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엔저에 울고 웃고…명동에 일본인 급감

입력 2014.01.24 (08:17) 수정 2014.01.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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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에서 구매 대행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요즘엔 일본에서 구매 대행을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벌써 꽤 오래된!

이른바 엔저 현상 때문인데요, 일본 돈의 가치가 떨어진 엔저 효과는 이미 지난 해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와 알아볼게요.

엔저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생활 속에서 당장 느껴지는 것도 많죠?

<기자 멘트>

불과 2년전만 해도 1500원대까지 올라갔던 엔화 가치가 최근에는 9백원때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당연히 곳곳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당장 서울을 찾는 일본인 손님들이 크게 줄면서 명동 등의 관련 상인들은 매상이 줄어들어 울상이 됐습니다.

반면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해외 직구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던 사람들에게는 최근 일본 쇼핑사이트가 새로운 명소가 됐다는데요.

엔화약세로 뒤바뀐 생활속 풍경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최고의 쇼핑축제 '그랜드 세일'이 한창인 서울 명동. 예년 같았으면 외국인들로 가득 차있어야 할 시기이지만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입니다.

<인터뷰> 이자벨(홍콩인 관광객) :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땐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줄어든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아요.“

<인터뷰> 페니(홍콩인 관광객) : “요즘 명동 정말 좋아요.”

지난 2010년 명동 거리와 비교해보면 더더욱 그 차이를 쉽게 실감할 수가 있는데요.

지속된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일본인들의 관광비용이 증가했고 한국입국자도 크게 줄어든 겁니다.

그나마 큰마음 먹고 온 일본인들도 꾹 닫힌 지갑을 선뜻 열지 않는데요.

<인터뷰> 야스후쿠 유미(일본인 관광객) : “한국에 13회 정도 방문했는데 점점 쇼핑하는 게 힘들어졌어요.”

불과 2년 전 천5백 원 대였던 엔화가 올해 들어 9백 원 대까지 떨어지며 일본인 입국자는 무려 22.4%나 감소했습니다.

이에 직격탄을 맞은 건, 명동 거리에 한 집 건너 자리 잡고 있는 중소규모 화장품 가게들.

세일 폭을 70%이상 늘려도 오히려 매출이 줄자, 폐업하는 매장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명동 화장품 가게 상인 : “997원인가? (얼마 전엔) 천 원 밑으로 떨어졌어요. 지금은 일 본인들의 입국 건수 자체가 줄어든 상태예요.”

<녹취> 명동 화장품 가게 상인 : “오로지 일본 사람들만 바라보는 상점 같은 경우는 직격탄을 맞은 거죠.”

<녹취>명동 화장품 가게 상인 : “저희는 지금 폐점하려고 해요. 이 동네 자체가 정말 답이 나오지 않잖아요. 벌써 몇 달 전부터 저희뿐만 아니라 이쪽 주변의 상권이 전부 난리 났어요. 그 정도로 심해요.”

엔저 현상은 최근 수산물 시장의 판도 또한 바꿔놓았습니다.

고급 횟집에서나 볼 수 있었던 30kg급 큰 몸집의 참치가 대형 마트에 등장했는데요.

<녹취> “처음 본다. 출세했다.”

현장에서 즉석 참치 해체쇼까지 벌어집니다. “이게 굉장히 비싼 부위야. 보기도 힘들고”

평소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죠. 뱃살과 등살, 아가미살 등 부위별로 차례차례 해체되며 특유의 붉은빛 속살이 드러납니다.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어 고급횟감으로 손꼽히던 귀하신 몸 참치 회.

<인터뷰> 박준형(대형마트 관계자) : “육질로 보면 거의 소고기 등심처럼 정말 맛있습니다.”

지난해 한 접시에 3만 원 대를 호가 하던 것이, 지금은 국민횟감 광어보다 저렴해졌습니다.

<인터뷰> 박준형(대형마트 관계자) “2~3명이 드시면 가격은 한 3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반값으로 1만 5천 원 정도에 드실 수 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시식대의 단골상품으로 오르는 신세가 됐는데요.

덕분에 횟감 매출 2위로 뛰며, 새로운 국민 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엄현이(대형마트 관계자) : “일본에 참치 소비가 많이 하락하면서 참치 원물에 대한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그래서 참치 회에 대한 내수의 소비를 확대하게 되었고 저렴한 가격에 참치 회 판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엔저의 효과는 심지어 가정집 안방까지 불고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됐던 해외직구 시장이 일본으로 확대되며 주부들의 소비 패턴 또한 바꿔놓고 있는데요.

<인터뷰> 정성미(경기도 양평군) : “생활용품이나 아이 물건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직수입하거나 구매 대행을 해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에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국에 비해 세일 폭이 크지 않았던 의류부터 시작해서 아이 장난감, 그리고 집 앞 마트에 나가도 살 수 있는 소소한 생활용품들까지.

배송비를 감안하고도 일본 제품을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인데요.

<인터뷰>정성미(경기도 양평군) : “엔저 현상이 있잖아요. 그래서 생활용품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많이 구입하는 편이에요.”

얼마나 저렴한 걸까요? 동일한 제품으로 일본과 국내의 오픈마켓 금액을 비교해 봤는데요.

이렇게 묶음으로 파는 소모품일수록 많게는 몇 만원까지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성미(경기도 양평군) : “아이 엄마들이 쓰는 소모품 같은 경우는 기저귀나 물티슈 같은 경운데 기저귀나 물티슈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직접 구매를 하면 몇 천 원에서 많게는 몇 만 원까지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어요. 그래서 직접 구매를 해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거리가 가까워 배송비도 저렴한데다 배송기간 또한 짧아 일본 구매 대행 건수는 1년 새 껑충 뛰었습니다.

<인터뷰> 황순훈(인터넷 구매 대행업체 관계자) : “엔저로 인해서 2012년 대비 2013년도에는 약 두 배 이상의 물류 양이 증가했습니다. 기존에 구매를 많이 했던 유아용품이나 캐릭터 용품에 대해선 꾸준히 일본에서 구매하는 물류 양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최저가 대비 30~50%가량 저렴한 상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활용품 시장은 물론 식품까지, 계속되는 엔화약세가 수출기업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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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엔저에 울고 웃고…명동에 일본인 급감
    • 입력 2014-01-24 08:20:59
    • 수정2014-01-27 11: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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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에서 구매 대행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요즘엔 일본에서 구매 대행을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벌써 꽤 오래된!

이른바 엔저 현상 때문인데요, 일본 돈의 가치가 떨어진 엔저 효과는 이미 지난 해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와 알아볼게요.

엔저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생활 속에서 당장 느껴지는 것도 많죠?

<기자 멘트>

불과 2년전만 해도 1500원대까지 올라갔던 엔화 가치가 최근에는 9백원때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당연히 곳곳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당장 서울을 찾는 일본인 손님들이 크게 줄면서 명동 등의 관련 상인들은 매상이 줄어들어 울상이 됐습니다.

반면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해외 직구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던 사람들에게는 최근 일본 쇼핑사이트가 새로운 명소가 됐다는데요.

엔화약세로 뒤바뀐 생활속 풍경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최고의 쇼핑축제 '그랜드 세일'이 한창인 서울 명동. 예년 같았으면 외국인들로 가득 차있어야 할 시기이지만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입니다.

<인터뷰> 이자벨(홍콩인 관광객) :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땐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줄어든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아요.“

<인터뷰> 페니(홍콩인 관광객) : “요즘 명동 정말 좋아요.”

지난 2010년 명동 거리와 비교해보면 더더욱 그 차이를 쉽게 실감할 수가 있는데요.

지속된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일본인들의 관광비용이 증가했고 한국입국자도 크게 줄어든 겁니다.

그나마 큰마음 먹고 온 일본인들도 꾹 닫힌 지갑을 선뜻 열지 않는데요.

<인터뷰> 야스후쿠 유미(일본인 관광객) : “한국에 13회 정도 방문했는데 점점 쇼핑하는 게 힘들어졌어요.”

불과 2년 전 천5백 원 대였던 엔화가 올해 들어 9백 원 대까지 떨어지며 일본인 입국자는 무려 22.4%나 감소했습니다.

이에 직격탄을 맞은 건, 명동 거리에 한 집 건너 자리 잡고 있는 중소규모 화장품 가게들.

세일 폭을 70%이상 늘려도 오히려 매출이 줄자, 폐업하는 매장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명동 화장품 가게 상인 : “997원인가? (얼마 전엔) 천 원 밑으로 떨어졌어요. 지금은 일 본인들의 입국 건수 자체가 줄어든 상태예요.”

<녹취> 명동 화장품 가게 상인 : “오로지 일본 사람들만 바라보는 상점 같은 경우는 직격탄을 맞은 거죠.”

<녹취>명동 화장품 가게 상인 : “저희는 지금 폐점하려고 해요. 이 동네 자체가 정말 답이 나오지 않잖아요. 벌써 몇 달 전부터 저희뿐만 아니라 이쪽 주변의 상권이 전부 난리 났어요. 그 정도로 심해요.”

엔저 현상은 최근 수산물 시장의 판도 또한 바꿔놓았습니다.

고급 횟집에서나 볼 수 있었던 30kg급 큰 몸집의 참치가 대형 마트에 등장했는데요.

<녹취> “처음 본다. 출세했다.”

현장에서 즉석 참치 해체쇼까지 벌어집니다. “이게 굉장히 비싼 부위야. 보기도 힘들고”

평소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죠. 뱃살과 등살, 아가미살 등 부위별로 차례차례 해체되며 특유의 붉은빛 속살이 드러납니다.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어 고급횟감으로 손꼽히던 귀하신 몸 참치 회.

<인터뷰> 박준형(대형마트 관계자) : “육질로 보면 거의 소고기 등심처럼 정말 맛있습니다.”

지난해 한 접시에 3만 원 대를 호가 하던 것이, 지금은 국민횟감 광어보다 저렴해졌습니다.

<인터뷰> 박준형(대형마트 관계자) “2~3명이 드시면 가격은 한 3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반값으로 1만 5천 원 정도에 드실 수 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시식대의 단골상품으로 오르는 신세가 됐는데요.

덕분에 횟감 매출 2위로 뛰며, 새로운 국민 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엄현이(대형마트 관계자) : “일본에 참치 소비가 많이 하락하면서 참치 원물에 대한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그래서 참치 회에 대한 내수의 소비를 확대하게 되었고 저렴한 가격에 참치 회 판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엔저의 효과는 심지어 가정집 안방까지 불고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됐던 해외직구 시장이 일본으로 확대되며 주부들의 소비 패턴 또한 바꿔놓고 있는데요.

<인터뷰> 정성미(경기도 양평군) : “생활용품이나 아이 물건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직수입하거나 구매 대행을 해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에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국에 비해 세일 폭이 크지 않았던 의류부터 시작해서 아이 장난감, 그리고 집 앞 마트에 나가도 살 수 있는 소소한 생활용품들까지.

배송비를 감안하고도 일본 제품을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인데요.

<인터뷰>정성미(경기도 양평군) : “엔저 현상이 있잖아요. 그래서 생활용품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많이 구입하는 편이에요.”

얼마나 저렴한 걸까요? 동일한 제품으로 일본과 국내의 오픈마켓 금액을 비교해 봤는데요.

이렇게 묶음으로 파는 소모품일수록 많게는 몇 만원까지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성미(경기도 양평군) : “아이 엄마들이 쓰는 소모품 같은 경우는 기저귀나 물티슈 같은 경운데 기저귀나 물티슈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직접 구매를 하면 몇 천 원에서 많게는 몇 만 원까지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어요. 그래서 직접 구매를 해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거리가 가까워 배송비도 저렴한데다 배송기간 또한 짧아 일본 구매 대행 건수는 1년 새 껑충 뛰었습니다.

<인터뷰> 황순훈(인터넷 구매 대행업체 관계자) : “엔저로 인해서 2012년 대비 2013년도에는 약 두 배 이상의 물류 양이 증가했습니다. 기존에 구매를 많이 했던 유아용품이나 캐릭터 용품에 대해선 꾸준히 일본에서 구매하는 물류 양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최저가 대비 30~50%가량 저렴한 상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활용품 시장은 물론 식품까지, 계속되는 엔화약세가 수출기업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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