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오랜 세월 원망이…살해자된 아들
입력 2011.12.29 (08:58)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작은 섬마을에서 한 여인이 집안에서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자살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다섯 달 만에 살인 사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인은 놀랍게도 이 여인의 아들이었는데요.

이랑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이 어머니가 평소 아들에게 정말 헌신적이었다면서요?

어떻게 그런 어머니를 살해한 겁니까?

<기자 멘트>

네,아들 김 씨를 검찰 송치 직전에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는데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정작 아들은 어머니를 오랜 세월 원망해 왔었습니다.

10여 년 전,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마음의 상처가 많았기 때문이라는데요.

어머니와 아들에서 피해자와 피의자가 된 기구한 운명, 대체 이 모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살해한 스물 다섯살 김 모씨.

<녹취> 김00 (25/피의자/음성변조) : "엄마만 보면 밉고 보기도 싫고....얼굴도 보기 싫고... 엄마 입장에서는 잘 해 줬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김 씨는 엄마에 대한 원망만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작은 섬 완도에서도 배를 타고 15분을 더 가야하는 외딴 섬에서 한 중년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됩니다.

전기장판과 이불에 쌓인 시신은 이미 심하게 부패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태였는데요.

사건 직후, 가족들 모두 이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녹취> 피의자 작은아버지 (음성변조) : "봤을 때 자살했다 그런 생각만 했었어요. 왜냐하면 농약병이 마루 앞에 있었거든요. 이건 자살이구나 하고 신고하고 들어가서 보니까 벌써 방이 다 썩었어... 물이 흐를 정도니까 들어가서 있을 수가 없어요."

시신으로 발견된 여인은 바로 50살 김 모 씨.

지적 장애 2급은 김 씨는 3년 전부터 큰 아들과 단 둘이 생활해 왔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 변조) : "자기 엄마랑 둘밖에 안 살았어.두 사람밖에 없어. 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없어. "

김 여인은 자신 앞으로 매달 나오는 장애수급비 40여만 원을 모두 아들에게 쓸 정도로 헌신적인 엄마였다고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 변조) :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고 뭐든지 좋은 것만 탕수육 시켜다 먹이고 튀김 닭 시켜다 먹이고 아주 그렇게 자식들한테 잘했어."

그런데 수상쩍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헌신적이었던 엄마의 장례식장에 큰 아들인 김 씨가 보이지 않았던 것.

<녹취> 피의자 작은아버지 : "상 치를 때까지 안 나왔죠. 그놈이 상주인데...부검해서 아무 이상 없다 그래서 스피커로 00이는 빨리 나와서 엄마 장례 모시는 곳으로 나오라고 자살로 판명됐다고 해서 나왔대요."

그렇게 자살로 이 사건이 잊어져가고 있던 무렵, 경찰은 5개월 남짓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인근 지역을 떠돌던 김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살해자로 큰 아들 김 씨를 지목한 겁니다.

<인터뷰> 위영남 (팀장/ 완도경찰서 강력팀) : "통상적으로 유족 대표 조서를 받는데 변사 처리하는 과정에 없어지고 또 장례식에 잠깐 나타났다가 없어지고 그래서 저희들이 의심도 되고 피의자를 찾아야 종결되니까 소재 추적을 계속 한 것입니다."

자신을 끔찍이도 챙겼던 엄마인데...

아들은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요?

13살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어린 두 형제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김 모 군은 두 살 아래의 동생과 큰아버지 집에 얹혀살아야 했는데요.

그 때부터 열 세살 소년에게는 하루하루가 악몽이었습니다.

<녹취> 김00(25 /피의자 /음성 변조) : "큰아버지한테도 눈칫밥 먹고, 많이 맞기도 하고..큰아버지가 계속 니 엄마는 도망갔으니까 엄마 볼 생각도 하지 말라고 계속 그렇게.."

큰아버지의 폭력이 심해질수록..

엄마에 대한 원망은 커져만 갔고 이 모든 불행이 엄마 탓인 것만 같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녹취> 김00 (25/피의자/음성 변조) : "엄마가 버리고 간 뒤부터 그 때부터 방황이 많이 시작됐죠. 애들 돈도 많이 뺐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

그로부터 6년 후, 고3이 되던 해에 엄마는 다시 자식들 곁으로 돌아왔지만 아들의 마음은 이미 굳게 닫힌 지 오래였습니다.

갈등의 골은 돈 문제로 더욱 깊어졌습니다.

일자리가 없었던 김 씨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어머니 사이에 종종 다툼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녹취> 피의자 작은어머니 (음성변조) : "아들이 와서 돈 달라 한다는 말 밖에 안했어요. 아들이 광주 가서 방 얻어서 일하려고 돈 달라고 한다고 몇십만원씩 달라 그런다고 그 소리를..."

사건 전날에도 김 여인은 아들과 싸우고 이웃에게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 변조) : "노인정에 가서 노는데 왔더라고. 울면서‘형님 나 어떻게 하느냐’ 해서 ‘왜 그러느냐’하니까 00이가 통장을 들고 갔다고 없다고.."

김 씨가 아예 통장을 들고 나간 것에 격분한 어머니는 마을 파출소에 신고를 하기에 이르는데요.

<녹취> 김00 (25 / 피의자) : "억누르고 있었는데 어머니 말에 갑자기 폭발 해버렸어요... 엄마가 해준게 뭐있냐, 우리 버리고 가놓고...."

김 씨는 이렇게 범행을 하고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 변사 사건으로 위장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위영남 (팀장/ 완도경찰서 강력팀) : "파출소에서도 엄마한테 상당히 혼나고 그 다음에 집에 와서도 계속적으로 장시간 혼이 많이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극도로 분노를 느끼고 죽일 것을 마음먹고 목 졸라 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버림받은 상처, 수년 간 곪아왔던 그 상처에 친척집에서 받았던 폭력의 아픔이 더해져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 셈입니다.

<인터뷰> 이수정 (교수/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 "친척집에서 생활할 당시에 피해자를 보호하던 큰아버지란 분의 폭력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모델링을 하는거죠. 주변에 가까운 친지나 부모가 폭력을 행사하는경우에 비판력이 없는 아이들은 그런 폭력을 학습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어요,"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는 싹싹했던 청년이었기에 주변에서는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작은어머니 (음성변조) : "우리가 보기에는 순하고 순해요. 작은 엄마 걱정 마세요, 내가 취업 나가서 돈 벌어서 우리 엄마 편히 모실래요. 그런 놈이 저렇게 돼버렸어요."

<녹취> 피의자 작은아버지 (음성변조) : "죗값을 받아야 돼. 엄마를 죽였다면 죗값 받고 살아야 돼."

돌이킬 수 없는 현실 앞에서 피의자는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00 (25 / 피의자 /음성변조) : "어머니한테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존속 살인이라는 참극을 저질렀지만 자신도 사실은 폭력과 분노의 희생양였던 김 씨,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랜 세월 원망이…살해자된 아들
    • 입력 2011-12-29 08:58:3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작은 섬마을에서 한 여인이 집안에서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자살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다섯 달 만에 살인 사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인은 놀랍게도 이 여인의 아들이었는데요.

이랑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이 어머니가 평소 아들에게 정말 헌신적이었다면서요?

어떻게 그런 어머니를 살해한 겁니까?

<기자 멘트>

네,아들 김 씨를 검찰 송치 직전에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는데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정작 아들은 어머니를 오랜 세월 원망해 왔었습니다.

10여 년 전,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마음의 상처가 많았기 때문이라는데요.

어머니와 아들에서 피해자와 피의자가 된 기구한 운명, 대체 이 모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살해한 스물 다섯살 김 모씨.

<녹취> 김00 (25/피의자/음성변조) : "엄마만 보면 밉고 보기도 싫고....얼굴도 보기 싫고... 엄마 입장에서는 잘 해 줬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김 씨는 엄마에 대한 원망만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작은 섬 완도에서도 배를 타고 15분을 더 가야하는 외딴 섬에서 한 중년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됩니다.

전기장판과 이불에 쌓인 시신은 이미 심하게 부패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태였는데요.

사건 직후, 가족들 모두 이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녹취> 피의자 작은아버지 (음성변조) : "봤을 때 자살했다 그런 생각만 했었어요. 왜냐하면 농약병이 마루 앞에 있었거든요. 이건 자살이구나 하고 신고하고 들어가서 보니까 벌써 방이 다 썩었어... 물이 흐를 정도니까 들어가서 있을 수가 없어요."

시신으로 발견된 여인은 바로 50살 김 모 씨.

지적 장애 2급은 김 씨는 3년 전부터 큰 아들과 단 둘이 생활해 왔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 변조) : "자기 엄마랑 둘밖에 안 살았어.두 사람밖에 없어. 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없어. "

김 여인은 자신 앞으로 매달 나오는 장애수급비 40여만 원을 모두 아들에게 쓸 정도로 헌신적인 엄마였다고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 변조) :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고 뭐든지 좋은 것만 탕수육 시켜다 먹이고 튀김 닭 시켜다 먹이고 아주 그렇게 자식들한테 잘했어."

그런데 수상쩍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헌신적이었던 엄마의 장례식장에 큰 아들인 김 씨가 보이지 않았던 것.

<녹취> 피의자 작은아버지 : "상 치를 때까지 안 나왔죠. 그놈이 상주인데...부검해서 아무 이상 없다 그래서 스피커로 00이는 빨리 나와서 엄마 장례 모시는 곳으로 나오라고 자살로 판명됐다고 해서 나왔대요."

그렇게 자살로 이 사건이 잊어져가고 있던 무렵, 경찰은 5개월 남짓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인근 지역을 떠돌던 김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살해자로 큰 아들 김 씨를 지목한 겁니다.

<인터뷰> 위영남 (팀장/ 완도경찰서 강력팀) : "통상적으로 유족 대표 조서를 받는데 변사 처리하는 과정에 없어지고 또 장례식에 잠깐 나타났다가 없어지고 그래서 저희들이 의심도 되고 피의자를 찾아야 종결되니까 소재 추적을 계속 한 것입니다."

자신을 끔찍이도 챙겼던 엄마인데...

아들은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요?

13살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어린 두 형제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김 모 군은 두 살 아래의 동생과 큰아버지 집에 얹혀살아야 했는데요.

그 때부터 열 세살 소년에게는 하루하루가 악몽이었습니다.

<녹취> 김00(25 /피의자 /음성 변조) : "큰아버지한테도 눈칫밥 먹고, 많이 맞기도 하고..큰아버지가 계속 니 엄마는 도망갔으니까 엄마 볼 생각도 하지 말라고 계속 그렇게.."

큰아버지의 폭력이 심해질수록..

엄마에 대한 원망은 커져만 갔고 이 모든 불행이 엄마 탓인 것만 같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녹취> 김00 (25/피의자/음성 변조) : "엄마가 버리고 간 뒤부터 그 때부터 방황이 많이 시작됐죠. 애들 돈도 많이 뺐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

그로부터 6년 후, 고3이 되던 해에 엄마는 다시 자식들 곁으로 돌아왔지만 아들의 마음은 이미 굳게 닫힌 지 오래였습니다.

갈등의 골은 돈 문제로 더욱 깊어졌습니다.

일자리가 없었던 김 씨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어머니 사이에 종종 다툼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녹취> 피의자 작은어머니 (음성변조) : "아들이 와서 돈 달라 한다는 말 밖에 안했어요. 아들이 광주 가서 방 얻어서 일하려고 돈 달라고 한다고 몇십만원씩 달라 그런다고 그 소리를..."

사건 전날에도 김 여인은 아들과 싸우고 이웃에게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 변조) : "노인정에 가서 노는데 왔더라고. 울면서‘형님 나 어떻게 하느냐’ 해서 ‘왜 그러느냐’하니까 00이가 통장을 들고 갔다고 없다고.."

김 씨가 아예 통장을 들고 나간 것에 격분한 어머니는 마을 파출소에 신고를 하기에 이르는데요.

<녹취> 김00 (25 / 피의자) : "억누르고 있었는데 어머니 말에 갑자기 폭발 해버렸어요... 엄마가 해준게 뭐있냐, 우리 버리고 가놓고...."

김 씨는 이렇게 범행을 하고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 변사 사건으로 위장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위영남 (팀장/ 완도경찰서 강력팀) : "파출소에서도 엄마한테 상당히 혼나고 그 다음에 집에 와서도 계속적으로 장시간 혼이 많이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극도로 분노를 느끼고 죽일 것을 마음먹고 목 졸라 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버림받은 상처, 수년 간 곪아왔던 그 상처에 친척집에서 받았던 폭력의 아픔이 더해져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 셈입니다.

<인터뷰> 이수정 (교수/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 "친척집에서 생활할 당시에 피해자를 보호하던 큰아버지란 분의 폭력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모델링을 하는거죠. 주변에 가까운 친지나 부모가 폭력을 행사하는경우에 비판력이 없는 아이들은 그런 폭력을 학습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어요,"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는 싹싹했던 청년이었기에 주변에서는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작은어머니 (음성변조) : "우리가 보기에는 순하고 순해요. 작은 엄마 걱정 마세요, 내가 취업 나가서 돈 벌어서 우리 엄마 편히 모실래요. 그런 놈이 저렇게 돼버렸어요."

<녹취> 피의자 작은아버지 (음성변조) : "죗값을 받아야 돼. 엄마를 죽였다면 죗값 받고 살아야 돼."

돌이킬 수 없는 현실 앞에서 피의자는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00 (25 / 피의자 /음성변조) : "어머니한테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존속 살인이라는 참극을 저질렀지만 자신도 사실은 폭력과 분노의 희생양였던 김 씨,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