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경찰관 2명 순직…사고 원인은?

입력 2013.09.25 (08:35) 수정 2013.10.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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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밤 대구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사고로 안타깝게도 경찰관 2명이 순직했고, 주민 13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사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런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원인이 뭐였습니까?

<기자 멘트>

뭐 사고가 나면 늘 뒤따르는 말이 안전 불감증인데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페인트 가게에서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장 감식 결과 폭발은 페인트 가게 옆의 있는 한 사무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관할구청에서는 가스 배달 업체 직원들을 위한 휴게실용으로 허가를 내 줬다고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한밤 중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놓은 폭발 사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그제 밤 자정이 다 될 무렵...

경찰관 두 명이 어두운 상가 거리를 순찰하며 걸어갑니다.

그리고 20초 뒤 경찰관이 지나간 한 상가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그 후 몇 차례 더, 폭발은 불꽃을 내며 건물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는데요,

소방차와 구급차가 연이어 도착하고... 조용하기만 했던 밤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폭발의 위력은 대단했는데요,

도로에 주차된 차량은 물론 4차선 도로 건너편 건물 수십 채의 유리창도 깨졌습니다.

<녹취> 김한수(인근 주민) : “(옥상) 기왓장까지 다 깨졌어요. 쇳덩어리가 날아와가지고 옥상에 3개인가 있어요. 쇳덩어리. 완전 뭐 다이너마이트 하여튼 폭격 맞은 그런 것 같던데요.”

<녹취> 권구창(인근 주민) : “갑자기 폭발음이 나는데 엄청난 소리와 진짜 폭탄이 터지는 그런 느낌 있죠. 뭔지 모르겠지만 천장에서 척척 (파편들이) 떨어지는 바로 옆까지. 유리가 깨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고요한 밤, 정적을 깨뜨린 폭발음은 상가 건물에서 2,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였는데요,

파출소에도 폭발소리는 바로 들렸습니다,

<녹취> 김덕수(경위/대구남부경찰서 남대명파출소) : “(파출소가) 현장에서 불과 150미터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폭발음이 굉장히 크게 들렸습니다. 신고를 접하고 저희들이 현장에 출동을 한 거죠.”

그런데, 사고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목격하고 맙니다.

앞서 도보순찰을 나간 동료 2명이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던 겁니다.

두 경찰관이 파출소를 나선지 불과 10분 만의 일.

<녹취> 김덕수(경위/대구남부경찰서 남대명파출소) : “설마 거기에 우리 경찰관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가슴이 터져나가는 아픔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요,

순직한 2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사상자는 모두 15명.

재산피해도 소방서 추산 1억 5천 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부상자 : “저는 폭발한 건물이랑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유리 파편이 그냥 저한테 다 쓸려 나와서 다리 다치고, 팔 좀 다치고 (했어요.) ”

주택가 담장이 무너지고, 식당 주방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강력했던 폭발사고 ... 그 이유는 뭘까요?

폭발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시너 냄새가 많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폭발지점이 처음에는 페인트 가게로 추정됐습니다.

상가의 업체 간판만 보더라도 폭발이 일어날 만한 곳은 페인트 업체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홍의문(대구중부소방서 조사담당) : “도착했을 때 건물 1,2층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고, 시너 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1차 현장 감식을 끝낸 뒤, 경찰은 첫 폭발이 페인트가게가 아니라 업체 간판을 바꾸지 않고, 가스배달 업체 사무실로 사용한 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요,

<녹취> 김기정(계장/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 “폭발할 수 있는 인화물은 LPG 가스 이외에는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가스배달 업체) 안에는 가스통이 보관된 것이 없습니다. 바깥에 있는데, 한 통이 안쪽으로 유입된 선이 있습니다.”

경찰은 이 사무실 안에서 누출된 가스가 폭발한 뒤, 불길이 바로 옆 자재창고와 페인트 가게로 빠르게 번지면서 연쇄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폭발력이 커진 이유는 페인트 가게에서 보관 중이던 ‘시너’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녹취> 김판태(수사과장/대구 남부경찰서) : “페인트하고 시너 일부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화재가 나면서 인화성 물질이 있으니까 2차 시너하고 (작용하면서) 2차, 3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그렇게 추정됩니다.”

그런데, 해당 구청에서 확인한 결과 이 사무실은 원래 가스배달 업체 직원의 휴게실용으로 빌린 곳이었습니다.

<녹취> 사공태(대구 남구청 시장경제과장) : “이 사무실 사장님과 통화한 결과 가스판매원들이 배달하고 나서 잠시 쉬는 공간으로 그렇게 전해 들었습니다. 간단한 취사는 모르겠는데, 그건 대기실로 사무실로만 이용하는 곳이라고...”

LP 가스처럼 폭발 위험이 있는 물건은 영업 후 주차할 수 있는 장소도 따로 정해져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사공태(대구 남구청 시장경제과장) : “가스 실은 차는 영업이 끝나면 차고지, 보관 장소로 가야합니다. 허가받은 장소로요.”

하지만 사고 현장 주변은, 도로나 주택 옆 상관없이 가스 배달차량의 주차공간이나 다름없이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주민 : “출퇴근길에 항상 구석에 화물차에 가스통 실려 있는 것은 수시로 봤거든요. 가스니까 폭발 위험은 항상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제일 불안하죠.”

<녹취> 전병렬(인근 주민) : “아침에 3시나 4시에서 한 6시까지도 (가스)통을 끌고 덜덜덜 다니니까 시끄럽잖아요. 이것 좀 치워주세요. 또는 관리를 잘해 주세요. 위험물 아니에요? (했는데,) 말도 안 들어요.”

휴게실을 가장해 LP 가스통 불법으로 보관해 온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

현장감식이 진행되는 옆 도로에는 아직도 가스통을 실은 배달차량이 버젓이 주차돼 있었습니다.

LP 가스통을 판매하는 업체는 대구에만 약 3백여 곳에 달하지만, 대부분 소규모로 주택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허가를 받지 않고, 가스통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곳은, 현황조차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녹취>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 : “전국 전 지역을 저희가 수소문해서 수사권이 있고 그런 것도 아니고, 저희들이 (불법업소) 색출하기 위한 점검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죠.”

주택가에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는 불법 업체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제 2의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순직한 두 경찰관을 1계급 추서하고, 고인들의 영결식은 내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장으로 치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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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경찰관 2명 순직…사고 원인은?
    • 입력 2013-09-25 08:19:42
    • 수정2013-10-28 09: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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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밤 대구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사고로 안타깝게도 경찰관 2명이 순직했고, 주민 13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사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런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원인이 뭐였습니까?

<기자 멘트>

뭐 사고가 나면 늘 뒤따르는 말이 안전 불감증인데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페인트 가게에서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장 감식 결과 폭발은 페인트 가게 옆의 있는 한 사무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관할구청에서는 가스 배달 업체 직원들을 위한 휴게실용으로 허가를 내 줬다고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한밤 중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놓은 폭발 사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그제 밤 자정이 다 될 무렵...

경찰관 두 명이 어두운 상가 거리를 순찰하며 걸어갑니다.

그리고 20초 뒤 경찰관이 지나간 한 상가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그 후 몇 차례 더, 폭발은 불꽃을 내며 건물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는데요,

소방차와 구급차가 연이어 도착하고... 조용하기만 했던 밤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폭발의 위력은 대단했는데요,

도로에 주차된 차량은 물론 4차선 도로 건너편 건물 수십 채의 유리창도 깨졌습니다.

<녹취> 김한수(인근 주민) : “(옥상) 기왓장까지 다 깨졌어요. 쇳덩어리가 날아와가지고 옥상에 3개인가 있어요. 쇳덩어리. 완전 뭐 다이너마이트 하여튼 폭격 맞은 그런 것 같던데요.”

<녹취> 권구창(인근 주민) : “갑자기 폭발음이 나는데 엄청난 소리와 진짜 폭탄이 터지는 그런 느낌 있죠. 뭔지 모르겠지만 천장에서 척척 (파편들이) 떨어지는 바로 옆까지. 유리가 깨지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고요한 밤, 정적을 깨뜨린 폭발음은 상가 건물에서 2,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였는데요,

파출소에도 폭발소리는 바로 들렸습니다,

<녹취> 김덕수(경위/대구남부경찰서 남대명파출소) : “(파출소가) 현장에서 불과 150미터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폭발음이 굉장히 크게 들렸습니다. 신고를 접하고 저희들이 현장에 출동을 한 거죠.”

그런데, 사고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목격하고 맙니다.

앞서 도보순찰을 나간 동료 2명이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던 겁니다.

두 경찰관이 파출소를 나선지 불과 10분 만의 일.

<녹취> 김덕수(경위/대구남부경찰서 남대명파출소) : “설마 거기에 우리 경찰관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가슴이 터져나가는 아픔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요,

순직한 2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사상자는 모두 15명.

재산피해도 소방서 추산 1억 5천 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부상자 : “저는 폭발한 건물이랑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유리 파편이 그냥 저한테 다 쓸려 나와서 다리 다치고, 팔 좀 다치고 (했어요.) ”

주택가 담장이 무너지고, 식당 주방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강력했던 폭발사고 ... 그 이유는 뭘까요?

폭발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시너 냄새가 많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폭발지점이 처음에는 페인트 가게로 추정됐습니다.

상가의 업체 간판만 보더라도 폭발이 일어날 만한 곳은 페인트 업체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홍의문(대구중부소방서 조사담당) : “도착했을 때 건물 1,2층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고, 시너 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1차 현장 감식을 끝낸 뒤, 경찰은 첫 폭발이 페인트가게가 아니라 업체 간판을 바꾸지 않고, 가스배달 업체 사무실로 사용한 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요,

<녹취> 김기정(계장/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 “폭발할 수 있는 인화물은 LPG 가스 이외에는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가스배달 업체) 안에는 가스통이 보관된 것이 없습니다. 바깥에 있는데, 한 통이 안쪽으로 유입된 선이 있습니다.”

경찰은 이 사무실 안에서 누출된 가스가 폭발한 뒤, 불길이 바로 옆 자재창고와 페인트 가게로 빠르게 번지면서 연쇄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폭발력이 커진 이유는 페인트 가게에서 보관 중이던 ‘시너’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녹취> 김판태(수사과장/대구 남부경찰서) : “페인트하고 시너 일부를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화재가 나면서 인화성 물질이 있으니까 2차 시너하고 (작용하면서) 2차, 3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그렇게 추정됩니다.”

그런데, 해당 구청에서 확인한 결과 이 사무실은 원래 가스배달 업체 직원의 휴게실용으로 빌린 곳이었습니다.

<녹취> 사공태(대구 남구청 시장경제과장) : “이 사무실 사장님과 통화한 결과 가스판매원들이 배달하고 나서 잠시 쉬는 공간으로 그렇게 전해 들었습니다. 간단한 취사는 모르겠는데, 그건 대기실로 사무실로만 이용하는 곳이라고...”

LP 가스처럼 폭발 위험이 있는 물건은 영업 후 주차할 수 있는 장소도 따로 정해져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사공태(대구 남구청 시장경제과장) : “가스 실은 차는 영업이 끝나면 차고지, 보관 장소로 가야합니다. 허가받은 장소로요.”

하지만 사고 현장 주변은, 도로나 주택 옆 상관없이 가스 배달차량의 주차공간이나 다름없이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주민 : “출퇴근길에 항상 구석에 화물차에 가스통 실려 있는 것은 수시로 봤거든요. 가스니까 폭발 위험은 항상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제일 불안하죠.”

<녹취> 전병렬(인근 주민) : “아침에 3시나 4시에서 한 6시까지도 (가스)통을 끌고 덜덜덜 다니니까 시끄럽잖아요. 이것 좀 치워주세요. 또는 관리를 잘해 주세요. 위험물 아니에요? (했는데,) 말도 안 들어요.”

휴게실을 가장해 LP 가스통 불법으로 보관해 온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

현장감식이 진행되는 옆 도로에는 아직도 가스통을 실은 배달차량이 버젓이 주차돼 있었습니다.

LP 가스통을 판매하는 업체는 대구에만 약 3백여 곳에 달하지만, 대부분 소규모로 주택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허가를 받지 않고, 가스통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곳은, 현황조차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녹취>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 : “전국 전 지역을 저희가 수소문해서 수사권이 있고 그런 것도 아니고, 저희들이 (불법업소) 색출하기 위한 점검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죠.”

주택가에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는 불법 업체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제 2의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순직한 두 경찰관을 1계급 추서하고, 고인들의 영결식은 내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장으로 치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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