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가위 세월따라 풍속따라

입력 2011.09.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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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추석은 예로부터 한해 농사의 풍작을 조상에게 감사하며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추석의 풍경은 변해 왔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데요.



먼저 이진성 기자가 지난 세월 추석의 풍속도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농촌의 들녘에 곡식이 무르익으면, 수확의 기쁨을 안고 둥근 달 아래 하나가 됩니다.



상가가 문을 닫은 텅빈 도심은 추석빔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차지하고 서울 근교에선 차량들이 성묘객을 실어나르느라 정체를 빚기도 합니다.



농경 사회의 전통이던 추석이 변화를 맞은 건 1960년대 중반 이후.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으면서 ’귀성’이란 말이 본격 등장합니다.



서울역에선 몰려드는 인파를 장대로 줄을 세우는가 하면 창문으로 열차를 타는 진풍경도 펼쳐집니다.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엔 고향행 버스표 한 장을 사기 위해 뙤약볕에 하루종일 기다리는 건 예삿일입니다.



<인터뷰> 당시 귀성객 : "차표 한 장 구하기 위해 가마니 깔고 1박 2일동안 밤새는 건 기본이었다"



80년대 중반 이후엔 추석이 연휴로 지정되면서 귀성 인파는 급증해 ’민족 대이동’이란 말이 등장합니다.



<앵커 멘트>



네, 이번 추석에도 많은 분이 고향을 찾으셨을 텐데요.



이진성 기자가 특별한 곳에 나가있습니다.



<답변>



저는 지금 농촌의 고향 집을 본뜬 가상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황금빛 들녘에 두둥실 뜬 보름달.



추석 때는 바로 이 같은 옛 향수를 떠올리며 고향을 찾지 않나 싶은데요.



귀성객은 1960년대 말까지 10만 명을 넘지 않다가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80년대 중반 800만 명, 90년엔 1500만 명을 돌파하더니 올해는 29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이렇게 고향에 가서 차례를 지낸 뒤 음식을 나눠 먹는데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송편이죠.



박지은 기자가 송편, 떡으로 본 추석 풍경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추석을 앞둔 방앗간.



쌀을 빻기 위해 쌀 바구니를 늘어놓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평상에선 엄마와 할머니가 송편 빚기에 한창입니다.



반죽을 떼어 곱게 편 다음, 콩과 깨를 넣어 송편의 모양을 예쁘게 만들고 송편 사이사이에 솔잎을 깔아 향이 배게 합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아이들은 별미인 떡맛을 보기위해 주변을 서성입니다.



쌀을 아끼기 위한 추석 요리 강습도 이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최근엔 방앗간보다 떡집이 더 인기입니다.



떡집은 밀려드는 주문에 24시간 쉴틈이 없습니다.



전화뿐 아니라 인터넷 주문도 가능해졌습니다.



떡 모양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손으로 송편을 빚었기때문에 제각각 모양이 달랐지만 최근엔 기계로 송편을 뚝딱 찍어내면서 하나같이 매끈한 모양새를 뽐냅니다.



<인터뷰> 이광희(경기도 남양주시) : "옛날에는 방앗간에서 가루 빻아가지고 집에서 손수 만들었잖아요. 근데 요즘은 누가 그래? 대부분 조금씩 다 사가지고 가요."



세월의 흐름 만큼, 떡으로 본 추석 풍경도 사뭇 달라졌습니다.



바뀐 세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명절 때면 고향을 찾는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명절을 긴 연휴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공항 대합실이 가벼운 옷차림의 나들이객들로 북적입니다.



나흘동안 연휴를 맞아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입니다.



올 추석 연휴에만 50만 명 넘게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났습니다.



<인터뷰> 최정자(성남시) : "이런 연휴 아니면 갈 기회가 없어가지고, 가족들이 전부 같이 이번 기회에 가게됐습니다."



성형외과는 명절이 오히려 더 대목입니다.



예뻐지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명절 연휴는 좋은 기회입니다.



<녹취> 성형외과 이용객 : "아무래도 연휴기간이라서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을 것 같아가지고"



연휴를 잊은 곳은 또 있습니다.



사상 최대 청년 취업난은 수험생들을 강의실에 묶어 놨습니다.



학원마다 마련된 추석 특강에는 고시생과 취업 준비생들로 가득합니다.



<인터뷰> 우도영(고시준비생) : "시험도 얼마 안남고, 지금하는 과목은 꼭 들어야 하는 과목이어서 집에 못내려가고 수업들으러 왔어요"



도시화와 핵가족화, 여기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한가위 풍속도는 이미 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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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가위 세월따라 풍속따라
    • 입력 2011-09-12 22: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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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추석은 예로부터 한해 농사의 풍작을 조상에게 감사하며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추석의 풍경은 변해 왔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데요.

먼저 이진성 기자가 지난 세월 추석의 풍속도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농촌의 들녘에 곡식이 무르익으면, 수확의 기쁨을 안고 둥근 달 아래 하나가 됩니다.

상가가 문을 닫은 텅빈 도심은 추석빔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차지하고 서울 근교에선 차량들이 성묘객을 실어나르느라 정체를 빚기도 합니다.

농경 사회의 전통이던 추석이 변화를 맞은 건 1960년대 중반 이후.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으면서 ’귀성’이란 말이 본격 등장합니다.

서울역에선 몰려드는 인파를 장대로 줄을 세우는가 하면 창문으로 열차를 타는 진풍경도 펼쳐집니다.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엔 고향행 버스표 한 장을 사기 위해 뙤약볕에 하루종일 기다리는 건 예삿일입니다.

<인터뷰> 당시 귀성객 : "차표 한 장 구하기 위해 가마니 깔고 1박 2일동안 밤새는 건 기본이었다"

80년대 중반 이후엔 추석이 연휴로 지정되면서 귀성 인파는 급증해 ’민족 대이동’이란 말이 등장합니다.

<앵커 멘트>

네, 이번 추석에도 많은 분이 고향을 찾으셨을 텐데요.

이진성 기자가 특별한 곳에 나가있습니다.

<답변>

저는 지금 농촌의 고향 집을 본뜬 가상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황금빛 들녘에 두둥실 뜬 보름달.

추석 때는 바로 이 같은 옛 향수를 떠올리며 고향을 찾지 않나 싶은데요.

귀성객은 1960년대 말까지 10만 명을 넘지 않다가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80년대 중반 800만 명, 90년엔 1500만 명을 돌파하더니 올해는 29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이렇게 고향에 가서 차례를 지낸 뒤 음식을 나눠 먹는데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송편이죠.

박지은 기자가 송편, 떡으로 본 추석 풍경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추석을 앞둔 방앗간.

쌀을 빻기 위해 쌀 바구니를 늘어놓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평상에선 엄마와 할머니가 송편 빚기에 한창입니다.

반죽을 떼어 곱게 편 다음, 콩과 깨를 넣어 송편의 모양을 예쁘게 만들고 송편 사이사이에 솔잎을 깔아 향이 배게 합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아이들은 별미인 떡맛을 보기위해 주변을 서성입니다.

쌀을 아끼기 위한 추석 요리 강습도 이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최근엔 방앗간보다 떡집이 더 인기입니다.

떡집은 밀려드는 주문에 24시간 쉴틈이 없습니다.

전화뿐 아니라 인터넷 주문도 가능해졌습니다.

떡 모양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손으로 송편을 빚었기때문에 제각각 모양이 달랐지만 최근엔 기계로 송편을 뚝딱 찍어내면서 하나같이 매끈한 모양새를 뽐냅니다.

<인터뷰> 이광희(경기도 남양주시) : "옛날에는 방앗간에서 가루 빻아가지고 집에서 손수 만들었잖아요. 근데 요즘은 누가 그래? 대부분 조금씩 다 사가지고 가요."

세월의 흐름 만큼, 떡으로 본 추석 풍경도 사뭇 달라졌습니다.

바뀐 세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명절 때면 고향을 찾는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명절을 긴 연휴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공항 대합실이 가벼운 옷차림의 나들이객들로 북적입니다.

나흘동안 연휴를 맞아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입니다.

올 추석 연휴에만 50만 명 넘게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났습니다.

<인터뷰> 최정자(성남시) : "이런 연휴 아니면 갈 기회가 없어가지고, 가족들이 전부 같이 이번 기회에 가게됐습니다."

성형외과는 명절이 오히려 더 대목입니다.

예뻐지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명절 연휴는 좋은 기회입니다.

<녹취> 성형외과 이용객 : "아무래도 연휴기간이라서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을 것 같아가지고"

연휴를 잊은 곳은 또 있습니다.

사상 최대 청년 취업난은 수험생들을 강의실에 묶어 놨습니다.

학원마다 마련된 추석 특강에는 고시생과 취업 준비생들로 가득합니다.

<인터뷰> 우도영(고시준비생) : "시험도 얼마 안남고, 지금하는 과목은 꼭 들어야 하는 과목이어서 집에 못내려가고 수업들으러 왔어요"

도시화와 핵가족화, 여기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한가위 풍속도는 이미 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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