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헤어져라” 말에 80대 시어머니 목 졸라 살해

입력 2012.07.06 (09:01) 수정 2012.07.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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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시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했는데, 시어머니가 아들 편을 들자 흥분하고 말았다는데요.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부부싸움이 살인까지 이어졌을까요?

김기흥 기자, 이번 사건은 부부싸움이 발단이 됐고, 그래서 단순한 고부갈등으로 보긴 어렵다면서요?

<리포트>

알고 보니 복잡한 가정사가 얽혀 있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인 두 사람은 4년 전 50대 남성이 재혼을 하면서 고부관계를 맺게 됐는데요.

재혼을 했지만 전처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부 사이의 갈등은 반복됐었다 고 합니다.

결국,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지난 4일 밤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사건을 재구성했습니다.

하룻밤 사이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에 망연자실해 있는 유족들.

이번 사건에 대해 모두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유족 (음성변조) : “할 말 없고 지금.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아직 무슨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86살 박모 할머니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건 지난 4일.

밤 9시가 넘은 시각, 박 할머니 남편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웃 주민들이 달려갔 을 때 할머니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뛰어 들어가 보니까 아이고 방바닥에 이렇게 드러누웠어요 눈도 감고.”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만지니까 손이 차갑더라고. 그러니까 신고를 했나봐. 119를 빨리 부르라고.”

부랴부랴 119 신고를 하면서도 이웃들은 박 할머니가 워낙 고령이어서 노환으로 숨졌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박 할머니의 시신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 했습니다.

<인터뷰> 이희재 (계장/ 청주상당경찰서) : “액살 흔적이 뚜렷하게 있기 때문에 그 당시에 맨 마지막에 같이 있었던 며느리에 용의점을 두고 바로 착수가 된 겁니다.”

할머니의 목에 남겨진 흔적.

타살에 무게를 둔 경찰은 할아버지로부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아내인 박 할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집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때부터 사라진 며느리, 40살 김모 씨의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했습니다.

사건 이튿날인 바로 어제, 범행 장소로부터 한 시간여 떨어진 전주에서 김 씨를 붙잡았는데요.

<인터뷰> 이희재 (계장/ 청주상당경찰서) : “지인하고 같이 술을 한잔 하면서 자기가 시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얘길 합 니다. 그러니까 그 지인이 그럼 자수를 해라 설득을 하니까 그럼 자수를 하겠다 해서 경찰이 가서 그렇게 검거를 한 상황입니다. ”

도주한 지 하루 만에 자수를 한 며느리 김 씨.

대체 김 여인은 왜 이런 패륜을 저지른 걸까.

범행 뒤 김 여인이 가장 먼저 찾아갔던 지인에게서 그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 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나 시어머니 죽이고 내려왔다고 그래서 내가 그냥 얘기했죠, 장난하지 말라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솔직히.”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그도 그럴 것이 첫 번째 결혼생활에 실패한 뒤 4년 전 지금의 남편과 새출발을 한 김 씨는 평소 시댁 어른들과도 어려움 없이 지내왔다고 말해왔는데요.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고 합니다.

그 날 아침 부부싸움을 하고나서 시댁에 달려간 게 화근이었다고 했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신랑이 본각시(전처) 데려다가 살 거니까 너는 가서 청주 가서 엄마아빠 모시고 살아라 그랬나봐. 그러니까 청주로 내려온 거야. 이제 내려와서 하소연하려고 내려 왔죠.”

재혼을 한 뒤 남편의 전처 문제로 늘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김 씨는 부부싸움 중 남편이 던진 말을 듣고 속상한 마음에 시댁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니가 좋아서 만났으면 니가 참고 살아야지 그런 식으로, 자기 탓만 하니까 며느 리 탓만 하니까.”

시어머니를 붙잡고 시작됐던 하소연이 감정싸움으로 번진 뒤 격앙된 김 씨.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손이 목을 누르고 있더래. 놀래서 뗐는데 이렇게 보니까 어머님이 숨을 안 쉬는 것 같더래. 그래서 그냥 바로 무서워서 가방만 들고 도망 나왔다 그러더라고요. ”

잦은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늘 행복한 가정을 꿈꿔온 김 여인.

악착같이 재혼 생활을 유지해오던 그녀가 시어머니의 ‘이혼하라’는 말에 이성을 잃고 만 겁니다.

김 씨에게는 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남달랐다고 지인은 말합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또 이혼했다 하면 진짜 내가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겠냐. 그런데 저는 그걸 굉장히 많이 생각을 한 거 같더라고 그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거 같더라고 보니까. 그 심정도 이해가 가는데 너무 바보 같은 짓을 하니까.”

홧김에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김 씨.

경찰 역 계획된 살인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김 씨의 증언만으로 범행의 전체 내막을 알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시어머니는 죽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적으로 저 여자 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요. 다른 형제들은 두 사람 사이에 혼인신고가 되어있는지조차 몰라 동거 인이라고 그래요.”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은 유족은 물론 이웃들에게까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진짜 좋았어요. 만날 집에 오고 음식 같은 것도 갖다 주고.”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아래윗집 살았으니까 만날 여기 와서 심심하면 놀다가고 그랬는데 자꾸 심심하 니 그 얘기만하면 눈물이 나와 자꾸. ”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김 씨! 새롭게 꾸린 가정에서 행복한 삶을 꿈꿨던 김 씨는 결국 하소연을 하러 찾아간 시댁에서 씻을 수 없는 패륜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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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헤어져라” 말에 80대 시어머니 목 졸라 살해
    • 입력 2012-07-06 09:01:50
    • 수정2012-07-06 09: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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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시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했는데, 시어머니가 아들 편을 들자 흥분하고 말았다는데요.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부부싸움이 살인까지 이어졌을까요? 김기흥 기자, 이번 사건은 부부싸움이 발단이 됐고, 그래서 단순한 고부갈등으로 보긴 어렵다면서요? <리포트> 알고 보니 복잡한 가정사가 얽혀 있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인 두 사람은 4년 전 50대 남성이 재혼을 하면서 고부관계를 맺게 됐는데요. 재혼을 했지만 전처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부 사이의 갈등은 반복됐었다 고 합니다. 결국,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한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지난 4일 밤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사건을 재구성했습니다. 하룻밤 사이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에 망연자실해 있는 유족들. 이번 사건에 대해 모두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유족 (음성변조) : “할 말 없고 지금.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아직 무슨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86살 박모 할머니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건 지난 4일. 밤 9시가 넘은 시각, 박 할머니 남편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웃 주민들이 달려갔 을 때 할머니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뛰어 들어가 보니까 아이고 방바닥에 이렇게 드러누웠어요 눈도 감고.”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만지니까 손이 차갑더라고. 그러니까 신고를 했나봐. 119를 빨리 부르라고.” 부랴부랴 119 신고를 하면서도 이웃들은 박 할머니가 워낙 고령이어서 노환으로 숨졌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박 할머니의 시신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 했습니다. <인터뷰> 이희재 (계장/ 청주상당경찰서) : “액살 흔적이 뚜렷하게 있기 때문에 그 당시에 맨 마지막에 같이 있었던 며느리에 용의점을 두고 바로 착수가 된 겁니다.” 할머니의 목에 남겨진 흔적. 타살에 무게를 둔 경찰은 할아버지로부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아내인 박 할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집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때부터 사라진 며느리, 40살 김모 씨의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했습니다. 사건 이튿날인 바로 어제, 범행 장소로부터 한 시간여 떨어진 전주에서 김 씨를 붙잡았는데요. <인터뷰> 이희재 (계장/ 청주상당경찰서) : “지인하고 같이 술을 한잔 하면서 자기가 시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얘길 합 니다. 그러니까 그 지인이 그럼 자수를 해라 설득을 하니까 그럼 자수를 하겠다 해서 경찰이 가서 그렇게 검거를 한 상황입니다. ” 도주한 지 하루 만에 자수를 한 며느리 김 씨. 대체 김 여인은 왜 이런 패륜을 저지른 걸까. 범행 뒤 김 여인이 가장 먼저 찾아갔던 지인에게서 그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 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나 시어머니 죽이고 내려왔다고 그래서 내가 그냥 얘기했죠, 장난하지 말라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솔직히.”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그도 그럴 것이 첫 번째 결혼생활에 실패한 뒤 4년 전 지금의 남편과 새출발을 한 김 씨는 평소 시댁 어른들과도 어려움 없이 지내왔다고 말해왔는데요.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고 합니다. 그 날 아침 부부싸움을 하고나서 시댁에 달려간 게 화근이었다고 했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신랑이 본각시(전처) 데려다가 살 거니까 너는 가서 청주 가서 엄마아빠 모시고 살아라 그랬나봐. 그러니까 청주로 내려온 거야. 이제 내려와서 하소연하려고 내려 왔죠.” 재혼을 한 뒤 남편의 전처 문제로 늘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김 씨는 부부싸움 중 남편이 던진 말을 듣고 속상한 마음에 시댁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니가 좋아서 만났으면 니가 참고 살아야지 그런 식으로, 자기 탓만 하니까 며느 리 탓만 하니까.” 시어머니를 붙잡고 시작됐던 하소연이 감정싸움으로 번진 뒤 격앙된 김 씨.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손이 목을 누르고 있더래. 놀래서 뗐는데 이렇게 보니까 어머님이 숨을 안 쉬는 것 같더래. 그래서 그냥 바로 무서워서 가방만 들고 도망 나왔다 그러더라고요. ” 잦은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늘 행복한 가정을 꿈꿔온 김 여인. 악착같이 재혼 생활을 유지해오던 그녀가 시어머니의 ‘이혼하라’는 말에 이성을 잃고 만 겁니다. 김 씨에게는 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남달랐다고 지인은 말합니다. <녹취> 피의자의 지인 (음성변조) : “또 이혼했다 하면 진짜 내가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겠냐. 그런데 저는 그걸 굉장히 많이 생각을 한 거 같더라고 그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거 같더라고 보니까. 그 심정도 이해가 가는데 너무 바보 같은 짓을 하니까.” 홧김에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김 씨. 경찰 역 계획된 살인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김 씨의 증언만으로 범행의 전체 내막을 알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시어머니는 죽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적으로 저 여자 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요. 다른 형제들은 두 사람 사이에 혼인신고가 되어있는지조차 몰라 동거 인이라고 그래요.”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은 유족은 물론 이웃들에게까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 “진짜 좋았어요. 만날 집에 오고 음식 같은 것도 갖다 주고.” <녹취> 이웃주민 (음성변조): “아래윗집 살았으니까 만날 여기 와서 심심하면 놀다가고 그랬는데 자꾸 심심하 니 그 얘기만하면 눈물이 나와 자꾸. ” 존속살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김 씨! 새롭게 꾸린 가정에서 행복한 삶을 꿈꿨던 김 씨는 결국 하소연을 하러 찾아간 시댁에서 씻을 수 없는 패륜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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