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반달곰 새끼 5마리 출산…복원 성공하나?

입력 2014.03.21 (08:35) 수정 2014.03.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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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멸종 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이 사업의 성과를 짚어보려고 하는데요.

다행히도 얼마 전 지리산에서는 새끼 반달곰 다섯 마리가 태어났다는 소식도 전해졌네요.

이승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정도면 복원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건가요?

<기자 멘트>

네, 한 두 마리도 아니고 다섯 마리가 한 계절에 태어난 거니까, 곰들이 어느정도 야생에 정착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곰을 합치면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은 모두 35마리로 늘게 되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곧 자체생존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10년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봄기운이 가득한 지리산 자락. 봄과 함께 반가운 새 생명이 탄생의 기쁨을 전해왔습니다.

아직 겨울잠에서 깨지 않은 어미 반달가슴곰의 옆에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귀여운 아기곰 두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녹취> "하품 좀 한번 해줘라, 눈만 깜빡깜빡 거리고 있네."

방사한 반달가슴곰의 위치추적기를 교체하기 위해, 산에 올라왔다 새끼곰의 출산 사실을 확인하게 된 관리공단 직원들.

서둘러 어미와 새끼의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현재 새끼 곰의 무게는 1.8킬로그램에서 1.2킬로그램 정도 아주 양호한 상태입니다. 또 어미 곰도 동면 기간에 체중이 좀 줄긴 했으나 상당히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여느 해보다 눈이 많았던 지리산.

몇 달의 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어미의 품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빛을 보게 된 겁니다.

<인터뷰> 이배근(동물복원부장/국립공원관리공단) : "지난 5월∼7월 짝짓기 시기에 위치 추적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암수) 2쌍이 함께 활동한 것이 확인이 돼서 올해도 출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두 마리의 새끼 출산만 해도 큰 수확. 하지만, 새끼곰의 탄생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양두하(생태복원부 과장/국립공원관리공단) : "2007년에 러시아에서 도입한 RF-23번 개체가 있습니다. 나무 굴에서 새끼 두 마리를 출산을 했고요, 그다음에 저희가 서울대공원에서 도입 방사한 KF-27이 있습니다."

넘어진 나무뿌리 아래에서 출산한 개첸데 새끼 한 마리를 출산한 걸 확인을 했고요.

이렇게 올 봄 지리산에서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은 무려 5마리.

방사한 곰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야생 출산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지금까지 태어난 새끼곰 16마리에 어미와 수컷까지 합치면 이제 지리산의 반달곰은 모두 35마리로 늘게 됩니다.

이제 남은 건 새끼곰도 어미곰처럼 야생에 잘 적응하는 일입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태어난 새끼에 대해서는 앞으로 3-4개월이 어미가 양육하는 기간입니다. 그 시기에는 어미가 젖도 먹이고, 야생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도 시키고. 3-4개월 이후에 혼자서 어미한테서 떨어져 나갈 수도 있고. 그런 생육 과정을 거치는 거죠."

<기자 멘트>

우리 토종 동물인 반달가슴곰은 일제 강점기과 6.25 전쟁.

그리고 잘못된 보신 문화 등으로 사실상 씨가 마르다시피 했습니다.

35마리나 되는 반달곰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 살 수 있게 된 건,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복원 사업의 결실로 볼 수 있습니다.

<리포트>

윤기 나는 흑색털에 앞가슴의 흰무늬가 특징인 반달가슴곰.

한반도에 광범위하게 퍼져 살던 반달가슴곰은 일제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포획을 시작으로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게 됩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과거에 우리 반달곰이 우리 한반도 전체에 분포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일제 강점기, 6.25전쟁, 그리고 6,70년대 경제개발 그리고 7,80년대 도시 문화.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까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거죠."

지난 1983년 설악산 살던 반달가슴곰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것을 끝으로, 국내에서 반달가슴곰은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던 반달곰.

하지만 지난 2000년. 학계에는 한가지 희망 섞인 보고가 올라옵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2000년 초, 그 지리산에 반달곰이 한 5개체 정도가 생존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5개체만 둘 경우에는 근친 교접이라든지 그런 절멸의 위기에 봉착하기 때문에 다른 이입 개체를 넣어서 그 종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새끼를 태어나게 해서 증식을 시키는 그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처음엔 순탄치가 않았습니다.

2002년 방사된 장군이와 반돌이가 민가에 내려와 가축을 죽이는 등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첫 번째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 실패는 큰 공부가 됐습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이후) 2004년에 러시아 연해주에서 6마리를 도입 했습니다. 곰을 방사하기 전에 질병검사라든지 유전적 검사를 거친 이후에 사람을 기피하는 훈련, 아무 먹이나 먹지 않는 먹이 기피 훈련 등을 시켜서 방사를 하고 있습니다."

실패 끝에 일궈낸 반달곰의 야생 적응.

2004년, 그렇게 야생적응에 성공한 6마리를 시작으로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은 조금 씩 그 숫자를 늘리게 됩니다.

<인터뷰> 노정래(원장/서울동물원) : "2005년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곰을 보냈어요. 북한에서 도입해서 저희를 통해서 공단으로 보낸 개체가 9마리, 또 저희 동물원에서 태어난 5마리를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보낸 다음에 그 개체들을 지리산에 방사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산에 곰을 풀어 놓을 수만은 없는 일.

자연교배와 출산 소식이 절실했습니다.

그로부터 5년여 뒤인 지난 2009년 봄.

많은 사람들의 만고의 기다림 끝에 첫 새끼곰의 출산 소식이 들렸습니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어미 품에 파고드는 자그마한 새끼곰.

새끼곰의 탄생은 반달곰 복원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았습니다.

<인터뷰> 송동주(센터장/국립공원 종복원센터) : "스스로 먹이를 구했고 혹독한 겨울에 동면을 했고 새끼를 출산해서 장기적 성공을 담보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봄이되면, 계절의 시작을 알리듯 지리산에서는 반달곰의 출생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한해 5마리의 새끼곰이 태어날 정도로 복원사업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

앞으로 15마리 정도만 더 태어나면, 반달곰의 자체 생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박보환(이사장/국립공원관리공단) :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의 1차 목표는 2020년까지 50마리가 지리산에 살도록 하는 것인데, 이런 상태라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픈 근현대사 속에 자취를 감췄던 반달가슴곰 예전처럼 우리 곁에 다시 살게 될 날도 그리 머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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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반달곰 새끼 5마리 출산…복원 성공하나?
    • 입력 2014-03-21 08:42:45
    • 수정2014-03-21 09: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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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이 사업의 성과를 짚어보려고 하는데요.

다행히도 얼마 전 지리산에서는 새끼 반달곰 다섯 마리가 태어났다는 소식도 전해졌네요.

이승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정도면 복원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건가요?

<기자 멘트>

네, 한 두 마리도 아니고 다섯 마리가 한 계절에 태어난 거니까, 곰들이 어느정도 야생에 정착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곰을 합치면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은 모두 35마리로 늘게 되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곧 자체생존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 따라잡기는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10년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봄기운이 가득한 지리산 자락. 봄과 함께 반가운 새 생명이 탄생의 기쁨을 전해왔습니다.

아직 겨울잠에서 깨지 않은 어미 반달가슴곰의 옆에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귀여운 아기곰 두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녹취> "하품 좀 한번 해줘라, 눈만 깜빡깜빡 거리고 있네."

방사한 반달가슴곰의 위치추적기를 교체하기 위해, 산에 올라왔다 새끼곰의 출산 사실을 확인하게 된 관리공단 직원들.

서둘러 어미와 새끼의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현재 새끼 곰의 무게는 1.8킬로그램에서 1.2킬로그램 정도 아주 양호한 상태입니다. 또 어미 곰도 동면 기간에 체중이 좀 줄긴 했으나 상당히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여느 해보다 눈이 많았던 지리산.

몇 달의 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어미의 품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빛을 보게 된 겁니다.

<인터뷰> 이배근(동물복원부장/국립공원관리공단) : "지난 5월∼7월 짝짓기 시기에 위치 추적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암수) 2쌍이 함께 활동한 것이 확인이 돼서 올해도 출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두 마리의 새끼 출산만 해도 큰 수확. 하지만, 새끼곰의 탄생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양두하(생태복원부 과장/국립공원관리공단) : "2007년에 러시아에서 도입한 RF-23번 개체가 있습니다. 나무 굴에서 새끼 두 마리를 출산을 했고요, 그다음에 저희가 서울대공원에서 도입 방사한 KF-27이 있습니다."

넘어진 나무뿌리 아래에서 출산한 개첸데 새끼 한 마리를 출산한 걸 확인을 했고요.

이렇게 올 봄 지리산에서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은 무려 5마리.

방사한 곰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야생 출산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지금까지 태어난 새끼곰 16마리에 어미와 수컷까지 합치면 이제 지리산의 반달곰은 모두 35마리로 늘게 됩니다.

이제 남은 건 새끼곰도 어미곰처럼 야생에 잘 적응하는 일입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태어난 새끼에 대해서는 앞으로 3-4개월이 어미가 양육하는 기간입니다. 그 시기에는 어미가 젖도 먹이고, 야생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도 시키고. 3-4개월 이후에 혼자서 어미한테서 떨어져 나갈 수도 있고. 그런 생육 과정을 거치는 거죠."

<기자 멘트>

우리 토종 동물인 반달가슴곰은 일제 강점기과 6.25 전쟁.

그리고 잘못된 보신 문화 등으로 사실상 씨가 마르다시피 했습니다.

35마리나 되는 반달곰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 살 수 있게 된 건,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복원 사업의 결실로 볼 수 있습니다.

<리포트>

윤기 나는 흑색털에 앞가슴의 흰무늬가 특징인 반달가슴곰.

한반도에 광범위하게 퍼져 살던 반달가슴곰은 일제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포획을 시작으로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게 됩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과거에 우리 반달곰이 우리 한반도 전체에 분포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일제 강점기, 6.25전쟁, 그리고 6,70년대 경제개발 그리고 7,80년대 도시 문화.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까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거죠."

지난 1983년 설악산 살던 반달가슴곰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것을 끝으로, 국내에서 반달가슴곰은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던 반달곰.

하지만 지난 2000년. 학계에는 한가지 희망 섞인 보고가 올라옵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2000년 초, 그 지리산에 반달곰이 한 5개체 정도가 생존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5개체만 둘 경우에는 근친 교접이라든지 그런 절멸의 위기에 봉착하기 때문에 다른 이입 개체를 넣어서 그 종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새끼를 태어나게 해서 증식을 시키는 그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처음엔 순탄치가 않았습니다.

2002년 방사된 장군이와 반돌이가 민가에 내려와 가축을 죽이는 등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첫 번째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 실패는 큰 공부가 됐습니다.

<인터뷰> 김종완(자원보전처장/국립공원관리공단) : "(이후) 2004년에 러시아 연해주에서 6마리를 도입 했습니다. 곰을 방사하기 전에 질병검사라든지 유전적 검사를 거친 이후에 사람을 기피하는 훈련, 아무 먹이나 먹지 않는 먹이 기피 훈련 등을 시켜서 방사를 하고 있습니다."

실패 끝에 일궈낸 반달곰의 야생 적응.

2004년, 그렇게 야생적응에 성공한 6마리를 시작으로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은 조금 씩 그 숫자를 늘리게 됩니다.

<인터뷰> 노정래(원장/서울동물원) : "2005년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곰을 보냈어요. 북한에서 도입해서 저희를 통해서 공단으로 보낸 개체가 9마리, 또 저희 동물원에서 태어난 5마리를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보낸 다음에 그 개체들을 지리산에 방사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산에 곰을 풀어 놓을 수만은 없는 일.

자연교배와 출산 소식이 절실했습니다.

그로부터 5년여 뒤인 지난 2009년 봄.

많은 사람들의 만고의 기다림 끝에 첫 새끼곰의 출산 소식이 들렸습니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어미 품에 파고드는 자그마한 새끼곰.

새끼곰의 탄생은 반달곰 복원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았습니다.

<인터뷰> 송동주(센터장/국립공원 종복원센터) : "스스로 먹이를 구했고 혹독한 겨울에 동면을 했고 새끼를 출산해서 장기적 성공을 담보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봄이되면, 계절의 시작을 알리듯 지리산에서는 반달곰의 출생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한해 5마리의 새끼곰이 태어날 정도로 복원사업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

앞으로 15마리 정도만 더 태어나면, 반달곰의 자체 생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박보환(이사장/국립공원관리공단) :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의 1차 목표는 2020년까지 50마리가 지리산에 살도록 하는 것인데, 이런 상태라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픈 근현대사 속에 자취를 감췄던 반달가슴곰 예전처럼 우리 곁에 다시 살게 될 날도 그리 머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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