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도 넘은 ‘중독’…심야 게임 차단 시도
입력 2011.04.28 (22:06)
수정 2011.04.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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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애지 중지 공 들이면 캐릭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얼마전 한 부부가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했는데, 바로 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거였습니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박석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22살 아들.
<녹취> "내가 운이 없어서 너 같은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친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15살 손자.
<녹취> "둔기로 때리고 쓰러져서 피나고 그래서 욕실로 옮겨놓고..."
2살 난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27살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게임 중독에 빠져,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가족을 해친 사례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피씨방을 가득 메운 청소년들.
총과 칼로 상대를 공격하며 유혈이 낭자한 게임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녹취> "이런 느낌은 별로 잔인한 것 같지 않아요."
<녹취> "(제일 오래한 게 몇 시간쯤 해봤어요?) 12시간이요. 재미있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죠."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살인 식의 잔인한 게임까지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간사) :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으로 아이들이 옮겨간다는..."
이런 게임을 즐기는 초등학생들은 사람을 살해하는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심지어 게임을 못 하게 말리는 부모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적대감까지 드러냅니다.
이런 그림은 때로 현실이 됐고, 그때마다 게임 규제에 대한 논란도 계속돼왔습니다.
<앵커 멘트>
이쯤되면 ’마약’못지 않게 위험하단 생각마저 드는데요.
조정인 기자! 그냥 기분 전환 하는 정도가 아니라 현실인지 가상세곈지, 분간이 안 되는 게임 방식 자체도 문제지 않습니까?
<답변>
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인터넷 게임 속의 가상 세계입니다.
여기 보시는 게 바로 게임 속 캐릭터인데요.
옷과 무기 같은 아이템을 사거나 획득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됩니다.
게임 속에서는 대장이 되거나 사람들을 모아 연대할 수도 있는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게 돼 그만큼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년의 43%는 이런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전체 청소년 가운데 12.4%가 게임 중독 증상을 보였고, 3.1%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절반 가까운 청소년이 부모에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가정에서의 지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을 제한하는 셧다운 제도 도입을 검토합니다.
<리포트>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인터넷 PC 게임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마법이 풀리듯 게임이 차단된다고 해 일명 ’신데렐라 법’으로도 불립니다.
<인터뷰> 김성벽(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 : "규제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것"
매년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 전 법 도입에 합의는 했지만 적용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여성부는 19세 미만, 모든 네트워크 게임을 대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게임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문화부는 14세 미만, 휴대전화 게임은 3년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기정(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 "아직까지 기기의 특성상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을 원활하게 연동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시기상조입니다.)"
결국, 한발씩 양보하면서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휴대전화 게임은 2년 뒤에 재논의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일부에서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반쪽짜리 법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네.하지만 요즘 휴대전화는 너도 나도 쓰기 때문에 이게 빠진다면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변>
네, 최근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휴대전화 게임도 크게 성장하는 추셉니다.
지난 1월 말 기준 스마트폰은 천만 명, 청소년은 7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모바일 게임도 25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휴대전화 게임산업이 성장하면서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게임 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녹취> 정재환(17살 학생) : "게임을 하려는 애들은 어떻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하게 되어 있고 밤시간에만 게임을 하는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심야시간에 게임을 포함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청소년은 6%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이나 해외 게임 사이트에 대한 규제는 전무해 형평성은 물론 실효성마저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이병찬(변호사) : "국내 게임업체 대신 외국사이트에 들어가 게임을 하는 효과가 생기죠."
청소년들이 성인 주민번호를 도용해 접속할수 있지만 이를 막을 장치도 없는 등 인증 제도 자체도 허술합니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게임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녹취> 김종득(게임 개발자) : "자부심을 갖고 종사했는데 게임산업이 마약아라고 치부할 정도로 악행으로 보는게..."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 예방의 첫발을 떼긴 했지만 취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숩니다.
따라서 학부모와 자녀가 게임 이용 규칙을 정하는 등 보다 자율적인 해법이 병행돼야 셧다운제가 그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애지 중지 공 들이면 캐릭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얼마전 한 부부가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했는데, 바로 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거였습니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박석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22살 아들.
<녹취> "내가 운이 없어서 너 같은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친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15살 손자.
<녹취> "둔기로 때리고 쓰러져서 피나고 그래서 욕실로 옮겨놓고..."
2살 난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27살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게임 중독에 빠져,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가족을 해친 사례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피씨방을 가득 메운 청소년들.
총과 칼로 상대를 공격하며 유혈이 낭자한 게임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녹취> "이런 느낌은 별로 잔인한 것 같지 않아요."
<녹취> "(제일 오래한 게 몇 시간쯤 해봤어요?) 12시간이요. 재미있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죠."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살인 식의 잔인한 게임까지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간사) :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으로 아이들이 옮겨간다는..."
이런 게임을 즐기는 초등학생들은 사람을 살해하는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심지어 게임을 못 하게 말리는 부모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적대감까지 드러냅니다.
이런 그림은 때로 현실이 됐고, 그때마다 게임 규제에 대한 논란도 계속돼왔습니다.
<앵커 멘트>
이쯤되면 ’마약’못지 않게 위험하단 생각마저 드는데요.
조정인 기자! 그냥 기분 전환 하는 정도가 아니라 현실인지 가상세곈지, 분간이 안 되는 게임 방식 자체도 문제지 않습니까?
<답변>
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인터넷 게임 속의 가상 세계입니다.
여기 보시는 게 바로 게임 속 캐릭터인데요.
옷과 무기 같은 아이템을 사거나 획득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됩니다.
게임 속에서는 대장이 되거나 사람들을 모아 연대할 수도 있는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게 돼 그만큼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년의 43%는 이런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전체 청소년 가운데 12.4%가 게임 중독 증상을 보였고, 3.1%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절반 가까운 청소년이 부모에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가정에서의 지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을 제한하는 셧다운 제도 도입을 검토합니다.
<리포트>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인터넷 PC 게임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마법이 풀리듯 게임이 차단된다고 해 일명 ’신데렐라 법’으로도 불립니다.
<인터뷰> 김성벽(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 : "규제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것"
매년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 전 법 도입에 합의는 했지만 적용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여성부는 19세 미만, 모든 네트워크 게임을 대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게임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문화부는 14세 미만, 휴대전화 게임은 3년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기정(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 "아직까지 기기의 특성상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을 원활하게 연동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시기상조입니다.)"
결국, 한발씩 양보하면서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휴대전화 게임은 2년 뒤에 재논의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일부에서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반쪽짜리 법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네.하지만 요즘 휴대전화는 너도 나도 쓰기 때문에 이게 빠진다면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변>
네, 최근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휴대전화 게임도 크게 성장하는 추셉니다.
지난 1월 말 기준 스마트폰은 천만 명, 청소년은 7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모바일 게임도 25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휴대전화 게임산업이 성장하면서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게임 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녹취> 정재환(17살 학생) : "게임을 하려는 애들은 어떻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하게 되어 있고 밤시간에만 게임을 하는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심야시간에 게임을 포함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청소년은 6%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이나 해외 게임 사이트에 대한 규제는 전무해 형평성은 물론 실효성마저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이병찬(변호사) : "국내 게임업체 대신 외국사이트에 들어가 게임을 하는 효과가 생기죠."
청소년들이 성인 주민번호를 도용해 접속할수 있지만 이를 막을 장치도 없는 등 인증 제도 자체도 허술합니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게임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녹취> 김종득(게임 개발자) : "자부심을 갖고 종사했는데 게임산업이 마약아라고 치부할 정도로 악행으로 보는게..."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 예방의 첫발을 떼긴 했지만 취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숩니다.
따라서 학부모와 자녀가 게임 이용 규칙을 정하는 등 보다 자율적인 해법이 병행돼야 셧다운제가 그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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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04-28 22:06:20
- 수정2011-04-28 22:16:57
<앵커 멘트>
애지 중지 공 들이면 캐릭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얼마전 한 부부가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했는데, 바로 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거였습니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박석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22살 아들.
<녹취> "내가 운이 없어서 너 같은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친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15살 손자.
<녹취> "둔기로 때리고 쓰러져서 피나고 그래서 욕실로 옮겨놓고..."
2살 난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27살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게임 중독에 빠져,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가족을 해친 사례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피씨방을 가득 메운 청소년들.
총과 칼로 상대를 공격하며 유혈이 낭자한 게임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녹취> "이런 느낌은 별로 잔인한 것 같지 않아요."
<녹취> "(제일 오래한 게 몇 시간쯤 해봤어요?) 12시간이요. 재미있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죠."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살인 식의 잔인한 게임까지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간사) :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으로 아이들이 옮겨간다는..."
이런 게임을 즐기는 초등학생들은 사람을 살해하는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심지어 게임을 못 하게 말리는 부모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적대감까지 드러냅니다.
이런 그림은 때로 현실이 됐고, 그때마다 게임 규제에 대한 논란도 계속돼왔습니다.
<앵커 멘트>
이쯤되면 ’마약’못지 않게 위험하단 생각마저 드는데요.
조정인 기자! 그냥 기분 전환 하는 정도가 아니라 현실인지 가상세곈지, 분간이 안 되는 게임 방식 자체도 문제지 않습니까?
<답변>
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인터넷 게임 속의 가상 세계입니다.
여기 보시는 게 바로 게임 속 캐릭터인데요.
옷과 무기 같은 아이템을 사거나 획득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됩니다.
게임 속에서는 대장이 되거나 사람들을 모아 연대할 수도 있는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게 돼 그만큼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년의 43%는 이런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전체 청소년 가운데 12.4%가 게임 중독 증상을 보였고, 3.1%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절반 가까운 청소년이 부모에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가정에서의 지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을 제한하는 셧다운 제도 도입을 검토합니다.
<리포트>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인터넷 PC 게임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마법이 풀리듯 게임이 차단된다고 해 일명 ’신데렐라 법’으로도 불립니다.
<인터뷰> 김성벽(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 : "규제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것"
매년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 전 법 도입에 합의는 했지만 적용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여성부는 19세 미만, 모든 네트워크 게임을 대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게임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문화부는 14세 미만, 휴대전화 게임은 3년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기정(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 "아직까지 기기의 특성상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을 원활하게 연동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시기상조입니다.)"
결국, 한발씩 양보하면서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휴대전화 게임은 2년 뒤에 재논의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일부에서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반쪽짜리 법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네.하지만 요즘 휴대전화는 너도 나도 쓰기 때문에 이게 빠진다면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변>
네, 최근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휴대전화 게임도 크게 성장하는 추셉니다.
지난 1월 말 기준 스마트폰은 천만 명, 청소년은 7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모바일 게임도 25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휴대전화 게임산업이 성장하면서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게임 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녹취> 정재환(17살 학생) : "게임을 하려는 애들은 어떻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하게 되어 있고 밤시간에만 게임을 하는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심야시간에 게임을 포함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청소년은 6%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이나 해외 게임 사이트에 대한 규제는 전무해 형평성은 물론 실효성마저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이병찬(변호사) : "국내 게임업체 대신 외국사이트에 들어가 게임을 하는 효과가 생기죠."
청소년들이 성인 주민번호를 도용해 접속할수 있지만 이를 막을 장치도 없는 등 인증 제도 자체도 허술합니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게임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녹취> 김종득(게임 개발자) : "자부심을 갖고 종사했는데 게임산업이 마약아라고 치부할 정도로 악행으로 보는게..."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 예방의 첫발을 떼긴 했지만 취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숩니다.
따라서 학부모와 자녀가 게임 이용 규칙을 정하는 등 보다 자율적인 해법이 병행돼야 셧다운제가 그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애지 중지 공 들이면 캐릭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얼마전 한 부부가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했는데, 바로 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거였습니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박석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22살 아들.
<녹취> "내가 운이 없어서 너 같은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친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15살 손자.
<녹취> "둔기로 때리고 쓰러져서 피나고 그래서 욕실로 옮겨놓고..."
2살 난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27살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게임 중독에 빠져, 게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가족을 해친 사례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피씨방을 가득 메운 청소년들.
총과 칼로 상대를 공격하며 유혈이 낭자한 게임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녹취> "이런 느낌은 별로 잔인한 것 같지 않아요."
<녹취> "(제일 오래한 게 몇 시간쯤 해봤어요?) 12시간이요. 재미있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죠."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살인 식의 잔인한 게임까지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간사) :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으로 아이들이 옮겨간다는..."
이런 게임을 즐기는 초등학생들은 사람을 살해하는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심지어 게임을 못 하게 말리는 부모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적대감까지 드러냅니다.
이런 그림은 때로 현실이 됐고, 그때마다 게임 규제에 대한 논란도 계속돼왔습니다.
<앵커 멘트>
이쯤되면 ’마약’못지 않게 위험하단 생각마저 드는데요.
조정인 기자! 그냥 기분 전환 하는 정도가 아니라 현실인지 가상세곈지, 분간이 안 되는 게임 방식 자체도 문제지 않습니까?
<답변>
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인터넷 게임 속의 가상 세계입니다.
여기 보시는 게 바로 게임 속 캐릭터인데요.
옷과 무기 같은 아이템을 사거나 획득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됩니다.
게임 속에서는 대장이 되거나 사람들을 모아 연대할 수도 있는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게 돼 그만큼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년의 43%는 이런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전체 청소년 가운데 12.4%가 게임 중독 증상을 보였고, 3.1%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절반 가까운 청소년이 부모에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가정에서의 지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을 제한하는 셧다운 제도 도입을 검토합니다.
<리포트>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인터넷 PC 게임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마법이 풀리듯 게임이 차단된다고 해 일명 ’신데렐라 법’으로도 불립니다.
<인터뷰> 김성벽(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 : "규제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것"
매년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 전 법 도입에 합의는 했지만 적용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여성부는 19세 미만, 모든 네트워크 게임을 대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게임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문화부는 14세 미만, 휴대전화 게임은 3년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기정(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 "아직까지 기기의 특성상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을 원활하게 연동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시기상조입니다.)"
결국, 한발씩 양보하면서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휴대전화 게임은 2년 뒤에 재논의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일부에서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반쪽짜리 법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네.하지만 요즘 휴대전화는 너도 나도 쓰기 때문에 이게 빠진다면 실효성이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변>
네, 최근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휴대전화 게임도 크게 성장하는 추셉니다.
지난 1월 말 기준 스마트폰은 천만 명, 청소년은 70만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모바일 게임도 25배나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휴대전화 게임산업이 성장하면서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게임 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녹취> 정재환(17살 학생) : "게임을 하려는 애들은 어떻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하게 되어 있고 밤시간에만 게임을 하는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심야시간에 게임을 포함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청소년은 6%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이나 해외 게임 사이트에 대한 규제는 전무해 형평성은 물론 실효성마저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이병찬(변호사) : "국내 게임업체 대신 외국사이트에 들어가 게임을 하는 효과가 생기죠."
청소년들이 성인 주민번호를 도용해 접속할수 있지만 이를 막을 장치도 없는 등 인증 제도 자체도 허술합니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게임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녹취> 김종득(게임 개발자) : "자부심을 갖고 종사했는데 게임산업이 마약아라고 치부할 정도로 악행으로 보는게..."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 예방의 첫발을 떼긴 했지만 취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숩니다.
따라서 학부모와 자녀가 게임 이용 규칙을 정하는 등 보다 자율적인 해법이 병행돼야 셧다운제가 그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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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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