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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1 상하이 세계수영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에 남은 과제
입력 2011.07.31 (14:33) 수정 2011.07.31 (14:33) 연합뉴스
대부분 선수, 높은 벽만 확인하고 '빈손' 귀국길

박태환 자유형400m 金·최규웅 평영200m 결승진출 '값진 성과'



한국 수영대표팀이 31일 오전 중국 상하이의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녀 개인혼영 400m 예선을 끝으로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박태환(단국대)이 아시아에 이어 세계무대에서도 명예회복에 성공하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또 최규웅(한국체대)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이루는 등 값진 성과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세계무대의 높은 벽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유망 종목의 국제 경쟁력 확인 



한국은 2009년 로마 대회 경영 종목에서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200m, 정다래(서울시청)가 여자 평영 200m에서 준결승에 올랐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는 경영 경기에 총 18명(남자 8명, 여자 10명)의 선수를 내보내 금메달 한 개를 땄다.



결승에도 두 명이나 올랐고, 준결승 진출자도 둘이나 배출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해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고, 자유형 200m에서는 아쉽게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주 종목이 아닌 자유형 100m에서는 준결승에서 14위에 머물러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자유형 1,500m를 포기하고 200m와 400m에 집중한 뒤로 주 무기인 스피드가 더 좋아져 내년 런던에서 자유형 400m의 올림픽 2연패와 자유형 200m 우승도 노릴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태환에 이어 평영 종목의 기대주인 최규웅도 남자 평영 200m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1973년 시작돼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한규철(남자 접영 200m)과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때 이남은(여자 배영 50m), 그리고 2007년 멜버른 대회(자유형 400m 금메달·자유형 200m 동메달)와 올해 대회(자유형 400m 금메달·자유형 200m 4위)의 박태환에 이어 최규웅이 네 번째다.



평영 종목에서는 최규웅이 처음이었다.



여자부에서는 최혜라(전북체육회)와 백수연(강원도청)이 준결승까지 나아갔다.



최혜라는 개인혼영 200m와 접영 200m 준결승에 올라 각각 16위, 13위를 차지했고 백수연은 평영 200m 준결승에서 13위에 올랐다.



남녀 평영과 여자 개인혼영 등은 그나마 한국이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종목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 자신감을 쌓은 것은 큰 수확이다.



 ◇개인기록도 못 줄이는 '우물 안 개구리' 



이번 대회에는 FINA가 요구한 기준기록을 통과한 국내 1인자들이 나섰다.



하지만 한국 신기록을 세운 것은 최규웅뿐이다.



평영 200m 준결승에서 2분11초27로 자신이 가진 종전 한국 기록을 0.6초 줄이고 나서 결승에서 다시 2분11초17로 기록을 단축했다.



나머지는 개인 기록조차 깨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다.



장규철(강원도청·남자 접영 200m), 정원용(한국체대·남자 개인혼영 200·400m), 김혜림(온양여고·여자 개인혼영 400m) 정도만이 개인 기록을 깼을 뿐이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의 개인 최고기록은 대부분 첨단 수영복에 대한 규제 이후 세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신기록의 '가뭄 원인'으로 꼽히는 수영복 탓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태환의 말은 한국수영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박태환은 "우리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너무 큰 산이 앞에 있어서인지 '내가 저길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한다. 예선만 치르고 가자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규웅도 "국내에서는 다들 1인자이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같이 레이스를 하다 보면 기록을 내기가 더 수월할 수 있지만 주눅이 들어 자기 기록도 못 내고 돌아간다"며 박태환의 말에 수긍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영을 포함해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다이빙, 수구, 실외에서 벌이는 장거리 레이스인 오픈워터 등 다섯 종목의 경기가 치러졌다.



한국은 경영과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에만 선수를 내보냈다.



대한수영연맹은 애초 다이빙에도 네 명의 선수를 내보내려 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기량 차가 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 준비에 전념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2년마다 한 번 열리는 세계수영의 최대 잔치에 참가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 셈이다. 한국수영의 종목별 균형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그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선수들의 자세와 의식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수준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로마 대회에서 실패를 경험한 박태환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명장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으며 선진 시스템에서 대회를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볼 코치의 급여를 포함해 전지훈련비 등 박태환의 전담팀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20억원이다.



수영연맹 올해 예산의 절반이나 되는 거액이지만 투자 없이 과실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수영 종목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수영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국제대회의 활발한 참가를 통해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하고, 지도자들에게는 수영선진국의 시스템을 보고 배울 기회를 더 많이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태환 이후'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수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에 남은 과제
    • 입력 2011-07-31 14:33:21
    • 수정2011-07-31 14:33:50
    연합뉴스
대부분 선수, 높은 벽만 확인하고 '빈손' 귀국길

박태환 자유형400m 金·최규웅 평영200m 결승진출 '값진 성과'



한국 수영대표팀이 31일 오전 중국 상하이의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녀 개인혼영 400m 예선을 끝으로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박태환(단국대)이 아시아에 이어 세계무대에서도 명예회복에 성공하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또 최규웅(한국체대)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이루는 등 값진 성과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세계무대의 높은 벽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유망 종목의 국제 경쟁력 확인 



한국은 2009년 로마 대회 경영 종목에서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200m, 정다래(서울시청)가 여자 평영 200m에서 준결승에 올랐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는 경영 경기에 총 18명(남자 8명, 여자 10명)의 선수를 내보내 금메달 한 개를 땄다.



결승에도 두 명이나 올랐고, 준결승 진출자도 둘이나 배출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해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고, 자유형 200m에서는 아쉽게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주 종목이 아닌 자유형 100m에서는 준결승에서 14위에 머물러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자유형 1,500m를 포기하고 200m와 400m에 집중한 뒤로 주 무기인 스피드가 더 좋아져 내년 런던에서 자유형 400m의 올림픽 2연패와 자유형 200m 우승도 노릴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태환에 이어 평영 종목의 기대주인 최규웅도 남자 평영 200m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1973년 시작돼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한규철(남자 접영 200m)과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때 이남은(여자 배영 50m), 그리고 2007년 멜버른 대회(자유형 400m 금메달·자유형 200m 동메달)와 올해 대회(자유형 400m 금메달·자유형 200m 4위)의 박태환에 이어 최규웅이 네 번째다.



평영 종목에서는 최규웅이 처음이었다.



여자부에서는 최혜라(전북체육회)와 백수연(강원도청)이 준결승까지 나아갔다.



최혜라는 개인혼영 200m와 접영 200m 준결승에 올라 각각 16위, 13위를 차지했고 백수연은 평영 200m 준결승에서 13위에 올랐다.



남녀 평영과 여자 개인혼영 등은 그나마 한국이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종목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 자신감을 쌓은 것은 큰 수확이다.



 ◇개인기록도 못 줄이는 '우물 안 개구리' 



이번 대회에는 FINA가 요구한 기준기록을 통과한 국내 1인자들이 나섰다.



하지만 한국 신기록을 세운 것은 최규웅뿐이다.



평영 200m 준결승에서 2분11초27로 자신이 가진 종전 한국 기록을 0.6초 줄이고 나서 결승에서 다시 2분11초17로 기록을 단축했다.



나머지는 개인 기록조차 깨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다.



장규철(강원도청·남자 접영 200m), 정원용(한국체대·남자 개인혼영 200·400m), 김혜림(온양여고·여자 개인혼영 400m) 정도만이 개인 기록을 깼을 뿐이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의 개인 최고기록은 대부분 첨단 수영복에 대한 규제 이후 세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신기록의 '가뭄 원인'으로 꼽히는 수영복 탓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태환의 말은 한국수영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박태환은 "우리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너무 큰 산이 앞에 있어서인지 '내가 저길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한다. 예선만 치르고 가자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규웅도 "국내에서는 다들 1인자이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같이 레이스를 하다 보면 기록을 내기가 더 수월할 수 있지만 주눅이 들어 자기 기록도 못 내고 돌아간다"며 박태환의 말에 수긍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영을 포함해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다이빙, 수구, 실외에서 벌이는 장거리 레이스인 오픈워터 등 다섯 종목의 경기가 치러졌다.



한국은 경영과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에만 선수를 내보냈다.



대한수영연맹은 애초 다이빙에도 네 명의 선수를 내보내려 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기량 차가 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 준비에 전념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2년마다 한 번 열리는 세계수영의 최대 잔치에 참가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 셈이다. 한국수영의 종목별 균형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그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선수들의 자세와 의식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수준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로마 대회에서 실패를 경험한 박태환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명장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으며 선진 시스템에서 대회를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볼 코치의 급여를 포함해 전지훈련비 등 박태환의 전담팀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20억원이다.



수영연맹 올해 예산의 절반이나 되는 거액이지만 투자 없이 과실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수영 종목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수영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국제대회의 활발한 참가를 통해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하고, 지도자들에게는 수영선진국의 시스템을 보고 배울 기회를 더 많이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태환 이후'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수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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