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우리의 상대, 호날두 아닌 포르투갈”

"독일과 호날두가 아니라 독일과 포르투갈이라니까요."

독일 축구대표 선수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를 두고 똑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포르투갈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1차전을 하루 앞두고 16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날두 얘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준비된 말을 쏟아냈다.

노이어는 "호날두가 뛰어난 공격수이기는 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호날두와 싸우는 게 아니라 포르투갈과 대결한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선수 최고의 영예인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다.

전성기를 구가하는 '괴물 골잡이' 호날두의 득점포가 얼마나 터질지 지구촌 팬들과 언론의 관심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노이어뿐만 아니라 다른 독일 선수들도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할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호날두에 대한 답변이 뻔했다.

수비수 베네딕트 회베데스(샬케)는 "독일 대 호날두가 아니라 독일 대 포르투갈"이라고 신경질적으로 잘라 말했다.

호날두와 경쟁하는 골잡이들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아스널)는 "우리는 선수 한 명이 아니라 포르투갈 대표팀을 상대로 싸운다"고 강조했다.

포돌스키는 "호날두가 극도로 위협적인 선수이고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도 좋은 선수가 많아 우리 할 일만 잘하면 호날두가 무엇을 하든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