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인터넷 방송 선정성 ‘도 넘었다’

입력 2012.06.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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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죠.

그러다 보니, 꼭 방송국 직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일반인이 인터넷을 통해 온갖 소재를 생방송 하기 시작하면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이런 찬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점점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랑 기자, 인터넷 개인방송은 뭐든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데요.

이게 잘못돼서 요즘은 음란 방송이 너무나 많다면서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접속을 해봤는데요, 대낮에도 선정적인 개인 방송들이 끊임없이 전파를 타고 있었습니다.

며칠전에는 가학적인 방송이 큰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일부 개인 방송 운영사의 경우 10대들조차 문제 영상들을 올리고, 보는데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입니다.

낯뜨거운 인터넷 개인 방송의 실태를 함께 보시죠.

<리포트>

브로드캐스팅 자키.

BJ라 불리는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소시지 하나를 꺼내 듭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음성변조) : "시작하겠습니다! "

30분에 소시지 100개 먹기를 먹겠다며 도전한 진행자.

그동안 도전한 식품만도 라면과 빵, 요구르트까지 다양한데요.

시간 내에 먹기를 실패하자 온 몸에 고추냉이를 바르며 벌칙을 수행합니다.

방송 채팅창은 더 자극적인 벌칙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댓글이 쏟아지는데요.

실제 간장을 온몸에 붓는 등 가학적인 벌칙일수록 화제가 됐습니다.

대놓고 선정성을 내세우는 방송도 있습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음성변조) : " 제가 바지 입은 날엔 쩍벌춤 춰드릴게요."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보도록 선정적인 옷에 자극적인 춤은 기본이고, 내용 또한 아무런 여과 없이 방송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오후 3시, 인터넷 개인 방송에 접속하자 두 남녀가 엉켜있는 낯 뜨거운 동영상이 뜹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아무런 제재 없이 음란 동영상 시청이 가능했는데요.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음성변조) : "19세(미만 시청금지를) 걸지 않고 핸드폰을 통해 방송하는 모습이에요."

5년 동안이나 인터넷 개인방송을 즐겨 시청했다는 김 씨, 얼마 전부터 인터넷 방송이 점점 더 자극적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음성변조) : "성적인 행동이나 묘사라든지, 또는 성적인 언어도 많이 사용하고요. ‘유료아이템을 선물하면 시청자가 원하는 걸 하겠다, 나의 몸을 보여주겠다, 아니면 너의 노예가 되겠다’ 이렇게 자극적인 방송을 하게 되는 거죠. "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학대하는가 하면, 속옷차림으로 앉아 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는 건 그야말로 약과.

음란물을 그대로 틀어주거나 실제 성행위까지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까지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방송을 진행하는 BJ나 시청자들 가운데 10대가 꽤 있다는 겁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음성변조) : "우연히 인터넷 방송을 봤는데 노출방송을 하더라고요. 남자애가. 그러니까 아무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냥 내 맘대로 하는 어떠냐는 식으로 방송하더라고요."

지난 2008년 광우병 소고기 반대 촛불집회 때 현장을 중계하며 큰 인기를 끌게 된 인터넷 방송.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선정성, 가학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자조차 지금의 방송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어느 날 제 조카가 초등학생인데 “삼촌 방송 잘 보고 있어요.” 그래요. 그럼 초등학생들도 본다는 얘기잖아요. 끔찍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14년동안 개인 방송을 해 온 유 씨 역시 선정성을 제일 큰 문제로 꼽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자신의 민망한 (신체)부위를 과감하게 방송에서 노출하고, 자위행위라든지 심지어는 미성년자들이 성관계를 맺는다든지 하는 정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교복을 입고 집단으로 모여서 흡연을 한다든가 성추행을 한다든가.. 청소년 스스로가 유해방송의 생산자가 되고 있는 거예요."

도를 넘어선 선정성, 그 원인을 유료아이템에서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의 경우 시청자들은 자신이 산 아이템을 진행자에게 선물할 수 있고 진행자들은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데요.

선정적인 방송을 할수록 돈벌이가 되는 셈인데요.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음성변조) : "감사합니다!! 형님! "

이른바 구걸 방송인데요.

실제 노골적으로 유료아이템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한 달에 많이 벌면 천 가까이 버는 진행자도 있어요. 제대로 물주만 찾으면.. 그러다 보니까 선정적인 춤을 추고 온갖 자극적인 걸 하면서 아예 대놓고 시청자들에게 ‘나 좀 도와 달라, 성형하게 도와 달라’.. 청소년들도 그대로 따라서 구걸 방송을 하게 되는 거예요."

반대로 돈을 빌미로 진행자들에게 더욱 자극적인 방송을 요구하는 이른바 ‘리모컨’ 시청자들도 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리모컨 시청자가 있어요. 돈으로 진행자를 리모컨으로 조정하듯이 해서 아바타처럼 움직이게 하는 거죠. 먹어라, 춤춰라, 바보 짓 해라.. (진행자가) 비위를 맞추면 그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만 원을 주는 거죠."

지난 3월에는 '저질 방송’이 실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인기 남성 진행자가 10대 여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성추행하고 그 중 3명을 성폭행한 겁니다.

그런데도 인터넷 개인방송 운영사측은 항상 방송을 감시하고 있고 규제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운영사 관계자 (음성변조) : "사고가 발생하는 즉시 바로 제재조치가 들어가고 방송종료가 되도록 인력을 투입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요. 법률적인 제재가 딱 갖춰져 있는 게 아닌데도 저희가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인력을 충원해서 감시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죠."

전문가들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일이 벌어진 뒤의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거죠.

<인터뷰> 이택광(교수/문화평론가) : "자체 내에서 청소년들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의 수준을 정한다든가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다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한 조건들을 요구하게 된다든가 하는 식의 내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규제의 사각지대에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저질 방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와 시청자의 자정력에만 모든 문제들을 맡길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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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인터넷 방송 선정성 ‘도 넘었다’
    • 입력 2012-06-18 09: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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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죠. 그러다 보니, 꼭 방송국 직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일반인이 인터넷을 통해 온갖 소재를 생방송 하기 시작하면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이런 찬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점점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랑 기자, 인터넷 개인방송은 뭐든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데요. 이게 잘못돼서 요즘은 음란 방송이 너무나 많다면서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접속을 해봤는데요, 대낮에도 선정적인 개인 방송들이 끊임없이 전파를 타고 있었습니다. 며칠전에는 가학적인 방송이 큰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일부 개인 방송 운영사의 경우 10대들조차 문제 영상들을 올리고, 보는데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입니다. 낯뜨거운 인터넷 개인 방송의 실태를 함께 보시죠. <리포트> 브로드캐스팅 자키. BJ라 불리는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소시지 하나를 꺼내 듭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음성변조) : "시작하겠습니다! " 30분에 소시지 100개 먹기를 먹겠다며 도전한 진행자. 그동안 도전한 식품만도 라면과 빵, 요구르트까지 다양한데요. 시간 내에 먹기를 실패하자 온 몸에 고추냉이를 바르며 벌칙을 수행합니다. 방송 채팅창은 더 자극적인 벌칙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댓글이 쏟아지는데요. 실제 간장을 온몸에 붓는 등 가학적인 벌칙일수록 화제가 됐습니다. 대놓고 선정성을 내세우는 방송도 있습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음성변조) : " 제가 바지 입은 날엔 쩍벌춤 춰드릴게요."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보도록 선정적인 옷에 자극적인 춤은 기본이고, 내용 또한 아무런 여과 없이 방송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오후 3시, 인터넷 개인 방송에 접속하자 두 남녀가 엉켜있는 낯 뜨거운 동영상이 뜹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아무런 제재 없이 음란 동영상 시청이 가능했는데요.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음성변조) : "19세(미만 시청금지를) 걸지 않고 핸드폰을 통해 방송하는 모습이에요." 5년 동안이나 인터넷 개인방송을 즐겨 시청했다는 김 씨, 얼마 전부터 인터넷 방송이 점점 더 자극적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음성변조) : "성적인 행동이나 묘사라든지, 또는 성적인 언어도 많이 사용하고요. ‘유료아이템을 선물하면 시청자가 원하는 걸 하겠다, 나의 몸을 보여주겠다, 아니면 너의 노예가 되겠다’ 이렇게 자극적인 방송을 하게 되는 거죠. "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학대하는가 하면, 속옷차림으로 앉아 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는 건 그야말로 약과. 음란물을 그대로 틀어주거나 실제 성행위까지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까지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방송을 진행하는 BJ나 시청자들 가운데 10대가 꽤 있다는 겁니다.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음성변조) : "우연히 인터넷 방송을 봤는데 노출방송을 하더라고요. 남자애가. 그러니까 아무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냥 내 맘대로 하는 어떠냐는 식으로 방송하더라고요." 지난 2008년 광우병 소고기 반대 촛불집회 때 현장을 중계하며 큰 인기를 끌게 된 인터넷 방송.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선정성, 가학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자조차 지금의 방송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어느 날 제 조카가 초등학생인데 “삼촌 방송 잘 보고 있어요.” 그래요. 그럼 초등학생들도 본다는 얘기잖아요. 끔찍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14년동안 개인 방송을 해 온 유 씨 역시 선정성을 제일 큰 문제로 꼽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자신의 민망한 (신체)부위를 과감하게 방송에서 노출하고, 자위행위라든지 심지어는 미성년자들이 성관계를 맺는다든지 하는 정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교복을 입고 집단으로 모여서 흡연을 한다든가 성추행을 한다든가.. 청소년 스스로가 유해방송의 생산자가 되고 있는 거예요." 도를 넘어선 선정성, 그 원인을 유료아이템에서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의 경우 시청자들은 자신이 산 아이템을 진행자에게 선물할 수 있고 진행자들은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데요. 선정적인 방송을 할수록 돈벌이가 되는 셈인데요.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음성변조) : "감사합니다!! 형님! " 이른바 구걸 방송인데요. 실제 노골적으로 유료아이템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한 달에 많이 벌면 천 가까이 버는 진행자도 있어요. 제대로 물주만 찾으면.. 그러다 보니까 선정적인 춤을 추고 온갖 자극적인 걸 하면서 아예 대놓고 시청자들에게 ‘나 좀 도와 달라, 성형하게 도와 달라’.. 청소년들도 그대로 따라서 구걸 방송을 하게 되는 거예요." 반대로 돈을 빌미로 진행자들에게 더욱 자극적인 방송을 요구하는 이른바 ‘리모컨’ 시청자들도 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영기(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 "리모컨 시청자가 있어요. 돈으로 진행자를 리모컨으로 조정하듯이 해서 아바타처럼 움직이게 하는 거죠. 먹어라, 춤춰라, 바보 짓 해라.. (진행자가) 비위를 맞추면 그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만 원을 주는 거죠." 지난 3월에는 '저질 방송’이 실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인기 남성 진행자가 10대 여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성추행하고 그 중 3명을 성폭행한 겁니다. 그런데도 인터넷 개인방송 운영사측은 항상 방송을 감시하고 있고 규제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녹취> 인터넷 개인방송 운영사 관계자 (음성변조) : "사고가 발생하는 즉시 바로 제재조치가 들어가고 방송종료가 되도록 인력을 투입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요. 법률적인 제재가 딱 갖춰져 있는 게 아닌데도 저희가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인력을 충원해서 감시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죠." 전문가들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일이 벌어진 뒤의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거죠. <인터뷰> 이택광(교수/문화평론가) : "자체 내에서 청소년들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의 수준을 정한다든가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다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한 조건들을 요구하게 된다든가 하는 식의 내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규제의 사각지대에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저질 방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와 시청자의 자정력에만 모든 문제들을 맡길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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