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판다 외교’ 변신, 정치에서 경제로

입력 2014.08.23 (08:35) 수정 2014.08.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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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나무에 매달려 이파리를 따먹는 판다의 모습, 귀엽죠?

중국에서만 사는 희귀종인 판다는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에서도 판다를 직접 볼 수 있죠?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이 판다 1쌍을 우리나라에 선물하겠다고 했는데요.

중국에서는 이미 한국에 올 판다를 고르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영원히 주는 건 아니고 일정기간 임대하는 건데요.

중국은 이른바 판다외교라 해서 판다 임대를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판다 외교에 담긴 의미가 정치에서 경제로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판다를 취재한 오세균 특파원이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중국 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식 연구기지.

평일 이른 아침인데도 판다를 보려는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섰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실내 우리를 찾은 아이들은 깜찍한 판다 모습에 마냥 즐겁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리펑치 장시성 : "판다들이 나무 위에 엎드려 있고 잠자고 있는 모습이나 대나무를 뜯어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인큐베이터 관은 갓 태어나 눈도 못 뜬 아기 판다를 보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은 120만 명, 이 가운데 20% 안팎은 외국인 관광객 입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일본에서 돌아온 판다 두마리에 대한 귀향 1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일본인 판다팬을 이곳으로 유치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덩타오(청두 판다기지 사육실장) : "해외에서 출생한 판다들은 출생국가에 판다를 좋아하는 팬하고 관광객이 많습니다."

판다의 고향 쓰촨성, 대지진의 상흔에 금방이라도 산사태가 일어날 것 같은 위험한 산길을 달려 도착한 워롱 판다 연구센터.

해발 1,800백미터에 자리잡은 이 연구센터는 야생으로 돌려 보내거나 해외로 보내려는 판다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인터부> 저우스창 워롱(판다연구센터 교수) : "이곳은 판다 주요 야생서식지 중 한 곳 입니다.번식이나 기후 등 모두 판다곰 서식에 적합합니다. "

판다는 덩치에 어물리지 않게 대나무와 죽순만을 고집하는 채식주의자로 유명합니다.

하루에 대나무 40킬로그램을 먹어 치웁니다.

<인터뷰> 허셩산 워롱(판다연구센터 사육사) : "즐겨 먹어요. 당연히 즐겨 먹죠. 왜냐하면 이 대나무잎들은 전부 신선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아침 베어서 이곳에 나뒀기에 신선하다."

이곳에 사는 화메이 판다는 지난 2003년, 2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건강이 악화돼 데려왔는데 이제는 새끼까지 낳았습니다.

<인터뷰> 허셩산 워롱(판다연구센터 사육사) : "사람들이 해칠가봐 두려워하고 또 담이 낮아 낮에는 항상 나무 위에서 지냅니다. 나무 위가 안전하기에 밤에만 내려옵니다."

판다는 중국에서도 이곳 쓰촨과 산시,간쑤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곰과 고양이를 같이 닮았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시옹마오'라고 부릅니다.

중국은 이 멸종위기 동물인 판다를 외교사절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판다 외교입니다.

지난 2월, 유럽 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에 한쌍의 판다가 보내졌습니다.

전용기에 실려 온 판다 씽후이와 하오하오는 소방차의 환영 물세례와 벨기에 총리의 영접 등 국빈급 대접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엘리오 디뤼포(벨기에 총리)

한달 뒤, 벨기에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판다 공원 개관식에 직접 참석해 판다 외교를 펼쳤습니다.

중국과의 FTA 협상에 반대하는 EU내 여론을 누그러뜨리는데 판다를 활용했다는 평갑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에 판다 한 쌍을 10년간 임대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환경장관이 공항에 나가 영접했고, 한달 뒤엔 총리가 참석하는 명명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양국 수교 4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추진됐지만, 실제로는 FTA 성사에 따른 답례의 성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직 중국에만 사는 희귀동물인 판다는 중국에서 국보로 불릴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동물 입니다.

판다를 밀렵하다 걸리면 예외 없이 사형에 처해집니다.

희귀 동물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한 워싱턴 조약 때문에 판다를 외국에 팔거나 기증할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저우스창(워롱 판다연구센터 교수) : "어떤 형식으로 동물원 혹은 해외로 나간 판다들이든 전부 중국 소유 입니다."

판다 외교를 위해 외국에 나가는 판다들도 모두 일정기간 임대하는 겁니다.

보호기금 명목으로 받는 임대료는 판다 1쌍에 연간 10억원 정도, 여기에 먹이와 사육사 등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중 수교 당시 임대됐던 판다 한쌍을 지난 1998년 중국에 되돌려 준 것도 막대한 비용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달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당시 중국 매체들은 또 다시 판다 외교를 거론 했습니다.

<녹취> 홍콩 봉황 TV 앵커멘트 : "판다외교는 아마 회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저는 중국이 다른 나라와 판다 외교를 할 때 양국 관계가 뚜렷하게 한층 더 두터워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방한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한 쌍의 판다를 우리나라에 선물할 뜻을 밝혔습니다.

최근 긴밀해지고 있는 한중 관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중국은 한국으로 보낼 판다에 대한 실무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인터뷰> 탕춘시향(교수/야안 판다연구기지) : "(판다 선택 조건)첫번째 인상이고 두번째는 건강, 세번째는 성격 면입니다."

현재 중국이 해외에 보낸 판다는 13개국 47마리.

과거의 판다 외교는 냉전시대 적대 관계 해소나 국교 수립 선물 등으로 정치적 의미가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유무역협정 FTA 체결이나 자원 확보 등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판다 외교에 담긴 메시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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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eye] ‘판다 외교’ 변신, 정치에서 경제로
    • 입력 2014-08-23 08:50:52
    • 수정2014-08-27 17:59:1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대나무에 매달려 이파리를 따먹는 판다의 모습, 귀엽죠?

중국에서만 사는 희귀종인 판다는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에서도 판다를 직접 볼 수 있죠?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이 판다 1쌍을 우리나라에 선물하겠다고 했는데요.

중국에서는 이미 한국에 올 판다를 고르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영원히 주는 건 아니고 일정기간 임대하는 건데요.

중국은 이른바 판다외교라 해서 판다 임대를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판다 외교에 담긴 의미가 정치에서 경제로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판다를 취재한 오세균 특파원이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중국 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식 연구기지.

평일 이른 아침인데도 판다를 보려는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섰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실내 우리를 찾은 아이들은 깜찍한 판다 모습에 마냥 즐겁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리펑치 장시성 : "판다들이 나무 위에 엎드려 있고 잠자고 있는 모습이나 대나무를 뜯어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인큐베이터 관은 갓 태어나 눈도 못 뜬 아기 판다를 보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은 120만 명, 이 가운데 20% 안팎은 외국인 관광객 입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일본에서 돌아온 판다 두마리에 대한 귀향 1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일본인 판다팬을 이곳으로 유치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덩타오(청두 판다기지 사육실장) : "해외에서 출생한 판다들은 출생국가에 판다를 좋아하는 팬하고 관광객이 많습니다."

판다의 고향 쓰촨성, 대지진의 상흔에 금방이라도 산사태가 일어날 것 같은 위험한 산길을 달려 도착한 워롱 판다 연구센터.

해발 1,800백미터에 자리잡은 이 연구센터는 야생으로 돌려 보내거나 해외로 보내려는 판다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인터부> 저우스창 워롱(판다연구센터 교수) : "이곳은 판다 주요 야생서식지 중 한 곳 입니다.번식이나 기후 등 모두 판다곰 서식에 적합합니다. "

판다는 덩치에 어물리지 않게 대나무와 죽순만을 고집하는 채식주의자로 유명합니다.

하루에 대나무 40킬로그램을 먹어 치웁니다.

<인터뷰> 허셩산 워롱(판다연구센터 사육사) : "즐겨 먹어요. 당연히 즐겨 먹죠. 왜냐하면 이 대나무잎들은 전부 신선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아침 베어서 이곳에 나뒀기에 신선하다."

이곳에 사는 화메이 판다는 지난 2003년, 2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건강이 악화돼 데려왔는데 이제는 새끼까지 낳았습니다.

<인터뷰> 허셩산 워롱(판다연구센터 사육사) : "사람들이 해칠가봐 두려워하고 또 담이 낮아 낮에는 항상 나무 위에서 지냅니다. 나무 위가 안전하기에 밤에만 내려옵니다."

판다는 중국에서도 이곳 쓰촨과 산시,간쑤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곰과 고양이를 같이 닮았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시옹마오'라고 부릅니다.

중국은 이 멸종위기 동물인 판다를 외교사절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판다 외교입니다.

지난 2월, 유럽 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에 한쌍의 판다가 보내졌습니다.

전용기에 실려 온 판다 씽후이와 하오하오는 소방차의 환영 물세례와 벨기에 총리의 영접 등 국빈급 대접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엘리오 디뤼포(벨기에 총리)

한달 뒤, 벨기에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판다 공원 개관식에 직접 참석해 판다 외교를 펼쳤습니다.

중국과의 FTA 협상에 반대하는 EU내 여론을 누그러뜨리는데 판다를 활용했다는 평갑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에 판다 한 쌍을 10년간 임대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환경장관이 공항에 나가 영접했고, 한달 뒤엔 총리가 참석하는 명명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양국 수교 4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추진됐지만, 실제로는 FTA 성사에 따른 답례의 성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직 중국에만 사는 희귀동물인 판다는 중국에서 국보로 불릴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동물 입니다.

판다를 밀렵하다 걸리면 예외 없이 사형에 처해집니다.

희귀 동물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한 워싱턴 조약 때문에 판다를 외국에 팔거나 기증할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저우스창(워롱 판다연구센터 교수) : "어떤 형식으로 동물원 혹은 해외로 나간 판다들이든 전부 중국 소유 입니다."

판다 외교를 위해 외국에 나가는 판다들도 모두 일정기간 임대하는 겁니다.

보호기금 명목으로 받는 임대료는 판다 1쌍에 연간 10억원 정도, 여기에 먹이와 사육사 등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중 수교 당시 임대됐던 판다 한쌍을 지난 1998년 중국에 되돌려 준 것도 막대한 비용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달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당시 중국 매체들은 또 다시 판다 외교를 거론 했습니다.

<녹취> 홍콩 봉황 TV 앵커멘트 : "판다외교는 아마 회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저는 중국이 다른 나라와 판다 외교를 할 때 양국 관계가 뚜렷하게 한층 더 두터워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방한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한 쌍의 판다를 우리나라에 선물할 뜻을 밝혔습니다.

최근 긴밀해지고 있는 한중 관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중국은 한국으로 보낼 판다에 대한 실무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인터뷰> 탕춘시향(교수/야안 판다연구기지) : "(판다 선택 조건)첫번째 인상이고 두번째는 건강, 세번째는 성격 면입니다."

현재 중국이 해외에 보낸 판다는 13개국 47마리.

과거의 판다 외교는 냉전시대 적대 관계 해소나 국교 수립 선물 등으로 정치적 의미가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유무역협정 FTA 체결이나 자원 확보 등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판다 외교에 담긴 메시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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