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충전] MSG는 몸에 나쁘다?…오해와 진실

입력 2013.10.01 (08:16) 수정 2013.10.01 (09: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분, MSG 아시죠?

식품첨가물이나 인공 조미료 등으로 통칭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유해성 논란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MSG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면서 음식점을 평가할 때도 MSG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뭐가 맞는 건지 좀 확실하게 알아보고 가죠.

모은희 기자 나왔습니다.

MSG를 보니까 일일권장량이 제한돼 있지가 않더라고요. 이게 안전한지 항상 궁금했어요.

<기자 멘트>

마트에 나가보면 라면이며 김, 과자 등등 MSG 무첨가를 내세운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큰 점을 이용한 일종의 건강 마케팅이죠.

그렇다면 과연 MSG를 먹으면 우리 몸에 해로울까요?

정답은 아니오, 괜찮단데요.

그러면 도대체 왜 MSG가 해롭다고 알려졌을까요?

정말 다른 단점은 없는 걸까요?

MSG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음식의 간을 맞추는 데 소금, 간장, 설탕 등 많은 조미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유독 MSG에 민감한데요.

<녹취> "몸에 안 좋다고 그러니까 잘 안 쓰죠."

<녹취> "화학조미료라고 생각하니까요. 천연은 아니니까."

<녹취> "입맛이 길들었기 때문에 그걸 찾게 되니까요."

유해성 논란이 계속된 MSG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토마토, 소고기, 치즈, 고등어 중에서 MSG가 함유된 음식은 어떤 걸까요?

<녹취> "소고기요."

<녹취> "고등어가 아닐까요?"

<녹취> "가공식품 치즈. 아닌가요?"

정답은 네 가지 모두인데요.

뜻밖이죠?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MSG는 보통 L-글루탐산나트륨으로 불리는데요.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입니다.

보통 다시마에 많이 함유되어 감칠맛을 내는데요.

다시마뿐 아니라 고기, 생선 등의 단백질, 양파와 토마토에도 전부 들어있습니다.

심지어 모유에도 MSG가 들어 있는데요.

<인터뷰> 권훈정 (교수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 "단백질을 구성하는 단위가 아미노산이에요. 이 아미노산은 총 20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이 글루탐산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왜 MSG가 몸에 해롭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논란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요.

다량의 MSG를 섭취하면 두통, 근육 경련,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연구에서 MSG와 이런 증상은 연관성이 없다고 증명되었는데요.

<인터뷰> 이덕환 (교수 / 서강대 화학과) :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적당한 양을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2천여 편의 학술 논문을 통해서 확인된 사실이고 거의 모든 나라의 식품규제기관들이 이런 근거를 가지고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MSG가 신경계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실제로 글루탐산은 몸 안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뇌로 전달되는 MSG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조절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MSG는 괜찮지만, 인공적으로 만든 MSG는 몸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실제 조미료 속 MSG는 사탕수수를 인공 발효시켜 만듭니다.

자연에 있는 글루탐산을 추출해 만드는 건데요.

<인터뷰> 권훈정 (교수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 "MSG는 글루탐산에다가 나트륨을 염으로 중화시킨 건데요. 고체화해서 분말로 팔기 쉽게 하고 저장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만든 형태이고 일단 물에 녹으면 똑같아집니다."

MSG는 많이 섭취해도 몸에 축적되지 않고 에너지로 쓰여 사라지는데요.

우리나라 식약처나 세계보건기구는 MSG의 하루 섭취 제한치를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전한 물질이라는 설명입니다.

MSG를 넣어서 조리하면 총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데요.

<녹취> "국 1리터 대비 소금 8g을 준비했고요. 이쪽은 국 1리터 대비 소금 5.5g, MSG 0.5g 준비했습니다."

같은 국을 끓여서 한쪽에는 소금을, 한쪽에는 소금과 MSG를 넣은 후 맛을 비교해봤는데요.

<녹취> "그렇게 많이 차이는 안 나요."

<녹취> "별로 크게 짠맛의 차이는 느끼지 못했는데요."

맛은 별 차이가 없지만 염분 농도는 차이가 많습니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 국에서는 염분이 30% 높게 나왔는데요.

다량의 소금은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입니다.

MSG가 이 소금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겠죠.

진짜 MSG의 문제는 이겁니다.

질 낮은 값 싼 재료를 쓰더라도 MSG를 넣으면 쉽게 감칠맛이 나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골라 성심껏 요리를 하는 식당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냉면으로 유명한 이 집. 고기를 삶아 냉면 육수를 만드는데요.

<인터뷰> 윤혜자 (냉면 전문점 운영) : "소고기는 완전 한우. 그래야 국물을 내기 때문에 한우를 안 쓰면 육수 국물이 맛이 없어요. MSG를 소량이라도 안 쓸 수는 없다고 합니다."

<녹취> "조미료 간을 약간은 해야 돼요. 이게 맛을 내는 거거든요."

MSG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 때문에 숨기는 식당들이 많은데요.

정성을 담아 파는 음식이라면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겠죠.

<인터뷰> 문민식 : "MSG를 식당에서 다 넣지 않고 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솔직한 게 좀 더 호감이 가는데요? 이 집이 더요."

<녹취> "내가 쭉 해온 음식이고 내가 자부심을 가지고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똑같은 맛을 찾고 그 맛을 또 (손님들이) 좋아하고 그래서 제가 사용하고 있어요."

식당의 90%가 사용할 정도로, 우리는 MSG의 획일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사라지게 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MSG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렴하면서도 손 쉽게 맛을 낼 지, 번거로워도 정성껏 음식을 만들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건강충전] MSG는 몸에 나쁘다?…오해와 진실
    • 입력 2013-10-01 08:19:44
    • 수정2013-10-01 09:07:4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여러분, MSG 아시죠?

식품첨가물이나 인공 조미료 등으로 통칭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유해성 논란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MSG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면서 음식점을 평가할 때도 MSG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뭐가 맞는 건지 좀 확실하게 알아보고 가죠.

모은희 기자 나왔습니다.

MSG를 보니까 일일권장량이 제한돼 있지가 않더라고요. 이게 안전한지 항상 궁금했어요.

<기자 멘트>

마트에 나가보면 라면이며 김, 과자 등등 MSG 무첨가를 내세운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큰 점을 이용한 일종의 건강 마케팅이죠.

그렇다면 과연 MSG를 먹으면 우리 몸에 해로울까요?

정답은 아니오, 괜찮단데요.

그러면 도대체 왜 MSG가 해롭다고 알려졌을까요?

정말 다른 단점은 없는 걸까요?

MSG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음식의 간을 맞추는 데 소금, 간장, 설탕 등 많은 조미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유독 MSG에 민감한데요.

<녹취> "몸에 안 좋다고 그러니까 잘 안 쓰죠."

<녹취> "화학조미료라고 생각하니까요. 천연은 아니니까."

<녹취> "입맛이 길들었기 때문에 그걸 찾게 되니까요."

유해성 논란이 계속된 MSG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토마토, 소고기, 치즈, 고등어 중에서 MSG가 함유된 음식은 어떤 걸까요?

<녹취> "소고기요."

<녹취> "고등어가 아닐까요?"

<녹취> "가공식품 치즈. 아닌가요?"

정답은 네 가지 모두인데요.

뜻밖이죠?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MSG는 보통 L-글루탐산나트륨으로 불리는데요.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입니다.

보통 다시마에 많이 함유되어 감칠맛을 내는데요.

다시마뿐 아니라 고기, 생선 등의 단백질, 양파와 토마토에도 전부 들어있습니다.

심지어 모유에도 MSG가 들어 있는데요.

<인터뷰> 권훈정 (교수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 "단백질을 구성하는 단위가 아미노산이에요. 이 아미노산은 총 20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이 글루탐산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왜 MSG가 몸에 해롭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논란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요.

다량의 MSG를 섭취하면 두통, 근육 경련,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연구에서 MSG와 이런 증상은 연관성이 없다고 증명되었는데요.

<인터뷰> 이덕환 (교수 / 서강대 화학과) :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적당한 양을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2천여 편의 학술 논문을 통해서 확인된 사실이고 거의 모든 나라의 식품규제기관들이 이런 근거를 가지고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MSG가 신경계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실제로 글루탐산은 몸 안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뇌로 전달되는 MSG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조절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MSG는 괜찮지만, 인공적으로 만든 MSG는 몸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실제 조미료 속 MSG는 사탕수수를 인공 발효시켜 만듭니다.

자연에 있는 글루탐산을 추출해 만드는 건데요.

<인터뷰> 권훈정 (교수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 "MSG는 글루탐산에다가 나트륨을 염으로 중화시킨 건데요. 고체화해서 분말로 팔기 쉽게 하고 저장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만든 형태이고 일단 물에 녹으면 똑같아집니다."

MSG는 많이 섭취해도 몸에 축적되지 않고 에너지로 쓰여 사라지는데요.

우리나라 식약처나 세계보건기구는 MSG의 하루 섭취 제한치를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전한 물질이라는 설명입니다.

MSG를 넣어서 조리하면 총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데요.

<녹취> "국 1리터 대비 소금 8g을 준비했고요. 이쪽은 국 1리터 대비 소금 5.5g, MSG 0.5g 준비했습니다."

같은 국을 끓여서 한쪽에는 소금을, 한쪽에는 소금과 MSG를 넣은 후 맛을 비교해봤는데요.

<녹취> "그렇게 많이 차이는 안 나요."

<녹취> "별로 크게 짠맛의 차이는 느끼지 못했는데요."

맛은 별 차이가 없지만 염분 농도는 차이가 많습니다.

소금으로만 간을 한 국에서는 염분이 30% 높게 나왔는데요.

다량의 소금은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입니다.

MSG가 이 소금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겠죠.

진짜 MSG의 문제는 이겁니다.

질 낮은 값 싼 재료를 쓰더라도 MSG를 넣으면 쉽게 감칠맛이 나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골라 성심껏 요리를 하는 식당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냉면으로 유명한 이 집. 고기를 삶아 냉면 육수를 만드는데요.

<인터뷰> 윤혜자 (냉면 전문점 운영) : "소고기는 완전 한우. 그래야 국물을 내기 때문에 한우를 안 쓰면 육수 국물이 맛이 없어요. MSG를 소량이라도 안 쓸 수는 없다고 합니다."

<녹취> "조미료 간을 약간은 해야 돼요. 이게 맛을 내는 거거든요."

MSG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 때문에 숨기는 식당들이 많은데요.

정성을 담아 파는 음식이라면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겠죠.

<인터뷰> 문민식 : "MSG를 식당에서 다 넣지 않고 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솔직한 게 좀 더 호감이 가는데요? 이 집이 더요."

<녹취> "내가 쭉 해온 음식이고 내가 자부심을 가지고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똑같은 맛을 찾고 그 맛을 또 (손님들이) 좋아하고 그래서 제가 사용하고 있어요."

식당의 90%가 사용할 정도로, 우리는 MSG의 획일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사라지게 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MSG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렴하면서도 손 쉽게 맛을 낼 지, 번거로워도 정성껏 음식을 만들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