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퀴즈’ 풀며 암 극복한 60대 사나이

입력 2012.03.12 (09:04) 수정 2012.03.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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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 퀴즈 프로그램에서 퀴즈왕 되는 분들 보면요, 해박한 지식부터 두둑한 배짱과 담력까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네, 그런데 여기에 더 해 가슴 찡한 사연까지 함께 안고 퀴즈왕에 오른 한 60대 가장이 있습니다.

암 투병의 고통을 퀴즈로 이겨낸 장준호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항암치료를 받던 중 퀴즈 프로를 보게 되면서, 나도 한 번 도전해볼까 하고 시작한 일이 이런 값진 성과를 내게 됐다는데요.

정신없이 퀴즈 삼매경에 빠지다보면 투병의 고통도, 가장이라는 짐도 잠시 내려놀 수 있었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퀴즈에 대한 열정 덕분일까요? 항암치료도 무사히 끝났다죠?

<리포트>

흔히들 재미로 풀어보는 게 퀴즌데요.

하지만 그에게는 삶을 이어주는 희망이자 원동력이 돼 주었습니다.

퀴즈가 항암치료제였던 셈인데요.

지난 2007년 '퀴즈 영웅'이 된 고졸 출신의 한 이발사의 도전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장준호 씨.

이제는 누군가에겐 또 다른 감동이 되고 싶다는 그를 만나봤습니다.

지난 달 25일, 많은 분들이 눈여겨봤을이 장면!

<퀴즈대한민국>에서 퀴즈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4개월 만에 탄생한 제 55대 퀴즈 영웅인데요.

<녹취>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습니다, 1년 반 동안 노력했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많이 기쁩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중 너무 바빠서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암 투병 중에 텔레비전을 계속 보게 됐습니다. 퀴즈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잘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에 응시를 했습니다.) "

환갑이 넘은 나이에 퀴즈영웅이 된 장준호씨!

이제 그에게 퀴즈프로그램 시청은 빼 놓을 수 없는 일과가 됐습니다.

우승의 비결 역시, 퀴즈프로그램의 꼼꼼한 시청이 시작이었는데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퀴즈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문제가 나오면 일단 (텔레비전을) 끄고 (노트에) 기록도 하고 중요한 용어는 적어놨다가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습니다.)"

과연, 퀴즈영웅답게 장준호 씨 노트엔 그동안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이게 주관식 문제고, 단답식과 객관식 문제는 한 7,000문제 정도 되지 않을까(생각 합니다.) 중요한 부분은 빨간 네모와 작은 별로 표시까지 해 놓았는데요."

<녹취> "(한 권에 정리를 다 하신거에요?) 총 대학노트 세 권에 정리를 했습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이게 주관식 문제고, 단답식과 객관식 문제는 한 7000문제 정도 되지 않을까(생각 합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몸에 이상이 있어서 아무래도 병원에 가 봐야겠다. 해서 병원에 갔더니... (암 판정을) 직접 내가 당하니까 많은 충격을 받았어요."

30년 동안 엔지니어로 바쁘게 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대장암 판정.

수술 후 투병생활을 이어갔지만, (아무 것도 할수 없는) 답답함과 무료함은 암 치료과정보다 더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퀴즈는 희망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총 대학노트 세 권에 정리를 했습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암 투병 생활 때 ‘퀴즈 대한민국’프로를 봤는데 거기서 이발하시는 (고졸 장래형 씨) 분이 (문제를) 잘 풀고 척척박사가 나온 것 같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2007년 고졸 출신 이발사 장래형 씨의 퀴즈영웅 도전기를 보고 감동을 받은 장준호 씨는, 암투병의 힘겨움과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퀴즈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신문을 통해 시사상식을 정복하고, 궁금증이 생기면 모든 정보매체를 동원해궁금증을 해결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 네. 퀴즈 공부는 다 독학으로 (공부) 했죠. 독학으로 했고, 관련된 서적, 인터넷, 신문 등을 함께 활용해서 (공부)했습니다."

독학으로 시작한 퀴즈공부는 삶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는데요.

하루 종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곁에는 늘 책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식사 시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암투병의 고통을 잊게 해 줄 만큼 퀴즈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던 장준호씨.

모르는 용어는 검색 사이트에서 ‘비교검색’해 보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아무래도 여러 가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기억을 하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퀴즈대한민국> 출연을 준비하면서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설렘’ 이란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는 장준호씨.

가장이라는 짐도, 암 투병이라는 고통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던, 행복한 도전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대장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끝내고 정기검진을 받는 날. 재발 여부를 확인해 봤는데요.

<인터뷰> 황대용(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 : " 현재 보조 약물치료 다 끝났고, 보조약물 치료를 하면서 재발률을 10~15% 낮출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 3년 4개월 되었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80% 이상 지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료 후, 찾아간 곳은 한 서점.

<녹취> 뭘 고르시는 거예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아동용 전집 (책을) 찾고 있는데..."

축하 상금으로 제일 먼저 한 일이 손주들에게 한 ‘책선물’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한 아름 가득 사서 귀여운 손주들을 찾았습니다.

평소에도 책을 좋아했지만, 퀴즈왕이 되고나서부터는 더더욱 책을 좋아하게 됐다는 장준호씬데요.

<인터뷰> 조윤순(장준호 씨 며느리) : "이 책이랑 그 다음에 이 책이랑... 저희 아버님은 (다른 분들과 다르게) 다른 분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옷이나 유모차를 사 주시는데, 저희 아버님은 처음 선물로 책을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아버님 닮아서 책도 잘 읽고 똑똑한 것 같아요."

<인터뷰> 장서우 (장준호 씨 손녀) : "할아버지가 일등해서 좋아요. 퀴즈 영웅이 된 이후,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 졌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암 투병 중이지만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도전을 하면,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이번 (기회에) 가졌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희망과 도전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장준호씨.

그의 다음 도전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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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퀴즈’ 풀며 암 극복한 60대 사나이
    • 입력 2012-03-12 09:04:04
    • 수정2012-03-12 10: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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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 퀴즈 프로그램에서 퀴즈왕 되는 분들 보면요, 해박한 지식부터 두둑한 배짱과 담력까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네, 그런데 여기에 더 해 가슴 찡한 사연까지 함께 안고 퀴즈왕에 오른 한 60대 가장이 있습니다. 암 투병의 고통을 퀴즈로 이겨낸 장준호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항암치료를 받던 중 퀴즈 프로를 보게 되면서, 나도 한 번 도전해볼까 하고 시작한 일이 이런 값진 성과를 내게 됐다는데요. 정신없이 퀴즈 삼매경에 빠지다보면 투병의 고통도, 가장이라는 짐도 잠시 내려놀 수 있었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퀴즈에 대한 열정 덕분일까요? 항암치료도 무사히 끝났다죠? <리포트> 흔히들 재미로 풀어보는 게 퀴즌데요. 하지만 그에게는 삶을 이어주는 희망이자 원동력이 돼 주었습니다. 퀴즈가 항암치료제였던 셈인데요. 지난 2007년 '퀴즈 영웅'이 된 고졸 출신의 한 이발사의 도전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장준호 씨. 이제는 누군가에겐 또 다른 감동이 되고 싶다는 그를 만나봤습니다. 지난 달 25일, 많은 분들이 눈여겨봤을이 장면! <퀴즈대한민국>에서 퀴즈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4개월 만에 탄생한 제 55대 퀴즈 영웅인데요. <녹취>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습니다, 1년 반 동안 노력했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많이 기쁩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중 너무 바빠서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암 투병 중에 텔레비전을 계속 보게 됐습니다. 퀴즈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잘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에 응시를 했습니다.) " 환갑이 넘은 나이에 퀴즈영웅이 된 장준호씨! 이제 그에게 퀴즈프로그램 시청은 빼 놓을 수 없는 일과가 됐습니다. 우승의 비결 역시, 퀴즈프로그램의 꼼꼼한 시청이 시작이었는데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퀴즈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문제가 나오면 일단 (텔레비전을) 끄고 (노트에) 기록도 하고 중요한 용어는 적어놨다가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습니다.)" 과연, 퀴즈영웅답게 장준호 씨 노트엔 그동안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이게 주관식 문제고, 단답식과 객관식 문제는 한 7,000문제 정도 되지 않을까(생각 합니다.) 중요한 부분은 빨간 네모와 작은 별로 표시까지 해 놓았는데요." <녹취> "(한 권에 정리를 다 하신거에요?) 총 대학노트 세 권에 정리를 했습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이게 주관식 문제고, 단답식과 객관식 문제는 한 7000문제 정도 되지 않을까(생각 합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몸에 이상이 있어서 아무래도 병원에 가 봐야겠다. 해서 병원에 갔더니... (암 판정을) 직접 내가 당하니까 많은 충격을 받았어요." 30년 동안 엔지니어로 바쁘게 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대장암 판정. 수술 후 투병생활을 이어갔지만, (아무 것도 할수 없는) 답답함과 무료함은 암 치료과정보다 더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퀴즈는 희망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총 대학노트 세 권에 정리를 했습니다."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암 투병 생활 때 ‘퀴즈 대한민국’프로를 봤는데 거기서 이발하시는 (고졸 장래형 씨) 분이 (문제를) 잘 풀고 척척박사가 나온 것 같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2007년 고졸 출신 이발사 장래형 씨의 퀴즈영웅 도전기를 보고 감동을 받은 장준호 씨는, 암투병의 힘겨움과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퀴즈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신문을 통해 시사상식을 정복하고, 궁금증이 생기면 모든 정보매체를 동원해궁금증을 해결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 네. 퀴즈 공부는 다 독학으로 (공부) 했죠. 독학으로 했고, 관련된 서적, 인터넷, 신문 등을 함께 활용해서 (공부)했습니다." 독학으로 시작한 퀴즈공부는 삶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는데요. 하루 종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곁에는 늘 책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식사 시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암투병의 고통을 잊게 해 줄 만큼 퀴즈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던 장준호씨. 모르는 용어는 검색 사이트에서 ‘비교검색’해 보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인터뷰> 장준호 (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아무래도 여러 가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기억을 하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퀴즈대한민국> 출연을 준비하면서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설렘’ 이란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는 장준호씨. 가장이라는 짐도, 암 투병이라는 고통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던, 행복한 도전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대장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끝내고 정기검진을 받는 날. 재발 여부를 확인해 봤는데요. <인터뷰> 황대용(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 : " 현재 보조 약물치료 다 끝났고, 보조약물 치료를 하면서 재발률을 10~15% 낮출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 3년 4개월 되었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80% 이상 지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료 후, 찾아간 곳은 한 서점. <녹취> 뭘 고르시는 거예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아동용 전집 (책을) 찾고 있는데..." 축하 상금으로 제일 먼저 한 일이 손주들에게 한 ‘책선물’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한 아름 가득 사서 귀여운 손주들을 찾았습니다. 평소에도 책을 좋아했지만, 퀴즈왕이 되고나서부터는 더더욱 책을 좋아하게 됐다는 장준호씬데요. <인터뷰> 조윤순(장준호 씨 며느리) : "이 책이랑 그 다음에 이 책이랑... 저희 아버님은 (다른 분들과 다르게) 다른 분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옷이나 유모차를 사 주시는데, 저희 아버님은 처음 선물로 책을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아버님 닮아서 책도 잘 읽고 똑똑한 것 같아요." <인터뷰> 장서우 (장준호 씨 손녀) : "할아버지가 일등해서 좋아요. 퀴즈 영웅이 된 이후,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 졌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장준호(퀴즈대한민국 제55대 우승자) : "암 투병 중이지만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도전을 하면,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이번 (기회에) 가졌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희망과 도전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장준호씨. 그의 다음 도전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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