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하늘에서 지켜보겠다” 60대 女 자살
입력 2012.10.05 (09:03)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한 6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여성은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가해자를 지목했었고, 그동안 경찰이 수사를 해왔었는데요.

법원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남성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유서를 쓰고 말았습니다.

김기흥 기자, 법에는 기댈 수가 없다, 이런 내용을 유서에 썼다던데요.

어떻게 된 사건인가요?

<기자 멘트>

사건은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60대 여성이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여성은 치료실에 30대 간호조무사와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30분 뒤 치료실을 나오게 되는데요.

그런데 그 사이 이 여성은 끔찍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인 30대 남성은 합의하에 관계를 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결국,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됐지만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그러자 여성은 더 이상 법에 기댈 수 없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데요.

성폭행 사건의 진실 공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

지난 1일 오전 7시가 넘은 시각, 이곳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음성변조) : “떨어지는 소리는 들었는데 애가 위에서 뛰는 소리인 줄 알고 설마 사람이 여기서 떨어진다고 생각을 못 했거든요.”

이곳에 사는 60대 김모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가족들이 잠든 새벽, 말릴 틈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집사람 자는 줄 알고 잤죠. 누가 (문을) 두드려서 와 보니까 이 상황입니다. 이 방, 이 자리에 소주병 한 병하고 빈 병이 있었고 조금 먹다 남은 컵라면과 유서 써 놓은 게 있더라고요.”

아내가 남긴 유서에는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함께 절망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보겠다는 말을 남긴 채 목숨을 끊은 김 여인.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은 지난 8월. 김 여인이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기 위해 평택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수술을 받은 뒤, 남성 간호조무사와 치료실에 들어간 김 씨.

30여분이 지난 뒤, 문을 나서는데요.

그런데 그사이, 김 여인은 이 곳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가족 : “(아내가) 딸한테 전화를 했어요. 저한테 못 하겠답니다, 얘기를. 엄마가 치료를 받다가 성적인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당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30대 남성간호조무사 이모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남편은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가해자한테 제가 물어봤어요. (성폭행)했습니까? 안했대요. 그러면 서로 의견이 대립되니까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그랬더니 (성폭행)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제서야….”

간호조무사는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는 자인서에 자필 서명을 하며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답니다.

이 씨가 서명한 자인서인데요.

그런데 사건이 있은지 사흘째 되던 날.

간호조무사 이 씨의 태도는 돌변했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집사람한테 전화해서 아줌마 왜 이러세요, 아줌마가 (성관계를) 해달라고 해서 한 거 아니야, 우리 합의하에…. 집사람이 그 전화를 받고 울면서 막 그러다가 전화를 끊었어요.”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

자인서 역시 강요와 협박에 의해 썼을 뿐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저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거든요. 자세한 건 검찰이나 경찰 쪽에 다 들어가 있는 거니까 그 쪽에서 알아보시고요.”

그 때부터 시작된 양측의 첨예한 대립.

수사에 난항을 겪던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 (음성변조) : “성폭행이라는 인정을 하잖아요? 그러면 아내부터 모든 걸 잃는 거예요. 그러니까 끝까지….그래서 거짓말탐지기 쓴 거예요. 그런데 거짓말이라고 딱 나온 거예요. ”

세 차례의 보강 수사를 벌인 뒤 거짓말 탐지기 결과를 근거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 (음성변조) : “(성폭행이) 일어날 수 없는 장소다, 나이 차이 보니까 아닌 거 같다. 그 다음에 상해 부위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거예요.”

법원의 이런 판단을 피해자 가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유가족 : “이 사람이 왼쪽 손이 장애입니다. 10년 전에 강도를 당해서 이 손은 감각이 없어요. 여기(왼손)는 장애가 있지 이쪽(오른손)은 링거 꽂고 있는데 간호조무사한테 제압당해 있지. 이 쪽 다리는 수술했죠.”

수차례의 조사 끝에도 결국 불구속 수사가 결정되자 김 여인은 절망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성폭력상담소 관계자 : “말수도 적어지시고 자신에 대한 항변 이런 것들도 포기한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얼굴색이 어두워지셨고 더 많이 초췌해지셨고 ..”

지난 한 달 동안 불면증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와서 쓰러지면서 조사받은 적도 있어요, 울면서. 그리고 현장검증 하는데 울다가 주저앉고 막 울고. 링거 꽂고 우리한테 조사 받으러 왔어요.”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도 경찰에 여섯 차례 출두해 진술하고 현장검증까지 나섰던 김 여인.

결국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만 거라고 피해자의 가족들은 주장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불구속 수사로 가니까 아줌마 생각은 괜히 신고했구나, 내가 거짓말 한 사람처럼
되는구나. 소문 들어보니까 늙은 꽃뱀이더라 그런 식으로 되니까 자살한 거예요.”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나이가 많아도 성폭행 범죄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성폭력상담소 관계자 : “성폭력 피해자 연령층이 상당히 층이 넓어요. 아직도 예전의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왜 피해자의 어떤 적극적인 저항이 없었느냐 이런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것들도 사실은 굉장히 안타까운 거고요.”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결백을 주장하려 한 60대 여성.

그리고 끝까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30대 간호조무사.

두 사람 사이의 성폭행 진실공방의 결과는 앞으로 있을 재판에서 가려질 예정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하늘에서 지켜보겠다” 60대 女 자살
    • 입력 2012-10-05 09:03:0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한 6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여성은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가해자를 지목했었고, 그동안 경찰이 수사를 해왔었는데요.

법원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남성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유서를 쓰고 말았습니다.

김기흥 기자, 법에는 기댈 수가 없다, 이런 내용을 유서에 썼다던데요.

어떻게 된 사건인가요?

<기자 멘트>

사건은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60대 여성이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여성은 치료실에 30대 간호조무사와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30분 뒤 치료실을 나오게 되는데요.

그런데 그 사이 이 여성은 끔찍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인 30대 남성은 합의하에 관계를 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결국,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됐지만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그러자 여성은 더 이상 법에 기댈 수 없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데요.

성폭행 사건의 진실 공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

지난 1일 오전 7시가 넘은 시각, 이곳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음성변조) : “떨어지는 소리는 들었는데 애가 위에서 뛰는 소리인 줄 알고 설마 사람이 여기서 떨어진다고 생각을 못 했거든요.”

이곳에 사는 60대 김모 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가족들이 잠든 새벽, 말릴 틈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집사람 자는 줄 알고 잤죠. 누가 (문을) 두드려서 와 보니까 이 상황입니다. 이 방, 이 자리에 소주병 한 병하고 빈 병이 있었고 조금 먹다 남은 컵라면과 유서 써 놓은 게 있더라고요.”

아내가 남긴 유서에는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함께 절망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보겠다는 말을 남긴 채 목숨을 끊은 김 여인.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은 지난 8월. 김 여인이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기 위해 평택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수술을 받은 뒤, 남성 간호조무사와 치료실에 들어간 김 씨.

30여분이 지난 뒤, 문을 나서는데요.

그런데 그사이, 김 여인은 이 곳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가족 : “(아내가) 딸한테 전화를 했어요. 저한테 못 하겠답니다, 얘기를. 엄마가 치료를 받다가 성적인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당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30대 남성간호조무사 이모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남편은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가해자한테 제가 물어봤어요. (성폭행)했습니까? 안했대요. 그러면 서로 의견이 대립되니까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그랬더니 (성폭행)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제서야….”

간호조무사는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는 자인서에 자필 서명을 하며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답니다.

이 씨가 서명한 자인서인데요.

그런데 사건이 있은지 사흘째 되던 날.

간호조무사 이 씨의 태도는 돌변했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집사람한테 전화해서 아줌마 왜 이러세요, 아줌마가 (성관계를) 해달라고 해서 한 거 아니야, 우리 합의하에…. 집사람이 그 전화를 받고 울면서 막 그러다가 전화를 끊었어요.”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

자인서 역시 강요와 협박에 의해 썼을 뿐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저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거든요. 자세한 건 검찰이나 경찰 쪽에 다 들어가 있는 거니까 그 쪽에서 알아보시고요.”

그 때부터 시작된 양측의 첨예한 대립.

수사에 난항을 겪던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 (음성변조) : “성폭행이라는 인정을 하잖아요? 그러면 아내부터 모든 걸 잃는 거예요. 그러니까 끝까지….그래서 거짓말탐지기 쓴 거예요. 그런데 거짓말이라고 딱 나온 거예요. ”

세 차례의 보강 수사를 벌인 뒤 거짓말 탐지기 결과를 근거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 (음성변조) : “(성폭행이) 일어날 수 없는 장소다, 나이 차이 보니까 아닌 거 같다. 그 다음에 상해 부위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거예요.”

법원의 이런 판단을 피해자 가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유가족 : “이 사람이 왼쪽 손이 장애입니다. 10년 전에 강도를 당해서 이 손은 감각이 없어요. 여기(왼손)는 장애가 있지 이쪽(오른손)은 링거 꽂고 있는데 간호조무사한테 제압당해 있지. 이 쪽 다리는 수술했죠.”

수차례의 조사 끝에도 결국 불구속 수사가 결정되자 김 여인은 절망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성폭력상담소 관계자 : “말수도 적어지시고 자신에 대한 항변 이런 것들도 포기한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얼굴색이 어두워지셨고 더 많이 초췌해지셨고 ..”

지난 한 달 동안 불면증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와서 쓰러지면서 조사받은 적도 있어요, 울면서. 그리고 현장검증 하는데 울다가 주저앉고 막 울고. 링거 꽂고 우리한테 조사 받으러 왔어요.”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도 경찰에 여섯 차례 출두해 진술하고 현장검증까지 나섰던 김 여인.

결국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만 거라고 피해자의 가족들은 주장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불구속 수사로 가니까 아줌마 생각은 괜히 신고했구나, 내가 거짓말 한 사람처럼
되는구나. 소문 들어보니까 늙은 꽃뱀이더라 그런 식으로 되니까 자살한 거예요.”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나이가 많아도 성폭행 범죄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성폭력상담소 관계자 : “성폭력 피해자 연령층이 상당히 층이 넓어요. 아직도 예전의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왜 피해자의 어떤 적극적인 저항이 없었느냐 이런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것들도 사실은 굉장히 안타까운 거고요.”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결백을 주장하려 한 60대 여성.

그리고 끝까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30대 간호조무사.

두 사람 사이의 성폭행 진실공방의 결과는 앞으로 있을 재판에서 가려질 예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