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정숙(서울시 도봉구) : "불안하죠.불안해도 어쩔수 없잖아요."
<인터뷰>장재삼(서울시 금천구) : "자식들 보낸 부모는 잠을 못 잘 때가 있어요. 더구나 이런 사건이 있으면 더하지."
<앵커 멘트>
방금 보신 게 요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심정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군 병영문화,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먼저, 오늘 진행된 강화도 해병대 총기사건의 현장 검증 현장을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실시된 현장 검증...
총을 쏜 김모 상병을 태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흰 모자에 붉은색 체육복 차림, 자살을 시도하면서 입은 부상으로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한 김 상병은 휠체어를 탄 채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범행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이병도 현장 검증에 나섰습니다.
오늘 현장 검증의 초점은 4가지. 사건 당일 음주 경위와 총기와 탄약 절취 과정, 병사 4명에게 총을 발사한 상황과 수류탄 투척 시도 여붑니다.
특히, 수류탄 투척을 지시한 김 상병과 처음부터 들은 바 없다는 정 이병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이들의 동선도 확인했습니다.
희생 장병의 유가족과 수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오늘 현장 검증에서 김 상병은 묵묵히 범행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총기 사건 희생 장병 유가족(음성변조) : "뭐라 말할 수 없네, 참회하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고, 쳐다보면서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군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전에 있은 부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을 한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이 사고 이외에도 해병대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장병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홍성철 기자, 군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집니까?
<답변>
네, 군에서는 자살과 총기, 폭행 등으로 해마다 백명 넘는 장병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2005년 124명, 지난해 129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자살이 늘고 있습니다.
2005년 64명, 지난해엔 82명이나 됩니다.
그동안 군은 온갖 대책을 쏟아냈는데요,
87년엔 구타·가혹행위, 2005년엔 병영문화 혁신, 지난해엔 언어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매번 구호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요즘 군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저히 내무반은 수용소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군 병영생활의 문제점을 노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5년 개봉된 영합니다.
사병들 사이의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녹취>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자고 싸라면 싸고..."
20명에 가까운 장병들이 함께 생활해야 해 사생활은 전혀 없는 후진적인 내무반이 배경이었습니다.
같은 해 경기도 연천에서 GP 총기난사사건까지 일어나자 정부는 내무반 현대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일제 시대의 잔재인 침상형 막사를 침대형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
사생활을 보장해 사병들 간 군내 내 폭력을 막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말 현재 전 군의 85%는 침대형 내무반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병장부터 이병까지 분대원들이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해 사병들끼리 서열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한 폭력도 여전합니다.
<녹취>군 전역자 : "사병이 사병을 호봉에 따라서 지시를 한다. 제일 후임은 1명에게만 지시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지시를 받는다."
<녹취>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개인 생활을 할 곳이 없을 만큼 좁고 여가 생활을 할 곳이 여전히 없다. 만나보면 숨어있을 곳이 없어서 화장실을 찾는다는 이병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무반 현대화 사업에 투자한 돈은 모두 6조 원, 내년까지 1조 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지만 폭력 척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질문>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홍기자, 다른 나라 군은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 않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우리와 같이 군이 의무복무제입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금 보이는 사람은 이스라엘 참모총장인데요, 그래도 자기 소총을 항상 어께에 메고 다닙니다.
시내에서 장전된 총을 메고 햄버거 주문을 합니다.
격식을 따지지 않지만 훈련 군기는 누구보다 강한 야전형,실전형 군인 모습인데요,
격식에 얽매이고 폭력에 노출된 우리의 병영 문화를,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기사건 2주 만에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토론회.
마치 작전이 펼쳐지듯, ’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내달렸습니다.
방송 카메라에 공개된 현장 목소리도 단 한 건. 그나마 사전 보고와 결재까지 마쳤습니다.
<녹취>신현진(상병/해병대 1사단) : "바람직한 기수문화의 순기능적 정착임을 명심하고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국방부는 한발 더 나아가 병영 생활 행동 강령도 발표했습니다.
병사 상호 간 명령을 금지했지만 육군에서 이미 8년째 시행중인 내용입니다.
60만 군대에서 병영생활 고충을 상담하는 사람은 고작 95명,
대책 마련은 커녕 실태파악도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최광현(한국국방연구원) : "장병 행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기관들이 좀 없어서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하고..."
군 생활은 의무지만, 그 의미는 벌써 달라졌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국가에 대한 뭔가 책임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내 개인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 그걸 알고 싶어하고 그걸 찾아요."
확고한 전투준비 태세와 폭력 없는 병영 문화의 공존, 군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젭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인터뷰>장재삼(서울시 금천구) : "자식들 보낸 부모는 잠을 못 잘 때가 있어요. 더구나 이런 사건이 있으면 더하지."
<앵커 멘트>
방금 보신 게 요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심정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군 병영문화,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먼저, 오늘 진행된 강화도 해병대 총기사건의 현장 검증 현장을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실시된 현장 검증...
총을 쏜 김모 상병을 태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흰 모자에 붉은색 체육복 차림, 자살을 시도하면서 입은 부상으로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한 김 상병은 휠체어를 탄 채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범행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이병도 현장 검증에 나섰습니다.
오늘 현장 검증의 초점은 4가지. 사건 당일 음주 경위와 총기와 탄약 절취 과정, 병사 4명에게 총을 발사한 상황과 수류탄 투척 시도 여붑니다.
특히, 수류탄 투척을 지시한 김 상병과 처음부터 들은 바 없다는 정 이병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이들의 동선도 확인했습니다.
희생 장병의 유가족과 수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오늘 현장 검증에서 김 상병은 묵묵히 범행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총기 사건 희생 장병 유가족(음성변조) : "뭐라 말할 수 없네, 참회하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고, 쳐다보면서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군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전에 있은 부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을 한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이 사고 이외에도 해병대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장병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홍성철 기자, 군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집니까?
<답변>
네, 군에서는 자살과 총기, 폭행 등으로 해마다 백명 넘는 장병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2005년 124명, 지난해 129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자살이 늘고 있습니다.
2005년 64명, 지난해엔 82명이나 됩니다.
그동안 군은 온갖 대책을 쏟아냈는데요,
87년엔 구타·가혹행위, 2005년엔 병영문화 혁신, 지난해엔 언어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매번 구호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요즘 군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저히 내무반은 수용소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군 병영생활의 문제점을 노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5년 개봉된 영합니다.
사병들 사이의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녹취>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자고 싸라면 싸고..."
20명에 가까운 장병들이 함께 생활해야 해 사생활은 전혀 없는 후진적인 내무반이 배경이었습니다.
같은 해 경기도 연천에서 GP 총기난사사건까지 일어나자 정부는 내무반 현대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일제 시대의 잔재인 침상형 막사를 침대형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
사생활을 보장해 사병들 간 군내 내 폭력을 막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말 현재 전 군의 85%는 침대형 내무반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병장부터 이병까지 분대원들이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해 사병들끼리 서열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한 폭력도 여전합니다.
<녹취>군 전역자 : "사병이 사병을 호봉에 따라서 지시를 한다. 제일 후임은 1명에게만 지시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지시를 받는다."
<녹취>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개인 생활을 할 곳이 없을 만큼 좁고 여가 생활을 할 곳이 여전히 없다. 만나보면 숨어있을 곳이 없어서 화장실을 찾는다는 이병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무반 현대화 사업에 투자한 돈은 모두 6조 원, 내년까지 1조 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지만 폭력 척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질문>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홍기자, 다른 나라 군은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 않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우리와 같이 군이 의무복무제입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금 보이는 사람은 이스라엘 참모총장인데요, 그래도 자기 소총을 항상 어께에 메고 다닙니다.
시내에서 장전된 총을 메고 햄버거 주문을 합니다.
격식을 따지지 않지만 훈련 군기는 누구보다 강한 야전형,실전형 군인 모습인데요,
격식에 얽매이고 폭력에 노출된 우리의 병영 문화를,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기사건 2주 만에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토론회.
마치 작전이 펼쳐지듯, ’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내달렸습니다.
방송 카메라에 공개된 현장 목소리도 단 한 건. 그나마 사전 보고와 결재까지 마쳤습니다.
<녹취>신현진(상병/해병대 1사단) : "바람직한 기수문화의 순기능적 정착임을 명심하고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국방부는 한발 더 나아가 병영 생활 행동 강령도 발표했습니다.
병사 상호 간 명령을 금지했지만 육군에서 이미 8년째 시행중인 내용입니다.
60만 군대에서 병영생활 고충을 상담하는 사람은 고작 95명,
대책 마련은 커녕 실태파악도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최광현(한국국방연구원) : "장병 행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기관들이 좀 없어서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하고..."
군 생활은 의무지만, 그 의미는 벌써 달라졌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국가에 대한 뭔가 책임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내 개인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 그걸 알고 싶어하고 그걸 찾아요."
확고한 전투준비 태세와 폭력 없는 병영 문화의 공존, 군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젭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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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끊이지 않는 軍 사고…대책은 ‘재탕’
-
- 입력 2011-07-19 22:05:04
<인터뷰>공정숙(서울시 도봉구) : "불안하죠.불안해도 어쩔수 없잖아요."
<인터뷰>장재삼(서울시 금천구) : "자식들 보낸 부모는 잠을 못 잘 때가 있어요. 더구나 이런 사건이 있으면 더하지."
<앵커 멘트>
방금 보신 게 요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심정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군 병영문화,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먼저, 오늘 진행된 강화도 해병대 총기사건의 현장 검증 현장을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실시된 현장 검증...
총을 쏜 김모 상병을 태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흰 모자에 붉은색 체육복 차림, 자살을 시도하면서 입은 부상으로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한 김 상병은 휠체어를 탄 채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범행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이병도 현장 검증에 나섰습니다.
오늘 현장 검증의 초점은 4가지. 사건 당일 음주 경위와 총기와 탄약 절취 과정, 병사 4명에게 총을 발사한 상황과 수류탄 투척 시도 여붑니다.
특히, 수류탄 투척을 지시한 김 상병과 처음부터 들은 바 없다는 정 이병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이들의 동선도 확인했습니다.
희생 장병의 유가족과 수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오늘 현장 검증에서 김 상병은 묵묵히 범행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총기 사건 희생 장병 유가족(음성변조) : "뭐라 말할 수 없네, 참회하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고, 쳐다보면서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군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전에 있은 부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을 한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이 사고 이외에도 해병대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장병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홍성철 기자, 군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집니까?
<답변>
네, 군에서는 자살과 총기, 폭행 등으로 해마다 백명 넘는 장병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2005년 124명, 지난해 129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자살이 늘고 있습니다.
2005년 64명, 지난해엔 82명이나 됩니다.
그동안 군은 온갖 대책을 쏟아냈는데요,
87년엔 구타·가혹행위, 2005년엔 병영문화 혁신, 지난해엔 언어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매번 구호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요즘 군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저히 내무반은 수용소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군 병영생활의 문제점을 노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5년 개봉된 영합니다.
사병들 사이의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녹취>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자고 싸라면 싸고..."
20명에 가까운 장병들이 함께 생활해야 해 사생활은 전혀 없는 후진적인 내무반이 배경이었습니다.
같은 해 경기도 연천에서 GP 총기난사사건까지 일어나자 정부는 내무반 현대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일제 시대의 잔재인 침상형 막사를 침대형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
사생활을 보장해 사병들 간 군내 내 폭력을 막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말 현재 전 군의 85%는 침대형 내무반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병장부터 이병까지 분대원들이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해 사병들끼리 서열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한 폭력도 여전합니다.
<녹취>군 전역자 : "사병이 사병을 호봉에 따라서 지시를 한다. 제일 후임은 1명에게만 지시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지시를 받는다."
<녹취>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개인 생활을 할 곳이 없을 만큼 좁고 여가 생활을 할 곳이 여전히 없다. 만나보면 숨어있을 곳이 없어서 화장실을 찾는다는 이병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무반 현대화 사업에 투자한 돈은 모두 6조 원, 내년까지 1조 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지만 폭력 척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질문>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홍기자, 다른 나라 군은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 않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우리와 같이 군이 의무복무제입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금 보이는 사람은 이스라엘 참모총장인데요, 그래도 자기 소총을 항상 어께에 메고 다닙니다.
시내에서 장전된 총을 메고 햄버거 주문을 합니다.
격식을 따지지 않지만 훈련 군기는 누구보다 강한 야전형,실전형 군인 모습인데요,
격식에 얽매이고 폭력에 노출된 우리의 병영 문화를,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기사건 2주 만에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토론회.
마치 작전이 펼쳐지듯, ’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내달렸습니다.
방송 카메라에 공개된 현장 목소리도 단 한 건. 그나마 사전 보고와 결재까지 마쳤습니다.
<녹취>신현진(상병/해병대 1사단) : "바람직한 기수문화의 순기능적 정착임을 명심하고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국방부는 한발 더 나아가 병영 생활 행동 강령도 발표했습니다.
병사 상호 간 명령을 금지했지만 육군에서 이미 8년째 시행중인 내용입니다.
60만 군대에서 병영생활 고충을 상담하는 사람은 고작 95명,
대책 마련은 커녕 실태파악도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최광현(한국국방연구원) : "장병 행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기관들이 좀 없어서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하고..."
군 생활은 의무지만, 그 의미는 벌써 달라졌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국가에 대한 뭔가 책임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내 개인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 그걸 알고 싶어하고 그걸 찾아요."
확고한 전투준비 태세와 폭력 없는 병영 문화의 공존, 군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젭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인터뷰>장재삼(서울시 금천구) : "자식들 보낸 부모는 잠을 못 잘 때가 있어요. 더구나 이런 사건이 있으면 더하지."
<앵커 멘트>
방금 보신 게 요즘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심정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군 병영문화,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먼저, 오늘 진행된 강화도 해병대 총기사건의 현장 검증 현장을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실시된 현장 검증...
총을 쏜 김모 상병을 태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흰 모자에 붉은색 체육복 차림, 자살을 시도하면서 입은 부상으로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한 김 상병은 휠체어를 탄 채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범행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이병도 현장 검증에 나섰습니다.
오늘 현장 검증의 초점은 4가지. 사건 당일 음주 경위와 총기와 탄약 절취 과정, 병사 4명에게 총을 발사한 상황과 수류탄 투척 시도 여붑니다.
특히, 수류탄 투척을 지시한 김 상병과 처음부터 들은 바 없다는 정 이병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이들의 동선도 확인했습니다.
희생 장병의 유가족과 수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오늘 현장 검증에서 김 상병은 묵묵히 범행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총기 사건 희생 장병 유가족(음성변조) : "뭐라 말할 수 없네, 참회하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고, 쳐다보면서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군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전에 있은 부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을 한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이 사고 이외에도 해병대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장병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홍성철 기자, 군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집니까?
<답변>
네, 군에서는 자살과 총기, 폭행 등으로 해마다 백명 넘는 장병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2005년 124명, 지난해 129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자살이 늘고 있습니다.
2005년 64명, 지난해엔 82명이나 됩니다.
그동안 군은 온갖 대책을 쏟아냈는데요,
87년엔 구타·가혹행위, 2005년엔 병영문화 혁신, 지난해엔 언어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매번 구호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요즘 군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저히 내무반은 수용소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군 병영생활의 문제점을 노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5년 개봉된 영합니다.
사병들 사이의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녹취>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자고 싸라면 싸고..."
20명에 가까운 장병들이 함께 생활해야 해 사생활은 전혀 없는 후진적인 내무반이 배경이었습니다.
같은 해 경기도 연천에서 GP 총기난사사건까지 일어나자 정부는 내무반 현대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일제 시대의 잔재인 침상형 막사를 침대형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
사생활을 보장해 사병들 간 군내 내 폭력을 막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말 현재 전 군의 85%는 침대형 내무반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병장부터 이병까지 분대원들이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해 사병들끼리 서열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한 폭력도 여전합니다.
<녹취>군 전역자 : "사병이 사병을 호봉에 따라서 지시를 한다. 제일 후임은 1명에게만 지시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지시를 받는다."
<녹취>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개인 생활을 할 곳이 없을 만큼 좁고 여가 생활을 할 곳이 여전히 없다. 만나보면 숨어있을 곳이 없어서 화장실을 찾는다는 이병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무반 현대화 사업에 투자한 돈은 모두 6조 원, 내년까지 1조 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지만 폭력 척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질문>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홍기자, 다른 나라 군은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 않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우리와 같이 군이 의무복무제입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금 보이는 사람은 이스라엘 참모총장인데요, 그래도 자기 소총을 항상 어께에 메고 다닙니다.
시내에서 장전된 총을 메고 햄버거 주문을 합니다.
격식을 따지지 않지만 훈련 군기는 누구보다 강한 야전형,실전형 군인 모습인데요,
격식에 얽매이고 폭력에 노출된 우리의 병영 문화를,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김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기사건 2주 만에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 혁신 토론회.
마치 작전이 펼쳐지듯, ’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내달렸습니다.
방송 카메라에 공개된 현장 목소리도 단 한 건. 그나마 사전 보고와 결재까지 마쳤습니다.
<녹취>신현진(상병/해병대 1사단) : "바람직한 기수문화의 순기능적 정착임을 명심하고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국방부는 한발 더 나아가 병영 생활 행동 강령도 발표했습니다.
병사 상호 간 명령을 금지했지만 육군에서 이미 8년째 시행중인 내용입니다.
60만 군대에서 병영생활 고충을 상담하는 사람은 고작 95명,
대책 마련은 커녕 실태파악도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최광현(한국국방연구원) : "장병 행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기관들이 좀 없어서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하고..."
군 생활은 의무지만, 그 의미는 벌써 달라졌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국가에 대한 뭔가 책임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내 개인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 그걸 알고 싶어하고 그걸 찾아요."
확고한 전투준비 태세와 폭력 없는 병영 문화의 공존, 군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젭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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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 기자 hs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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