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적자 누적, ‘사회적 기업’ 폐업 속출

입력 2012.02.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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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들이 출범 5년 만에 6백여 곳으로, 외형적으로는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6곳 가운데 한 곳만 간신히 적자를 모면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업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소년 캠프를 운영하는 부산의 한 사회적 기업.

연매출이 2-3억 원대지만, 임대료와 자재비를 빼면 적자입니다.

직원은 16명.

의무 고용 인원이 정해져 있어 인력 감축도 못합니다.

<인터뷰> 전현정(사회적 기업 사무국장) : "저희 대표, 부대표님들이 대출까지 받아서 겨우 운영하고 있어요."

홍보 동영상을 만드는 이 업체도 경영난을 겪기는 마찬가지.

정부 지원 기준까지 강화돼 상황은 더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경배(사회적 기업 운영팀장) : "(취약 계층 고용 비율을) 30% 맞춰서 우리가 시작했는데, 50%로 바뀌면서 저희가 중간에 휘청했거든요."

사회적 기업은 지난 2007년 출범 당시보다 12배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흑자인 곳은 16%에 불과합니다.

문을 닫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폐업 업체 대표 : "저희야 탈락이 돼서 할 말이 없지만, 예비 단계를 넘어서 자립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지난 5년 동안 투입된 정부 예산만 7,800억 원.

인건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받기는 하지만, 취약계층 의무 고용으로 원가 부담은 늘어나는데,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 등에서 민간기업에 밀려 판로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뾰족한 대책 없이 사회적 기업 제품의 우선 구매만을 권장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곽선화(부산대 교수) :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자체의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지원책이 없으면 사회적 기업은 자립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기간이 지나, 올해 당장 정부 지원금이 끊기는 곳만 전체의 40%가 넘는 260곳이나 돼서 사회적 기업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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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적자 누적, ‘사회적 기업’ 폐업 속출
    • 입력 2012-02-24 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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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들이 출범 5년 만에 6백여 곳으로, 외형적으로는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6곳 가운데 한 곳만 간신히 적자를 모면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업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소년 캠프를 운영하는 부산의 한 사회적 기업. 연매출이 2-3억 원대지만, 임대료와 자재비를 빼면 적자입니다. 직원은 16명. 의무 고용 인원이 정해져 있어 인력 감축도 못합니다. <인터뷰> 전현정(사회적 기업 사무국장) : "저희 대표, 부대표님들이 대출까지 받아서 겨우 운영하고 있어요." 홍보 동영상을 만드는 이 업체도 경영난을 겪기는 마찬가지. 정부 지원 기준까지 강화돼 상황은 더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경배(사회적 기업 운영팀장) : "(취약 계층 고용 비율을) 30% 맞춰서 우리가 시작했는데, 50%로 바뀌면서 저희가 중간에 휘청했거든요." 사회적 기업은 지난 2007년 출범 당시보다 12배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흑자인 곳은 16%에 불과합니다. 문을 닫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폐업 업체 대표 : "저희야 탈락이 돼서 할 말이 없지만, 예비 단계를 넘어서 자립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지난 5년 동안 투입된 정부 예산만 7,800억 원. 인건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받기는 하지만, 취약계층 의무 고용으로 원가 부담은 늘어나는데,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 등에서 민간기업에 밀려 판로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뾰족한 대책 없이 사회적 기업 제품의 우선 구매만을 권장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곽선화(부산대 교수) :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자체의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지원책이 없으면 사회적 기업은 자립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기간이 지나, 올해 당장 정부 지원금이 끊기는 곳만 전체의 40%가 넘는 260곳이나 돼서 사회적 기업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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