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은퇴 무방비”…임금피크제가 대안?

입력 2011.05.2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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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오는 2018 년 이면 65 살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의 14 % 를 넘는 고령사회가 됩니다.



그런데, 기업체에선 여전히 정년이 55 살로 묶여 있어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5 년 이상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됩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대안이 바로 임금 피크제인데요.



먼저, 은퇴시기로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의 고민을 박석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80년부터 지하철역에서 근무해온 김선수 씨.



30년 세월을 성실히 일했지만,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90년대 후반 IMF 때 단축됐던 정년이 언젠가는 회복되리라 기대했었지만, 이제 그런 희망은 접은 지 오래입니다.



<인터뷰> 김선수(55세/지하철3호선 약수역장) : "결혼을 조금 늦게 해가지고 이제 막내가 고1 짜리가 있다 보니까, 우리 큰 아들은 군대 갔다가 이제 제대를 하게 되는데..."



동년배들의 고민이 거의 같다보니 은퇴가 곧 경제적 위기라는 응답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한참 일할 나이의 숙련된 직원들을 일찍 내보내야 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인터뷰> 이현국(해성산전 대표) : "경력이 많은 분들이 문제점에 대해서 바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이제 직장에 대한 애착도 많고."



하지만, 근속연수대로 임금을 높여주는 임금체계에서는 무조건 정년을 늘릴 수도 없습니다.



결국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베이베붐 세대의 노후는 갈수록 위태롭습니다.



<인터뷰> 최병삼(58세) : "퇴직금 중간 정산해가지고 집을 마련했거든요, 애들 가르치고. 그러다 보니까 퇴직금도 얼마 되지를 않는 거예요."



<녹취> "우리는 일하고 싶다!"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화두입니다.



<앵커 멘트>



예, 이렇게 최근 임금피크제가 부각되고 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에 나가있는 황동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황기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다구요?



<답변>



예, 2003년 국내 처음 도입된 임금피크제는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에는 도입률이 12. 1%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 급증했는데요.



아직도 수요에 비해 도입하는 회사들은 적은 편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3백 50여 명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수용여부를 조사했는데요.



10명중에 6명 정도가 원한다고 밝혔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호응도가 높았습니다.



과반수 이상이 4 년 이상 연장을 원하는데 임금피크제시 수용가능한 임금삭감 정도로는 10 명중 8명이 20% 미만을 꼽았습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들 사례를 김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섭씨 천5백 도에서 쇳물을 녹이는 제강 공장.



30년 경력 엔지니어 최광우 씨의 일터입니다.



대학생 자녀 때문에 정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부터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서 한숨 돌렸습니다.



<인터뷰> 최광우(포스코/55살) : "지금 나이가 어떻게 보면 돈이 많이 들어갈 시깁니다. 경제적인 혜택이 생기니까 굉장히 고맙고..."



이 회사는 정년을 2년 연장하고, 퇴직 이후 2년 재채용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대신 급여는 최대 60%까지 순차적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동희(포스코 노무그룹 부장) : "철강업 특성상 고숙련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정년 연장을 통해서 이를 확보할 수 있고, 해외 사업 확장에도 인력 확보 가능..."



1분기 200명이 신청했는데 모두 현장의 기술직입니다.



관리직은 정년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7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 은행, 개선이냐, 폐지냐를 놓고 노사가 협의중입니다.



회사는 상위 직급이 많아 인력 운용이 어려운 점이, 당사자들은 갑자기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급여가 고민입니다.



<인터뷰> 박병권(국민은행 노조 위원장) : "업무 자체가 지점장들이 경영자 일부분으로 근무하다가 한데서 천대받으면서 일한다는 불만들이 있고..."



도입 단계인 임금피크제, 업종별로 다양한 방식을 연구해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프랑스에서는 일자리때문에 청년들이 시위를 벌였는데, 정년을 연장하면 오히려 젊은이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요.



그 문제는 어떻습니까?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대간 일자리 충돌은 그다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동연구원 분석 결과 보시는 것처럼 청년층과 장년층이 원하는 직종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임금피크제로 청년층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충북 청원군에 있는 한 제약회사의 생산공장입니다.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이 회사는 정년퇴직 대상자 대부분이 정년을 최대 3년 연장하는 임금피크제를 신청했습니다.



회사는 이들의 깎인 월급 20%를 보태 지난해 백여 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신규채용을 늘릴 계획입니다.



<인터뷰>서상훈(유한양행 사업지원본부장) : "임금피크제로 줄어든 임금으로 새로운 시설이나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년연장자에게는 생애설계와 노후설계를 돕는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단순한 정년 연장을 넘어 퇴직자의 삶 전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근로자 개인별, 직장별로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철선(박사/현대경제연구원) : "줄이는 시간만큼 임금을 깎는,고용기간은 늘고, 그렇게 되면 줄이는 시간만큼 은퇴하시는 분들이 다른 전직을 할 수 있는 훈련같은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돼요."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세대간 상생과 일자리 나누기라는 차원에서도 임금피크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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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은퇴 무방비”…임금피크제가 대안?
    • 입력 2011-05-27 22:08:12
    뉴스 9
<앵커 멘트>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오는 2018 년 이면 65 살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의 14 % 를 넘는 고령사회가 됩니다.

그런데, 기업체에선 여전히 정년이 55 살로 묶여 있어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5 년 이상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됩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대안이 바로 임금 피크제인데요.

먼저, 은퇴시기로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의 고민을 박석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80년부터 지하철역에서 근무해온 김선수 씨.

30년 세월을 성실히 일했지만,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90년대 후반 IMF 때 단축됐던 정년이 언젠가는 회복되리라 기대했었지만, 이제 그런 희망은 접은 지 오래입니다.

<인터뷰> 김선수(55세/지하철3호선 약수역장) : "결혼을 조금 늦게 해가지고 이제 막내가 고1 짜리가 있다 보니까, 우리 큰 아들은 군대 갔다가 이제 제대를 하게 되는데..."

동년배들의 고민이 거의 같다보니 은퇴가 곧 경제적 위기라는 응답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한참 일할 나이의 숙련된 직원들을 일찍 내보내야 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인터뷰> 이현국(해성산전 대표) : "경력이 많은 분들이 문제점에 대해서 바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이제 직장에 대한 애착도 많고."

하지만, 근속연수대로 임금을 높여주는 임금체계에서는 무조건 정년을 늘릴 수도 없습니다.

결국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베이베붐 세대의 노후는 갈수록 위태롭습니다.

<인터뷰> 최병삼(58세) : "퇴직금 중간 정산해가지고 집을 마련했거든요, 애들 가르치고. 그러다 보니까 퇴직금도 얼마 되지를 않는 거예요."

<녹취> "우리는 일하고 싶다!"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화두입니다.

<앵커 멘트>

예, 이렇게 최근 임금피크제가 부각되고 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에 나가있는 황동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황기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다구요?

<답변>

예, 2003년 국내 처음 도입된 임금피크제는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에는 도입률이 12. 1%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 급증했는데요.

아직도 수요에 비해 도입하는 회사들은 적은 편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3백 50여 명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수용여부를 조사했는데요.

10명중에 6명 정도가 원한다고 밝혔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호응도가 높았습니다.

과반수 이상이 4 년 이상 연장을 원하는데 임금피크제시 수용가능한 임금삭감 정도로는 10 명중 8명이 20% 미만을 꼽았습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들 사례를 김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섭씨 천5백 도에서 쇳물을 녹이는 제강 공장.

30년 경력 엔지니어 최광우 씨의 일터입니다.

대학생 자녀 때문에 정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부터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서 한숨 돌렸습니다.

<인터뷰> 최광우(포스코/55살) : "지금 나이가 어떻게 보면 돈이 많이 들어갈 시깁니다. 경제적인 혜택이 생기니까 굉장히 고맙고..."

이 회사는 정년을 2년 연장하고, 퇴직 이후 2년 재채용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대신 급여는 최대 60%까지 순차적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동희(포스코 노무그룹 부장) : "철강업 특성상 고숙련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정년 연장을 통해서 이를 확보할 수 있고, 해외 사업 확장에도 인력 확보 가능..."

1분기 200명이 신청했는데 모두 현장의 기술직입니다.

관리직은 정년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7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 은행, 개선이냐, 폐지냐를 놓고 노사가 협의중입니다.

회사는 상위 직급이 많아 인력 운용이 어려운 점이, 당사자들은 갑자기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급여가 고민입니다.

<인터뷰> 박병권(국민은행 노조 위원장) : "업무 자체가 지점장들이 경영자 일부분으로 근무하다가 한데서 천대받으면서 일한다는 불만들이 있고..."

도입 단계인 임금피크제, 업종별로 다양한 방식을 연구해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프랑스에서는 일자리때문에 청년들이 시위를 벌였는데, 정년을 연장하면 오히려 젊은이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요.

그 문제는 어떻습니까?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대간 일자리 충돌은 그다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동연구원 분석 결과 보시는 것처럼 청년층과 장년층이 원하는 직종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임금피크제로 청년층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충북 청원군에 있는 한 제약회사의 생산공장입니다.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이 회사는 정년퇴직 대상자 대부분이 정년을 최대 3년 연장하는 임금피크제를 신청했습니다.

회사는 이들의 깎인 월급 20%를 보태 지난해 백여 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신규채용을 늘릴 계획입니다.

<인터뷰>서상훈(유한양행 사업지원본부장) : "임금피크제로 줄어든 임금으로 새로운 시설이나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년연장자에게는 생애설계와 노후설계를 돕는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단순한 정년 연장을 넘어 퇴직자의 삶 전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근로자 개인별, 직장별로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철선(박사/현대경제연구원) : "줄이는 시간만큼 임금을 깎는,고용기간은 늘고, 그렇게 되면 줄이는 시간만큼 은퇴하시는 분들이 다른 전직을 할 수 있는 훈련같은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돼요."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세대간 상생과 일자리 나누기라는 차원에서도 임금피크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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