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이변 희생양’ 된 유럽축구 강호들

입력 2014.06.25 (10:49) 수정 2014.06.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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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으며 16강 진출팀의 윤곽이 대부분 드러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통적 유럽 축구 강호들의 몰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은 놀랍게도 이번 대회에서 같은 B조의 호주와 함께 가장 먼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이 됐다.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하고 칠레와의 2차전마저 0-2로 내주면서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본 채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정상에서 내려왔다.

호주와의 최종 3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망가진 체면을 회복하기에는 많이 모자랐다.

'죽음의 조' D조에서 생존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던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나란히 조 3, 4위에 자리하며 코스타리카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D조 최약체로 꼽히던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는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를 3-1로 꺾은 데 이어 이탈리아마저 1-0으로 따돌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잡아주면 최종전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잉글랜드는 충격 속에 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탈리아는 3차전까지 16강을 향한 전진을 이어갔지만 25일(한국시간) 우루과이에 0-1로 아쉽게 패하면서 멈춰 섰다.

D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 것이라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라는 유럽의 두 거목이 빚어낸 명승부는 두 팀 간의 첫 경기에서만 이뤄졌을 뿐이었다.

이처럼 디펜딩 챔피언, 축구 종가, 월드컵 4회 우승국이 조별리그에서부터 밀려난 배경에는 주최국 브라질의 기후·지리적 여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강호들을 몰아내고 16강에 오른 칠레,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 남미와 북중미 국가 출신 선수들은 같은 대륙인 브라질의 기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육로로 접근할 수 있는 자국 팬들이 대거 국경을 넘어오면서 홈과 다름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뒤엎고 화끈한 공격력으로 16강을 사실상 확정한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데샹 감독은 "우리는 브라질에 있다"며 "남미 선수들은 이곳 기후에 더 잘 적응할 것이고 아마도 고국에서 가까운 곳에서 경기하면서 수많은 응원단을 등에 업었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팀은 전력 차이가 거의 없고, 강호들에게도 쉬운 경기가 없다"면서 기후와 지리적 요소 등이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 끝에 이러한 이변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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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대이변 희생양’ 된 유럽축구 강호들
    • 입력 2014-06-25 10:49:05
    • 수정2014-06-25 11:09:46
    연합뉴스
조별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으며 16강 진출팀의 윤곽이 대부분 드러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통적 유럽 축구 강호들의 몰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은 놀랍게도 이번 대회에서 같은 B조의 호주와 함께 가장 먼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이 됐다.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하고 칠레와의 2차전마저 0-2로 내주면서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본 채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정상에서 내려왔다.

호주와의 최종 3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망가진 체면을 회복하기에는 많이 모자랐다.

'죽음의 조' D조에서 생존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던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나란히 조 3, 4위에 자리하며 코스타리카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D조 최약체로 꼽히던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는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를 3-1로 꺾은 데 이어 이탈리아마저 1-0으로 따돌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잡아주면 최종전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잉글랜드는 충격 속에 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탈리아는 3차전까지 16강을 향한 전진을 이어갔지만 25일(한국시간) 우루과이에 0-1로 아쉽게 패하면서 멈춰 섰다.

D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 것이라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라는 유럽의 두 거목이 빚어낸 명승부는 두 팀 간의 첫 경기에서만 이뤄졌을 뿐이었다.

이처럼 디펜딩 챔피언, 축구 종가, 월드컵 4회 우승국이 조별리그에서부터 밀려난 배경에는 주최국 브라질의 기후·지리적 여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강호들을 몰아내고 16강에 오른 칠레,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 남미와 북중미 국가 출신 선수들은 같은 대륙인 브라질의 기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육로로 접근할 수 있는 자국 팬들이 대거 국경을 넘어오면서 홈과 다름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뒤엎고 화끈한 공격력으로 16강을 사실상 확정한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데샹 감독은 "우리는 브라질에 있다"며 "남미 선수들은 이곳 기후에 더 잘 적응할 것이고 아마도 고국에서 가까운 곳에서 경기하면서 수많은 응원단을 등에 업었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팀은 전력 차이가 거의 없고, 강호들에게도 쉬운 경기가 없다"면서 기후와 지리적 요소 등이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 끝에 이러한 이변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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