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물 한옥여관 사라질 위기

입력 2001.09.0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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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서울의 유일한 전통 한옥여관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더 안타까워하는 한옥여관의 사연과 한옥을 이용한 전통 숙박시설의 가능성을 점검해 봅니다.
복창현, 김현경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 고유의 전통 건축양식을 고이 간직한 서울 가회동의 한옥마을입니다.
샛길로 접어들자 서울에서 유일한 한옥여관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전통 한옥여관은 점심준비도 외국 관광객과 함께 할 정도로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파란 고추를 여기 넣으면 맛있어요!
⊙인터뷰: 맵지 않아요?
⊙기자: 지난해 11월 지은 100년 된 전통한옥을 여관으로 꾸민 뒤 방 세 칸은 매일 외국 손님들로 차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정취를 체험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입니다.
⊙마리오 카로(에스토니아 관광객): 한국 전통가옥에 묵으니 좋아요.
한국 전통음식도 매일 먹을 수 있고...
⊙기자: 덕분에 하루라도 이곳에 묵다 간 외국인들은 감사의 편지도 보냅니다.
일본의 유명 여행 잡지에 소개되면서 손님도 부쩍 늘어 벌써 외국인 700여 명이 머물다 갔습니다.
하지만 이곳 한옥여관은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는 닷새 뒤면 더 이상 외국손님을 맞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랬기 때문입니다.
⊙이미자(한옥여관 운영자): 한국에 다시 오시면 이곳에 꼭 묵으시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여기 문을 닫을 처지가 됐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기자: 문화관광의 명물로 떠오르는 한옥여관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기자: 한옥 800여 채가 지붕을 맞대고 있는 북촌의 한 가정입니다.
숙박업을 하지 않는 일반 가정이지만 방문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줄을 잇습니다.
옛 정취가 살아 있는 풍경을 만져보기도 하고 약탕기와 간장독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나무 침대에서 분위기도 내봅니다.
⊙고이데 케이치(일본인 관광객): 옛 것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에서 한국이 대단한 나라임을 느꼈습니다.
⊙기자: 이 때문에 서울시는 내년 월드컵 기간에 모자라는 숙박시설의 대체 수단으로 한옥마을의 활용방안을 찾고 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민박유치를 위해 한옥보수시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촌 주민 가운데 서울시에 시보수를 의뢰한 주민은 전체의 3%에 불과합니다.
지원금이 부족한데다 집값 하락을 우려해 보존에 반발하는 주민이 많습니다.
⊙마을 주민: 집 값이 내려가는데 흥분 안 하게 생겼어요.
발전시키는 것도 싫고...
⊙기자: 통합된 홍보창구도 없어 아직까지 외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한영주(박사/서울 시정개발연구원): 북촌은 콘텐츠측면에서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존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기자: 북촌이 숙박시설 부족을 줄이고 전통문화를 알리는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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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명물 한옥여관 사라질 위기
    • 입력 2001-09-0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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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서울의 유일한 전통 한옥여관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더 안타까워하는 한옥여관의 사연과 한옥을 이용한 전통 숙박시설의 가능성을 점검해 봅니다. 복창현, 김현경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 고유의 전통 건축양식을 고이 간직한 서울 가회동의 한옥마을입니다. 샛길로 접어들자 서울에서 유일한 한옥여관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전통 한옥여관은 점심준비도 외국 관광객과 함께 할 정도로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파란 고추를 여기 넣으면 맛있어요! ⊙인터뷰: 맵지 않아요? ⊙기자: 지난해 11월 지은 100년 된 전통한옥을 여관으로 꾸민 뒤 방 세 칸은 매일 외국 손님들로 차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정취를 체험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입니다. ⊙마리오 카로(에스토니아 관광객): 한국 전통가옥에 묵으니 좋아요. 한국 전통음식도 매일 먹을 수 있고... ⊙기자: 덕분에 하루라도 이곳에 묵다 간 외국인들은 감사의 편지도 보냅니다. 일본의 유명 여행 잡지에 소개되면서 손님도 부쩍 늘어 벌써 외국인 700여 명이 머물다 갔습니다. 하지만 이곳 한옥여관은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는 닷새 뒤면 더 이상 외국손님을 맞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랬기 때문입니다. ⊙이미자(한옥여관 운영자): 한국에 다시 오시면 이곳에 꼭 묵으시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여기 문을 닫을 처지가 됐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기자: 문화관광의 명물로 떠오르는 한옥여관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기자: 한옥 800여 채가 지붕을 맞대고 있는 북촌의 한 가정입니다. 숙박업을 하지 않는 일반 가정이지만 방문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줄을 잇습니다. 옛 정취가 살아 있는 풍경을 만져보기도 하고 약탕기와 간장독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나무 침대에서 분위기도 내봅니다. ⊙고이데 케이치(일본인 관광객): 옛 것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에서 한국이 대단한 나라임을 느꼈습니다. ⊙기자: 이 때문에 서울시는 내년 월드컵 기간에 모자라는 숙박시설의 대체 수단으로 한옥마을의 활용방안을 찾고 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민박유치를 위해 한옥보수시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촌 주민 가운데 서울시에 시보수를 의뢰한 주민은 전체의 3%에 불과합니다. 지원금이 부족한데다 집값 하락을 우려해 보존에 반발하는 주민이 많습니다. ⊙마을 주민: 집 값이 내려가는데 흥분 안 하게 생겼어요. 발전시키는 것도 싫고... ⊙기자: 통합된 홍보창구도 없어 아직까지 외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한영주(박사/서울 시정개발연구원): 북촌은 콘텐츠측면에서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존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기자: 북촌이 숙박시설 부족을 줄이고 전통문화를 알리는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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