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원칙 회귀·한계 극복해야 성공”

입력 2014.07.03 (19:27) 수정 2014.07.0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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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문가들은 한 번의 기회를 더 부여받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선수 선발에서 '원칙'으로 돌아가고 전술적인 면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홍 감독의 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벼랑 끝에 내몰린 홍 감독이다. 홍명보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며 실패했다.

선수 시절에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고 지도자로서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던 홍 감독이 과거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되찾는 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55년 만의 우승컵을 안기는 것뿐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홍 감독이 취임하면서 천명한 '소속팀 출전 선수 선발 원칙'을 지키는 게 성공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봤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선수 구성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기억이 너무 강하게 남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봤듯이 이 선수들은 아직 성장 중이거나 경기 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준비 기간이 1년만 주어졌던 홍 감독은 짧은 시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런던 올림픽 멤버를 중용했다.

그러나 아스널에서 벤치에도 앉지 못하던 박주영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슈팅 1개만 기록했고 구자철(마인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김 위원은 "홍 감독이 소속팀에서 실제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는 국제대회에서도 역시 안 통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라며 "K리그 현장에서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선수들을 선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기능을 정상화해 홍 감독에게 풍부한 선수 자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홍 감독이 선수를 제대로 뽑을 수 있도록 '척도'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기술위원들이 지금처럼 아무 일도 안 하면서 감투만 쓰고 앉아있으면 성공은 요원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 역시 "기술위원회가 행정 라인에서 분리, 자율성을 확보해 홍 감독이 너무 독선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견제해야 한다"며 거들었다.

무엇보다도 홍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드러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신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한 차원 높여야 한다는 게 명예 회복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이 지도자로서 성인 국제무대 데뷔전이었다.

올림픽 역시 수준이 높은 대회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다. 홍 감독은 프로팀 지도 경력도 없다.

김 위원은 "홍 감독은 성인 무대의 첫 지도자 경험을 너무 큰 무대에서 치렀다"면서 "이번 실패를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성인 무대에서의 '홍명보 축구'가 무엇인지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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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 원칙 회귀·한계 극복해야 성공”
    • 입력 2014-07-03 19:27:34
    • 수정2014-07-03 19:29:34
    연합뉴스
축구 전문가들은 한 번의 기회를 더 부여받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선수 선발에서 '원칙'으로 돌아가고 전술적인 면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홍 감독의 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벼랑 끝에 내몰린 홍 감독이다. 홍명보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며 실패했다. 선수 시절에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고 지도자로서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던 홍 감독이 과거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되찾는 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55년 만의 우승컵을 안기는 것뿐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홍 감독이 취임하면서 천명한 '소속팀 출전 선수 선발 원칙'을 지키는 게 성공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봤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선수 구성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기억이 너무 강하게 남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봤듯이 이 선수들은 아직 성장 중이거나 경기 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준비 기간이 1년만 주어졌던 홍 감독은 짧은 시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런던 올림픽 멤버를 중용했다. 그러나 아스널에서 벤치에도 앉지 못하던 박주영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슈팅 1개만 기록했고 구자철(마인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김 위원은 "홍 감독이 소속팀에서 실제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는 국제대회에서도 역시 안 통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라며 "K리그 현장에서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선수들을 선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기능을 정상화해 홍 감독에게 풍부한 선수 자료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홍 감독이 선수를 제대로 뽑을 수 있도록 '척도'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기술위원들이 지금처럼 아무 일도 안 하면서 감투만 쓰고 앉아있으면 성공은 요원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 역시 "기술위원회가 행정 라인에서 분리, 자율성을 확보해 홍 감독이 너무 독선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견제해야 한다"며 거들었다. 무엇보다도 홍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드러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신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한 차원 높여야 한다는 게 명예 회복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이 지도자로서 성인 국제무대 데뷔전이었다. 올림픽 역시 수준이 높은 대회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다. 홍 감독은 프로팀 지도 경력도 없다. 김 위원은 "홍 감독은 성인 무대의 첫 지도자 경험을 너무 큰 무대에서 치렀다"면서 "이번 실패를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성인 무대에서의 '홍명보 축구'가 무엇인지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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