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경신’ 최규웅, 이젠 런던 준비!

입력 2011.07.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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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라 이틀 연속 한국 신기록을 세운 최규웅(21·한국체대)은 일단 큰 짐을 덜어낸 듯했다.



최규웅은 29일 중국 상하이의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평영 200m 결승 경기 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먼저 "기분이 좋고 후련하다"고 말했다.



최규웅은 이날 2분11초17에 물살을 갈라 전날 준결승에서 자신이 새로 쓴 한국 기록(2분11초27)을 하루 만에 다시 0.1초 줄였다.



비록 순위는 8명 중 7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결승 진출만으로도 한국 수영에는 이미 경사였다.



1973년 시작해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최규웅이 네 번째다. 평영 종목에서는 처음이다.



떨릴 법도 했지만 최규웅은 이날 등장 때부터 수영팬을 미소 짓게 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관중석을 둘러보며 터벅터벅 걸어들어온 최규웅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옆으로 던지더니 오른손을 들어 검지로 하늘을 가리켰다. 세계 대회에서 첫 결승 무대에 선 선수답지 않은 당당함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에 대해 최규웅은 "원래 잘 긴장하지 않는 편이다. 어차피 국내 대회든 국제 대회든 경기는 경기일 뿐이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최규웅에게는 덤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규웅은 이번 대회 참가선수들의 기록을 볼 때 자신은 20위권이라 사실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만 올라가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는 "결승전을 뛴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대회에서는 나보다 앞서가는 선수가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 결승전에 나온 선수들은 나보다 다 빨라 새로운 느낌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부산 하남초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최규웅은 초연중, 부산체고를 거쳐 2009년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부산체고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혀 2007년 마카오 실내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이 유일한 국제대회 경험일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평영이 주 종목이지만 자유형 등 다른 종목을 뛰는 일이 잦아지면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이후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2009년 8월 MBC배 전국대회에서 2분15초49로,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수종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 2분15초88을 0.39초 줄인 이후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2009년 12월 홍콩 동아시아대회에서는 2분11초87로 다시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고 동메달을 땄다. 불과 4개월 만에 무려 3초62나 앞당길 만큼 그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가대표가 된 뒤로 오히려 기록이 주춤했다. 그러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평영 200m와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 상하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최규웅은 "나는 대회를 뛰면서 발전한다. 이번에도 좋은 기록이 나와 큰 경험이 됐다. 국내 대회나 국제 대회를 가리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세계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으니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태환(단국대)이 "우리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너무 큰 산이 앞에 있어서인지 '내가 저길 오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부터 한다. 예선만 치르고 가자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맞는 말이다"고 수긍했다.



최규웅은 "국내에서는 다들 1인자이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같이 레이스를 하다 보면 기록을 내기도 더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주눅이 들어 자기 기록도 못 내고 돌아간다"며 앞으로 자신도 더욱 적극적으로 경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체대 조교로 최규웅을 지도하다 올해 3월 대표팀 코치진으로 합류한 이우신 코치는 최규웅에 대해 "적은 스트로크 수로 빨리 나가는 장점이 있다. 발목이 좋아서 킥 능력도 빼어나다"며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스피드에서 아직 세계적 선수들과는 차이가 크다. 키 181㎝, 몸무게 74㎏으로 세계무대 경쟁자들보다 체격 조건도 불리한 최규웅이 초반 레이스에서 늘 뒤처지는 이유다.



이 코치는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근력을 좀 더 키워야 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좀 더 꼼꼼하게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어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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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록 경신’ 최규웅, 이젠 런던 준비!
    • 입력 2011-07-30 07:11:43
    연합뉴스
한국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라 이틀 연속 한국 신기록을 세운 최규웅(21·한국체대)은 일단 큰 짐을 덜어낸 듯했다.

최규웅은 29일 중국 상하이의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평영 200m 결승 경기 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먼저 "기분이 좋고 후련하다"고 말했다.

최규웅은 이날 2분11초17에 물살을 갈라 전날 준결승에서 자신이 새로 쓴 한국 기록(2분11초27)을 하루 만에 다시 0.1초 줄였다.

비록 순위는 8명 중 7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결승 진출만으로도 한국 수영에는 이미 경사였다.

1973년 시작해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최규웅이 네 번째다. 평영 종목에서는 처음이다.

떨릴 법도 했지만 최규웅은 이날 등장 때부터 수영팬을 미소 짓게 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관중석을 둘러보며 터벅터벅 걸어들어온 최규웅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옆으로 던지더니 오른손을 들어 검지로 하늘을 가리켰다. 세계 대회에서 첫 결승 무대에 선 선수답지 않은 당당함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에 대해 최규웅은 "원래 잘 긴장하지 않는 편이다. 어차피 국내 대회든 국제 대회든 경기는 경기일 뿐이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최규웅에게는 덤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규웅은 이번 대회 참가선수들의 기록을 볼 때 자신은 20위권이라 사실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만 올라가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는 "결승전을 뛴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대회에서는 나보다 앞서가는 선수가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 결승전에 나온 선수들은 나보다 다 빨라 새로운 느낌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부산 하남초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최규웅은 초연중, 부산체고를 거쳐 2009년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부산체고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혀 2007년 마카오 실내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이 유일한 국제대회 경험일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평영이 주 종목이지만 자유형 등 다른 종목을 뛰는 일이 잦아지면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이후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2009년 8월 MBC배 전국대회에서 2분15초49로,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수종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 2분15초88을 0.39초 줄인 이후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2009년 12월 홍콩 동아시아대회에서는 2분11초87로 다시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고 동메달을 땄다. 불과 4개월 만에 무려 3초62나 앞당길 만큼 그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가대표가 된 뒤로 오히려 기록이 주춤했다. 그러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평영 200m와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 상하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최규웅은 "나는 대회를 뛰면서 발전한다. 이번에도 좋은 기록이 나와 큰 경험이 됐다. 국내 대회나 국제 대회를 가리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세계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으니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태환(단국대)이 "우리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너무 큰 산이 앞에 있어서인지 '내가 저길 오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부터 한다. 예선만 치르고 가자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맞는 말이다"고 수긍했다.

최규웅은 "국내에서는 다들 1인자이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같이 레이스를 하다 보면 기록을 내기도 더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주눅이 들어 자기 기록도 못 내고 돌아간다"며 앞으로 자신도 더욱 적극적으로 경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체대 조교로 최규웅을 지도하다 올해 3월 대표팀 코치진으로 합류한 이우신 코치는 최규웅에 대해 "적은 스트로크 수로 빨리 나가는 장점이 있다. 발목이 좋아서 킥 능력도 빼어나다"며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스피드에서 아직 세계적 선수들과는 차이가 크다. 키 181㎝, 몸무게 74㎏으로 세계무대 경쟁자들보다 체격 조건도 불리한 최규웅이 초반 레이스에서 늘 뒤처지는 이유다.

이 코치는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근력을 좀 더 키워야 한다"면서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좀 더 꼼꼼하게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어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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