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자살 부른 경찰의 우범자 관리 제도?

입력 2012.08.31 (09:11) 수정 2012.08.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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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성폭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이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잇던 한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경찰의 잘못 때문에 가족이 희생됐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양영은 기자, 안 그래도 성폭력 전과자 때문에 비상이 걸린 경찰로선 참 난감한 입장일 것 같은데요.

경찰이 관리를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유족 입장이죠.

<기자 멘트>

네, 지금 유족과 경찰의 입장 차가 있는 상황인데요.

앞서 말씀하신 대로 최근 성폭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은 예방 차원에서 우범자 집중 점검을 실시하며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통상 우범자 전수조사나 관리는 당사자의 인권 등을 최대한 고려해 간접적으로 하는 게 원칙인데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잘 지켜지지 않아 가족들이 한참 전의 내용을 알게 되면서 당사자의 자살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사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충북 청주의 한 다리 위에서 50대 남성 윤모 씨가 자살소동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김명환(소방장/청주동부소방서) : “투신 기도라는 상황 첩보를 받고 출동하게 됐습니다. (다리) 상부에 앉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윤 씨는 경찰의 우범자 조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다음 날에도 한 차례 더 소동을 벌였는데요.

<인터뷰> 김명환(소방장/청주동부소방서) : “가족들이 내려오라고 계속 권유하는 상태였고 해당 경찰서 서장님이 오셨습니다. 오셔서 대화로 풀어보자고 해서...”

두 차례의 시위에서 윤 씨는 가족과 경찰의 설득 끝에 내려왔지만 결국 지난 29일 새벽, 인근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윤 씨가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는데요.

<녹취> 관할 지구대 관계자 : “(행인이) 산책하다가 발견했다고 하는 것 같던데요. 발견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라고...”

윤 씨에겐 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만나봤습니다.

<녹취> 故 윤00 씨 가족 (음성변조) : “우리 신랑 억울한 거 풀어야 되는데...”

유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일 시작됐습니다.

윤 씨의 아내는 그날 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故 윤00 씨 아내 (음성변조) : “아빠가 나가면서 애가 따라 나갔어요. '엄마 경찰 아저씨 왔어' 이래요. 경찰 아저씨와 아빠가 이야기 하고 있다고...”

유족들은 27년 전인 성범죄 혐의로 10년간 복역한 적 있는 윤 씨를 경찰이 직접 만나러 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때까지 윤 씨의 아내는 남편의 전과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현관 앞에서 경찰이 남편과 나누는 대화를 듣고 남편의 성범죄 전과 사실을 알게 됐다는 주장인데요.

<녹취> 故 윤00 씨 아내 (음성변조) : “제가 뒤에서 듣고 서 있었어요. 저는 그것만 있는 줄 알았어요, 교도소 간 거... 성(범죄) 이것은 몰랐어요. 그래서 충격이 좀 컸어요.”

이에 대해 경찰은 입장이 달랐습니다.

경찰은 당시 가족들이 듣지 못하게 대화했지만, 윤 씨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는 바람에 가족이 알게 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2층 계단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서 얘기가 이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이 분이 항의를 한 거죠. 소리는 난 것 같아요. 큰 소리로 다투니까 그 부인이 안에서 들은 거죠.”

경찰이 집을 다녀간 후 부부싸움을 한 윤 씨는 해당 경찰관을 찾아가 항의했다고 합니다.

이에 경찰은 윤 씨를 배려해 아내에게 해명 전화를 해주기로 했다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돌아가신 분이 우리 식구한테 전화를 좀 해달라고 해서 (경찰이) 제도 홍보 차 왔다고 하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된 거예요.”

하지만 유족은 경찰의 전화가 오긴 했지만 해명이 될 만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故 윤00 씨 가족 (음성변조) : “이번에 찾아간 게 성범죄 때문이 아니라는 것 말고 유일하게 경찰에게 전화 받은 게 이거에요. 이 전화만 왔대요. 한번 '원터치 SOS'(서비스)에 대한 홍보 전화만...”

이후 윤 씨는 이 사건에 대해 지역 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결국 자살소동까지 벌인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故 윤00 씨 지인 (음성변조) : “'형 도저히 속상해서 못 살겠다, 다리 위에 올라가 떨어져 죽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더라고요.”

윤 씨의 자살소동으로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조사를 나왔던 경찰관은 윤 씨를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유족 측은 이때 경찰이 윤 씨에게 대가성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故 윤00 씨 지인 (음성변조) : “50만원하고 복숭아 한 상자를 가져와 이거 없었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냐... 얼마 뒤 진급도 있고 하니까 없던 일로 합시다...(라는 말을 했어요.)”

이에 대해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만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그것은 개인적으로 판단을 해서 지구대에서 찾아갔던 것 같아요.”

윤 씨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놓고 유족과 경찰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윤 씨는 사망 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녹취> 윤설아(사무관/국가인권위원회) : “진정 접수돼서 조사관 배정돼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다고 이야기 드리기는 어렵고요.”

최근 성범죄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우범자에 대한 집중관리를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사건이 터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사회적으로 워낙 이러니까 정말 잘 확인해봐라 누차 지시가 되니까 (조사 한 건데) 참 황당해요.”

하지만 유족들은 경찰의 이런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故 윤00 씨 가족 (음성변조) : “덧글 보면 (성범죄 전과 있는) 너희들이 잘못했는데 경찰이 무슨 죄냐... 그렇게 나와요. 힘들죠.”

윤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인권 유린 논란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우범자 관리에 있어서도 보다 더 정확한 세부지침과 실효성 있는 법 규정 들이 마련, 보안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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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8-31 09:11:51
    • 수정2012-08-31 10: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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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성폭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이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잇던 한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경찰의 잘못 때문에 가족이 희생됐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양영은 기자, 안 그래도 성폭력 전과자 때문에 비상이 걸린 경찰로선 참 난감한 입장일 것 같은데요. 경찰이 관리를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유족 입장이죠. <기자 멘트> 네, 지금 유족과 경찰의 입장 차가 있는 상황인데요. 앞서 말씀하신 대로 최근 성폭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은 예방 차원에서 우범자 집중 점검을 실시하며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통상 우범자 전수조사나 관리는 당사자의 인권 등을 최대한 고려해 간접적으로 하는 게 원칙인데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잘 지켜지지 않아 가족들이 한참 전의 내용을 알게 되면서 당사자의 자살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사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충북 청주의 한 다리 위에서 50대 남성 윤모 씨가 자살소동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김명환(소방장/청주동부소방서) : “투신 기도라는 상황 첩보를 받고 출동하게 됐습니다. (다리) 상부에 앉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윤 씨는 경찰의 우범자 조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다음 날에도 한 차례 더 소동을 벌였는데요. <인터뷰> 김명환(소방장/청주동부소방서) : “가족들이 내려오라고 계속 권유하는 상태였고 해당 경찰서 서장님이 오셨습니다. 오셔서 대화로 풀어보자고 해서...” 두 차례의 시위에서 윤 씨는 가족과 경찰의 설득 끝에 내려왔지만 결국 지난 29일 새벽, 인근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윤 씨가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는데요. <녹취> 관할 지구대 관계자 : “(행인이) 산책하다가 발견했다고 하는 것 같던데요. 발견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라고...” 윤 씨에겐 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만나봤습니다. <녹취> 故 윤00 씨 가족 (음성변조) : “우리 신랑 억울한 거 풀어야 되는데...” 유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일 시작됐습니다. 윤 씨의 아내는 그날 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故 윤00 씨 아내 (음성변조) : “아빠가 나가면서 애가 따라 나갔어요. '엄마 경찰 아저씨 왔어' 이래요. 경찰 아저씨와 아빠가 이야기 하고 있다고...” 유족들은 27년 전인 성범죄 혐의로 10년간 복역한 적 있는 윤 씨를 경찰이 직접 만나러 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때까지 윤 씨의 아내는 남편의 전과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현관 앞에서 경찰이 남편과 나누는 대화를 듣고 남편의 성범죄 전과 사실을 알게 됐다는 주장인데요. <녹취> 故 윤00 씨 아내 (음성변조) : “제가 뒤에서 듣고 서 있었어요. 저는 그것만 있는 줄 알았어요, 교도소 간 거... 성(범죄) 이것은 몰랐어요. 그래서 충격이 좀 컸어요.” 이에 대해 경찰은 입장이 달랐습니다. 경찰은 당시 가족들이 듣지 못하게 대화했지만, 윤 씨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는 바람에 가족이 알게 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2층 계단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서 얘기가 이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이 분이 항의를 한 거죠. 소리는 난 것 같아요. 큰 소리로 다투니까 그 부인이 안에서 들은 거죠.” 경찰이 집을 다녀간 후 부부싸움을 한 윤 씨는 해당 경찰관을 찾아가 항의했다고 합니다. 이에 경찰은 윤 씨를 배려해 아내에게 해명 전화를 해주기로 했다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돌아가신 분이 우리 식구한테 전화를 좀 해달라고 해서 (경찰이) 제도 홍보 차 왔다고 하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된 거예요.” 하지만 유족은 경찰의 전화가 오긴 했지만 해명이 될 만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故 윤00 씨 가족 (음성변조) : “이번에 찾아간 게 성범죄 때문이 아니라는 것 말고 유일하게 경찰에게 전화 받은 게 이거에요. 이 전화만 왔대요. 한번 '원터치 SOS'(서비스)에 대한 홍보 전화만...” 이후 윤 씨는 이 사건에 대해 지역 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결국 자살소동까지 벌인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故 윤00 씨 지인 (음성변조) : “'형 도저히 속상해서 못 살겠다, 다리 위에 올라가 떨어져 죽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더라고요.” 윤 씨의 자살소동으로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조사를 나왔던 경찰관은 윤 씨를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유족 측은 이때 경찰이 윤 씨에게 대가성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故 윤00 씨 지인 (음성변조) : “50만원하고 복숭아 한 상자를 가져와 이거 없었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냐... 얼마 뒤 진급도 있고 하니까 없던 일로 합시다...(라는 말을 했어요.)” 이에 대해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만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그것은 개인적으로 판단을 해서 지구대에서 찾아갔던 것 같아요.” 윤 씨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놓고 유족과 경찰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윤 씨는 사망 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녹취> 윤설아(사무관/국가인권위원회) : “진정 접수돼서 조사관 배정돼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다고 이야기 드리기는 어렵고요.” 최근 성범죄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우범자에 대한 집중관리를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사건이 터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사회적으로 워낙 이러니까 정말 잘 확인해봐라 누차 지시가 되니까 (조사 한 건데) 참 황당해요.” 하지만 유족들은 경찰의 이런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故 윤00 씨 가족 (음성변조) : “덧글 보면 (성범죄 전과 있는) 너희들이 잘못했는데 경찰이 무슨 죄냐... 그렇게 나와요. 힘들죠.” 윤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인권 유린 논란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우범자 관리에 있어서도 보다 더 정확한 세부지침과 실효성 있는 법 규정 들이 마련, 보안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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