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헤어진 남자친구 어머니를…왜?

입력 2011.12.09 (09:04) 수정 2011.12.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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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결혼을 반대한 전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40대 여성이 붙잡힌 사건 전해드렸죠.

아무리 결혼을 반대했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일까지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류란 기자, 최근에 이 여성이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찾아가 다투는 일이 많았다면서요?

어떤 속사정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멘트>

드러나지 않았던 뒷얘기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물론,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지만, 같은 여자로서 어떤 마음으로 그랬을지는 조금 알것도 같았습니다.

사랑하지만 어머니의 반대때문에 어쩔수 없이 헤어진 거라 믿었던 남자가 한 달도 안 돼 국제결혼 문제로 출국한 사실을 알게 됐을때... 그때의 심경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편의점을 나오며 종업원에게 '불이났어요'라고 미리 소리쳤다는 김 모 여인.

경찰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데, 이 사건의 전말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틀 전 새벽 3시쯤, 광주광역시 농성동의 한 편의점 건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화재진압 도중 편의점 안쪽 창고에서 한 중년 여성이 발견됐는데, 머리에 둔기를 맞고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국승인(형사과장/ 광주 서부경찰서) : “피해자의 머리가 둔기로 수회 가격을 당해서 피해를 입은 상태였고요.”

숨진 사람은 편의점 주인, 60살 정 모 씨.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편의점) 그 안에 창고 같은데 안에 가서, 거기서 잘 주무세요. 아르바이트생이 잘 모르고 (하니까) 여기서 주무셨지요. 그 여자가 그런 거 다 알고 와서 그랬는가 봐요.”

유력한 용의자는 화재 발생 직전, '불이 났어요'라고 외치며 황급히 빠져나간 이 여성.

종업원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어떤 여자가 쑥 들어가기에 뒤쪽에서 물건을 고르나보다고 생각했었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나오지 않아 가봤더니 창고에서 뛰어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편의점 종업원(음성변조) : "약수통 들고 있어서 어디 갔다가 뭘 사러왔나 (했는데) 빠른 걸음으로 와서 (창고)방에 들어가서 바로 불을 낸 것 같아요."

범행 12시간 만에 붙잡힌 피의자(용의자)는 41살 김 모 여인.

바로, 숨진 정 씨가 그렇게 반대했던 아들의 여자였습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어머니 입장에서는 반대하죠. 누가 이혼녀를 좋다고 허락하겠습니까. 어머니가 (우리 아들) 만나지 마라. 너 왜 자꾸 만나냐. 가게에 오지 마라...”

지난해 3월, 친구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처음 만난 김 여인과 안 씨.

김 여인이 6살 연상이었지만 서로 호감을 가졌고, 금세 깊은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집에) 왔다갔다 하면서 (김 여인이) 몸이 아프니까 돌봐주는 식으로... 그냥 (김 여인이) 굶지 않을 정도로만 음식 같은 거 집에서 가져와서 챙겨주기도 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잘 지냈는데...”

그런데 만난 지 몇 달 지나서 알게 된 사실!

김 여인이 이혼을 한 데다 세 살짜리 아들을 맡아 키우고 있었던 것.

안 씨는 일찌감치 헤어짐을 예감했다고 합니다.

<녹취> 안00(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처음엔 이혼한 줄 몰랐는데, 나중에 알았죠. (그래서) 결혼할 생각은 없었죠. 미혼모에 결혼도 했었잖아요.”

그래서였을까요? 여기가 김 여인이 세 살 아들과 살던 집인데요, 안 씨가 같이 살다시피 했지만 사이가 썩 좋았던 편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그 집에서) 전에 싸우는 소리는 많이 났다 했어. 자주 싸움을 한 대. 싸움만 한다고. (그 여자가 보통 악질이 아니더만.)”

안 씨는 한 달 전쯤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녹취> 안00(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헤어지자 한건 한 달 전부터 그랬었고. 결혼하려고 이제 준비하려니까 너도 마음먹고 좋은 남자 만나라 제가 그런 말을 했었어요. 자기도 인정하더라고요. 수긍하면서 알았다고...”

그렇게 순순히 이별을 받아들이는 듯했던 김 여인...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김 여인이 안 씨 어머니인 정 씨를 찾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심지어 다투기도 했다는데요.

<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평소 다툼이 심했죠. (김 여인이) 가게에 와서. 뭐라 하니까 막 다툼도 하고, 서로 욕설도 오가고... 내가 그런 것도 목격했고요.”

그러던 중 안 씨가 국제결혼을 위해 출국해버리자, 사건 이틀 전 김 여인은 정 씨를 찾아와 자신을 받아 달라... 애원했다고 합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어머니하고) 따로 만나는 건 몰랐었고, 어제 아버지한테 들었어요. (김 여인이) 매달리면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하니까 어머니는 안 된다...”

이렇듯 CCTV와 목격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김 여인은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국승인(형사과장/광주 서부경찰서) : “(사건 직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용의자를 (김 여인으로) 지목했어요. 인근에서 저희들이 확보한 cctv를 보여줬을 때 용의자가 틀림없다 그렇게 지금 진술하고 (있는데) 용의자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이없이 부인과 어머니를 잃은 유족들은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남편/음성변조) :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아무리) 그 사람한테 큰 잘못이 있다고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무슨 죄가 있다고 어머니한테 해코지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자식 잘못 만나가지고 어머니가 그렇게 당했는데 아들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

자신과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전 애인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41살 김 모 여인, 오늘 오후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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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12-09 09: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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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결혼을 반대한 전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40대 여성이 붙잡힌 사건 전해드렸죠. 아무리 결혼을 반대했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일까지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류란 기자, 최근에 이 여성이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찾아가 다투는 일이 많았다면서요? 어떤 속사정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멘트> 드러나지 않았던 뒷얘기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물론,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지만, 같은 여자로서 어떤 마음으로 그랬을지는 조금 알것도 같았습니다. 사랑하지만 어머니의 반대때문에 어쩔수 없이 헤어진 거라 믿었던 남자가 한 달도 안 돼 국제결혼 문제로 출국한 사실을 알게 됐을때... 그때의 심경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편의점을 나오며 종업원에게 '불이났어요'라고 미리 소리쳤다는 김 모 여인. 경찰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데, 이 사건의 전말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틀 전 새벽 3시쯤, 광주광역시 농성동의 한 편의점 건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화재진압 도중 편의점 안쪽 창고에서 한 중년 여성이 발견됐는데, 머리에 둔기를 맞고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국승인(형사과장/ 광주 서부경찰서) : “피해자의 머리가 둔기로 수회 가격을 당해서 피해를 입은 상태였고요.” 숨진 사람은 편의점 주인, 60살 정 모 씨.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편의점) 그 안에 창고 같은데 안에 가서, 거기서 잘 주무세요. 아르바이트생이 잘 모르고 (하니까) 여기서 주무셨지요. 그 여자가 그런 거 다 알고 와서 그랬는가 봐요.” 유력한 용의자는 화재 발생 직전, '불이 났어요'라고 외치며 황급히 빠져나간 이 여성. 종업원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어떤 여자가 쑥 들어가기에 뒤쪽에서 물건을 고르나보다고 생각했었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나오지 않아 가봤더니 창고에서 뛰어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편의점 종업원(음성변조) : "약수통 들고 있어서 어디 갔다가 뭘 사러왔나 (했는데) 빠른 걸음으로 와서 (창고)방에 들어가서 바로 불을 낸 것 같아요." 범행 12시간 만에 붙잡힌 피의자(용의자)는 41살 김 모 여인. 바로, 숨진 정 씨가 그렇게 반대했던 아들의 여자였습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어머니 입장에서는 반대하죠. 누가 이혼녀를 좋다고 허락하겠습니까. 어머니가 (우리 아들) 만나지 마라. 너 왜 자꾸 만나냐. 가게에 오지 마라...” 지난해 3월, 친구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처음 만난 김 여인과 안 씨. 김 여인이 6살 연상이었지만 서로 호감을 가졌고, 금세 깊은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집에) 왔다갔다 하면서 (김 여인이) 몸이 아프니까 돌봐주는 식으로... 그냥 (김 여인이) 굶지 않을 정도로만 음식 같은 거 집에서 가져와서 챙겨주기도 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잘 지냈는데...” 그런데 만난 지 몇 달 지나서 알게 된 사실! 김 여인이 이혼을 한 데다 세 살짜리 아들을 맡아 키우고 있었던 것. 안 씨는 일찌감치 헤어짐을 예감했다고 합니다. <녹취> 안00(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처음엔 이혼한 줄 몰랐는데, 나중에 알았죠. (그래서) 결혼할 생각은 없었죠. 미혼모에 결혼도 했었잖아요.” 그래서였을까요? 여기가 김 여인이 세 살 아들과 살던 집인데요, 안 씨가 같이 살다시피 했지만 사이가 썩 좋았던 편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그 집에서) 전에 싸우는 소리는 많이 났다 했어. 자주 싸움을 한 대. 싸움만 한다고. (그 여자가 보통 악질이 아니더만.)” 안 씨는 한 달 전쯤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녹취> 안00(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헤어지자 한건 한 달 전부터 그랬었고. 결혼하려고 이제 준비하려니까 너도 마음먹고 좋은 남자 만나라 제가 그런 말을 했었어요. 자기도 인정하더라고요. 수긍하면서 알았다고...” 그렇게 순순히 이별을 받아들이는 듯했던 김 여인...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김 여인이 안 씨 어머니인 정 씨를 찾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심지어 다투기도 했다는데요. <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평소 다툼이 심했죠. (김 여인이) 가게에 와서. 뭐라 하니까 막 다툼도 하고, 서로 욕설도 오가고... 내가 그런 것도 목격했고요.” 그러던 중 안 씨가 국제결혼을 위해 출국해버리자, 사건 이틀 전 김 여인은 정 씨를 찾아와 자신을 받아 달라... 애원했다고 합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어머니하고) 따로 만나는 건 몰랐었고, 어제 아버지한테 들었어요. (김 여인이) 매달리면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하니까 어머니는 안 된다...” 이렇듯 CCTV와 목격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김 여인은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국승인(형사과장/광주 서부경찰서) : “(사건 직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용의자를 (김 여인으로) 지목했어요. 인근에서 저희들이 확보한 cctv를 보여줬을 때 용의자가 틀림없다 그렇게 지금 진술하고 (있는데) 용의자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이없이 부인과 어머니를 잃은 유족들은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녹취> 안00 (피해자 남편/음성변조) :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아무리) 그 사람한테 큰 잘못이 있다고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녹취> 안00 (피해자 아들/음성변조) : “무슨 죄가 있다고 어머니한테 해코지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자식 잘못 만나가지고 어머니가 그렇게 당했는데 아들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 자신과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전 애인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41살 김 모 여인, 오늘 오후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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