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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eye] 쿠바에 부는 변화의 바람
입력 2013.04.06 (22:56) 수정 2013.04.07 (08:45)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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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어디에서 나 볼 수 있는 왁자지껄한 장터 모습입니다.

그런데 지금 화면 속의 나라는 쿠바!

통제 속에 살았던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광경이었죠!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

형이 동생에게 권력을 물려준 그런 나라입니다만.

북한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었던 쿠바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쿠바식 개혁, 개방 바람 때문인데요!

해외 여행까지 자유화해 세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했습니다.

해외로 나갔다가 망명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아직 그런 일은 없었다네요!

쿠바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임장원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카리브해를 따라 시원스레 뻗은 말레콘 해변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상징입니다.

말레콘 해변을 끼고 아바나 옛 시가지로 접어들면 도로 옆에 상점들이 펼쳐집니다.

3년 전만 해도 보기 어려웠던 풍경입니다.

2010년 하반기 쿠바 정부가 자영업을 대거 허용하면서 일어난 변홥니다.

국영 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5월 잡화점을 열었다는 후안 곤잘로 씨...

자영업 허가증을 받으면 누구나 가게를 열 수 있다며 자랑스럽게 허가증을 보여줍니다.

<인터뷰>후안 곤잘로(잡화점 주인) : "내 집 앞에서 일할 수 있고 시간을 알차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좋고, 장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자영업 열풍은 주택가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집 한 켠이나 마당을 고쳐 잡화점이나 식당을 여는 게 요즘 뜨는 풍속돕니다.

쿠바에선 보기 드문 고급스런 분위기의 이 식당은 개업한 지 5개월 쨉니다.

젊은 창업자는 외국에 사는 친척들의 송금까지 받아 큰 모험을 걸었습니다.

다행히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쿠바 최초의 식당 프랜차이즈까지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알렉시 산미구엘(식당 주인) : "확장이 허가되고 식당이 인기가 높아지면 '산초 판사' 이름으로 다른 곳에서도 식당을 더 열고 싶어요"

미국 경제에 의존했던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직후부터 대미 교역이 금지되는 제재를 받았습니다.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지원으로 유지돼오던 쿠바 경제는 1991년 소련이 무너지자 위기에 봉착합니다

그 뒤 20년 넘게 시장 경제적 요소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속도는 지지부진했습니다.

본격적인 변화는 2008년 라울 카스트로가 형 피델의 권력을 물려받은 뒤 시작됐습니다.

국가가 전 국민의 일자리를 더 이상 책임져주지 못한다고 사실상 선언한 것이 그 첫 단춥니다.

180개 업종에 걸쳐 자영업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공공부문 일자리의 1/5 가량인 100만 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이사벨 함세(아바나시 자영업국장) : "국영 기업에서 5명이 하는 일은 2명이 해도 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자영업을 허용함으로써 생산성 낮은 사람들이 직업을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아바나시 외곽의 이 자영업 허가센터에는 개인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하루 사오십 명씩 찾아옵니다.

자영업 허가센터에 내걸린 안내문입니다.

신분증과 사진 2장만 가져오면 대다수 업종에서 5일 만에 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이런 자영업 허가센터가 아바나에만 15곳이나 있습니다.

아바나 시에서 2만 명 정도던 자영업자가 2년 남짓 새 11만 명을 넘겼습니다.

<인터뷰>에스페란자(자영업허가센터 직원) : "요즘은 국영 부문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 그리고 은퇴한 노인들이 많이 오는 편입니다."

도로 변 가로수 공원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쿠바식 주택 매매 시장입니다.

집을 판다는 문구만 들고 있는 사람부터 집 안 구석 구석을 찍어 사진 패널을 만들어 나온 사람까지 다양합니다.

<인터뷰>하싱또 : "제 집이 크니까, 이걸 팔아서 작은 집을 사고 남는 돈을 모으려고 합니다."

남의 집을 대신 팔아주러 나오는 초기 형태의 중개업자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아나 : "이사하려고 하거나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을 대신해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주택 매매가 불법이었던 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풍경입니다.

아바나 시내를 누비는 자동차들...

새 차는 찾아보기가 어렵고, 중고차라고 부르기도 난감할 만큼 낡은 차들이 상당숩니다.

생산된 지 50년도 넘은 차들이 어떻게 도로를 달리는 걸까?

주택가의 평범한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당 전체가 자동차 정비솝니다.

1952년에 생산된 이 미국산 승용차는 껍데기만 빼고 모두 다 바꾸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국산 디젤엔진을 비롯해 변속장치와 브레이크 등 바뀌지 않은 부품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바꿔넣은 부품도 모두 중곱니다.

<인터뷰>로베르토(자동차 정비업자) : "디젤 엔진이 경제적인 엔진이라서 이걸로 바꾸면 차량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어요."

이렇게 폐차 수준의 외관에 중고 부품을 채워넣은 미국 차들은 2~3년 전만 해도 2천만 원에 팔려나갔습니다.

중고차 조차 사고 파는 것이 금지돼 쿠바 혁명 전에 수입된 미국 차량들만 매매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중고차 매매가 전격 허용되면서, 이런 풍속도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중고차 시장이 없다 보니, 연락처가 적힌 쪽지를 차에 붙이고 다니며 살 사람을 찾는 방식이 유행입니다.

<인터뷰>오마르(중고차 주인) : "아주 좋아요. 이렇게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돼 정말 좋아요."

변화의 바람은 농촌 지역에도 불고 있습니다.

농부 하이메 씨는 10년 전 정부가 빌려준 척박한 땅 2만 평방미터를 개간해 자영농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정부가 간섭해 온 탓에 소득이 제자리 걸음이었는데, 3년 전부터 규제가 확 풀렸습니다.

이 농장에서 어떤 농작물을 재배할 지, 가격을 얼마나 받을 지는 모두 농장 주인이 결정합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3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농지에 집을 짓고 창고를 들이는 일도 비로소 허용됐습니다.

그 결과, 자영농이 쿠바 농지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급팽창했습니다.

<인터뷰>하이메(농장 주인) : "2010년의 변화 전에는 자영농에게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게 없어지면서 제 소득은 몇 배로 늘어났어요."

쿠바 정부는 이런 개혁 조치들의 목표를 '사회주의 경제의 현대화'라고 표현합니다.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되,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사회주의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자영업 열풍이 불자, 소득세율을 최고 50%로 끌어올린 것도 부의 집중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인터뷰> 헤수스 풀리도(쿠바경제학자협회 고문) : "국가의 자원으로 사회 보장을 강화하면서 소득 분배는 국민들 사이에 격차가 없도록 하자는 게 쿠바식 경제의 목표입니다."

경제 개혁 조치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쿠바 정부는 올해 초 또 하나의 큰 변화를 선언했습니다.

국민들의 해외 여행을 자유화한 겁니다.

자유화 첫 날 여권 발급 센터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대표적인 반 체제 인사까지 출국이 허용됐습니다.

서방 언론은 수십만 명이 이민이나 망명길에 오르는 이른바 '엑소더스'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를 향한 쿠바 대탈출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루이스 수아레스(아바나대학 역사철학교수) "제가 외국에 나갈수록, 자본주의 국가를 알수록 쿠바 혁명이 50년 동안 이룩한 성과를 보다 더 높이 평가하게 됐습니다."

영화 제작소에서 일하는 디아라 씨는 다음 달 노르웨이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한 남편과 함께 1년 정도 일해 돈을 모은 뒤 다시 쿠바로 돌아올 생각입니다.

쿠바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디아라(쿠바영화제작소 직원) : "새 것을 갖고 소비하는 것이 우리에겐 중요하지 않아요. 남편이 쿠바에서 사는 데 만족하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 새로운 미래를 쿠바에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주의 옷을 입고 자본주의 강에 발을 담근 쿠바식 경제 개혁은 이제 궤도에 올랐습니다.

카스트로 형제의 세습 체제가 5년 뒤면 끝날 것으로 예고돼 정치 개혁의 물꼬도 엿보이고 있습니다.

북한과 더불어 마지막 사회주의 국가로 꼽혀온 쿠바에 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 [특파원 eye] 쿠바에 부는 변화의 바람
    • 입력 2013-04-07 08:39:01
    • 수정2013-04-07 08:45:4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지구촌 어디에서 나 볼 수 있는 왁자지껄한 장터 모습입니다.

그런데 지금 화면 속의 나라는 쿠바!

통제 속에 살았던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광경이었죠!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

형이 동생에게 권력을 물려준 그런 나라입니다만.

북한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었던 쿠바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쿠바식 개혁, 개방 바람 때문인데요!

해외 여행까지 자유화해 세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했습니다.

해외로 나갔다가 망명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아직 그런 일은 없었다네요!

쿠바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임장원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카리브해를 따라 시원스레 뻗은 말레콘 해변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상징입니다.

말레콘 해변을 끼고 아바나 옛 시가지로 접어들면 도로 옆에 상점들이 펼쳐집니다.

3년 전만 해도 보기 어려웠던 풍경입니다.

2010년 하반기 쿠바 정부가 자영업을 대거 허용하면서 일어난 변홥니다.

국영 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5월 잡화점을 열었다는 후안 곤잘로 씨...

자영업 허가증을 받으면 누구나 가게를 열 수 있다며 자랑스럽게 허가증을 보여줍니다.

<인터뷰>후안 곤잘로(잡화점 주인) : "내 집 앞에서 일할 수 있고 시간을 알차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좋고, 장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자영업 열풍은 주택가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집 한 켠이나 마당을 고쳐 잡화점이나 식당을 여는 게 요즘 뜨는 풍속돕니다.

쿠바에선 보기 드문 고급스런 분위기의 이 식당은 개업한 지 5개월 쨉니다.

젊은 창업자는 외국에 사는 친척들의 송금까지 받아 큰 모험을 걸었습니다.

다행히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쿠바 최초의 식당 프랜차이즈까지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알렉시 산미구엘(식당 주인) : "확장이 허가되고 식당이 인기가 높아지면 '산초 판사' 이름으로 다른 곳에서도 식당을 더 열고 싶어요"

미국 경제에 의존했던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직후부터 대미 교역이 금지되는 제재를 받았습니다.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지원으로 유지돼오던 쿠바 경제는 1991년 소련이 무너지자 위기에 봉착합니다

그 뒤 20년 넘게 시장 경제적 요소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속도는 지지부진했습니다.

본격적인 변화는 2008년 라울 카스트로가 형 피델의 권력을 물려받은 뒤 시작됐습니다.

국가가 전 국민의 일자리를 더 이상 책임져주지 못한다고 사실상 선언한 것이 그 첫 단춥니다.

180개 업종에 걸쳐 자영업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공공부문 일자리의 1/5 가량인 100만 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이사벨 함세(아바나시 자영업국장) : "국영 기업에서 5명이 하는 일은 2명이 해도 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자영업을 허용함으로써 생산성 낮은 사람들이 직업을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아바나시 외곽의 이 자영업 허가센터에는 개인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하루 사오십 명씩 찾아옵니다.

자영업 허가센터에 내걸린 안내문입니다.

신분증과 사진 2장만 가져오면 대다수 업종에서 5일 만에 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이런 자영업 허가센터가 아바나에만 15곳이나 있습니다.

아바나 시에서 2만 명 정도던 자영업자가 2년 남짓 새 11만 명을 넘겼습니다.

<인터뷰>에스페란자(자영업허가센터 직원) : "요즘은 국영 부문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 그리고 은퇴한 노인들이 많이 오는 편입니다."

도로 변 가로수 공원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쿠바식 주택 매매 시장입니다.

집을 판다는 문구만 들고 있는 사람부터 집 안 구석 구석을 찍어 사진 패널을 만들어 나온 사람까지 다양합니다.

<인터뷰>하싱또 : "제 집이 크니까, 이걸 팔아서 작은 집을 사고 남는 돈을 모으려고 합니다."

남의 집을 대신 팔아주러 나오는 초기 형태의 중개업자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아나 : "이사하려고 하거나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을 대신해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주택 매매가 불법이었던 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풍경입니다.

아바나 시내를 누비는 자동차들...

새 차는 찾아보기가 어렵고, 중고차라고 부르기도 난감할 만큼 낡은 차들이 상당숩니다.

생산된 지 50년도 넘은 차들이 어떻게 도로를 달리는 걸까?

주택가의 평범한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당 전체가 자동차 정비솝니다.

1952년에 생산된 이 미국산 승용차는 껍데기만 빼고 모두 다 바꾸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국산 디젤엔진을 비롯해 변속장치와 브레이크 등 바뀌지 않은 부품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바꿔넣은 부품도 모두 중곱니다.

<인터뷰>로베르토(자동차 정비업자) : "디젤 엔진이 경제적인 엔진이라서 이걸로 바꾸면 차량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어요."

이렇게 폐차 수준의 외관에 중고 부품을 채워넣은 미국 차들은 2~3년 전만 해도 2천만 원에 팔려나갔습니다.

중고차 조차 사고 파는 것이 금지돼 쿠바 혁명 전에 수입된 미국 차량들만 매매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중고차 매매가 전격 허용되면서, 이런 풍속도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중고차 시장이 없다 보니, 연락처가 적힌 쪽지를 차에 붙이고 다니며 살 사람을 찾는 방식이 유행입니다.

<인터뷰>오마르(중고차 주인) : "아주 좋아요. 이렇게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돼 정말 좋아요."

변화의 바람은 농촌 지역에도 불고 있습니다.

농부 하이메 씨는 10년 전 정부가 빌려준 척박한 땅 2만 평방미터를 개간해 자영농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정부가 간섭해 온 탓에 소득이 제자리 걸음이었는데, 3년 전부터 규제가 확 풀렸습니다.

이 농장에서 어떤 농작물을 재배할 지, 가격을 얼마나 받을 지는 모두 농장 주인이 결정합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3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농지에 집을 짓고 창고를 들이는 일도 비로소 허용됐습니다.

그 결과, 자영농이 쿠바 농지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급팽창했습니다.

<인터뷰>하이메(농장 주인) : "2010년의 변화 전에는 자영농에게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게 없어지면서 제 소득은 몇 배로 늘어났어요."

쿠바 정부는 이런 개혁 조치들의 목표를 '사회주의 경제의 현대화'라고 표현합니다.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되,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사회주의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자영업 열풍이 불자, 소득세율을 최고 50%로 끌어올린 것도 부의 집중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인터뷰> 헤수스 풀리도(쿠바경제학자협회 고문) : "국가의 자원으로 사회 보장을 강화하면서 소득 분배는 국민들 사이에 격차가 없도록 하자는 게 쿠바식 경제의 목표입니다."

경제 개혁 조치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쿠바 정부는 올해 초 또 하나의 큰 변화를 선언했습니다.

국민들의 해외 여행을 자유화한 겁니다.

자유화 첫 날 여권 발급 센터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대표적인 반 체제 인사까지 출국이 허용됐습니다.

서방 언론은 수십만 명이 이민이나 망명길에 오르는 이른바 '엑소더스'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를 향한 쿠바 대탈출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루이스 수아레스(아바나대학 역사철학교수) "제가 외국에 나갈수록, 자본주의 국가를 알수록 쿠바 혁명이 50년 동안 이룩한 성과를 보다 더 높이 평가하게 됐습니다."

영화 제작소에서 일하는 디아라 씨는 다음 달 노르웨이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한 남편과 함께 1년 정도 일해 돈을 모은 뒤 다시 쿠바로 돌아올 생각입니다.

쿠바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디아라(쿠바영화제작소 직원) : "새 것을 갖고 소비하는 것이 우리에겐 중요하지 않아요. 남편이 쿠바에서 사는 데 만족하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 새로운 미래를 쿠바에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주의 옷을 입고 자본주의 강에 발을 담근 쿠바식 경제 개혁은 이제 궤도에 올랐습니다.

카스트로 형제의 세습 체제가 5년 뒤면 끝날 것으로 예고돼 정치 개혁의 물꼬도 엿보이고 있습니다.

북한과 더불어 마지막 사회주의 국가로 꼽혀온 쿠바에 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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