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반달곰도 때 이른 ‘겨울잠’

<앵커 멘트>

올 겨울은 시작부터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은데요.

힘들긴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리산 반달 가슴곰이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다 결국 예년보다 한달 일찍 겨울 잠에 들었습니다.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눈이 쌓인 지리산의 한 자락입니다.

직접 판 굴에서 겨울잠에 든 어미 반달가슴곰.

달콤한 잠에 푹 빠져 새끼 곰들이 배고파 울어도 깨어나지 않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모두 26마리, 이달 초, 4마리가 굴을 파고 동면에 들어가더니, 지난주 들어 나머지 곰들도 움직임이 없어졌습니다.

보통 1월 초순부터 늦게는 2월까지 겨울잠에 드는 반달가슴곰들의 습성에 비춰볼 때 한 달가량 빠른 것입니다.

반달곰은 이맘쯤 되면 왕성한 먹이활동으로 평소마다 체중을 30%가량 늘린 뒤 동면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지리산은 지난 한 달 동안 45cm의 많은 눈이 내려 곰들이 도토리 등 먹이를 못 구해 빨리 겨울잠에 든 것입니다.

<인터뷰>정대호(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적설량이 많고 기온이 낮아 곰들이 먹이활동을 하기 힘들어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달가슴곰 복원센터 측은 겨울잠에 든 곰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탐방로 외 샛길 출입 금지를 당부했습니다.

<인터뷰>정우진(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팀장):"동면 중에 방해를 받게 되면 (반달곰이) 동면 굴을 이동하게 돼있습니다. 이동 과정 중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찍 겨울잠에 든 반달가슴곰은 내년 3월 말에서 4월 중순쯤 잠에서 깨 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