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사춘기의 정점 ‘중2병’ 원인은?
입력 2013.10.28 (08:16)
수정 2013.10.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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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전에는 사춘기라는 게 있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고, 반항의 대명사도 됐지만 어감에서는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는데요.
요즘은 아주 직설적입니다.
혹시 '중2병'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만큼 어른들에게는 중2 정도 되는 아이들이 어렵고, 또 무서운 대상이기란 겁니다.
노태영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어른들도 그렇고, 당사자들은 중2병에 공감하던가요?
<기자 멘트>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부모님들에게는 2학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힙니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이유없는 짜증에 불만, 그리고 우월감으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하기조차 쉽지 않은데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다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중학교 2학년때 이런 일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지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2학년 딸이 있는 한 가정입니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딸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는데요,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습니다.
잠시 뒤 딸에게 말을 건네보는데요.
<녹취> "시험공부 좀 해야 되지 않아? (무슨 상관인데.) (스마트폰) 좀 그만하고 이야기 좀 해보게. 너 애들 보다 못한 게 뭐 있어? (걔랑 나랑 같은 애도 아니고 자꾸 비교 좀 하지마.) 평균 5점이라도 올릴 생각을 해야지. (XX 진짜.) 지금 너 엄마한테 욕한 거니? (그래서요?)"
딸과 엄마와의 대화로 보기에는 심상치가 않습니다.
<녹취> "내가 무슨 낙으로 이렇게 사는 데 네가 이렇게 행동해? (그럼 키우지 마시든가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진짜."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딸.
애꿎은 문에다 화풀이를 대신합니다.
<인터뷰> 김이은(가명/중2 학부모) : "딱히 언제부터 시작이 됐다고는 할 수 없는데 최근 한 1년 정도부터 심해진 것 같아요. 대화를 안 하려고 하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만 봐요. 연예인에 빠져있고 짜증이 아주 심해요. 사소한 일에도 아주 (짜증이) 심하네요."
딸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사사건건 무슨 일이든 강요하는 엄마가 싫고 답답하게만 여겨져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은진(가명/중학교 2학년) : "그냥 무관심이 날 거 같아요. 제가 원할 때 남들한테 다가가고 싶어요. 남이 저한테 오는 것도 아니고 남이 절 피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제가 원할 때 갈 수 있게 그러면 행복할 거 같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신체변화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아이들을 사춘기라고 부르지만 그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경우가 생겨나면서 아예 중2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학생이 되면 생각이 여물게 되면서 현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간격이 벌어지게 돼요. 그 간격을 갖다 메우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행동이 허세로도 나타나고 우울함으로도 나타나고 과장되게 표현되기도 하고 그렇죠."
서울의 한 중학교.
평범한 2학년 학생들의 모습인데요, 당사자들은 중2병을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그냥 허세부리고 애들끼리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그래요)."
<녹취> "나는 뭘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니까요."
이 학급 3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2병의 심각성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낸다, 부모의 간섭을 거부한다, 불가능한 꿈을 꾼다 등 모두 25개의 항목의 설문을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2병 초기 증세인 학생이 23명, 전형적인 중2병 학생이 8명, 그리고 위험한 수준을 넘은 심각한 학생도 1명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 "신체적인 변화가 갑자기 오다보니까 정신(상태)를 자신이 이기지를 못해서 다른 곳으로 표출하는 거죠. 괜히 싸움도 하고 누구를 때리기도 하고 (친구를) 못살게 굴기도 하고 그런 것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어른들이 보기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집착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학교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신체는 왕성하게 성장하는 반면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달해 청소년기 특유의 난폭한 특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안하무인의 중2병은 비단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미국 역시 유독 감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우울증에 걸린 듯한 사춘기 10대들을 이모키드라는 신조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2병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의 시선을 갖다 본인이 그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게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설프게 나타나는 거거든요. 부모님은 낯선 아이의 모습 자체도 우리 아이의 새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고 보듬어 주다보면 좋은 해결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무턱대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아이를 믿고 격려하며 꾸준한 대화로 공감을 나누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조언합니다.
예전에는 사춘기라는 게 있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고, 반항의 대명사도 됐지만 어감에서는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는데요.
요즘은 아주 직설적입니다.
혹시 '중2병'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만큼 어른들에게는 중2 정도 되는 아이들이 어렵고, 또 무서운 대상이기란 겁니다.
노태영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어른들도 그렇고, 당사자들은 중2병에 공감하던가요?
<기자 멘트>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부모님들에게는 2학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힙니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이유없는 짜증에 불만, 그리고 우월감으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하기조차 쉽지 않은데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다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중학교 2학년때 이런 일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지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2학년 딸이 있는 한 가정입니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딸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는데요,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습니다.
잠시 뒤 딸에게 말을 건네보는데요.
<녹취> "시험공부 좀 해야 되지 않아? (무슨 상관인데.) (스마트폰) 좀 그만하고 이야기 좀 해보게. 너 애들 보다 못한 게 뭐 있어? (걔랑 나랑 같은 애도 아니고 자꾸 비교 좀 하지마.) 평균 5점이라도 올릴 생각을 해야지. (XX 진짜.) 지금 너 엄마한테 욕한 거니? (그래서요?)"
딸과 엄마와의 대화로 보기에는 심상치가 않습니다.
<녹취> "내가 무슨 낙으로 이렇게 사는 데 네가 이렇게 행동해? (그럼 키우지 마시든가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진짜."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딸.
애꿎은 문에다 화풀이를 대신합니다.
<인터뷰> 김이은(가명/중2 학부모) : "딱히 언제부터 시작이 됐다고는 할 수 없는데 최근 한 1년 정도부터 심해진 것 같아요. 대화를 안 하려고 하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만 봐요. 연예인에 빠져있고 짜증이 아주 심해요. 사소한 일에도 아주 (짜증이) 심하네요."
딸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사사건건 무슨 일이든 강요하는 엄마가 싫고 답답하게만 여겨져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은진(가명/중학교 2학년) : "그냥 무관심이 날 거 같아요. 제가 원할 때 남들한테 다가가고 싶어요. 남이 저한테 오는 것도 아니고 남이 절 피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제가 원할 때 갈 수 있게 그러면 행복할 거 같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신체변화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아이들을 사춘기라고 부르지만 그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경우가 생겨나면서 아예 중2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학생이 되면 생각이 여물게 되면서 현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간격이 벌어지게 돼요. 그 간격을 갖다 메우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행동이 허세로도 나타나고 우울함으로도 나타나고 과장되게 표현되기도 하고 그렇죠."
서울의 한 중학교.
평범한 2학년 학생들의 모습인데요, 당사자들은 중2병을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그냥 허세부리고 애들끼리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그래요)."
<녹취> "나는 뭘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니까요."
이 학급 3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2병의 심각성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낸다, 부모의 간섭을 거부한다, 불가능한 꿈을 꾼다 등 모두 25개의 항목의 설문을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2병 초기 증세인 학생이 23명, 전형적인 중2병 학생이 8명, 그리고 위험한 수준을 넘은 심각한 학생도 1명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 "신체적인 변화가 갑자기 오다보니까 정신(상태)를 자신이 이기지를 못해서 다른 곳으로 표출하는 거죠. 괜히 싸움도 하고 누구를 때리기도 하고 (친구를) 못살게 굴기도 하고 그런 것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어른들이 보기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집착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학교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신체는 왕성하게 성장하는 반면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달해 청소년기 특유의 난폭한 특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안하무인의 중2병은 비단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미국 역시 유독 감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우울증에 걸린 듯한 사춘기 10대들을 이모키드라는 신조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2병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의 시선을 갖다 본인이 그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게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설프게 나타나는 거거든요. 부모님은 낯선 아이의 모습 자체도 우리 아이의 새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고 보듬어 주다보면 좋은 해결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무턱대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아이를 믿고 격려하며 꾸준한 대화로 공감을 나누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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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포착] 사춘기의 정점 ‘중2병’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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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10-28 08:17:02
- 수정2013-10-28 09:04:41

<앵커 멘트>
예전에는 사춘기라는 게 있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고, 반항의 대명사도 됐지만 어감에서는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는데요.
요즘은 아주 직설적입니다.
혹시 '중2병'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만큼 어른들에게는 중2 정도 되는 아이들이 어렵고, 또 무서운 대상이기란 겁니다.
노태영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어른들도 그렇고, 당사자들은 중2병에 공감하던가요?
<기자 멘트>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부모님들에게는 2학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힙니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이유없는 짜증에 불만, 그리고 우월감으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하기조차 쉽지 않은데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다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중학교 2학년때 이런 일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지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2학년 딸이 있는 한 가정입니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딸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는데요,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습니다.
잠시 뒤 딸에게 말을 건네보는데요.
<녹취> "시험공부 좀 해야 되지 않아? (무슨 상관인데.) (스마트폰) 좀 그만하고 이야기 좀 해보게. 너 애들 보다 못한 게 뭐 있어? (걔랑 나랑 같은 애도 아니고 자꾸 비교 좀 하지마.) 평균 5점이라도 올릴 생각을 해야지. (XX 진짜.) 지금 너 엄마한테 욕한 거니? (그래서요?)"
딸과 엄마와의 대화로 보기에는 심상치가 않습니다.
<녹취> "내가 무슨 낙으로 이렇게 사는 데 네가 이렇게 행동해? (그럼 키우지 마시든가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진짜."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딸.
애꿎은 문에다 화풀이를 대신합니다.
<인터뷰> 김이은(가명/중2 학부모) : "딱히 언제부터 시작이 됐다고는 할 수 없는데 최근 한 1년 정도부터 심해진 것 같아요. 대화를 안 하려고 하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만 봐요. 연예인에 빠져있고 짜증이 아주 심해요. 사소한 일에도 아주 (짜증이) 심하네요."
딸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사사건건 무슨 일이든 강요하는 엄마가 싫고 답답하게만 여겨져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은진(가명/중학교 2학년) : "그냥 무관심이 날 거 같아요. 제가 원할 때 남들한테 다가가고 싶어요. 남이 저한테 오는 것도 아니고 남이 절 피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제가 원할 때 갈 수 있게 그러면 행복할 거 같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신체변화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아이들을 사춘기라고 부르지만 그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경우가 생겨나면서 아예 중2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학생이 되면 생각이 여물게 되면서 현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간격이 벌어지게 돼요. 그 간격을 갖다 메우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행동이 허세로도 나타나고 우울함으로도 나타나고 과장되게 표현되기도 하고 그렇죠."
서울의 한 중학교.
평범한 2학년 학생들의 모습인데요, 당사자들은 중2병을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그냥 허세부리고 애들끼리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그래요)."
<녹취> "나는 뭘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니까요."
이 학급 3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2병의 심각성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낸다, 부모의 간섭을 거부한다, 불가능한 꿈을 꾼다 등 모두 25개의 항목의 설문을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2병 초기 증세인 학생이 23명, 전형적인 중2병 학생이 8명, 그리고 위험한 수준을 넘은 심각한 학생도 1명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 "신체적인 변화가 갑자기 오다보니까 정신(상태)를 자신이 이기지를 못해서 다른 곳으로 표출하는 거죠. 괜히 싸움도 하고 누구를 때리기도 하고 (친구를) 못살게 굴기도 하고 그런 것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어른들이 보기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집착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학교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신체는 왕성하게 성장하는 반면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달해 청소년기 특유의 난폭한 특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안하무인의 중2병은 비단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미국 역시 유독 감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우울증에 걸린 듯한 사춘기 10대들을 이모키드라는 신조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2병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의 시선을 갖다 본인이 그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게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설프게 나타나는 거거든요. 부모님은 낯선 아이의 모습 자체도 우리 아이의 새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고 보듬어 주다보면 좋은 해결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무턱대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아이를 믿고 격려하며 꾸준한 대화로 공감을 나누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조언합니다.
예전에는 사춘기라는 게 있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고, 반항의 대명사도 됐지만 어감에서는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는데요.
요즘은 아주 직설적입니다.
혹시 '중2병'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만큼 어른들에게는 중2 정도 되는 아이들이 어렵고, 또 무서운 대상이기란 겁니다.
노태영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어른들도 그렇고, 당사자들은 중2병에 공감하던가요?
<기자 멘트>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부모님들에게는 2학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힙니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이유없는 짜증에 불만, 그리고 우월감으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하기조차 쉽지 않은데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다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중학교 2학년때 이런 일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지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2학년 딸이 있는 한 가정입니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딸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는데요,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습니다.
잠시 뒤 딸에게 말을 건네보는데요.
<녹취> "시험공부 좀 해야 되지 않아? (무슨 상관인데.) (스마트폰) 좀 그만하고 이야기 좀 해보게. 너 애들 보다 못한 게 뭐 있어? (걔랑 나랑 같은 애도 아니고 자꾸 비교 좀 하지마.) 평균 5점이라도 올릴 생각을 해야지. (XX 진짜.) 지금 너 엄마한테 욕한 거니? (그래서요?)"
딸과 엄마와의 대화로 보기에는 심상치가 않습니다.
<녹취> "내가 무슨 낙으로 이렇게 사는 데 네가 이렇게 행동해? (그럼 키우지 마시든가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진짜."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딸.
애꿎은 문에다 화풀이를 대신합니다.
<인터뷰> 김이은(가명/중2 학부모) : "딱히 언제부터 시작이 됐다고는 할 수 없는데 최근 한 1년 정도부터 심해진 것 같아요. 대화를 안 하려고 하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만 봐요. 연예인에 빠져있고 짜증이 아주 심해요. 사소한 일에도 아주 (짜증이) 심하네요."
딸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사사건건 무슨 일이든 강요하는 엄마가 싫고 답답하게만 여겨져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은진(가명/중학교 2학년) : "그냥 무관심이 날 거 같아요. 제가 원할 때 남들한테 다가가고 싶어요. 남이 저한테 오는 것도 아니고 남이 절 피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제가 원할 때 갈 수 있게 그러면 행복할 거 같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신체변화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아이들을 사춘기라고 부르지만 그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경우가 생겨나면서 아예 중2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학생이 되면 생각이 여물게 되면서 현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간격이 벌어지게 돼요. 그 간격을 갖다 메우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행동이 허세로도 나타나고 우울함으로도 나타나고 과장되게 표현되기도 하고 그렇죠."
서울의 한 중학교.
평범한 2학년 학생들의 모습인데요, 당사자들은 중2병을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그냥 허세부리고 애들끼리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그래요)."
<녹취> "나는 뭘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니까요."
이 학급 3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2병의 심각성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낸다, 부모의 간섭을 거부한다, 불가능한 꿈을 꾼다 등 모두 25개의 항목의 설문을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2병 초기 증세인 학생이 23명, 전형적인 중2병 학생이 8명, 그리고 위험한 수준을 넘은 심각한 학생도 1명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승남(가정의학과 전문의) : "신체적인 변화가 갑자기 오다보니까 정신(상태)를 자신이 이기지를 못해서 다른 곳으로 표출하는 거죠. 괜히 싸움도 하고 누구를 때리기도 하고 (친구를) 못살게 굴기도 하고 그런 것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어른들이 보기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집착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학교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신체는 왕성하게 성장하는 반면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달해 청소년기 특유의 난폭한 특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안하무인의 중2병은 비단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미국 역시 유독 감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우울증에 걸린 듯한 사춘기 10대들을 이모키드라는 신조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명기(청소년 심리 전문가) : "중2병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의 시선을 갖다 본인이 그것을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게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설프게 나타나는 거거든요. 부모님은 낯선 아이의 모습 자체도 우리 아이의 새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주고 보듬어 주다보면 좋은 해결이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무턱대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아이를 믿고 격려하며 꾸준한 대화로 공감을 나누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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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영 기자 lotte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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