유족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과중한 업무 부담이 고인을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합니다.
삼성 측이 자살 예방에 소홀했다고도 비난합니다.
삼성 측은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한다면서도 자칫 책임을 추궁당할까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본인 뜻대로 부서도 옮겨줬고, 자살 시도도 안전요원들이 한 차례 막았다고 해명합니다.
<리포트>
유가족들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오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이모 : “아유 젊은 그 어린 불쌍한 애기 같은 애, 애기... 아유 증말 이런 줄 알았으면 내가 아유...”
올해 나이 스물여섯.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성품이 착하고 밝던 아들이 이제 영정 사진으로만 남았습니다.
가족들은 고인의 생전 괴로움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층 슬픔이 북받칩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그 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부모들이 묵살시켜 버렸죠.”
충남 아산 삼성전자 LCD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김주현 씨가 기숙사 옥상에서 뛰어내린 건 지난 11일 이른 아침.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으로 2개월 간 병가를 내고 쉬다가 기숙사로 복귀한 첫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 59분, 김 씨는 가족들에게 “힘내시고 죄송합니다”란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후 새벽 6시 쯤 건물 13층 옥상 난간에 올라가려던 김 씨를 안전요원이 발견해 방으로 돌려보냈는데요.
하지만 홀로 남겨진 김 씨는 40분쯤 뒤 끝내 옥상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나중에 계속 전화를 하니까 구급요원이라고 하면서 애가 추락을 해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고...”
그런데, 이보다 일주일 전인 지난 3일에는 같은 기숙사에서 여직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2008년 입사한 스물 네 살의 박 모양.
지난해 3월 기숙사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한 뒤 동료들과 관계가 안 좋아져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데요.
병가 처리를 내고 6개월간 휴직 중 복귀 신청을 하러 갔다가 투신자살했습니다.
<녹취> 故 박 모양 지인 : “삼성은 병가를 내게 되면 의사 소견서하고 회사 내에 부속 의원에 의사가 한 분 있어요. 그분하고 이야기가 잘 돼서 그 분이 오케이를 해줘야지만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6개월 휴직처리가 된 그 와중에 1월 달에 자살을 하게 됐다고...”
김 씨 유가족들은 일주일 전에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측이 자살 예방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특히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을 발견하고도 홀로 남겨둔 것은 무책임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누나 : “혼자 두지 말고 저희한테 알리든가 그런 식으로 좀 주현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해줬어야 되는데 그냥 무방비 상태로 방치를 해둔 거니까...”
삼성 측은 안전요원들이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한 사실을 기숙사 동장에게 알리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 김 씨를 혼자 내버려두려던 것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그렇다면 김 씨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유가족들은 김 씨가 생전에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유족들은 김 씨가 입사 이후 교육받을 때 메모를 남긴 노트를 그 근거로 들었는데요.
“죽기 살기” “1년은 나 죽었다” 등 업무 부담이 과중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녹취> 故 김주현 친구 : “시스템은 3교대 시스템인데 막상 가보니까 아침에 가서 저녁 늦게 끝나고 라인이 바쁘다보니까요 뭐 밥 먹으면서 전화호출 들어오면 다시 (일하러) 들어간다고...”
피부병 등으로 생산 라인 근무에 적응하지 못해 부서를 새로 배치 받았지만 오히려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불면증, 스트레스... 서너 가지. 먹고 싶지도 않고 그런 증세가 뭐냐고 했더니 우울증이라는 거예요. (의사 말이) 최소한 2개월 정도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결과가 나올 겁니다.”
삼성측은 다른 부서로 옮긴 것은 고인이 피부병을 호소해 부서 이동을 요청했기 때문이라면서 직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가족 분들께 새삼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요. 회사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들 또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사건 발생 후 삼성측이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분개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상의도 없이 장례날짜와 장례식장을 잡아 놓는가 하면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지도 않고 대뜸 모텔로 데려가 보상금 얘기부터 꺼냈다는데요.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조용하게 만나보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택했습니다. 그러더라고. 김주현이 1년 연봉을 2,760만원을 받았대요. 거기다가 1년 치 퇴직금, 거기에 플러스 회사의 위로금 이걸로 (보상금을)하고 있다. 모텔에서 24시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연락을 좀 빨리 좀 해주십시오.”
그러나 삼성 측은 말을 아꼈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관계자 : “그건 제가 다시 한 번 확인해볼게요.”
마지막으로 본 아들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 아버지.
<인터뷰> 故 김주현 아버지 : “(천안에 가는 날 새벽에) 잠이 안 와... 아빠... 천안가기 싫어... 가기 싫어 가기 싫어하더라고요.”
유가족들은 삼성 측 최고 경영자가 유족들에게 사과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경찰에 삼성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일주일 사이로 발생한 잇단 자살, 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진실을 제대로 밝혀냄으로써 또 다른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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