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초반 승부수 효과 ‘전략 승리’

입력 2011.07.24 (21:09) 수정 2011.07.2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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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2·단국대)의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의 금메달은 마지막 100m 구간을 지배하는 선수가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장 강력한 맞수인 쑨양(20·중국)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오히려 더 조심스러운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볼 코치는 결국 쑨양이 레이스 마지막에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하면서 박태환에게도 막판 스퍼트 준비를 시켰다.



하지만 24일 오전 열린 예선에서 박태환이 3분46초74에 레이스를 마쳐 조 3위, 전체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 1번 레인을 배정받는 바람에 일이 꼬였다. 



박태환은 애초 예선 1위에 돌아가는 4번 레인만 피해 2, 3번이나 6번 레인에서 경기하는 것이 원래 전략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박태환이 국제대회에서 1번 레인 출발대에 선 것을 이날이 처음이다. 



상대의 페이스를 견제하며 레이스를 펼칠 여유가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할 전략은 무조건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결승전에서 가장 빠른 출발 반응 속도(0.67초)로 물속에 뛰어든 박태환은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갔다.



박태환의 말처럼 1번 레인에서는 경쟁자들을 견제하기가 쉽지 않아 특별한 전략도 필요 없었다. 



혼자 페이스를 끌고나가는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200m를 돌 때 1분51초02로 야닉 아넬(프랑스)에게 0.06초 차로 1위  자리를 내준 뒤 250m 구간에서는 4위까지 처지면서 잠시 위기를 맞았다. 



박태환은 150∼200m 구간에서 28초78로 이날 50m 구간 기록 중 가장 처진  모습을 보였다. 200∼250m 구간에서도 28초66으로 페이스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순위는 바로 다시 뒤집혔다.



300m 구간 이후 1위는 줄곧 박태환이었다. 800m와 1,500m 등 장거리가 주 종목이라 지구력이 좋은 쑨양이 막판 스퍼트가 강점이라고는 하지만 자유형 1,500m를 뛰어왔던 박태환 역시 뒷심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박태환은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43을 끊었다. 쑨양(26초38)보다는 0.05초  뒤졌을 뿐이다.



 박태환은 쑨양을 1초20, 세계 기록(4분40초07)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독일)을 2초10 차로 따돌리며 3분42초04로 여유 있게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 기록(3분41초53)에는 0.51초가 모자랄 뿐이었다.



 볼 코치가 이날 박태환에게 주문한 100m 구간별 기록은 53초, 55초, 55초,  54초대였다.



 박태환은 53초73, 57초29, 56초77, 54초25의 기록을 냈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는 "1번 레인에서는 자칫 페이스가 말릴 위험이 크다"며 "초반부터 치고 나간 것이 아주 이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반에 잠시 주춤하지만 않았다면 광저우 때 기록도 깰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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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 초반 승부수 효과 ‘전략 승리’
    • 입력 2011-07-24 21:09:35
    • 수정2011-07-24 22:33:25
    연합뉴스
박태환(22·단국대)의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의 금메달은 마지막 100m 구간을 지배하는 선수가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장 강력한 맞수인 쑨양(20·중국)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오히려 더 조심스러운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볼 코치는 결국 쑨양이 레이스 마지막에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하면서 박태환에게도 막판 스퍼트 준비를 시켰다.

하지만 24일 오전 열린 예선에서 박태환이 3분46초74에 레이스를 마쳐 조 3위, 전체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 1번 레인을 배정받는 바람에 일이 꼬였다. 

박태환은 애초 예선 1위에 돌아가는 4번 레인만 피해 2, 3번이나 6번 레인에서 경기하는 것이 원래 전략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박태환이 국제대회에서 1번 레인 출발대에 선 것을 이날이 처음이다. 

상대의 페이스를 견제하며 레이스를 펼칠 여유가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할 전략은 무조건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결승전에서 가장 빠른 출발 반응 속도(0.67초)로 물속에 뛰어든 박태환은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갔다.

박태환의 말처럼 1번 레인에서는 경쟁자들을 견제하기가 쉽지 않아 특별한 전략도 필요 없었다. 

혼자 페이스를 끌고나가는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200m를 돌 때 1분51초02로 야닉 아넬(프랑스)에게 0.06초 차로 1위  자리를 내준 뒤 250m 구간에서는 4위까지 처지면서 잠시 위기를 맞았다. 

박태환은 150∼200m 구간에서 28초78로 이날 50m 구간 기록 중 가장 처진  모습을 보였다. 200∼250m 구간에서도 28초66으로 페이스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순위는 바로 다시 뒤집혔다.

300m 구간 이후 1위는 줄곧 박태환이었다. 800m와 1,500m 등 장거리가 주 종목이라 지구력이 좋은 쑨양이 막판 스퍼트가 강점이라고는 하지만 자유형 1,500m를 뛰어왔던 박태환 역시 뒷심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박태환은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43을 끊었다. 쑨양(26초38)보다는 0.05초  뒤졌을 뿐이다.

 박태환은 쑨양을 1초20, 세계 기록(4분40초07)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독일)을 2초10 차로 따돌리며 3분42초04로 여유 있게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 기록(3분41초53)에는 0.51초가 모자랄 뿐이었다.

 볼 코치가 이날 박태환에게 주문한 100m 구간별 기록은 53초, 55초, 55초,  54초대였다.

 박태환은 53초73, 57초29, 56초77, 54초25의 기록을 냈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는 "1번 레인에서는 자칫 페이스가 말릴 위험이 크다"며 "초반부터 치고 나간 것이 아주 이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반에 잠시 주춤하지만 않았다면 광저우 때 기록도 깰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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