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경기 불황 속 ‘공유 경제’ 바람

입력 2013.10.07 (21:27) 수정 2013.10.0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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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씩 꼭 써야 하지만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이 있죠.

이런 물건을 사지 않고 여러 사람이 함께 빌려 쓰는 걸 '공유 경제'라고 합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세계적으로 이런 공유 경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정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장인 남행우 씨는 요즘 자가용을 몰고 다니지 않습니다.

대신 볼 일이 있을 때마다 빌려 쓰는 차, 이른바 '나눔 카'를 이용합니다.

'나눔 카'는 같은 차를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나눠쓴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인데,

'나눔 카' 회원들은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차량 위치를 파악한 뒤, 필요한 시간만 차를 쓰고 반납합니다.

차는 시간 단위로 빌리는데, 이용료는 시간당 3, 4천원 정돕니다.

<인터뷰> 남행우(직장인) : "필요할 때 그때 그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좋고요. 요금도 확실히 싸고 3시간에 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

차를 사면 겪어야 할 골치 아픈 문제가 없고 이용도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나눔 카 회원 수는 사업 시작 2년 만에 13만 명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정장 천 5백 벌을 갖추고 있는 이 업체는 옷을 팔지 않고 빌려주기만 합니다.

정장은 모두 기증 받은 것들인데, 대여료는 나흘 이용에 만 원입니다.

정장을 자주 입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인기입니다.

<인터뷰> 조혜린(취업준비생) : "면접장 가는 게 흔치 않은 일인데 정장을 계절 별로 상반기 하반기마다 살 수도 없고 너무 비싸고 해서..."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때만 빌려 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같은 공유경제 사업은 주택과 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선 공유 물품을 소개하는 전문 사이트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런 중형차 한 대를 사려면 보통 3천만 원쯤 듭니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그럼 실제 이용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자가용 출퇴근을 하고 한 달에 두어 번 나들이를 간다면, 실제 이용 시간은 한 달 기준으로 서른 시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잘 쓰지 않아도 세금과 보험료, 기름값과 주차비, 여기에 소모품 교체 비용 등을 합치면 총 유지 비용은 1년에 5백 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10년을 탄다면 차 값보다 훨씬 많은 돈이 유지 비용으로 나가는 거죠.

차 뿐만 아니라 의류도 집도, 사고 나면 끝이 아니라 추가 적인 유지 비용이 들어갑니다.

공유 경제는 물건을 소유하지 않으니까 이런 비용들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효과도 큽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유는 자원 낭비 방지와 교통 체증 개선 등에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참여율입니다.

더 다양한 물건이 함께 쓰는 시장에 더 많이 나와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지 쉽게 빌릴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이런 점이 부족합니다.

소유를 통해 재력을 과시하고 빌려 쓰는 걸 부끄러워 하는 인식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공유 경제가 활성화된 선진국 사례를 통해 해법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래클리 씨는 넉달 전, 빈방 공유 사이트 '에어비엔비'에 가입했습니다.

자신이 쓰지 않는 방을 여행자 등에게 빌려주는데, 방값은 호텔 숙박비의 절반도 안됩니다.

<인터뷰> 래클리(방 공유사이트 참가자)

'에어비앤비'는 현재 2초에 한번 꼴로 전 세계 192개국에 있는 빈 방들을 중개합니다.

차가 없는 라비씨는 차량 공유 사이트의 회원입니다.

보험료와 유류비를 따로 내지 않고 시간당 8천 원에 차를 쓸 수 있습니다.

<인터뷰> 라비(차량공유 사이트 회원)

차는 일을 본 곳 근처에서 반납할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주의 지하철 역입니다.

미국 주요 대중교통시설 인근에는 이처럼 공유차량과 이 차량을 위한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사이트 회원은 100만 명 이상. 북미의 웬만한 도시에서라면 공유 차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주차 공간 공유 사이트까지 인기를 끄는 등 빌려쓸 수 있으면 뭐든 함께 쓴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타임지는올 초 '공유경제'를 세계를 바꿀 10대 아이디어로 선정했는데, 공유경제가 선진국 소비 흐름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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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07 21:27:58
    • 수정2013-10-07 22: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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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씩 꼭 써야 하지만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이 있죠.

이런 물건을 사지 않고 여러 사람이 함께 빌려 쓰는 걸 '공유 경제'라고 합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세계적으로 이런 공유 경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정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장인 남행우 씨는 요즘 자가용을 몰고 다니지 않습니다.

대신 볼 일이 있을 때마다 빌려 쓰는 차, 이른바 '나눔 카'를 이용합니다.

'나눔 카'는 같은 차를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나눠쓴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인데,

'나눔 카' 회원들은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차량 위치를 파악한 뒤, 필요한 시간만 차를 쓰고 반납합니다.

차는 시간 단위로 빌리는데, 이용료는 시간당 3, 4천원 정돕니다.

<인터뷰> 남행우(직장인) : "필요할 때 그때 그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좋고요. 요금도 확실히 싸고 3시간에 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

차를 사면 겪어야 할 골치 아픈 문제가 없고 이용도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나눔 카 회원 수는 사업 시작 2년 만에 13만 명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정장 천 5백 벌을 갖추고 있는 이 업체는 옷을 팔지 않고 빌려주기만 합니다.

정장은 모두 기증 받은 것들인데, 대여료는 나흘 이용에 만 원입니다.

정장을 자주 입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인기입니다.

<인터뷰> 조혜린(취업준비생) : "면접장 가는 게 흔치 않은 일인데 정장을 계절 별로 상반기 하반기마다 살 수도 없고 너무 비싸고 해서..."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때만 빌려 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같은 공유경제 사업은 주택과 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선 공유 물품을 소개하는 전문 사이트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런 중형차 한 대를 사려면 보통 3천만 원쯤 듭니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그럼 실제 이용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자가용 출퇴근을 하고 한 달에 두어 번 나들이를 간다면, 실제 이용 시간은 한 달 기준으로 서른 시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잘 쓰지 않아도 세금과 보험료, 기름값과 주차비, 여기에 소모품 교체 비용 등을 합치면 총 유지 비용은 1년에 5백 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10년을 탄다면 차 값보다 훨씬 많은 돈이 유지 비용으로 나가는 거죠.

차 뿐만 아니라 의류도 집도, 사고 나면 끝이 아니라 추가 적인 유지 비용이 들어갑니다.

공유 경제는 물건을 소유하지 않으니까 이런 비용들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효과도 큽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유는 자원 낭비 방지와 교통 체증 개선 등에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참여율입니다.

더 다양한 물건이 함께 쓰는 시장에 더 많이 나와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지 쉽게 빌릴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이런 점이 부족합니다.

소유를 통해 재력을 과시하고 빌려 쓰는 걸 부끄러워 하는 인식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공유 경제가 활성화된 선진국 사례를 통해 해법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래클리 씨는 넉달 전, 빈방 공유 사이트 '에어비엔비'에 가입했습니다.

자신이 쓰지 않는 방을 여행자 등에게 빌려주는데, 방값은 호텔 숙박비의 절반도 안됩니다.

<인터뷰> 래클리(방 공유사이트 참가자)

'에어비앤비'는 현재 2초에 한번 꼴로 전 세계 192개국에 있는 빈 방들을 중개합니다.

차가 없는 라비씨는 차량 공유 사이트의 회원입니다.

보험료와 유류비를 따로 내지 않고 시간당 8천 원에 차를 쓸 수 있습니다.

<인터뷰> 라비(차량공유 사이트 회원)

차는 일을 본 곳 근처에서 반납할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주의 지하철 역입니다.

미국 주요 대중교통시설 인근에는 이처럼 공유차량과 이 차량을 위한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사이트 회원은 100만 명 이상. 북미의 웬만한 도시에서라면 공유 차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주차 공간 공유 사이트까지 인기를 끄는 등 빌려쓸 수 있으면 뭐든 함께 쓴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타임지는올 초 '공유경제'를 세계를 바꿀 10대 아이디어로 선정했는데, 공유경제가 선진국 소비 흐름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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