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온두라스 감독, 친정 상대 ‘희비’

입력 2014.06.21 (12:02) 수정 2014.06.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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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바이샤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는 에콰도르와 온두라스대표팀의 감독이 서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이색적인 대결이 펼쳐졌다.

에콰도르를 이끄는 레이날두 루에다(57·콜롬비아) 감독은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는 온두라스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2007년부터 온두라스 대표팀을 맡은 그는 1982년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던 온두라스를 남아공 월드컵에 진출시켰다.

당시 온두라스는 조별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무2패로 탈락했으나,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성과를 남겼다.

루이스 수아레스(55·콜롬비아) 온두라스 대표팀 감독이 에콰도르에서 이룬 업적도 이에 못지않다.

2002년 한·일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본선을 경험한 에콰도르는 수아레스 감독 체제였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에콰도르는 강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폴란드와 코스타리카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출, 월드컵 출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썼다.

하지만 루에다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 이후 에콰도르로 옮겨 8년 만의 본선 복귀를 지휘했고, 수아레스 감독은 2011년부터 온두라스 대표팀을 맡아 2회 연속 본선행을 이끌었다.

'얄궂은 운명'으로 마주친 두 사령탑의 대결은 카를로 코스틀리(레알 에스파냐)가 선제골로 포문을 열면서 수아레스 감독 쪽에 운이 따르는 듯했다.

이 골은 온두라스 대표팀이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에 기록한 월드컵 본선 득점이다.

그러나 이후 엔네르 발렌시아(파추카)의 연속골로 에콰도르가 2-1 역전승을 거두며 루에다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루에다 감독은 "경기가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우리 팀이 온두라스를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승리에 만족했다.

그는 온두라스를 상대팀으로 만난 것에 대해 "프로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접전 끝에 승점 3을 따내 아슬아슬한 조 2위로 올라선 에콰도르는 26일 프랑스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루에다 감독은 "프랑스전은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경기에 집중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아레스 감독은 "32년 만에 골이 나왔지만 우리는 졌다. 그게 전부"라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승점을 하나도 따지 못한 온두라스는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긴 수아레스 감독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가능성이 있는 한 포기하지 않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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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콰도르-온두라스 감독, 친정 상대 ‘희비’
    • 입력 2014-06-21 12:02:08
    • 수정2014-06-21 12:06:35
    연합뉴스
21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바이샤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는 에콰도르와 온두라스대표팀의 감독이 서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이색적인 대결이 펼쳐졌다. 에콰도르를 이끄는 레이날두 루에다(57·콜롬비아) 감독은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는 온두라스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2007년부터 온두라스 대표팀을 맡은 그는 1982년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던 온두라스를 남아공 월드컵에 진출시켰다. 당시 온두라스는 조별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무2패로 탈락했으나,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성과를 남겼다. 루이스 수아레스(55·콜롬비아) 온두라스 대표팀 감독이 에콰도르에서 이룬 업적도 이에 못지않다. 2002년 한·일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본선을 경험한 에콰도르는 수아레스 감독 체제였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에콰도르는 강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폴란드와 코스타리카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출, 월드컵 출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썼다. 하지만 루에다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 이후 에콰도르로 옮겨 8년 만의 본선 복귀를 지휘했고, 수아레스 감독은 2011년부터 온두라스 대표팀을 맡아 2회 연속 본선행을 이끌었다. '얄궂은 운명'으로 마주친 두 사령탑의 대결은 카를로 코스틀리(레알 에스파냐)가 선제골로 포문을 열면서 수아레스 감독 쪽에 운이 따르는 듯했다. 이 골은 온두라스 대표팀이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에 기록한 월드컵 본선 득점이다. 그러나 이후 엔네르 발렌시아(파추카)의 연속골로 에콰도르가 2-1 역전승을 거두며 루에다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루에다 감독은 "경기가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우리 팀이 온두라스를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승리에 만족했다. 그는 온두라스를 상대팀으로 만난 것에 대해 "프로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접전 끝에 승점 3을 따내 아슬아슬한 조 2위로 올라선 에콰도르는 26일 프랑스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루에다 감독은 "프랑스전은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경기에 집중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아레스 감독은 "32년 만에 골이 나왔지만 우리는 졌다. 그게 전부"라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승점을 하나도 따지 못한 온두라스는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긴 수아레스 감독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가능성이 있는 한 포기하지 않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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