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이슈등록금, 해법을 찾는다
정치에 갇힌 ‘반값 등록금’
입력 2011.06.11 (08:14) 수정 2011.06.11 (15:07) 미디어 인사이드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이른바 '반값 등록금'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학생들은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며 연일 촛불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책을 내놓았던 정치권은 부라부랴 해법 찾기에 나섰는데요.

언론은 어떤 관점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을까요?

반값 등록금을 둘러싼 언론보도의 문제점 이승준 기자와 짚어봅니다.

<질문>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이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상황인데 우선 정치인들이 제시한 '반값 등록금'이 무엇을 말하는지 좀 설명해주시죠?

<답변>

'반값 등록금' 이라는 말은 최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제안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핵심은 현재 등록금 수준이 과도하게 높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따른 장학금 차등 지급을 통해 학생들의 부담을 낮춰주자는 데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황우여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는 대학등록금을 최소 반값으로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황우여 :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중산층이 부담하는데 어렵다는데 인식같이 하고, 과정을 통해 토론하자고 제안한다."

현재 한나라당이 내놓은 '반값 등록금'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50% 학생들로, 구간별로 전체 등록금의 20에서 90%까지 차등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조원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감세를 철회할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등록금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평균 등록금은 국립대가 1년에 470만원, 사립대가 850만원으로 OECD 17개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0여 동안 국립대 등록금은 93%, 사립대 등록금은 68%가 올라,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2-3배 정도나 높습니다.

하지만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은 GDP의 0.6% 수준으로 OECD국가 평균 1%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4년 사이 8배나 늘어 3만명을 넘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등록금 관련 TF에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다음주 중 공청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질문>

사실 '반값 등록금' 문제가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반값 등록금은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 당시부터 비슷한 취지의 정책을 내놓은 적이 있구요.

올해 초 복지논란이 한창일 때 민주당이 내세운 정책이기도 합니다.

<질문>

언론이 반값 등록금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궁금한데요. 올해 초와 지금 언론보도 비교해봤죠?

<답변>

그렇습니다.

주로 보수적 성향의 언론들은 올해 초 민주당이 이 정책을 내놨을 당시엔 포퓰리즘, 그러니까 현실성 없는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폄하했습니다.

지난달 같은 사안을 한나라당이 제기하자 실현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하는 등 정책 대안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1월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을 비롯한 무상복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 전병헌(민주당 정책위의장) : "보편적 복지는 곧 일자리이고 성장입니다."

한나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습니다.

<녹취>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최고위) :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혈세 퍼주기식 무상 시리즈는 복지 위장한 표만 얻고 보자는..."

이튿날 보수 성향의 언론들 역시 민주당의 계획에 일제히 비판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주로 재원 마련의 비현실성을 강조하며,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이른바 '표퓰리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일보(2011.1.14 1면) : "야 내부에서도 "그 돈 다 어떻게...현실성 없다" 반발"

<녹취> 동아(1.10 사설) :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까지 공약으로 추가할 움직임이다. 세금 올려 펑펑 나눠주고 국민이 과잉 복지에 기대 근로의욕이 떨어지는 나라는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

또 '세금폭탄',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쓰며, '반값 등록금' 등 무상복지의 최대 피해자가 중산층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2011.1.17 사설) : "재원은 구체적이지 않아도 공짜라는 선거 프레임만 선점하면 된다는 식이다. 민주당의 무책임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국민은 중산층과 서민이다. 세금 재정적자 그리고 공짜 복지가 커지면 월급쟁이 자식들의 부담만 늘어난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비판적 입장은 지난달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제안한 직후까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보수언론은 황 원내대표의 반값 등록금 정책을 "야당 정책 배끼기"라며 비난했습니다.

또 이 정책이 정부와 여당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황 원내대표 개인의 생각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녹취> 조선(2011.5.24 03면) : "당장 이날 열린 당정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 정책위원장은 반값 등록금은 황 원내대표가 아이디어 차원으로 던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3-4일이 지난 뒤부터는 비판의 강도가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녹취> 중앙일보(2011.5.24 34면) : "여당이 대학 등록금 인하 정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정치권이 등록금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이번 달로 접어들면서 보수 언론들은 등록금이 가파르게 오른 원인을 분석하는가 하면 대학이 엄청난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다며 적립금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심층보도도 잇따라 내놨습니다.

<녹취> 중앙(2011 6.7 1면) : "작년 100개 대학, 학생 위해 안 쓰고 적립금으로...등록금 평균 81만원 깎을 수 있는 돈."

불과 일주일 전 반값 등록금을 포퓰리즘으로 비난하던 조선일보는 이번 주초부터는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실었습니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고 '포퓰리즘' 이라는 단어는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실제로 미디어비평이 등록금 관련 보도 가운데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기사를 분석한 결과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추진을 공식화 한 후에 그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거의 비슷한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서 어떤 경우는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어떤 경우는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언론의 이같은 태도변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답변>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만 언론이 반값 등록금을 민생현안이라는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 구상을 밝힌 직후 한나라당내 친이계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비판적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인터뷰> 원희목(한나라당 의원) : "반값 등록금이라는 용어도 그렇고 의사결정과정도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인기영합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의 이같은 불협화음은 지난달 말이 되면서 잦아들었습니다.

청와대 역시, 당청간 조율이 없었다던 당초 입장을 바꿔 지난달 29일부터는 수석비서관 등이 모여 대학생 학비 지원 방안을 논의하며 화답했습니다.

이같은 여권 차원의 입장 변화 시점은 보수신문의 논조가 바뀐 시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30일, 조선일보는 지난 3일 '반값 등록금'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80%의 지지를 확인한 것도 이때쯤입니다.

이를 놓고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여당이 제시한 '반값 등록금' 정책이 촛불집회 등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보수 성향의 언론 역시 정책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논조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 주창윤(서울여대 교수) : "언론들이 반값등록금을 정치적인 입장에서 바라봤거든요. 이 정책은 민주당의 정책이다 아니면 한나라당의 정책이다. 그러나 보니 민주당의 정책이면 보수 언론은 반대하고, 진보는 찬성하고 이런 식의 관점에서 바라봤죠. 근데 예전처럼 그냥 포퓰리즘이란 입장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엔 대중의 관심이 너무 커서 언론도 대중의 요구나 관심과 마찬가지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반값 등록금'을 바라보는 태도는 진보 성향의 언론도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 민주당의 '반값 등록금' 제안을 적극 환영하던 경향신문은 여당의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비판했습니다.

<녹취> 경향신문(2011.5.24) : "학생들, 여당의 반값 등록금 솔깃하긴 한데...한나라당은 그러나 반값 등록금 안에 대해 세부적 당정청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설익은 구상 수준에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재원마련이 없기는 민주당의 새로운 '반값 등록금'안도 마차가지였지만, 경향신문은 보다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방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질문>

언론이 이렇게 비슷한 정책에 대해서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보다보니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혼란을 주는 듯한 모습 아닙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여기에 야당 정치인까지 가세하면서 등록금 문제가 정치 이슈화되어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녹취>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시행하라."

반값 등록금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29일 대학생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처음 수십여 명이던 집회 참여자는 시위가 열흘을 넘어서면서 시민들까지 참여해 천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집회에 참여했고, 민노당 의원들도 잇따라 집회에 나왔습니다.

반면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시위 현장에 학생은 줄어들고 과거 촛불시위 세력이 가세했다며, 대학생 등록금을 핑계 삼은 정략적인 정치투쟁으로 집회를 규정했습니다.

이같은 시각의 차이는 집회소식을 전하는 언론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방송은 집회 초기에 이 소식을 메인뉴스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처음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만 해도 학생 7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KBS는 한나라당의 등롱금 방안을 소개하면서 짧게 언급했고, MBC는 이 소식을 단신으로 처리했습니다. SBS는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경찰의 입장을 주로 전했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신문들도 초기엔 거의 다루지 않다가 집회규모가 커지자 불법집회임을 강조하며 집회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녹취> 동아일보(2011.6.9. 3면) : "쇠고기 시위 재연 노리는 듯 "등록금 시위에 편승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위에 편승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때와 같은 반정부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꼼수정치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진보적 언론들은 주로 대학생 집회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참여를 촉구하는 듯한 기사를 써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한겨레(6.7 1면) : "반값 등록금 시민 정치권도 힘 모은다. "대학생 중심으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했던 목소리가 7일을 기점으로 세 확산에 돌입할 태세다. 반값 등록금은 대학생들의 바람을 넘어 전 국민적 요구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등록금 문제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변질될 경우 생산적 논의는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오성삼(건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 "정치권에서 여와 여가 입장이 다르고, 보도하는 언론도 보수와 진보가 달리보고...그래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이 사안이 자칫 정략적 차원에서 활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신문들은 등록금 수준을 낮추겠다는데 공감하면서도 평소 자신들이 추구해온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는 쪽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 신문들은 경쟁위주의 대학개혁 이슈로 확대하기도 하고 3불 정책과 관련해 기부입학 논란으로 이 문제를 전개하기도 합니다.

<녹취> 조선일보(2011.6. 9) : "기부금입학제에 대해 대학 등 교육계 일각에선 등록금을 크게 낮추는 해법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미국 사립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우리의 경우 3불제도 원칙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반면 진보 성향 신문들은 이번 등록금 문제를 국립대 법인화를 저지하고 대학서열구조를 타파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등록금 수준을 낮춰야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모처럼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등록금이라는 민생 문제를 특정 정치집단의 이해관계로 계속 바라본다면 사회적 합의를 또다시 갈등 국면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정치에 갇힌 ‘반값 등록금’
    • 입력 2011-06-11 08:14:29
    • 수정2011-06-11 15:07:41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이른바 '반값 등록금'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학생들은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며 연일 촛불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책을 내놓았던 정치권은 부라부랴 해법 찾기에 나섰는데요.

언론은 어떤 관점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을까요?

반값 등록금을 둘러싼 언론보도의 문제점 이승준 기자와 짚어봅니다.

<질문>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이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상황인데 우선 정치인들이 제시한 '반값 등록금'이 무엇을 말하는지 좀 설명해주시죠?

<답변>

'반값 등록금' 이라는 말은 최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제안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핵심은 현재 등록금 수준이 과도하게 높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따른 장학금 차등 지급을 통해 학생들의 부담을 낮춰주자는 데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황우여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는 대학등록금을 최소 반값으로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황우여 :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중산층이 부담하는데 어렵다는데 인식같이 하고, 과정을 통해 토론하자고 제안한다."

현재 한나라당이 내놓은 '반값 등록금'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50% 학생들로, 구간별로 전체 등록금의 20에서 90%까지 차등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조원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감세를 철회할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등록금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평균 등록금은 국립대가 1년에 470만원, 사립대가 850만원으로 OECD 17개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0여 동안 국립대 등록금은 93%, 사립대 등록금은 68%가 올라,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2-3배 정도나 높습니다.

하지만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은 GDP의 0.6% 수준으로 OECD국가 평균 1%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4년 사이 8배나 늘어 3만명을 넘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등록금 관련 TF에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다음주 중 공청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질문>

사실 '반값 등록금' 문제가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반값 등록금은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 당시부터 비슷한 취지의 정책을 내놓은 적이 있구요.

올해 초 복지논란이 한창일 때 민주당이 내세운 정책이기도 합니다.

<질문>

언론이 반값 등록금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궁금한데요. 올해 초와 지금 언론보도 비교해봤죠?

<답변>

그렇습니다.

주로 보수적 성향의 언론들은 올해 초 민주당이 이 정책을 내놨을 당시엔 포퓰리즘, 그러니까 현실성 없는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폄하했습니다.

지난달 같은 사안을 한나라당이 제기하자 실현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하는 등 정책 대안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1월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을 비롯한 무상복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 전병헌(민주당 정책위의장) : "보편적 복지는 곧 일자리이고 성장입니다."

한나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습니다.

<녹취>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최고위) :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혈세 퍼주기식 무상 시리즈는 복지 위장한 표만 얻고 보자는..."

이튿날 보수 성향의 언론들 역시 민주당의 계획에 일제히 비판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주로 재원 마련의 비현실성을 강조하며,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이른바 '표퓰리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일보(2011.1.14 1면) : "야 내부에서도 "그 돈 다 어떻게...현실성 없다" 반발"

<녹취> 동아(1.10 사설) :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까지 공약으로 추가할 움직임이다. 세금 올려 펑펑 나눠주고 국민이 과잉 복지에 기대 근로의욕이 떨어지는 나라는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

또 '세금폭탄',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쓰며, '반값 등록금' 등 무상복지의 최대 피해자가 중산층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2011.1.17 사설) : "재원은 구체적이지 않아도 공짜라는 선거 프레임만 선점하면 된다는 식이다. 민주당의 무책임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국민은 중산층과 서민이다. 세금 재정적자 그리고 공짜 복지가 커지면 월급쟁이 자식들의 부담만 늘어난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비판적 입장은 지난달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제안한 직후까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보수언론은 황 원내대표의 반값 등록금 정책을 "야당 정책 배끼기"라며 비난했습니다.

또 이 정책이 정부와 여당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황 원내대표 개인의 생각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녹취> 조선(2011.5.24 03면) : "당장 이날 열린 당정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 정책위원장은 반값 등록금은 황 원내대표가 아이디어 차원으로 던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3-4일이 지난 뒤부터는 비판의 강도가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녹취> 중앙일보(2011.5.24 34면) : "여당이 대학 등록금 인하 정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정치권이 등록금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이번 달로 접어들면서 보수 언론들은 등록금이 가파르게 오른 원인을 분석하는가 하면 대학이 엄청난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다며 적립금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심층보도도 잇따라 내놨습니다.

<녹취> 중앙(2011 6.7 1면) : "작년 100개 대학, 학생 위해 안 쓰고 적립금으로...등록금 평균 81만원 깎을 수 있는 돈."

불과 일주일 전 반값 등록금을 포퓰리즘으로 비난하던 조선일보는 이번 주초부터는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실었습니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고 '포퓰리즘' 이라는 단어는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실제로 미디어비평이 등록금 관련 보도 가운데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기사를 분석한 결과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추진을 공식화 한 후에 그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거의 비슷한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서 어떤 경우는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어떤 경우는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언론의 이같은 태도변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답변>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만 언론이 반값 등록금을 민생현안이라는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 구상을 밝힌 직후 한나라당내 친이계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비판적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인터뷰> 원희목(한나라당 의원) : "반값 등록금이라는 용어도 그렇고 의사결정과정도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인기영합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의 이같은 불협화음은 지난달 말이 되면서 잦아들었습니다.

청와대 역시, 당청간 조율이 없었다던 당초 입장을 바꿔 지난달 29일부터는 수석비서관 등이 모여 대학생 학비 지원 방안을 논의하며 화답했습니다.

이같은 여권 차원의 입장 변화 시점은 보수신문의 논조가 바뀐 시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30일, 조선일보는 지난 3일 '반값 등록금'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80%의 지지를 확인한 것도 이때쯤입니다.

이를 놓고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여당이 제시한 '반값 등록금' 정책이 촛불집회 등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보수 성향의 언론 역시 정책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논조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 주창윤(서울여대 교수) : "언론들이 반값등록금을 정치적인 입장에서 바라봤거든요. 이 정책은 민주당의 정책이다 아니면 한나라당의 정책이다. 그러나 보니 민주당의 정책이면 보수 언론은 반대하고, 진보는 찬성하고 이런 식의 관점에서 바라봤죠. 근데 예전처럼 그냥 포퓰리즘이란 입장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엔 대중의 관심이 너무 커서 언론도 대중의 요구나 관심과 마찬가지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반값 등록금'을 바라보는 태도는 진보 성향의 언론도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 민주당의 '반값 등록금' 제안을 적극 환영하던 경향신문은 여당의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비판했습니다.

<녹취> 경향신문(2011.5.24) : "학생들, 여당의 반값 등록금 솔깃하긴 한데...한나라당은 그러나 반값 등록금 안에 대해 세부적 당정청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설익은 구상 수준에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재원마련이 없기는 민주당의 새로운 '반값 등록금'안도 마차가지였지만, 경향신문은 보다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방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질문>

언론이 이렇게 비슷한 정책에 대해서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보다보니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혼란을 주는 듯한 모습 아닙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여기에 야당 정치인까지 가세하면서 등록금 문제가 정치 이슈화되어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녹취>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시행하라."

반값 등록금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29일 대학생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처음 수십여 명이던 집회 참여자는 시위가 열흘을 넘어서면서 시민들까지 참여해 천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집회에 참여했고, 민노당 의원들도 잇따라 집회에 나왔습니다.

반면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시위 현장에 학생은 줄어들고 과거 촛불시위 세력이 가세했다며, 대학생 등록금을 핑계 삼은 정략적인 정치투쟁으로 집회를 규정했습니다.

이같은 시각의 차이는 집회소식을 전하는 언론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방송은 집회 초기에 이 소식을 메인뉴스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처음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만 해도 학생 7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KBS는 한나라당의 등롱금 방안을 소개하면서 짧게 언급했고, MBC는 이 소식을 단신으로 처리했습니다. SBS는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경찰의 입장을 주로 전했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신문들도 초기엔 거의 다루지 않다가 집회규모가 커지자 불법집회임을 강조하며 집회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녹취> 동아일보(2011.6.9. 3면) : "쇠고기 시위 재연 노리는 듯 "등록금 시위에 편승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위에 편승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때와 같은 반정부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꼼수정치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진보적 언론들은 주로 대학생 집회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참여를 촉구하는 듯한 기사를 써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한겨레(6.7 1면) : "반값 등록금 시민 정치권도 힘 모은다. "대학생 중심으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했던 목소리가 7일을 기점으로 세 확산에 돌입할 태세다. 반값 등록금은 대학생들의 바람을 넘어 전 국민적 요구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등록금 문제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변질될 경우 생산적 논의는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오성삼(건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 "정치권에서 여와 여가 입장이 다르고, 보도하는 언론도 보수와 진보가 달리보고...그래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이 사안이 자칫 정략적 차원에서 활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신문들은 등록금 수준을 낮추겠다는데 공감하면서도 평소 자신들이 추구해온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는 쪽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 신문들은 경쟁위주의 대학개혁 이슈로 확대하기도 하고 3불 정책과 관련해 기부입학 논란으로 이 문제를 전개하기도 합니다.

<녹취> 조선일보(2011.6. 9) : "기부금입학제에 대해 대학 등 교육계 일각에선 등록금을 크게 낮추는 해법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미국 사립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우리의 경우 3불제도 원칙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반면 진보 성향 신문들은 이번 등록금 문제를 국립대 법인화를 저지하고 대학서열구조를 타파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등록금 수준을 낮춰야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모처럼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등록금이라는 민생 문제를 특정 정치집단의 이해관계로 계속 바라본다면 사회적 합의를 또다시 갈등 국면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미디어 인사이드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