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추문 검사 피의자와 성관계는 뇌물”

<앵커 멘트>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전직 검사에게 법원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검사와 피의자의 성관계를 대가성 있는 뇌물로 보고 '뇌물수수죄'를 적용한 첫 사례입니다.

손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자신이 조사하던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전 모 전 검사.

전 씨가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한 행위를 '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전 씨 측은 뇌물은 가격을 따질 수 있는 금품이어야 하고, 둘 사이의 성관계는 호감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뇌물'은 "금전이나 물품 등의 재산뿐만 아니라 사람의 욕망을 채워주는 것도 포함하기 때문에 성관계도 뇌물에 해당된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성관계 전.후 대화 등의 정황을 보면 전씨가 직무에 대한 대가라는 인식을 갖고서 성관계를 했다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정상철(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 "뇌물 공여자가 자발적으로 성관계의 대상이 된 경우에도 뇌물의 의미를 넓게 해석해서 뇌물수수죄가 성립된다고 본 판결입니다."

검사와 피의자의 성관계를 대가성 있는 뇌물로 보고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여성이 전씨의 차를 타고 모텔까지 간 것은 자발적이었다며 직권 남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전 씨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전씨의 행위가 대다수 검사의 사기는 물론 조직에 대한 신뢰를 심하게 훼손했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