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시끄럽게 운다’ 생후 한 달된 아기 살해
입력 2014.03.20 (08:34)
수정 2014.03.20 (16: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잠에서 깬 아기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하는데요.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두 달 전쯤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났군요?
<기자 멘트>
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기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자신들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노를 아기에게 표출하면서 이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뉴스따라잡기는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영아 살해 사건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북의 한 경찰서에 조카 부부가 며칠 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습니다.
사라진 사람은 이 원룸에 살던 부부 21살 김 모씨와 20살 이 모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0일 오전 11시쯤..
남편과 아내가 순서대로 문 밖으로 나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가출 신고가 들어와서 우리가 주변도 탐문하고 주거지를 가보니까 유아용품들이 있는 거예요. 방 안에...“
경찰은 두 사람이 사라지기 불과 한 달 전, 엄마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서는 두 사람 곁에 아기가 보이질 않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원룸에서 나가는 CCTV를 확인을 하니까 가방만 매고 그냥 둘이만 나가는 거예요. 아기를 안 데리고 가고 그래서 혹시 아기를 어떻게 했나 하는 생각에서 우리가 수사를 확대했죠.“
주변과의 모든 연락을 끊고 아기와 함께 자취를 감춘 부부, 대체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
경찰은 수사 한 달 만인 지난 10일. 광주에서 사라진 부부를 찾았습니다.
그동안의 행적을 추궁하는 경찰에게 남편 김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자신들이 아기를 살해하고, 부산의 한 도로변에 시신을 버렸다는 건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들이 자백을 해서 부산 터미널 부근에서 찾았습니다. 아기 시신을...“
믿을 수 없는 부부의 말은 사실로 드러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도로변) 갈대밭 사이에 있는 맨홀 같은 거 있죠. 물 배수구 비슷하니... 그 안에다 (시신을) 넣어놨던 거예요.“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 씨는 사건이 있기 전까지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1년 동안 김 씨와 함께 일을 했다는 동료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애가 착했어요. 진짜 여기서 험한 일하면서 그렇게 욕 얻어먹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어른들한테... 그래도 끝까지 버텼거든요.“
그런 김 씨가 어느 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여자친구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살려달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일단은 얘기를 해라.“
여자 친구가 아기를 갖게 돼 어쩔 줄 몰라 했다는 김 씨.
결국,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러자 부모님은 아들 세 식구가 살 방을 얻어 줬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잘 살아라 잘 못하면 너희 인생 망친다. 여기서 잘 하면 빨리 잘 되는 것이고 잘못하면 인생 망치는 것이라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두 사람.
하지만, 부모가 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육아 문제로 두 사람이 다투는 일이 잦아졌던 건데요.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여자가 막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기가 우는데 밥 안 준다면서 욕하니까 자기가 (아기를) 달랬다고 하더라고요.“
사건 당일, 부부는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깬 아기가 계속 보채며 울자, 순간적으로 치민 화를 주체하지 못한 김 씨는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시신 유기는 왜 했다고 하던가요?) 아무래도 순간적으로 일을 저질렀어도 그게 큰 죄라는 걸 알기 때문에 여기서 멀리 떠난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믿기 힘든 사건은 또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부부 싸움을 하던 남편이 젖먹이 아기를 내던져 숨지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 돈 만 원 때문에 벌어진 부부싸움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손자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할머니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출동 구급대원(음성변조) : “아기 우유를 주다가 갑자기 숨을 안 쉬는 것 같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나갔거든요. (아기는) 호흡이나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고요.“
태어난 지 45일 밖에 안된 아기, 국과수 부검결과, 심장과 폐에 강한 충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일 큰 다툼이 있었다는 부부.
시작은 생활비에서 만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씀씀이를 탓하면서 싸움은 커졌고, 분을 못 이긴 남편이 결국,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인터뷰> 정준필(경사/전남 나주경찰서 강력1팀): “가정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막내아들이 젖을 달라면서 우니까 죽으려면 죽어라 하면서 큰 방 바닥에 던져버렸어요.“
부부에겐 숨진 아기 외에 여러 명의 자녀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4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일손을 놓게 된 남편은 뚜렷한 수입 없이 지자체에서 주는 양육지원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고 가르쳐야 하는데 (부부가) 둘 다 그런 것이 없어요.“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부모님이 장만해 준 집도 최근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최근 충격적인 영아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충분히 통감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좀 미성숙한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들의 기분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거나 통제하는데 실패를 했기 때문에 결국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초래된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약해진 것도 이런 비극을 낳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준(소장/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과거에는 부모로서의 소양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면 요즘은 너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부모로서의 생각들을 어떻게 가져야 할 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까요. 자식을 키우는 경험과 지혜 이런 것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과 기회가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젖먹이 아기를 살해하는 비정한 부모.
약해진 가족관과 윤리의식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잠에서 깬 아기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하는데요.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두 달 전쯤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났군요?
<기자 멘트>
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기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자신들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노를 아기에게 표출하면서 이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뉴스따라잡기는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영아 살해 사건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북의 한 경찰서에 조카 부부가 며칠 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습니다.
사라진 사람은 이 원룸에 살던 부부 21살 김 모씨와 20살 이 모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0일 오전 11시쯤..
남편과 아내가 순서대로 문 밖으로 나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가출 신고가 들어와서 우리가 주변도 탐문하고 주거지를 가보니까 유아용품들이 있는 거예요. 방 안에...“
경찰은 두 사람이 사라지기 불과 한 달 전, 엄마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서는 두 사람 곁에 아기가 보이질 않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원룸에서 나가는 CCTV를 확인을 하니까 가방만 매고 그냥 둘이만 나가는 거예요. 아기를 안 데리고 가고 그래서 혹시 아기를 어떻게 했나 하는 생각에서 우리가 수사를 확대했죠.“
주변과의 모든 연락을 끊고 아기와 함께 자취를 감춘 부부, 대체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
경찰은 수사 한 달 만인 지난 10일. 광주에서 사라진 부부를 찾았습니다.
그동안의 행적을 추궁하는 경찰에게 남편 김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자신들이 아기를 살해하고, 부산의 한 도로변에 시신을 버렸다는 건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들이 자백을 해서 부산 터미널 부근에서 찾았습니다. 아기 시신을...“
믿을 수 없는 부부의 말은 사실로 드러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도로변) 갈대밭 사이에 있는 맨홀 같은 거 있죠. 물 배수구 비슷하니... 그 안에다 (시신을) 넣어놨던 거예요.“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 씨는 사건이 있기 전까지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1년 동안 김 씨와 함께 일을 했다는 동료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애가 착했어요. 진짜 여기서 험한 일하면서 그렇게 욕 얻어먹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어른들한테... 그래도 끝까지 버텼거든요.“
그런 김 씨가 어느 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여자친구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살려달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일단은 얘기를 해라.“
여자 친구가 아기를 갖게 돼 어쩔 줄 몰라 했다는 김 씨.
결국,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러자 부모님은 아들 세 식구가 살 방을 얻어 줬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잘 살아라 잘 못하면 너희 인생 망친다. 여기서 잘 하면 빨리 잘 되는 것이고 잘못하면 인생 망치는 것이라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두 사람.
하지만, 부모가 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육아 문제로 두 사람이 다투는 일이 잦아졌던 건데요.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여자가 막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기가 우는데 밥 안 준다면서 욕하니까 자기가 (아기를) 달랬다고 하더라고요.“
사건 당일, 부부는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깬 아기가 계속 보채며 울자, 순간적으로 치민 화를 주체하지 못한 김 씨는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시신 유기는 왜 했다고 하던가요?) 아무래도 순간적으로 일을 저질렀어도 그게 큰 죄라는 걸 알기 때문에 여기서 멀리 떠난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믿기 힘든 사건은 또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부부 싸움을 하던 남편이 젖먹이 아기를 내던져 숨지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 돈 만 원 때문에 벌어진 부부싸움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손자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할머니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출동 구급대원(음성변조) : “아기 우유를 주다가 갑자기 숨을 안 쉬는 것 같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나갔거든요. (아기는) 호흡이나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고요.“
태어난 지 45일 밖에 안된 아기, 국과수 부검결과, 심장과 폐에 강한 충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일 큰 다툼이 있었다는 부부.
시작은 생활비에서 만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씀씀이를 탓하면서 싸움은 커졌고, 분을 못 이긴 남편이 결국,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인터뷰> 정준필(경사/전남 나주경찰서 강력1팀): “가정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막내아들이 젖을 달라면서 우니까 죽으려면 죽어라 하면서 큰 방 바닥에 던져버렸어요.“
부부에겐 숨진 아기 외에 여러 명의 자녀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4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일손을 놓게 된 남편은 뚜렷한 수입 없이 지자체에서 주는 양육지원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고 가르쳐야 하는데 (부부가) 둘 다 그런 것이 없어요.“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부모님이 장만해 준 집도 최근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최근 충격적인 영아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충분히 통감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좀 미성숙한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들의 기분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거나 통제하는데 실패를 했기 때문에 결국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초래된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약해진 것도 이런 비극을 낳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준(소장/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과거에는 부모로서의 소양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면 요즘은 너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부모로서의 생각들을 어떻게 가져야 할 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까요. 자식을 키우는 경험과 지혜 이런 것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과 기회가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젖먹이 아기를 살해하는 비정한 부모.
약해진 가족관과 윤리의식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시끄럽게 운다’ 생후 한 달된 아기 살해
-
- 입력 2014-03-20 08:48:11
- 수정2014-03-20 16:15:31

<앵커 멘트>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잠에서 깬 아기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하는데요.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두 달 전쯤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났군요?
<기자 멘트>
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기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자신들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노를 아기에게 표출하면서 이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뉴스따라잡기는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영아 살해 사건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북의 한 경찰서에 조카 부부가 며칠 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습니다.
사라진 사람은 이 원룸에 살던 부부 21살 김 모씨와 20살 이 모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0일 오전 11시쯤..
남편과 아내가 순서대로 문 밖으로 나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가출 신고가 들어와서 우리가 주변도 탐문하고 주거지를 가보니까 유아용품들이 있는 거예요. 방 안에...“
경찰은 두 사람이 사라지기 불과 한 달 전, 엄마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서는 두 사람 곁에 아기가 보이질 않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원룸에서 나가는 CCTV를 확인을 하니까 가방만 매고 그냥 둘이만 나가는 거예요. 아기를 안 데리고 가고 그래서 혹시 아기를 어떻게 했나 하는 생각에서 우리가 수사를 확대했죠.“
주변과의 모든 연락을 끊고 아기와 함께 자취를 감춘 부부, 대체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
경찰은 수사 한 달 만인 지난 10일. 광주에서 사라진 부부를 찾았습니다.
그동안의 행적을 추궁하는 경찰에게 남편 김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자신들이 아기를 살해하고, 부산의 한 도로변에 시신을 버렸다는 건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들이 자백을 해서 부산 터미널 부근에서 찾았습니다. 아기 시신을...“
믿을 수 없는 부부의 말은 사실로 드러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도로변) 갈대밭 사이에 있는 맨홀 같은 거 있죠. 물 배수구 비슷하니... 그 안에다 (시신을) 넣어놨던 거예요.“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 씨는 사건이 있기 전까지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1년 동안 김 씨와 함께 일을 했다는 동료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애가 착했어요. 진짜 여기서 험한 일하면서 그렇게 욕 얻어먹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어른들한테... 그래도 끝까지 버텼거든요.“
그런 김 씨가 어느 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여자친구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살려달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일단은 얘기를 해라.“
여자 친구가 아기를 갖게 돼 어쩔 줄 몰라 했다는 김 씨.
결국,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러자 부모님은 아들 세 식구가 살 방을 얻어 줬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잘 살아라 잘 못하면 너희 인생 망친다. 여기서 잘 하면 빨리 잘 되는 것이고 잘못하면 인생 망치는 것이라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두 사람.
하지만, 부모가 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육아 문제로 두 사람이 다투는 일이 잦아졌던 건데요.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여자가 막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기가 우는데 밥 안 준다면서 욕하니까 자기가 (아기를) 달랬다고 하더라고요.“
사건 당일, 부부는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깬 아기가 계속 보채며 울자, 순간적으로 치민 화를 주체하지 못한 김 씨는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시신 유기는 왜 했다고 하던가요?) 아무래도 순간적으로 일을 저질렀어도 그게 큰 죄라는 걸 알기 때문에 여기서 멀리 떠난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믿기 힘든 사건은 또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부부 싸움을 하던 남편이 젖먹이 아기를 내던져 숨지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 돈 만 원 때문에 벌어진 부부싸움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손자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할머니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출동 구급대원(음성변조) : “아기 우유를 주다가 갑자기 숨을 안 쉬는 것 같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나갔거든요. (아기는) 호흡이나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고요.“
태어난 지 45일 밖에 안된 아기, 국과수 부검결과, 심장과 폐에 강한 충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일 큰 다툼이 있었다는 부부.
시작은 생활비에서 만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씀씀이를 탓하면서 싸움은 커졌고, 분을 못 이긴 남편이 결국,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인터뷰> 정준필(경사/전남 나주경찰서 강력1팀): “가정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막내아들이 젖을 달라면서 우니까 죽으려면 죽어라 하면서 큰 방 바닥에 던져버렸어요.“
부부에겐 숨진 아기 외에 여러 명의 자녀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4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일손을 놓게 된 남편은 뚜렷한 수입 없이 지자체에서 주는 양육지원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고 가르쳐야 하는데 (부부가) 둘 다 그런 것이 없어요.“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부모님이 장만해 준 집도 최근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최근 충격적인 영아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충분히 통감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좀 미성숙한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들의 기분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거나 통제하는데 실패를 했기 때문에 결국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초래된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약해진 것도 이런 비극을 낳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준(소장/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과거에는 부모로서의 소양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면 요즘은 너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부모로서의 생각들을 어떻게 가져야 할 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까요. 자식을 키우는 경험과 지혜 이런 것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과 기회가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젖먹이 아기를 살해하는 비정한 부모.
약해진 가족관과 윤리의식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잠에서 깬 아기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하는데요.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두 달 전쯤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났군요?
<기자 멘트>
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기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자신들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노를 아기에게 표출하면서 이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뉴스따라잡기는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영아 살해 사건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북의 한 경찰서에 조카 부부가 며칠 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습니다.
사라진 사람은 이 원룸에 살던 부부 21살 김 모씨와 20살 이 모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0일 오전 11시쯤..
남편과 아내가 순서대로 문 밖으로 나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가출 신고가 들어와서 우리가 주변도 탐문하고 주거지를 가보니까 유아용품들이 있는 거예요. 방 안에...“
경찰은 두 사람이 사라지기 불과 한 달 전, 엄마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서는 두 사람 곁에 아기가 보이질 않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원룸에서 나가는 CCTV를 확인을 하니까 가방만 매고 그냥 둘이만 나가는 거예요. 아기를 안 데리고 가고 그래서 혹시 아기를 어떻게 했나 하는 생각에서 우리가 수사를 확대했죠.“
주변과의 모든 연락을 끊고 아기와 함께 자취를 감춘 부부, 대체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
경찰은 수사 한 달 만인 지난 10일. 광주에서 사라진 부부를 찾았습니다.
그동안의 행적을 추궁하는 경찰에게 남편 김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자신들이 아기를 살해하고, 부산의 한 도로변에 시신을 버렸다는 건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들이 자백을 해서 부산 터미널 부근에서 찾았습니다. 아기 시신을...“
믿을 수 없는 부부의 말은 사실로 드러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도로변) 갈대밭 사이에 있는 맨홀 같은 거 있죠. 물 배수구 비슷하니... 그 안에다 (시신을) 넣어놨던 거예요.“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 씨는 사건이 있기 전까지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1년 동안 김 씨와 함께 일을 했다는 동료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애가 착했어요. 진짜 여기서 험한 일하면서 그렇게 욕 얻어먹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어른들한테... 그래도 끝까지 버텼거든요.“
그런 김 씨가 어느 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 (음성변조): “(여자친구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살려달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일단은 얘기를 해라.“
여자 친구가 아기를 갖게 돼 어쩔 줄 몰라 했다는 김 씨.
결국,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게 됩니다.
그러자 부모님은 아들 세 식구가 살 방을 얻어 줬다고 합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잘 살아라 잘 못하면 너희 인생 망친다. 여기서 잘 하면 빨리 잘 되는 것이고 잘못하면 인생 망치는 것이라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두 사람.
하지만, 부모가 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육아 문제로 두 사람이 다투는 일이 잦아졌던 건데요.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변조) : “여자가 막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기가 우는데 밥 안 준다면서 욕하니까 자기가 (아기를) 달랬다고 하더라고요.“
사건 당일, 부부는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깬 아기가 계속 보채며 울자, 순간적으로 치민 화를 주체하지 못한 김 씨는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시신 유기는 왜 했다고 하던가요?) 아무래도 순간적으로 일을 저질렀어도 그게 큰 죄라는 걸 알기 때문에 여기서 멀리 떠난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믿기 힘든 사건은 또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부부 싸움을 하던 남편이 젖먹이 아기를 내던져 숨지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단 돈 만 원 때문에 벌어진 부부싸움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손자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할머니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녹취> 출동 구급대원(음성변조) : “아기 우유를 주다가 갑자기 숨을 안 쉬는 것 같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나갔거든요. (아기는) 호흡이나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고요.“
태어난 지 45일 밖에 안된 아기, 국과수 부검결과, 심장과 폐에 강한 충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일 큰 다툼이 있었다는 부부.
시작은 생활비에서 만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씀씀이를 탓하면서 싸움은 커졌고, 분을 못 이긴 남편이 결국,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인터뷰> 정준필(경사/전남 나주경찰서 강력1팀): “가정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막내아들이 젖을 달라면서 우니까 죽으려면 죽어라 하면서 큰 방 바닥에 던져버렸어요.“
부부에겐 숨진 아기 외에 여러 명의 자녀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4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일손을 놓게 된 남편은 뚜렷한 수입 없이 지자체에서 주는 양육지원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녹취> 주민(음성변조):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고 가르쳐야 하는데 (부부가) 둘 다 그런 것이 없어요.“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부모님이 장만해 준 집도 최근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최근 충격적인 영아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충분히 통감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좀 미성숙한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들의 기분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거나 통제하는데 실패를 했기 때문에 결국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초래된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약해진 것도 이런 비극을 낳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준(소장/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과거에는 부모로서의 소양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면 요즘은 너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부모로서의 생각들을 어떻게 가져야 할 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까요. 자식을 키우는 경험과 지혜 이런 것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과 기회가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젖먹이 아기를 살해하는 비정한 부모.
약해진 가족관과 윤리의식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
-
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이승훈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