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폭설 견디는 건축 기준 마련 시급

입력 2014.02.18 (21:29) 수정 2014.02.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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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번 동해안의 최장 기간 폭설에서 보듯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폭우와 폭설이 잦아지고 있고 예측 또한 쉽지 않습니다.

이번 폭설도 기상 관측 103년 만의 기록입니다.

비닐하우스와 축사, 가옥 등의 붕괴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폭설 피해 실태를 정면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처참하게 내려앉은 초등학교 체육관 지붕.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인터뷰> 김종오(삼척 하장초등학교) :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뒤를 봤더니 지붕이 우두둑하면서 확 무너지더라고요."

농촌 들녘의 비닐하우스도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튼튼해 보이던 공장과 상가 역시 짓누르는 폭설에 엉망이 됐습니다.

마구 구겨진 조립식 건물은 철근과 자재가 뒤엉켜 아수라장입니다.

폭설이 쏟아진 뒤 이런 위험을 안고 있는 시설물은 여전히 많습니다.

이처럼 심하게 뒤틀린 지붕 구조물은 언제라도 무너져내릴 듯 위태롭습니다.

소방관들이 조심스레 눈을 치우고 있지만 주택 지붕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기세입니다.

지붕에 쌓인 눈을 재보니, 1미터에 가깝습니다.

집주인은 혹여나 무너져 내릴까 밤잠을 설칩니다.

<인터뷰> 정병숙(집 주인) : "너무 불안해서 집이 저녁으로 자려고 하면 딱딱 소리가 막 나고."

열흘 넘게 쏟아부은 1미터 이상의 기록적인 폭설이 동해안 전체를 뒤덮으면서 곳곳에서 붕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은 축사입니다.

소를 구하려 119가 출동한 모습입니다.

이번 폭설에 이렇게 무너진 축사가 모두 260여 동입니다.

대부분의 농촌 축사는 높이 13미터 이하의 단층 건물로, 이런 소규모 축사는 별도의 적설 하중 기준이 없습니다.

폭설 때마다 피해를 입는 시설로 비닐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눈 무게에 중심부부터 크게 휘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이번에도 700여 동이 무너졌습니다.

비닐하우스의 설계강도는 최고 적설 40cm입니다.

그런데 이번 동해안 폭설은 1미터가 넘는 곳이 많았는데, 규격 파이프와 중앙 받침대를 설치하지 않아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농촌에서는 특히 슬레이트 지붕의 가옥이 위험합니다.

1미터 적설량을 견디도록 지어지지 않았고, 다행히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눈이 더 내리거나 녹으면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무너질 수 있습니다.

눈이 많은 북유럽의 경우 지붕을 뾰족하게 지어 붕괴 피해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번 동해안 장기 폭설처럼 폭설 일수가 늘어나고 있고, 대설경보 기준인 20cm 이상 눈이 온 날도 70년대 연평균 1.6일에서 2010년대 들어 2.5일로 길어졌습니다.

이런 폭설 경향에 따라 건축물의 설계 기준과 건축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에도 건축물처럼 설계 기준이 있습니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눈과 바람에 견디도록 48가지 표준설계 유형이 있습니다.

설계시 반영되는 적설량은 최대 40센티미터여서 최근의 폭설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이 때문에 서가래 간격을 좁혀 시공하거나 중간 지지대를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축사 같은 소규모 건축물은 건축법상 구조 안전을 확인받는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성이 높은 공법보다는 공사비를 줄이는 공법을 선호합니다.

<인터뷰> 신성우(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 "(안전성이 높은)시공공법을 적용할 수는 없었죠. 경제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버텨왔지만 이제 기후변화가 있는 요즘은 달라져야 합니다."

잦은 기상이변 때문에 소규모 건축물의 붕괴가 늘어나는 상황, 축사 등 소규모 건축물에도 안전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인터뷰> 유영찬(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 : "소규모 건물이나 축사의 용도, 크기에 따라 최소한의 벽체 두께, 철근의 양을 별도로 정해준다는 겁니다."

중간 기둥이 없는 강당 등 대형 건축물은 물기가 많은 습설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 하중을 지금의 3배 수준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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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8 21:40:21
    • 수정2014-02-18 22: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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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해안의 최장 기간 폭설에서 보듯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폭우와 폭설이 잦아지고 있고 예측 또한 쉽지 않습니다.

이번 폭설도 기상 관측 103년 만의 기록입니다.

비닐하우스와 축사, 가옥 등의 붕괴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폭설 피해 실태를 정면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처참하게 내려앉은 초등학교 체육관 지붕.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인터뷰> 김종오(삼척 하장초등학교) :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뒤를 봤더니 지붕이 우두둑하면서 확 무너지더라고요."

농촌 들녘의 비닐하우스도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튼튼해 보이던 공장과 상가 역시 짓누르는 폭설에 엉망이 됐습니다.

마구 구겨진 조립식 건물은 철근과 자재가 뒤엉켜 아수라장입니다.

폭설이 쏟아진 뒤 이런 위험을 안고 있는 시설물은 여전히 많습니다.

이처럼 심하게 뒤틀린 지붕 구조물은 언제라도 무너져내릴 듯 위태롭습니다.

소방관들이 조심스레 눈을 치우고 있지만 주택 지붕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기세입니다.

지붕에 쌓인 눈을 재보니, 1미터에 가깝습니다.

집주인은 혹여나 무너져 내릴까 밤잠을 설칩니다.

<인터뷰> 정병숙(집 주인) : "너무 불안해서 집이 저녁으로 자려고 하면 딱딱 소리가 막 나고."

열흘 넘게 쏟아부은 1미터 이상의 기록적인 폭설이 동해안 전체를 뒤덮으면서 곳곳에서 붕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은 축사입니다.

소를 구하려 119가 출동한 모습입니다.

이번 폭설에 이렇게 무너진 축사가 모두 260여 동입니다.

대부분의 농촌 축사는 높이 13미터 이하의 단층 건물로, 이런 소규모 축사는 별도의 적설 하중 기준이 없습니다.

폭설 때마다 피해를 입는 시설로 비닐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눈 무게에 중심부부터 크게 휘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이번에도 700여 동이 무너졌습니다.

비닐하우스의 설계강도는 최고 적설 40cm입니다.

그런데 이번 동해안 폭설은 1미터가 넘는 곳이 많았는데, 규격 파이프와 중앙 받침대를 설치하지 않아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농촌에서는 특히 슬레이트 지붕의 가옥이 위험합니다.

1미터 적설량을 견디도록 지어지지 않았고, 다행히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눈이 더 내리거나 녹으면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무너질 수 있습니다.

눈이 많은 북유럽의 경우 지붕을 뾰족하게 지어 붕괴 피해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번 동해안 장기 폭설처럼 폭설 일수가 늘어나고 있고, 대설경보 기준인 20cm 이상 눈이 온 날도 70년대 연평균 1.6일에서 2010년대 들어 2.5일로 길어졌습니다.

이런 폭설 경향에 따라 건축물의 설계 기준과 건축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에도 건축물처럼 설계 기준이 있습니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눈과 바람에 견디도록 48가지 표준설계 유형이 있습니다.

설계시 반영되는 적설량은 최대 40센티미터여서 최근의 폭설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이 때문에 서가래 간격을 좁혀 시공하거나 중간 지지대를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축사 같은 소규모 건축물은 건축법상 구조 안전을 확인받는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성이 높은 공법보다는 공사비를 줄이는 공법을 선호합니다.

<인터뷰> 신성우(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 "(안전성이 높은)시공공법을 적용할 수는 없었죠. 경제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버텨왔지만 이제 기후변화가 있는 요즘은 달라져야 합니다."

잦은 기상이변 때문에 소규모 건축물의 붕괴가 늘어나는 상황, 축사 등 소규모 건축물에도 안전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인터뷰> 유영찬(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 : "소규모 건물이나 축사의 용도, 크기에 따라 최소한의 벽체 두께, 철근의 양을 별도로 정해준다는 겁니다."

중간 기둥이 없는 강당 등 대형 건축물은 물기가 많은 습설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 하중을 지금의 3배 수준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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