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박철우 골키퍼 코치가 수염 기르는 까닭은

입력 2013.07.05 (11:18) 수정 2013.07.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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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깎으니 안 떨어지네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한국 대표팀의 '수문장'들을 지휘하는 박철우(48) 골키퍼 코치의 최근 상징은 덥수룩한 수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짙은 눈썹에 날카로운 눈매, 뚜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터라 수염은 그의 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대표팀 내부에서는 '도사처럼 보인다', '산적 같다' 등으로 의견이 엇갈린다.

박 코치는 월드컵 장소인 터키로 출국을 앞두고 지난달 중순 면도를 한 이후 일부러 수염을 깎지 않고 있다.

평소에 수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생긴 '징크스'다.

박 코치는 5일(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의 아틀레티즘 구장에서 이어진 U-20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월드컵 직전 출전한 툴롱컵 첫 경기 때 깔끔하게 하고 나갔는데 콜롬비아에 0-1로 졌기에 이후 수염을 길러봤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은 이후 툴롱컵에서 프랑스, 콩고민주공화국, 미국을 상대로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렸다.

이 때문에 박 코치의 대회 기간 '수염 징크스'는 계속됐다.

대표팀이 월드컵 출전차 지난달 14일 출국해 계속 터키에 머물고 있으니 3주가량 됐다.

한국은 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차전 쿠바에 역전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는 포르투갈과 극적인 무승부를 이뤘다.

조별리그 최종전인 나이지리아전에서 한국이 0-1로 지면서 박 코치의 '수염 징크스'도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수염을 깎지 않았다.

박 코치는 "당시에는 졌지만 16강 진출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16강전 승리를 위해 수염을 그냥 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국은 4일 콜롬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이광종(49)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진 중 가장 연배가 높은 박 코치는 이창근(부산), 함석민(숭실대), 김동준(연세대)을 매일 '집중 지도'하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경기가 이어졌을 때 이창근을 묵묵히 지원하던 이도 박 코치였다.

그는 "창근이에게는 승부차기 들어가기 전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기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창근이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본인의 판단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를 안 하고도 이기면 더 좋지 않겠느냐"면서 "이길 수만 있다면 수염을 기르고 돗자리라도 깔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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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20 박철우 골키퍼 코치가 수염 기르는 까닭은
    • 입력 2013-07-05 11:18:35
    • 수정2013-07-05 13:08:49
    연합뉴스
"안 깎으니 안 떨어지네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한국 대표팀의 '수문장'들을 지휘하는 박철우(48) 골키퍼 코치의 최근 상징은 덥수룩한 수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짙은 눈썹에 날카로운 눈매, 뚜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터라 수염은 그의 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대표팀 내부에서는 '도사처럼 보인다', '산적 같다' 등으로 의견이 엇갈린다. 박 코치는 월드컵 장소인 터키로 출국을 앞두고 지난달 중순 면도를 한 이후 일부러 수염을 깎지 않고 있다. 평소에 수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생긴 '징크스'다. 박 코치는 5일(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의 아틀레티즘 구장에서 이어진 U-20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월드컵 직전 출전한 툴롱컵 첫 경기 때 깔끔하게 하고 나갔는데 콜롬비아에 0-1로 졌기에 이후 수염을 길러봤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은 이후 툴롱컵에서 프랑스, 콩고민주공화국, 미국을 상대로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렸다. 이 때문에 박 코치의 대회 기간 '수염 징크스'는 계속됐다. 대표팀이 월드컵 출전차 지난달 14일 출국해 계속 터키에 머물고 있으니 3주가량 됐다. 한국은 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차전 쿠바에 역전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는 포르투갈과 극적인 무승부를 이뤘다. 조별리그 최종전인 나이지리아전에서 한국이 0-1로 지면서 박 코치의 '수염 징크스'도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수염을 깎지 않았다. 박 코치는 "당시에는 졌지만 16강 진출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16강전 승리를 위해 수염을 그냥 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국은 4일 콜롬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이광종(49)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진 중 가장 연배가 높은 박 코치는 이창근(부산), 함석민(숭실대), 김동준(연세대)을 매일 '집중 지도'하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경기가 이어졌을 때 이창근을 묵묵히 지원하던 이도 박 코치였다. 그는 "창근이에게는 승부차기 들어가기 전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기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창근이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본인의 판단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를 안 하고도 이기면 더 좋지 않겠느냐"면서 "이길 수만 있다면 수염을 기르고 돗자리라도 깔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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