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패부터 4강 신화’ 한국, 월드컵 도전사

입력 2013.12.07 (03:16) 수정 2013.12.0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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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에 8차례 출전해 크고 작은 영욕을 겪었다.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데뷔 무대로 밟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은 시련 그 자체였다.

한국 선수단은 기차, 미군용기를 타고 60여 시간을 여행해 경기 시작 10시간 전에야 격전지에 도착했다.

태극전사들은 운동장에서 뒹굴며 사력을 다했으나 당대의 강호 헝가리에 9골을 얻어맞고 영패했다.

한국팀은 터키와의 1라운드 2차전에서도 0-7로 대패, 2라운드 진출이 좌절돼 귀국길에 올랐다.

그 뒤로 한국은 32년 동안 본선을 밟지 못하다가 1986년 멕시코 대회 때 출전을 재개했다.

묘하게도 한국은 이때부터 영예와 치욕을 한 차례씩 번갈아 되풀이하는 사이클을 그렸다.

김정남 감독이 이끈 한국팀은 아르헨티나와의 멕시코 월드컵 1차전에서 1-3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박창선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사상 첫 골을 터뜨려 감격스러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팀은 불가리아와 비기고 이탈리아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패배했다. 결과는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

한국은 이 대회에서 세계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축적했으나 다음 대회인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부진에 떨었다.

이회택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 3연패를 당하고 승점 없이 귀국했다.

한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전 대회의 부진을 털어내는 활력을 자랑했다.

김호 감독이 이끈 한국팀은 스페인, 볼리비아와 비기고 독일에 2-3으로 석패했다.

결과는 2무1패 조별리그 탈락이었으나 첫 승리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한 대회로 평가됐다.

그 때문에 다음 대회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에게 쏟아지는 기대는 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에 한국의 프랑스 월드컵은 차범근 당시 감독이 대회 도중에 경질되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차 감독은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1-3,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0-5로 연패하자 현지에서 해임됐다.

한국팀은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1-1로 비겼으나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 대회를 마무리했다.

치욕을 겪은 뒤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은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독무대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한 한국팀은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를 2승1무로 통과했다.

본선 첫 승리와 16강 진출의 꿈을 한꺼번에 이뤘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토너먼트에서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독일에 석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3-4위전에서 터키에도 졌지만, 사상 최고의 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기적 같은 성적을 낸 한국은 다음 대회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결과는 성에 차지 않았다.

딕 아드보카드 감독이 이끈 한국은 토고를 이기고 프랑스와 비겼으나 스위스에 패배해 세계 4강에서 조별리그 탈락국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픔을 딛고 다시 선전했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그리스를 꺾은 뒤 아르헨티나에 패했으나 나이지리아와 비겨 1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으나 강호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2로 석패했다.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같은 강호를 피해 행운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이들 모두 우리보다 FIFA 랭킹이 훨씬 앞서는 등 이번 도전도 결코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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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패부터 4강 신화’ 한국, 월드컵 도전사
    • 입력 2013-12-07 03:16:52
    • 수정2013-12-07 04:20:12
    연합뉴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에 8차례 출전해 크고 작은 영욕을 겪었다.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데뷔 무대로 밟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은 시련 그 자체였다.

한국 선수단은 기차, 미군용기를 타고 60여 시간을 여행해 경기 시작 10시간 전에야 격전지에 도착했다.

태극전사들은 운동장에서 뒹굴며 사력을 다했으나 당대의 강호 헝가리에 9골을 얻어맞고 영패했다.

한국팀은 터키와의 1라운드 2차전에서도 0-7로 대패, 2라운드 진출이 좌절돼 귀국길에 올랐다.

그 뒤로 한국은 32년 동안 본선을 밟지 못하다가 1986년 멕시코 대회 때 출전을 재개했다.

묘하게도 한국은 이때부터 영예와 치욕을 한 차례씩 번갈아 되풀이하는 사이클을 그렸다.

김정남 감독이 이끈 한국팀은 아르헨티나와의 멕시코 월드컵 1차전에서 1-3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박창선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사상 첫 골을 터뜨려 감격스러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팀은 불가리아와 비기고 이탈리아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패배했다. 결과는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

한국은 이 대회에서 세계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축적했으나 다음 대회인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부진에 떨었다.

이회택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 3연패를 당하고 승점 없이 귀국했다.

한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전 대회의 부진을 털어내는 활력을 자랑했다.

김호 감독이 이끈 한국팀은 스페인, 볼리비아와 비기고 독일에 2-3으로 석패했다.

결과는 2무1패 조별리그 탈락이었으나 첫 승리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한 대회로 평가됐다.

그 때문에 다음 대회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에게 쏟아지는 기대는 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에 한국의 프랑스 월드컵은 차범근 당시 감독이 대회 도중에 경질되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차 감독은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1-3,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0-5로 연패하자 현지에서 해임됐다.

한국팀은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1-1로 비겼으나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 대회를 마무리했다.

치욕을 겪은 뒤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은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독무대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한 한국팀은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를 2승1무로 통과했다.

본선 첫 승리와 16강 진출의 꿈을 한꺼번에 이뤘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토너먼트에서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독일에 석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3-4위전에서 터키에도 졌지만, 사상 최고의 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기적 같은 성적을 낸 한국은 다음 대회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결과는 성에 차지 않았다.

딕 아드보카드 감독이 이끈 한국은 토고를 이기고 프랑스와 비겼으나 스위스에 패배해 세계 4강에서 조별리그 탈락국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픔을 딛고 다시 선전했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그리스를 꺾은 뒤 아르헨티나에 패했으나 나이지리아와 비겨 1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으나 강호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2로 석패했다.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같은 강호를 피해 행운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이들 모두 우리보다 FIFA 랭킹이 훨씬 앞서는 등 이번 도전도 결코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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