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커피로 대박! 욕지도 할머니들
입력 2014.04.08 (08:17)
수정 2014.04.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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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남 통영에 가면 욕지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요.
아주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욕지도 밤고구마는 명물로 유명하죠.
이런 욕지도에 새로운 명물이생겼다는데요.
관광객들에게는 물론이고,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커서 취재해봤습니다.
박예원 기자 나와 있고요.
저는 이 얘기 듣고서 영화 '수상한 그녀'에 나왔던 주인공 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기자 멘트>
그 영화에서도 나문희 씨가 연기하는 주인공 할머니가 바리스타로 등장하죠?
그런데 욕지도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평균 연령 65살인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섬 최초의 커피 전문점을 낸 겁니다.
어디서 사온 커피 내는 게 아니라 할머니들이 직접 원두 볶고 케이크 굽고 메뉴 개발까지 하십니다.
평생 처음 하는 장사, 그것도 요즘 문화인 커피 전문점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즐거움이 훨씬 크다고 하는데요.
바리스타로 변신한 욕지도 할머니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리포트>
경남 통영에서 뱃길 따라 1시간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바로 욕지도인데요.
푸르른 한려수도의 맨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이 조그마한 섬에 얼마 전, 새로운 명소가 하나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들보다,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 좋아한다는데요.
<녹취> 이선주 (경기도 부천시) : "2년 전에 방문했을 때는 커피를 아예 마실 수도 없었는데 이렇게 선착장에 배가 오기 전에 마실 수 있게 커피 전문점이 있어서 좋아요."
바로, 욕지도 최초의 커피 전문점입니다.
벽면에 써진 응원 메시지.
가정집 같은 실내 분위기.
‘욕지도 최초’라는 타이틀 말고는 남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 가게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녹취> “79세예요.”
<녹취> “저는 69세입니다.”
<녹취> “71세요.”
보이시나요?
두꺼운 돋보기안경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손과 얼굴까지.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의 평균 연령은 65세!
모두 할머니들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시골에 다방 같은 데는 몇 군데 있어요. 하지만 커피 전문점은 처음입니다. 통영에 있는 경상대학교에서 (마을 기업)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면장님께서 우리 자부마을을 선택해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적극 우리가 참여를 하게 됐죠.”
석 달 동안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은 서툰 할머니들.
<녹취> “할머니 지금 볶고 있는 원두 생산지가 어디예요?”
<녹취> “콰테날라(?)요.”
<녹취> 박선악(71세/할머니 바리스타) : "겉봉투에 나라가 어딘지 어느 나라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가 눈이 까막눈이 돼서 알 수가 있어야죠."
<녹취> “가방끈이 짧아서요."
<녹취> “네?"
<녹취> “가방 끈이 짧아서."
커피가 어디서 나는지는 잘 몰라도, 커피 만드는 솜씨만은 일품이라는데요.
<녹취> “향이 정말 좋아요. 구수한 냄새가 정말 좋아요. "
할머니 표 핸드드립 커피가 완성됐습니다.
커피뿐만이 아닙니다.
고구마 라떼며 고구마 케이크까지 일곱 가지 메뉴 모두!
할머니들이 손수 만드십니다.
그런데 이곳엔 다른 커피 전문점에는 없는 특별한 메뉴가 있습니다.
<녹취> “여기 빼떼기죽이 있어요!
바로 빼떼기죽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고구마를 빚어서 말린 다음, 팥하고 차좁쌀하고 동부콩하고 찹쌀도 좀 넣고 해서 끓이는 거예요."
빼떼기죽은 통영 지역의 별미로 알려져 있는데요.
주재료는 달콤한 고구마입니다.
욕지도의 특산물인 고구마에 할머니들의 따스한 손맛이 더해진 빼떼기죽!
여기엔, 아련한 추억이 맛이 담겨져 있습니다.
<녹취> “진짜 40년 됐다."
<녹취> “맛있다."
<녹취> “옛날 맛. 옛날에 먹던 맛이에요. 맛있어요. "
문을 연지 한 달 반. 여전히 의욕이 넘치지만, 가끔은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아이고, 나이가 있으니까 힘들어요. 다리가 아프고 팔도 아프고요.”
가게 문을 닫는 저녁 8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할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오늘은 얼마를 벌었는지 등을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카페라떼를 좀 많이 팔았어요. 다른 때보다. 아메리카노는 원래 좀 나가는 편이고요."
아직 수입은 많지 않은데요.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이제 지출, 수익금, 또 우리가 모여서 어떤 방향으로 해서 가느냐 어떤 메뉴를 우리가 선택해야 하느냐 서로 그런 것도 의논하고 그러죠.”
하지만, 60, 70대에 이렇게 미래를 의논한다는 건 돈보다 더 귀한일이죠.
<녹취> “자,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머니들의 보람찬 하루가 마무리 됩니다.
다시 밝은 아침!
지금은 출근 준비중입니다.
유니폼인 앞치마를 챙겨들고, 꽃단장을 하시는데요.
손님맞이를 위해섭니다.
<녹취> “고우세요.
<녹취> “시골 할머니가 고우면 얼마나 곱겠어요.
매일 아침, 가족이 아닌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명함 있는 삶'.
할머니들에겐 새로운 자극이자 기쁨입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어머나!”
<녹취> “커피 한 잔 사러 왔는데요?”
<녹취> “해드릴게요.”
<녹취> “테이크아웃입니까?”
가져갈 거냐고 영어로 묻는 할머니들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럽죠?
손님들은 할머니 바리스타에 둘러싸여 깜짝 놀랐다가 이내 이 작은 가게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녹취> 김민경(경남 창원시) : “저 나이에 저렇게 멋지게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뭔가를 설계를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녹취> “할머니, 다음에 욕지도 올 때 또 봬요."
<녹취> “놀러 오세요."
<녹취> “맛있게 드세요."
요즘은 하루 40-50명이 가게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손님이 늘어나는 만큼, 할머니들의 기쁨도 커집니다.
<녹취> “욕지도 할머니 바리스타 ‘꼬신’ 커피 마시러... "
<녹취> “드시러..."
<녹취>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 ‘꼬신’ 커피 드시러 오세요!"
평생을 섬사람으로, 어머니로 엄마로만 지내다 커피 향기로 제2의 인생을 연 욕지도 할머니들!
할머니들의 빛나는 오늘을 응원합니다.
경남 통영에 가면 욕지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요.
아주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욕지도 밤고구마는 명물로 유명하죠.
이런 욕지도에 새로운 명물이생겼다는데요.
관광객들에게는 물론이고,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커서 취재해봤습니다.
박예원 기자 나와 있고요.
저는 이 얘기 듣고서 영화 '수상한 그녀'에 나왔던 주인공 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기자 멘트>
그 영화에서도 나문희 씨가 연기하는 주인공 할머니가 바리스타로 등장하죠?
그런데 욕지도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평균 연령 65살인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섬 최초의 커피 전문점을 낸 겁니다.
어디서 사온 커피 내는 게 아니라 할머니들이 직접 원두 볶고 케이크 굽고 메뉴 개발까지 하십니다.
평생 처음 하는 장사, 그것도 요즘 문화인 커피 전문점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즐거움이 훨씬 크다고 하는데요.
바리스타로 변신한 욕지도 할머니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리포트>
경남 통영에서 뱃길 따라 1시간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바로 욕지도인데요.
푸르른 한려수도의 맨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이 조그마한 섬에 얼마 전, 새로운 명소가 하나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들보다,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 좋아한다는데요.
<녹취> 이선주 (경기도 부천시) : "2년 전에 방문했을 때는 커피를 아예 마실 수도 없었는데 이렇게 선착장에 배가 오기 전에 마실 수 있게 커피 전문점이 있어서 좋아요."
바로, 욕지도 최초의 커피 전문점입니다.
벽면에 써진 응원 메시지.
가정집 같은 실내 분위기.
‘욕지도 최초’라는 타이틀 말고는 남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 가게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녹취> “79세예요.”
<녹취> “저는 69세입니다.”
<녹취> “71세요.”
보이시나요?
두꺼운 돋보기안경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손과 얼굴까지.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의 평균 연령은 65세!
모두 할머니들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시골에 다방 같은 데는 몇 군데 있어요. 하지만 커피 전문점은 처음입니다. 통영에 있는 경상대학교에서 (마을 기업)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면장님께서 우리 자부마을을 선택해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적극 우리가 참여를 하게 됐죠.”
석 달 동안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은 서툰 할머니들.
<녹취> “할머니 지금 볶고 있는 원두 생산지가 어디예요?”
<녹취> “콰테날라(?)요.”
<녹취> 박선악(71세/할머니 바리스타) : "겉봉투에 나라가 어딘지 어느 나라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가 눈이 까막눈이 돼서 알 수가 있어야죠."
<녹취> “가방끈이 짧아서요."
<녹취> “네?"
<녹취> “가방 끈이 짧아서."
커피가 어디서 나는지는 잘 몰라도, 커피 만드는 솜씨만은 일품이라는데요.
<녹취> “향이 정말 좋아요. 구수한 냄새가 정말 좋아요. "
할머니 표 핸드드립 커피가 완성됐습니다.
커피뿐만이 아닙니다.
고구마 라떼며 고구마 케이크까지 일곱 가지 메뉴 모두!
할머니들이 손수 만드십니다.
그런데 이곳엔 다른 커피 전문점에는 없는 특별한 메뉴가 있습니다.
<녹취> “여기 빼떼기죽이 있어요!
바로 빼떼기죽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고구마를 빚어서 말린 다음, 팥하고 차좁쌀하고 동부콩하고 찹쌀도 좀 넣고 해서 끓이는 거예요."
빼떼기죽은 통영 지역의 별미로 알려져 있는데요.
주재료는 달콤한 고구마입니다.
욕지도의 특산물인 고구마에 할머니들의 따스한 손맛이 더해진 빼떼기죽!
여기엔, 아련한 추억이 맛이 담겨져 있습니다.
<녹취> “진짜 40년 됐다."
<녹취> “맛있다."
<녹취> “옛날 맛. 옛날에 먹던 맛이에요. 맛있어요. "
문을 연지 한 달 반. 여전히 의욕이 넘치지만, 가끔은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아이고, 나이가 있으니까 힘들어요. 다리가 아프고 팔도 아프고요.”
가게 문을 닫는 저녁 8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할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오늘은 얼마를 벌었는지 등을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카페라떼를 좀 많이 팔았어요. 다른 때보다. 아메리카노는 원래 좀 나가는 편이고요."
아직 수입은 많지 않은데요.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이제 지출, 수익금, 또 우리가 모여서 어떤 방향으로 해서 가느냐 어떤 메뉴를 우리가 선택해야 하느냐 서로 그런 것도 의논하고 그러죠.”
하지만, 60, 70대에 이렇게 미래를 의논한다는 건 돈보다 더 귀한일이죠.
<녹취> “자,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머니들의 보람찬 하루가 마무리 됩니다.
다시 밝은 아침!
지금은 출근 준비중입니다.
유니폼인 앞치마를 챙겨들고, 꽃단장을 하시는데요.
손님맞이를 위해섭니다.
<녹취> “고우세요.
<녹취> “시골 할머니가 고우면 얼마나 곱겠어요.
매일 아침, 가족이 아닌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명함 있는 삶'.
할머니들에겐 새로운 자극이자 기쁨입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어머나!”
<녹취> “커피 한 잔 사러 왔는데요?”
<녹취> “해드릴게요.”
<녹취> “테이크아웃입니까?”
가져갈 거냐고 영어로 묻는 할머니들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럽죠?
손님들은 할머니 바리스타에 둘러싸여 깜짝 놀랐다가 이내 이 작은 가게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녹취> 김민경(경남 창원시) : “저 나이에 저렇게 멋지게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뭔가를 설계를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녹취> “할머니, 다음에 욕지도 올 때 또 봬요."
<녹취> “놀러 오세요."
<녹취> “맛있게 드세요."
요즘은 하루 40-50명이 가게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손님이 늘어나는 만큼, 할머니들의 기쁨도 커집니다.
<녹취> “욕지도 할머니 바리스타 ‘꼬신’ 커피 마시러... "
<녹취> “드시러..."
<녹취>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 ‘꼬신’ 커피 드시러 오세요!"
평생을 섬사람으로, 어머니로 엄마로만 지내다 커피 향기로 제2의 인생을 연 욕지도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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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포착] 커피로 대박! 욕지도 할머니들
-
- 입력 2014-04-08 08:19:07
- 수정2014-04-08 09:16:13
<앵커 멘트>
경남 통영에 가면 욕지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요.
아주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욕지도 밤고구마는 명물로 유명하죠.
이런 욕지도에 새로운 명물이생겼다는데요.
관광객들에게는 물론이고,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커서 취재해봤습니다.
박예원 기자 나와 있고요.
저는 이 얘기 듣고서 영화 '수상한 그녀'에 나왔던 주인공 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기자 멘트>
그 영화에서도 나문희 씨가 연기하는 주인공 할머니가 바리스타로 등장하죠?
그런데 욕지도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평균 연령 65살인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섬 최초의 커피 전문점을 낸 겁니다.
어디서 사온 커피 내는 게 아니라 할머니들이 직접 원두 볶고 케이크 굽고 메뉴 개발까지 하십니다.
평생 처음 하는 장사, 그것도 요즘 문화인 커피 전문점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즐거움이 훨씬 크다고 하는데요.
바리스타로 변신한 욕지도 할머니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리포트>
경남 통영에서 뱃길 따라 1시간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바로 욕지도인데요.
푸르른 한려수도의 맨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이 조그마한 섬에 얼마 전, 새로운 명소가 하나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들보다,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 좋아한다는데요.
<녹취> 이선주 (경기도 부천시) : "2년 전에 방문했을 때는 커피를 아예 마실 수도 없었는데 이렇게 선착장에 배가 오기 전에 마실 수 있게 커피 전문점이 있어서 좋아요."
바로, 욕지도 최초의 커피 전문점입니다.
벽면에 써진 응원 메시지.
가정집 같은 실내 분위기.
‘욕지도 최초’라는 타이틀 말고는 남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 가게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녹취> “79세예요.”
<녹취> “저는 69세입니다.”
<녹취> “71세요.”
보이시나요?
두꺼운 돋보기안경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손과 얼굴까지.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의 평균 연령은 65세!
모두 할머니들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시골에 다방 같은 데는 몇 군데 있어요. 하지만 커피 전문점은 처음입니다. 통영에 있는 경상대학교에서 (마을 기업)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면장님께서 우리 자부마을을 선택해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적극 우리가 참여를 하게 됐죠.”
석 달 동안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은 서툰 할머니들.
<녹취> “할머니 지금 볶고 있는 원두 생산지가 어디예요?”
<녹취> “콰테날라(?)요.”
<녹취> 박선악(71세/할머니 바리스타) : "겉봉투에 나라가 어딘지 어느 나라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가 눈이 까막눈이 돼서 알 수가 있어야죠."
<녹취> “가방끈이 짧아서요."
<녹취> “네?"
<녹취> “가방 끈이 짧아서."
커피가 어디서 나는지는 잘 몰라도, 커피 만드는 솜씨만은 일품이라는데요.
<녹취> “향이 정말 좋아요. 구수한 냄새가 정말 좋아요. "
할머니 표 핸드드립 커피가 완성됐습니다.
커피뿐만이 아닙니다.
고구마 라떼며 고구마 케이크까지 일곱 가지 메뉴 모두!
할머니들이 손수 만드십니다.
그런데 이곳엔 다른 커피 전문점에는 없는 특별한 메뉴가 있습니다.
<녹취> “여기 빼떼기죽이 있어요!
바로 빼떼기죽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고구마를 빚어서 말린 다음, 팥하고 차좁쌀하고 동부콩하고 찹쌀도 좀 넣고 해서 끓이는 거예요."
빼떼기죽은 통영 지역의 별미로 알려져 있는데요.
주재료는 달콤한 고구마입니다.
욕지도의 특산물인 고구마에 할머니들의 따스한 손맛이 더해진 빼떼기죽!
여기엔, 아련한 추억이 맛이 담겨져 있습니다.
<녹취> “진짜 40년 됐다."
<녹취> “맛있다."
<녹취> “옛날 맛. 옛날에 먹던 맛이에요. 맛있어요. "
문을 연지 한 달 반. 여전히 의욕이 넘치지만, 가끔은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아이고, 나이가 있으니까 힘들어요. 다리가 아프고 팔도 아프고요.”
가게 문을 닫는 저녁 8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할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오늘은 얼마를 벌었는지 등을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카페라떼를 좀 많이 팔았어요. 다른 때보다. 아메리카노는 원래 좀 나가는 편이고요."
아직 수입은 많지 않은데요.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이제 지출, 수익금, 또 우리가 모여서 어떤 방향으로 해서 가느냐 어떤 메뉴를 우리가 선택해야 하느냐 서로 그런 것도 의논하고 그러죠.”
하지만, 60, 70대에 이렇게 미래를 의논한다는 건 돈보다 더 귀한일이죠.
<녹취> “자,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머니들의 보람찬 하루가 마무리 됩니다.
다시 밝은 아침!
지금은 출근 준비중입니다.
유니폼인 앞치마를 챙겨들고, 꽃단장을 하시는데요.
손님맞이를 위해섭니다.
<녹취> “고우세요.
<녹취> “시골 할머니가 고우면 얼마나 곱겠어요.
매일 아침, 가족이 아닌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명함 있는 삶'.
할머니들에겐 새로운 자극이자 기쁨입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어머나!”
<녹취> “커피 한 잔 사러 왔는데요?”
<녹취> “해드릴게요.”
<녹취> “테이크아웃입니까?”
가져갈 거냐고 영어로 묻는 할머니들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럽죠?
손님들은 할머니 바리스타에 둘러싸여 깜짝 놀랐다가 이내 이 작은 가게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녹취> 김민경(경남 창원시) : “저 나이에 저렇게 멋지게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뭔가를 설계를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녹취> “할머니, 다음에 욕지도 올 때 또 봬요."
<녹취> “놀러 오세요."
<녹취> “맛있게 드세요."
요즘은 하루 40-50명이 가게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손님이 늘어나는 만큼, 할머니들의 기쁨도 커집니다.
<녹취> “욕지도 할머니 바리스타 ‘꼬신’ 커피 마시러... "
<녹취> “드시러..."
<녹취>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 ‘꼬신’ 커피 드시러 오세요!"
평생을 섬사람으로, 어머니로 엄마로만 지내다 커피 향기로 제2의 인생을 연 욕지도 할머니들!
할머니들의 빛나는 오늘을 응원합니다.
경남 통영에 가면 욕지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요.
아주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욕지도 밤고구마는 명물로 유명하죠.
이런 욕지도에 새로운 명물이생겼다는데요.
관광객들에게는 물론이고,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커서 취재해봤습니다.
박예원 기자 나와 있고요.
저는 이 얘기 듣고서 영화 '수상한 그녀'에 나왔던 주인공 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기자 멘트>
그 영화에서도 나문희 씨가 연기하는 주인공 할머니가 바리스타로 등장하죠?
그런데 욕지도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평균 연령 65살인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섬 최초의 커피 전문점을 낸 겁니다.
어디서 사온 커피 내는 게 아니라 할머니들이 직접 원두 볶고 케이크 굽고 메뉴 개발까지 하십니다.
평생 처음 하는 장사, 그것도 요즘 문화인 커피 전문점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즐거움이 훨씬 크다고 하는데요.
바리스타로 변신한 욕지도 할머니들,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리포트>
경남 통영에서 뱃길 따라 1시간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바로 욕지도인데요.
푸르른 한려수도의 맨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이 조그마한 섬에 얼마 전, 새로운 명소가 하나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들보다,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 좋아한다는데요.
<녹취> 이선주 (경기도 부천시) : "2년 전에 방문했을 때는 커피를 아예 마실 수도 없었는데 이렇게 선착장에 배가 오기 전에 마실 수 있게 커피 전문점이 있어서 좋아요."
바로, 욕지도 최초의 커피 전문점입니다.
벽면에 써진 응원 메시지.
가정집 같은 실내 분위기.
‘욕지도 최초’라는 타이틀 말고는 남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 가게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녹취> “79세예요.”
<녹취> “저는 69세입니다.”
<녹취> “71세요.”
보이시나요?
두꺼운 돋보기안경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손과 얼굴까지.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의 평균 연령은 65세!
모두 할머니들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시골에 다방 같은 데는 몇 군데 있어요. 하지만 커피 전문점은 처음입니다. 통영에 있는 경상대학교에서 (마을 기업)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면장님께서 우리 자부마을을 선택해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적극 우리가 참여를 하게 됐죠.”
석 달 동안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은 서툰 할머니들.
<녹취> “할머니 지금 볶고 있는 원두 생산지가 어디예요?”
<녹취> “콰테날라(?)요.”
<녹취> 박선악(71세/할머니 바리스타) : "겉봉투에 나라가 어딘지 어느 나라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가 눈이 까막눈이 돼서 알 수가 있어야죠."
<녹취> “가방끈이 짧아서요."
<녹취> “네?"
<녹취> “가방 끈이 짧아서."
커피가 어디서 나는지는 잘 몰라도, 커피 만드는 솜씨만은 일품이라는데요.
<녹취> “향이 정말 좋아요. 구수한 냄새가 정말 좋아요. "
할머니 표 핸드드립 커피가 완성됐습니다.
커피뿐만이 아닙니다.
고구마 라떼며 고구마 케이크까지 일곱 가지 메뉴 모두!
할머니들이 손수 만드십니다.
그런데 이곳엔 다른 커피 전문점에는 없는 특별한 메뉴가 있습니다.
<녹취> “여기 빼떼기죽이 있어요!
바로 빼떼기죽입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고구마를 빚어서 말린 다음, 팥하고 차좁쌀하고 동부콩하고 찹쌀도 좀 넣고 해서 끓이는 거예요."
빼떼기죽은 통영 지역의 별미로 알려져 있는데요.
주재료는 달콤한 고구마입니다.
욕지도의 특산물인 고구마에 할머니들의 따스한 손맛이 더해진 빼떼기죽!
여기엔, 아련한 추억이 맛이 담겨져 있습니다.
<녹취> “진짜 40년 됐다."
<녹취> “맛있다."
<녹취> “옛날 맛. 옛날에 먹던 맛이에요. 맛있어요. "
문을 연지 한 달 반. 여전히 의욕이 넘치지만, 가끔은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아이고, 나이가 있으니까 힘들어요. 다리가 아프고 팔도 아프고요.”
가게 문을 닫는 저녁 8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할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오늘은 얼마를 벌었는지 등을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녹취> 고복재(66세/할머니 바리스타) : "카페라떼를 좀 많이 팔았어요. 다른 때보다. 아메리카노는 원래 좀 나가는 편이고요."
아직 수입은 많지 않은데요.
<녹취> 박순임(79세/할머니 바리스타) : “이제 지출, 수익금, 또 우리가 모여서 어떤 방향으로 해서 가느냐 어떤 메뉴를 우리가 선택해야 하느냐 서로 그런 것도 의논하고 그러죠.”
하지만, 60, 70대에 이렇게 미래를 의논한다는 건 돈보다 더 귀한일이죠.
<녹취> “자,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머니들의 보람찬 하루가 마무리 됩니다.
다시 밝은 아침!
지금은 출근 준비중입니다.
유니폼인 앞치마를 챙겨들고, 꽃단장을 하시는데요.
손님맞이를 위해섭니다.
<녹취> “고우세요.
<녹취> “시골 할머니가 고우면 얼마나 곱겠어요.
매일 아침, 가족이 아닌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명함 있는 삶'.
할머니들에겐 새로운 자극이자 기쁨입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어머나!”
<녹취> “커피 한 잔 사러 왔는데요?”
<녹취> “해드릴게요.”
<녹취> “테이크아웃입니까?”
가져갈 거냐고 영어로 묻는 할머니들 모습이 상당히 자연스럽죠?
손님들은 할머니 바리스타에 둘러싸여 깜짝 놀랐다가 이내 이 작은 가게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녹취> 김민경(경남 창원시) : “저 나이에 저렇게 멋지게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뭔가를 설계를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녹취> “할머니, 다음에 욕지도 올 때 또 봬요."
<녹취> “놀러 오세요."
<녹취> “맛있게 드세요."
요즘은 하루 40-50명이 가게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손님이 늘어나는 만큼, 할머니들의 기쁨도 커집니다.
<녹취> “욕지도 할머니 바리스타 ‘꼬신’ 커피 마시러... "
<녹취> “드시러..."
<녹취>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 ‘꼬신’ 커피 드시러 오세요!"
평생을 섬사람으로, 어머니로 엄마로만 지내다 커피 향기로 제2의 인생을 연 욕지도 할머니들!
할머니들의 빛나는 오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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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원 기자 ai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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