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구제역 침출수로 지하수 오염

<앵커 멘트>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로 인해 주변 지하수가 오염됐다고 경기도 이천시가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상수도원과 인접한 다른 매몰지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두 달 전에 구제역 때문에 돼지 9천여 마리가 묻힌 곳입니다.

돼지가 매몰된 뒤 주변 농가의 지하수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습니다.

<인터뷰>이희웅(농민) : "우리가 이 물을 갖고 먹었거든요, 매립하고 일주일 후부터 냄새가 나기 시작해 가지고 모터 물을 딱 트니까 냄새가 모터에서 확 올라오는 거예요."

경기도 이천시가 이 지역 지하수를 연구기관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가축 사체로부터 나온 단백질 등의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또 건강에 유해한 암모니아성 질소가 기준치보다 최고 15배나 나와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오염 정도가 가장 심한 이 시설 농가는 매몰지에서 불과 5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매몰지에서 가까울수록 오염 정도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김상원(이천시 축산임업과장) : "(침출수가) 분출되는 게 배수로를 따라나와 가지고 일부 토양에 침투가 돼서 지하수가 오염되는 걸로 판단을 해서…"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처음으로 확인된 만큼 특히 상수도원과 인접한 매몰지는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원일(창조한국당 국회의원) : "(매몰지가) 상수도와 연접돼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상수도원 2차 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에 철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이천시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해 아직 지하수 오염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