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말레이기 격추 현장…반군 소행 증거 발견

입력 2014.07.21 (18:01) 수정 2014.07.2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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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사고 나흘쨉니다.

아직까지 누가, 왜 미사일을 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등은 사고기가 분리주의 반군에 격추됐다는 증거를 잇따라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KBS 특파원 연결합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지금 나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디죠?

그곳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제가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에 있는 '로스토프나도누' 라는 러시아 국경 도시입니다.

지난 주말, 추락 현장인 우크라이나의 그라보보 지역에 도착해 사고 지역을 취재했었지만, 주변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안전상 이곳 러시아 국경 도시로 이동했습니다.

추락 지점은 현재 반군이 주변을 통제하는 가운데 현장은 계속 방치돼 있습니다.

실제 다수의 시신은 30도가 넘는 우크라이나의 더운 날씨에 상당기간 들판에 방치되면서 빠르게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주말 말레이 합동조사단 131명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도착해 먼저 온 유럽안보협력기구 일원과 합류해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제대로 된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인데요.

현재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의 보로다이 총리는 현장에서 발견한 사고기 블랙박스와 수습한 (247)구의 시신을 합동조사단에 인계하겠다고 밝힌 상탭니다.

<질문>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지난 주말 이틀동안 '강력한' 증거들을 발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답변>
네, 간단히 말하자면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받아 여객기를 쏘아 떨어뜨렸다는 겁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안보국은, 반군 내 전화 감청기록은 물론 반군 통제하에 있는 미사일 발사장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감청기록을 보면 지난 17일 부리아트로 불리는 반군 한 명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부크 미사일을 어디에서 발사장치에 탑재하느냐 묻는 등 러시아와의 유착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비탈리 나이다(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국장) : "반군은 고도의 기술력을 탑재한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러시아로부터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받아 여객기를 떨어뜨렸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한편 이런 와중에도 제가 있는 이 곳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계속 교전을 이어가면서 사고 수습이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당초 다수의 전문가들은 양측 책임공방이 이어지면 한동안 교전은 좀 잦아들지 않겠냐고 예측했는데 그 예상이 빗나갔나 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먼저 사고가 일어난 도네츠크의 반군 지휘관은 도네츠크 공항이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면서 정부군이 도네츠크 외곽에서 탱크와 다연장포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구요.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다른 동부지역 루간스크를 장악했다고 밝혔는데요.

대규모 참사 속에서도 크고 작은 교전이 이어지면서 러시아로 이주하려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의 말입니다.

<녹취> 드미트리(우크라이나 난민) :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는 게 무섭습니다. 아이들은 러시아로 보낼 겁니다."

<질문>
한두나라가 관련된 일도 아닌데 사고 수습 뒷전으로 미뤄놓고 이렇게 계속 교전 벌이면 국제사회 불만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미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도 '작심'하고 러시아를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시간으로 어젯밤 메르켈 독일 총리와 캐머런 영국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삼자 연쇄 전화 통화를 갖고 러시아에 '강한 수위의 추가 제재'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현장에 국제조사단의 접근을 막는다면, 바로 내일 열릴 유럽연합 외무장관회의에서 고강도 제재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또 영국과 네덜란드는 유럽연합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영국 외무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필립 하몬드(영국 외무장관) : "우리는 다양한 제재 수단을 검토 중입니다. 러시아가 (여객기 격추 사건 진상 규명)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재를 지지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강경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대응을 내놓지 못하면서 러시아,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죠.

방금 전 들어온 소식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이번 사건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 참사의 근본 책임이 분리주의 반군 진압작전을 계속한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신들은 이렇듯 푸틴 대통령이 공정한 조사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며 시간을 끄는 '지연 및 부인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러시아가 계속해서 책임을 회피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고립에 빠질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어 러시아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멘트>

연규선 특파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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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말레이기 격추 현장…반군 소행 증거 발견
    • 입력 2014-07-21 16:57:02
    • 수정2014-07-21 18:46:03
    글로벌24
<앵커 멘트>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사고 나흘쨉니다.

아직까지 누가, 왜 미사일을 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등은 사고기가 분리주의 반군에 격추됐다는 증거를 잇따라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KBS 특파원 연결합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지금 나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디죠?

그곳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제가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에 있는 '로스토프나도누' 라는 러시아 국경 도시입니다.

지난 주말, 추락 현장인 우크라이나의 그라보보 지역에 도착해 사고 지역을 취재했었지만, 주변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안전상 이곳 러시아 국경 도시로 이동했습니다.

추락 지점은 현재 반군이 주변을 통제하는 가운데 현장은 계속 방치돼 있습니다.

실제 다수의 시신은 30도가 넘는 우크라이나의 더운 날씨에 상당기간 들판에 방치되면서 빠르게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주말 말레이 합동조사단 131명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도착해 먼저 온 유럽안보협력기구 일원과 합류해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제대로 된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인데요.

현재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의 보로다이 총리는 현장에서 발견한 사고기 블랙박스와 수습한 (247)구의 시신을 합동조사단에 인계하겠다고 밝힌 상탭니다.

<질문>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지난 주말 이틀동안 '강력한' 증거들을 발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답변>
네, 간단히 말하자면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받아 여객기를 쏘아 떨어뜨렸다는 겁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안보국은, 반군 내 전화 감청기록은 물론 반군 통제하에 있는 미사일 발사장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감청기록을 보면 지난 17일 부리아트로 불리는 반군 한 명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부크 미사일을 어디에서 발사장치에 탑재하느냐 묻는 등 러시아와의 유착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비탈리 나이다(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 국장) : "반군은 고도의 기술력을 탑재한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러시아로부터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받아 여객기를 떨어뜨렸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한편 이런 와중에도 제가 있는 이 곳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계속 교전을 이어가면서 사고 수습이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당초 다수의 전문가들은 양측 책임공방이 이어지면 한동안 교전은 좀 잦아들지 않겠냐고 예측했는데 그 예상이 빗나갔나 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먼저 사고가 일어난 도네츠크의 반군 지휘관은 도네츠크 공항이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면서 정부군이 도네츠크 외곽에서 탱크와 다연장포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구요.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다른 동부지역 루간스크를 장악했다고 밝혔는데요.

대규모 참사 속에서도 크고 작은 교전이 이어지면서 러시아로 이주하려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의 말입니다.

<녹취> 드미트리(우크라이나 난민) :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는 게 무섭습니다. 아이들은 러시아로 보낼 겁니다."

<질문>
한두나라가 관련된 일도 아닌데 사고 수습 뒷전으로 미뤄놓고 이렇게 계속 교전 벌이면 국제사회 불만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미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도 '작심'하고 러시아를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시간으로 어젯밤 메르켈 독일 총리와 캐머런 영국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삼자 연쇄 전화 통화를 갖고 러시아에 '강한 수위의 추가 제재'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현장에 국제조사단의 접근을 막는다면, 바로 내일 열릴 유럽연합 외무장관회의에서 고강도 제재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또 영국과 네덜란드는 유럽연합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영국 외무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필립 하몬드(영국 외무장관) : "우리는 다양한 제재 수단을 검토 중입니다. 러시아가 (여객기 격추 사건 진상 규명)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재를 지지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강경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대응을 내놓지 못하면서 러시아,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죠.

방금 전 들어온 소식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이번 사건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 참사의 근본 책임이 분리주의 반군 진압작전을 계속한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신들은 이렇듯 푸틴 대통령이 공정한 조사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며 시간을 끄는 '지연 및 부인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러시아가 계속해서 책임을 회피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고립에 빠질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어 러시아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멘트>

연규선 특파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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